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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업의 조건

Inuit 2006. 6. 16. 22:45

Ram Charan

원제: Profitable growth is everyone's business.

기업이든 개인이든, 특별한 성공의 비밀이 있을까요?
성숙한 어른이라면, 그런 것이 있다고 믿지 않을 것입니다. 진짜 특별한 성공의 비밀이 있다면 빠르게 확산되어 누구나 그런 방법을 사용할 것이고, 많은 사람이 유사한 방법을 추구한다면 절대적 목표 달성이라는 의미의 성공이라면 몰라도, 남보다 앞선다는 상대적 개념의 성공은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성공하는 개인이나 기업이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이 가능할까요?
아마도, 누구나 알만한 방법이지만 설마 그것이 성공요인일까 회의하며 등한시하는 부분에 성공 요인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평범한 성공의 요소들은, 비유하자면 길가에 떨어진 수표와 같아서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지만 어떤 이에게는 의미가 있는 부분일 것입니다.

사실 모든 성공의 분석들은 사후적이기 때문에 이 사람, 이 기업이 이런 이유로 성공했다고 말하지만 그 방법을 따른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란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업의 성공을 다룬 내용은 어떤 의미에서는 세가지 범주로 나뉩니다.
첫째, 비범함과 탁월성에 주목을 하는 부류,
둘째, 체계적인 방법론을 역설하는 부류,
그리고 평범해 보이는 것이라도 꾸준히 지속적으로 실행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부류입니다.
Good to great의 콜린스, Execution의 보시디와 차란 등이 이 마지막 부류의 선수들이지요.

'성장기업의 조건'이라는 이 책 역시, 그러한 평범해 보이는 요인을 집요하게 추구하여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역설하는 책입니다. 이책의 키 메시지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홈런보다는 안타'라는 것이지요. 화려한 홈런만 노리다가 삼진 당하느니, 기업이 체질적으로 안타에 적합하도록 만들다 보면 자연히 홈런도 나오는 것이란 뜻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책은 한방의 혁신 보다는 지속적 개선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러한 학파에 심정적으로 많이 동조하는 편이므로 별다른 이견은 없습니다만, 이 책 자체에 대해서는 두가지 커멘트를 하고 싶습니다.
첫째, framework이 없는 경영책이 얼마나 따분해 질 수 있을까를 잘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전체적인 메시지가 이미 파악된 상태에서, 책이 지향하는 지점은 모호하고 구조화되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읽는 내내 속도도 나지 않고 실천적으로 무엇을 할까에 대한 부분은 고스란히 독자의 몫이어서 책을 읽으며 생각이 떠돌아 다니더군요.
둘째, 작은 성공 사례를 끊임없이 늘어놓다 보니, 도덕 교과서 같이 맞는 소리라는 생각은 들지만 정말 이것이 성장 기업의 조건을 얼마나 만족시킬까 의구심마저 들기도 합니다. 사실 Ram Charan 선생이 명작인 Execution(실행에 집중하라)를 공저했다는 것이 믿기 힘든 정도입니다.

어차피 이 책 한권 읽고 한번에 성공하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없었으니 별로 섭섭한 것도 없지만, 자극적이고 도가 지나치게 명확한 요즘 경영학 서적과 비교하면 상업적으로 흥행이 좀 걱정이 되는 책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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