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결혼했다. ex-wife 말고 my incumbent wife가 결혼을 했다고?
oxymoron도 이런 oxymoron이 있을까.
하지만, 평생 한사람만 사랑하고 사는 것이 옳긴 옳은 것인가?
이 책은 polyamory에 대한 내용이다. 2006년 한국이라는 상황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축구와 대비를 이루며 날렵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다른 무엇보다, 축구와의 유비를 사용한 것은 탁월한 장치였다.
일단 축구만큼 다양한 사회적 함의를 지닌 스포츠가 없으니 많은 개념을 빗대어 설명할 수 있다. 예컨대, 골키퍼 있다고 골 안들어가냐는 것과 같이. 게다가 축구와 주인공 이야기를 교번하는 또 하나의 장점은, 어차피 비현실적인 남의 이야기에 과도한 몰입이나 지루한 방관에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시키는 완충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더우기, 케이블 채널을 보듯, 스포츠 경기를 보고 적당히 즐겼으면 다시 드라마를 보는 식의 random access형 미디어 소비와도 꼭 맞는 구조이다. 마지막으로, 축구라는 장치의 간특한 효과는, 폴리아모리라는 이해하기도 힘들고 받아들이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개념을, 축구를 통한 다양한 문명현상과의 analogy를 통해 독자를 설득하는 힘을 지녔다는 것이다.
아무튼 우리의 주인공은 폴리아모리를 몸소 실천하는 여인을 사랑한 죄로, 골을 먹는 것을 업으로 삼아야 하는 골키퍼의 역할을 맡게 된다. 여기까지 정도이면 불륜을 다루는 통속의 소설에서 조금 쿨하게 진전된 것일테다. 하지만 소설속 아내는 급기야 모노가미(monogamy)로 세워진 근대 문명에 대한 도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 폴리가미(polygamy)를 제안한다. 그것도 일부다처(polygyny)도 아닌 일처다부(polyandry)의 형태로.
쉽게 말해서 아내가 또 결혼을 하고 싶단다.
이어지는 내용이야 궁금한 사람은 책을 보면 될 것이다. 결말을 꼬치꼬치 미리 까발리는 것은 모노가미를 숭앙하며 살아가는 문명인의 예의가 아니다. 하여간, 이책은 경쾌하고 잘 읽히며 재미있다. 거창하고 부담스럽게 우리 모두 폴리아모리를 실천하자고 윽박지르는 것도 아니고, 읽다보면 그냥 그렇게 살수도 있겠구나 이해는 될 정도랄까.
하지만, 한가지 속지 말아야 할 점은 있다. 소설의 첫머리에 이 책은 축구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고, 결혼이나 사랑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고, 단지 행복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 암시에 에둘리면 안된다. 자칫하면 축구와 아내를 너무도 사랑했다가, 그로 인해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겨 고통받으면서도, 나름대로 행복을 찾아간다고 스스로를 세뇌시키는 주인공에 동화되기만 할 뿐.
결국 이책을 제대로 읽는다면 이렇겠다.
아! 내가 결혼했다?
oxymoron도 이런 oxymoron이 있을까.
하지만, 평생 한사람만 사랑하고 사는 것이 옳긴 옳은 것인가?
이 책은 polyamory에 대한 내용이다. 2006년 한국이라는 상황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축구와 대비를 이루며 날렵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다른 무엇보다, 축구와의 유비를 사용한 것은 탁월한 장치였다.
일단 축구만큼 다양한 사회적 함의를 지닌 스포츠가 없으니 많은 개념을 빗대어 설명할 수 있다. 예컨대, 골키퍼 있다고 골 안들어가냐는 것과 같이. 게다가 축구와 주인공 이야기를 교번하는 또 하나의 장점은, 어차피 비현실적인 남의 이야기에 과도한 몰입이나 지루한 방관에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시키는 완충제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더우기, 케이블 채널을 보듯, 스포츠 경기를 보고 적당히 즐겼으면 다시 드라마를 보는 식의 random access형 미디어 소비와도 꼭 맞는 구조이다. 마지막으로, 축구라는 장치의 간특한 효과는, 폴리아모리라는 이해하기도 힘들고 받아들이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개념을, 축구를 통한 다양한 문명현상과의 analogy를 통해 독자를 설득하는 힘을 지녔다는 것이다.
아무튼 우리의 주인공은 폴리아모리를 몸소 실천하는 여인을 사랑한 죄로, 골을 먹는 것을 업으로 삼아야 하는 골키퍼의 역할을 맡게 된다. 여기까지 정도이면 불륜을 다루는 통속의 소설에서 조금 쿨하게 진전된 것일테다. 하지만 소설속 아내는 급기야 모노가미(monogamy)로 세워진 근대 문명에 대한 도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 폴리가미(polygamy)를 제안한다. 그것도 일부다처(polygyny)도 아닌 일처다부(polyandry)의 형태로.
쉽게 말해서 아내가 또 결혼을 하고 싶단다.
이어지는 내용이야 궁금한 사람은 책을 보면 될 것이다. 결말을 꼬치꼬치 미리 까발리는 것은 모노가미를 숭앙하며 살아가는 문명인의 예의가 아니다. 하여간, 이책은 경쾌하고 잘 읽히며 재미있다. 거창하고 부담스럽게 우리 모두 폴리아모리를 실천하자고 윽박지르는 것도 아니고, 읽다보면 그냥 그렇게 살수도 있겠구나 이해는 될 정도랄까.
하지만, 한가지 속지 말아야 할 점은 있다. 소설의 첫머리에 이 책은 축구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고, 결혼이나 사랑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고, 단지 행복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 암시에 에둘리면 안된다. 자칫하면 축구와 아내를 너무도 사랑했다가, 그로 인해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겨 고통받으면서도, 나름대로 행복을 찾아간다고 스스로를 세뇌시키는 주인공에 동화되기만 할 뿐.
결국 이책을 제대로 읽는다면 이렇겠다.
아! 내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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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아내가 결혼했다
Tracked from THIRDTYPE'S NETWORK 2007/05/04 11:25
아내가 결혼했다 - 제2회 세계문학상 당선작 박현욱 지음/문이당 출간일 : 2006-03-15 + 구매하기 ★★★★ 요즘 매일 실용서 비스므리 한것들만 읽으니 인생이 재미가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잡은 소설책~ 역시 재밌어요~ -0- 이 책은 제목이 곧 줄거리 입니다. 진짜 아내가 결혼한 내용입니다. 내용이 센세이션하기도 하지만, 이 책은 무엇보다 가독성이 좋은 편입니다. 책 중간에 '소통 부재에 대해 말한답시고 소통 곤란한 영화를 만들어서 갑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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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윙
2006/08/31 17:20
어제 서점가서 이 책 봤는데, 이런 심오한 얘기인지는 몰랐군요. 사람들 눈 끌려고 별 희한한 제목을 다 쓰는군. 이런생각만 하고 지나쳤거든요.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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