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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bai 2006: (1) 두바이는 중동이 아니다

Inuit 2006. 11. 15. 23:08
두바이에 다녀왔습니다.
두바이는 UAE(아랍 에미레이트 연방)의 한 토호국이라고 보면 됩니다. UAE는 일곱개의 나라로 이뤄져 있습니다. 나라라고 하지만 부족국가가 기원인지라 작은 도시 정도입니다. UAE의 맏형은 Abu Dhabi지요. 석유가 많이 나기 때문에 가장 부자이며, UAE 건국의 주역이었고, 지금도 UAE 연방 재정의 90%를 담당한다고 합니다.



저는 두바이 정부가 세계 최고의 혁신성을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에 너무 잘 알려진 Burj Al Arab만 해도 리마커블한 건물이지요. 특히 우리나라에 최근 1~2년내에 갑자기 유명해져서, stop-over로 두바이 도착 후 Burj Al Arab에서 하루 머물고 유럽으로 가는 신혼 여행 패키지까지 생겼다고 들었습니다. 이번에 보니 Jumeirah Beach라고 파도를 형상화한 건물과 상응을 이루더군요.

Burj Al Arab and Jumeira Beach Hotel

뿐만 아니라 Palm 아일랜드는 건설도 완료되기 전에 대박이 나서 제2의 Palm을 건설했고 또 성황리에 분양되어 제 3의 인공섬인 Jebel Ali Palm까지 건설을 하고 있습니다. World Islands 역시 분양하자마자 동이 났던 사실로 유명하지요. 뿐만 아니라 실내 스키장은 최근 떠오른 명물입니다.


Ski Dubai (실내 스키장)

이번에 JV 설립 건으로 외국인 투자법을 검토해 보아도 외국인이 편한 마음으로 투자하도록 매우 간소하고 세심한 배려가 빛나는 조항들이 많았습니다. 상당히 놀랐지요. 두바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말로만 투자 친화적일겝니다.


이러다 보니 두바이는 돈쓰기에 완벽한 조건을 제시하게 되었지요. Perfect shopping place입니다. 이슬람이나 아랍 국가라고 믿기 힘들 정도입니다.

술은 사전 면허를 취득한 모든 레스토랑에서 판매가 가능합니다. 호텔마다 바가 있지요. 이번에 만난 사우디 아라비아의 K 부사장은 술을 매우 좋아하는데, 고국에서 술을 한잔 하려면 암시장에서 비싼 돈을 주고 산 후 집에서 몰래 마셔야 한답니다. 매우 술맛이 떨어지겠지요. 그러니, 두바이에 출장만 오면 한이라도 풀 듯 코냑에 와인에 대향연을 벌일 수 밖에요.


뿐만 아니라 돼지고기도 마음껏 팔고, 복장이 매우 자유롭습니다. 여성은 히잡을 안써도 되고, 남성도 아랍 복장 (robe)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다보니 자연 중동 최고의 패션을 주도하는 곳이 되었지요. 게다가 여성이 운전을 하든 돌아다니든 아무 제약이 없습니다. 결국 온 중동의 부자들이 와서 마음편히 돈 쓰도록 만들었습니다.


두바이 인구가 6백만이라고 하는데, 순수 UAE인은 2백만 정도라고 합니다. 가장 많은 인구는 인도인, 그 다음 파키스탄, UAE, 이란, 중국, 러시아 등의 순서라고 합니다.

유달리 질시가 심한 중동에서 두바이는 선망과 모방의 대상입니다. 그리고 많은 인구가 끊임없이 유입되는 블랙홀이기도 합니다. 70년대 서울과 흡사하더군요. 매일 새로운 건물이 뚝딱 올라가서 석달만 외국에 다녀오면 자기 동네도 알아보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트래픽이 어찌나 심각한지 Dubai Creek을 넘어 두바이의 중심지인 Deira로 가는 세군데 루트가 상습 병목지역인데, 매주 막히는 포인트가 앞으로 당겨진다고 합니다. 저도 20분이면 갈 거리를 세시간 동안 가다서다 오는 경험을 했습니다.


두바이에서 눈에 띄던 한가지는 도로가 둥글둥글한 선으로 되어 있다는 겁니다. 사거리보다는 로터리가 대부분이고 진출입로가 차의 진행 경로에 맞게 둥글게 재단되어 있고 그에 따라 연석이 놓여있습니다. 꼭 카트 경기장 같습니다. 도로 위의 선만 보고 운전하는데 익숙해있는 제게 이 독특한 도로가 생경했습니다만 며칠동안 눈에 익고 나니 왜 우리나라나 구미의 도로는 멋없이 각이 졌을까 도리어 의문스럽더군요. 만드는 사람의 효율만 생각한듯한 느낌이었지요.


두바이의 최대 선전 포인트중 하나가 매우 안전하다는 사실입니다. 정부에서는 사실상 범죄율 제로라고 자랑스러워할 정도입니다. 현지인의 말을 들어도 실제 그렇다고 합니다. 도시에 온통 사복 경찰이 깔려있어 범죄를 생각하기 어렵다고 하네요. 마치 Las Vegas가 마피아의 비호로 안전을 담보하듯 마음 먹고 돈쓰기에만 전념하도록 만들어주는 두바이의 배려는 탁월하다고 해야겠습니다.

짧게 두바이에 머물다 왔지만, 두바이는 결코 중동이 아니란 생각을 했습니다.
유럽의 인프라와 중동의 문화가 혼재해 있고, 세계 각지의 사람들과 음식이 모이는 곳, 돈과 아이디어가 쇄도하고 소용돌이 치는 곳. 그곳이 바로 두바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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