Inuit Blogged

CEO 징기스칸이 주는 벤처경영에의 시사점 (1) 본문

Review

CEO 징기스칸이 주는 벤처경영에의 시사점 (1)

Inuit 2006. 3. 29. 21:54

김종래

원제: CEO 징기스칸 - 유목민에게 배우는 21세기 경영전략

혼자서 꾸는 꿈은 꿈에 지나지 않지만, 만인의 꿈은 현실이 된다.

Nomad의 삶과 디지털 산업의 환경이 비슷하다보니, IT로 도약에 성공한 우리나라 기업들을 설명하는 하나의 틀이 징기스칸이 이끌었던 몽골제국과의 analogy입니다.
고백하자면 저 역시, 디지털 산업에서의 부흥이 먼 조상으로부터의 유목적 기질이 다분히 기여를 했을 것이란 가설의 지지자입니다. (예전 KBS에서 방영했던 '몽골리안 루트'란 다큐멘터리를 구할 수 있는 분은 한번 보시기를 강력 추천합니다.)

많이들 아시는 내용이지만, 벤처 경영을 담당하는 제 입장에서 책을 읽으며 눈에 띄는 핵심성공요인 (KSF)들을 현대적 맥락에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웅대하고 명쾌한 비전
동족 상잔의 내전으로 피폐해진 상황을 돌파하는 것은, 외부로 진출하는 것이란 결론을 내렸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콜린스 선생의 언어로 표현하면 BHAG (Big Hairy Audacious Goal)이지요.

신뢰와 실력이 겸비된 창업팀
인맥에 얽히지 않는 몽골인이지만, 척박한 자연 및 만인간의 투쟁을 버틸 수 있는 근간은 사람간의 신뢰였습니다. 평생 동지 및 평생 친구에 해당하는 '안다'와 '너커르'라는 개념이 그것인데, 징기스칸에게는 4준마, 4맹견라는 임원진이 창업초기부터 제국의 완성까지 목숨을 걸고 함께 있었습니다.

조직 화합을 우선시 하는 종업원 인센티브 scheme
관례였던 '먼저 본자가 빼앗아 갖는' 전리품 취득제도를 타파하고, 선봉과 지원조직이 전리품을 공동 분배를 하도록 하여 조직의 승리가 나의 이득이 된다는 전략적 정렬(strategic alignment)을 이뤘습니다. 결국 이는 소수의 전력으로 전투능력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E=MC2
덩지 (M, mass)가 안되면 속도 (C)로 커버한다는 전략으로 기동성을 최우선시 하였습니다. 이는 3~6개월에 새로운 휴대전화 하나가 나오고, 선제적 설비 확충으로 경쟁우위를 지켜가는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산업과도 일맥상통 합니다.

막강한 정보력과 치밀한 준비
적을 치기 전에, 핵심인물의 신상 및 보초 교대 상황까지 점검하고 전투에 임했던 것은, 누구나 중요성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현업에서 간과하기 쉬운 점입니다.

Post Merger Management
기업의 인수합병 딜의 성사 자체보다 더 큰 리스크를 지니며 공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인수후 관리입니다. 특히 HR 관점에서의 안정화 및 화학적 통합이 결코 녹록치 않은 과제인데, 징기스칸은 인력 풀이 작은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적의 군대를 차별없이 받아들여 전투력을 충원했다 합니다. 이는 인재 양성이 단기간에 되지 않는다는 점 및 보급선이 긴 상황에서 싸움을 거듭해도 소멸하지 않는 군대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Technology Leadership
그렇다고 100만이 좀 넘는 인구의 국가가 단순히 똘똘 뭉친 몽골 기병만 가지고 777만평방킬로미터에 1억이상의 인구를 병합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작은 인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조우하는 기회를 통해 항상 배우고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예컨대, 아랍 문명으로부터 반월도를 받아들여 속도와 접목시켰고, 중국원정시 초원에서의 전투경험 밖에 없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주변 다른나라 성을 먼저 공격하여 공성전의 기본을 익히고 공성 무기를 개발하였습니다. 또한, 콰레즘 제국을 정벌한 후 기술자만 6만명을 수도로 보내 오늘날의 대덕연구단지와 같은 기술자 마을을 만들어 연구개발을 전담시켰습니다.


이와 같이, 몽골주식회사는 기동성이라는 키워드로 대표되는 자신만의 핵심역량을 통해 정주문명의 틈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영토를 가진 나라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새로 시작하거나 규모가 작은 벤처 기업에는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리고 위에 써놓은 성공요인들이 너무도 많이 들어본 내용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지식사회에서, 디지털 시대에, 특히 창업기에는 가장 중요한 경영 포인트는 사람, 즉 HR입니다. 벤처 기업의 초기 생존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바로 인재관리입니다.
저만해도, 신생 회사의 투자검토시에는 재무적인 면보다는 핵심역량과 인적자원의 stock과 flow를 가장 중요하게 점검합니다.

그리고, 추가로 몽골의 사례에서 배울 것은 기동성입니다.
의사결정과 실행의 기민함을 잃는 회사는 역동성이 떨어지게 되어 몇번의 기회상실 이후 금방 도태하게 됩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그냥 빠른 것이 아니고 'quality를 희생하지 않는 speed'입니다.
세계 각국의 기업들과 사업관계를 가지며 경험한 바로는, 우리나라의 미덕이 바로 이러한 기동성입니다. 바로 말을 타고 달리며 백발백중하는 궁기병처럼 말이지요.

다음에는 '몽골주식회사의 쇠퇴 요인'을 다루겠습니다.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체 뭐가 문제야?  (6) 2006.04.10
경제학 콘서트, 경제학 다시 배우기  (17) 2006.04.02
머니 사이언스  (8) 2006.03.18
블링크 그리고 직관에 관하여  (6) 2006.03.05
나를 괴롭히는 문제, 기발하게 해결하기  (6) 2006.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