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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마인드 세트

Inuit 2006. 12. 2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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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Naisbitt

원제: Mind Set!

부제: Reset your thinking and see the future

미래학자인 존 나이스비트의 마인드 세트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존 선생이 미래를 예측하는 기법을 설명한 전반부와, 그 기법으로 예측한 미래 모습을 개괄하는 후반부이지요.

성격 급한 분을 위해 후반부의 미래 모습부터 말하자면 매우 설득적입니다. 미래학 연구에만 매진한 양반답게 예측하는 미래상은 흥미로우며 선명합니다.
후반중 가장 큰 분량을 차지하는 'visual이 강조된 미래'는 너무 broad해서 예측의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경제의 산정 방식 같은 경우를 볼까요. 과거에 산정 대상을 자국민에서 자국영토로 범주를 재정의함에 따라 주된 지표가 GNP에서 GDP로 바뀌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일 때만 해도 GNP만을 외쳤었지요. 지금은 GDP를 이야기 합니다. 마찬가지로, 머지않아 경제 지표 산정의 단위가 영토를 넘어 economic domain으로 바뀐다는 예측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 근저에는 글로벌화와 decentralization이라는 대세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글로벌화가 진전됨에 따라, 각 민족그룹에서 정체성 찾기가 트렌드로 자리잡으리라는 예측도 의미있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안티 트렌드이기 때문입니다. (60 트렌드 60 찬스)

가장 많이 배운 점은 실제로 세계 각지에서 살아보며 미래를 연구한 사람답게, 지역별 미래에 대한 명쾌한 예상입니다. 이 부분만 읽어도 책값은 뽑았다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이렇습니다.
  • 일단 중국은 느리게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 예측합니다. 뭐가 특별한 예측이냐면 '느리게' 부분이지요. 미국과 서구의 과도한 경계처럼 몇년후에 갑자기 세계 최강이 되는 일은 결코 어렵고 최소 30년은 지나야 미국의 생활수준을 따라잡는다는 겁니다. 제가 취하는 입장과 많이 비슷해서 공감했습니다.
  • 한편, 인도에 대해서는 단호한 견해를 보입니다. 인도가 깨어난건 사실이지만 유일한 성장부문은 IT이고, IT하나만으로는 인도를 지속적으로 급성장 시키지 못한다고 예상합니다. 특히 인도에 팽배한 사회주의적 관점과 턱없이 부족한 인프라는 결정적인 성장의 걸림돌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람들이 위안의 환율에 대해서 걱정할지언정 루피 이야기는 하지 않듯, 아직까지 인도는 주류 경제의 추동력이 되기는 멀었다고 관측합니다.
  • 가장 예측이 암울한 지역은 유럽입니다. 거시적인 파라미터로는 경제의 기본이 되는 인구의 지속가능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민에 폐쇄적인 유럽에서 인재는 고사하고 경제활동 인구의 기반이 잠식되고 있다는 점은 실제로 우울한 일이지요. 이민에 의한 인재 pool이 매년 100만명이 추가되는 미국과 비교하면 성장 잠재력을 가늠하겠지요. 또 다른 고질적 문제는 유럽식 사회주의입니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며 문화적 우월성을 유지해야하는 정치적 입장과 물리적 통합만 이룬 EU의 현실적 상황이 맞물려, 가장 앞선 정치경제 모델이었던 유럽식 사회주의는 이제 높은 담세율과 혁신의 실종 그리고 규제중심의 노동과 고립적 보호주의라는 거대한 장벽만을 남겼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어느 누가 나서서 이 문제를 풀기 힘든 상황이므로, 이대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입니다. 나이스비트 선생은 유럽의 상황을 냉전시대의 MAD (Mutually Assured Destuction)에 비견하여, 새로운 MAD (Mutually Assured Decline, 상호 보장된 쇠락)이라고까지 칭할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예측은 어떤 근거로, 무슨 기법을 사용할까요.
저자는 마인드 세트(mind set)라고 이야기합니다. 중의적인 점은, 통상의 사고방식이라는 개념적 측면(mind-set)과 정신차려서 변화에 집중하라는 (mind set!)이라는 실행의 관점을 다 아우르는 개념이지요. 그래서 아까 넘어간 전반부는 저자가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11가지 (원래는 10개를 하려하다가 하나가 넘었다나요..) 마인드 세트로 구성되었습니다. (밑의 군더더기는 늘 그렇듯 저의 주관적 주석입니다.)

