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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a 2006: (8) 인도에서 먹고 살기

Inuit 2006. 6. 2. 08:28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서, 첫날의 칵테일 파티 때 이것저것 서빙해오는 것을 죄다 맛을 보았지요. 그런데 그 중 향이 매우 강한 양고기를 먹고 갑자기 구토가 목까지 밀려오는데 아주 곤혹스러웠습니다. 다행히 와인을 가득 들고 가는 웨이터가 있어 한잔 집고 통째로 꿀꺽 삼켜버렸습니다. 다행히 큰 실수는 막았지만 그 후로 입에서 계속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와인과 맥주를 조금 더 먹는 선에서 식사를 마무리했지요.

그 뒤로 며칠간은 식사때에 허기만 면하는 정도가 되어버렸습니다. 입에 맞는 음식을 찾기 힘들어서 그랬던 것이지요. 그런데 며칠 지나고 나니 음식도 눈과 입에 익고 제법 맛있게 먹기 시작했습니다.

막판 무렵에는 요리사에게 '내가 인도까지 왔는데 도대체 매운 커리가 없으니 웬일이냐. 매운 것 좀 추천해 달라'고 요구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요리사 대답하길, 국제 손님들 때문에 매운게 전혀 없다며 특별히 저를 위해 조금 더 맵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물론 하나도 맵지 않았지요. 예전에 미국에서 인도 친구가 맛보여준 커리를 생각하면 더 매울수도 있을텐데, 아마 재료가 충분치 않았나 봅니다.

야채가 많은 인도 음식


가장 맛있었던 것은 난(naan)이었습니다. 효모가 없이 탄두리라는 화덕에 구워나오는데, 그 호떡 같은 느낌이 먹을수록 정이 들었습니다. 그 외에 양념에 재었다가 화덕에서 구워낸 탄두리 치킨도 맛이 좋고 여러가지 달(dal)이 입에 맞았습니다. 인도음식은 다양한 종류의 야채요리가 발달해 있어서 향신료만 잘못 걸리지 않으면 대부분 맛이 괜찮더군요. 시금치, 옥수수, 당근, 숙주나물, 호박 등 한국인에게는 친숙한 재료들이 많았습니다.

인도 음식 자체는 괜찮았는데 매일 똑같은 메뉴가 지겨워서 마지막 날에는 시내 관광중 햄버거를 사먹었습니다. 맥도널드 좋아하지 않지만 메뉴가 바뀌니 별다른 맛이더군요. 인도는 육식, 특히 쇠고기를 안먹으니 치킨 햄버거를 시켰는데, 커리가 들어간 튀김옷을 씌워 빵사이에 끼워 넣어 그 맛이 독특했습니다. 게다가 가격까지 착해서 라지 사이즈에 치즈 추가를 했는데도 100루피가 조금 넘더군요. 2000원이 조금 넘는 가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