MIND SET 1 아무리 많은 것들이 변한다 해도 대부분은 변하지 않는다
변화 중 "what"이 아니고 "how"에 주목하라. 매스 미디어는 변화를 팔아 연명한다는 점을 명심하라.
MIND SET 2 미래는 현재에 있다
신문은 역사의 초고다. 현재에 대한 편견없는 분석이 바로 '굳고 단단한 지반'이다. 그 부분을 찾아라. 특히 변화는 힘의 결합임을 유의하라.
MIND SET 3 게임 스코어에 집중하라
기사는 바라는 결론을 위해 종종 왜곡된다. 원자료에만 집중하라.
MIND SET 4 언제나 옳을 필요는 없다
누가 옳은지보다 무엇이 옳은지에 집중하라.
MIND SET 5 그림 퍼즐처럼 미래를 분석하라
퍼즐은 일렬로 나열해서는 의미가 없다. 이리저리 섞고 맞춰봐라.
MIND SET 6 너무 앞서서 행진하지 말라
미지의 세계를 너무 멀리 가지 말라. 성찰과 전망을 넘어 추정하지 말라.
MIND SET 7 변화에 대한 저항은 현실의 이익 앞에 굴복한다
이득이 있는 부분에서 빠른 변화가 수용된다. 추세 실현의 weak point이다. 변화의 여부는 이득의 전개양상을 관찰하면 알리라.
MIND SET 8 기대했던 일은 언제나 더디게 일어난다
어떤 아이디어가 사용가능해지려면 시간이 매우 많이 걸린다. 기술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 자연도 인류도 '진화적'이다.
MIND SET 9 성과를 얻으려면 기회를 활용하라
Problem solver말고 opportunity seeker가 미래를 말해준다. 한국인은 opportunity seeking people이 많다.
MIND SET 10 덜어낼 수 없다면 더하지 말라
양을 통제하여 품질을 기하라. 한시적 공간의 효율성을 유념하라.
MIND SET 11 기술의 생태학을 명심하라
과학기술은 인간본성과 어울리고 균형을 이룰 때 융성한다. 착안의 포인트는 이것이다. 신기술을 사용하면..
무엇이 개선되나? 무엇이 사라지나? 무엇이 대체되나? 새로운 기회는 무엇인가?

짧게 줄이면 나이스비트의 요체는 이렇습니다.
미래를 보려면 경제를 보면 되고 경제는 정치를 능가한다는 사상입니다. 따라서 객관적인 거시 변수의 흐름을 통해 미래를 추정하면 예측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겁니다.

이러한 관점을 시나리오 기법과 비교해 볼까요.
거시 경제변수를 통한 추동력을 구하는 부분에서는 두 기법이 동일합니다. 하지만 미래의 전개양상을 뽑아내는 부분에 있어서, 슈워츠는 정확성에 구애받지 않고 공연을 하듯 하나의 스토리를 구상한 후 최대한 멀리까지 가져 갑니다. 그래서 비극적 결말을 통해 관객의 감동을 이끌어내고 곧바로 의사결정을 이루는 구조입니다.
나이스비트는 엄격한 몰몬 교도답게 의미없는 소설화를 경계하고, 최대한 확실한 징검다리를 찾아 예측 가능한 근미래까지만 나가도록 권유합니다. 근본적으로는 모든 것이 그대로이고 변화는 제한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무분별한 변화를 경계하고 길목만 지키며 검증한 후 미래를 전개하라는 주장이 핵심입니다.

제가 보기에 두 입장 모두 일리가 있습니다. 상호 보완적인 tool이지요. 기법이 중요한게 아니라 통찰이 중요한겁니다. 그리고 그 통찰을 믿고 전진해야만 미래를 예측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아니면 그냥 점집을 찾는게 더 저렴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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