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컨대, 야쿠자가 칼을 두려워 하고, 공중 곡예사가 공중에서 오금을 못 펴거나, 정신과 의사가 강박을 앓고, 야구선수가 투구를 못한다든지, 또는 작가가 자기 작품에 어떤 내용을 출간했는지 기억이 안나는 경우 같이 말입니다.

오쿠다 히데오 (奧田英朗)
이 책은, 유쾌한 정신과 의사 이라부 선생이 만난 별난 환자 다섯의 에피소드입니다.
앞서 말한 대로, 각각은 나름 성공한 중년들입니다.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강박증상으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되지요. 상황은 각기 다르지만, 강박의 원인은 내면에 있습니다. 이라부 선생은 이 환자들에게 강제 비타민 주사로 시작하여 아픈 기억의 내부까지 동행합니다. 때론 능글맞고 때론 완강하지요. 밉지 않게 그들의 삶에 틈입하여 환자의 내적 치유를 하는 과정이 매우 유쾌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서늘합니다.
글이 워낙 경쾌하고 발랄하니 유쾌한건 당연한데, 왜 서늘한지는 모르겠습니다. 나도 그런 강박까지 가서 차라리 치유를 하고 싶은지, 이라부 같은 선생을 직접 만나 마음을 쉬고 싶은지.. 그것도 아니면 나이가 나이라서 그런건지.
어찌보면 '공중그네'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무척 닮았습니다. 앞만 보고 달리는 삶에 대한 제동을 제시하고, 느리게 사는 삶의 긍정적 면을 되새겨 주니까요.
성공에 대한 질주, 경쟁에서의 승리, 진보에 대한 압박 등은 일종의 도시병이란 생각을 합니다. 결국 하루를 버티는데 필요한 칼로리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옷가지와 열기는 지극히 작은 비용에 속하는데, 왜 과하게 달려야 하는가 곰곰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외적인 질서와 사회적 강압이 더욱 심한 일본이라 이 부분을 돋본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능했겠지만, 우리나라라고 딱히 안전할 이유는 없겠지요. 나름대로 가족문화와 친구문화 그 근저에 술문화가 잘 받쳐줘서 정신적 스트레스 수준관리가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생산성에의 찬미과 속도에 대한 맹목은 사회적 강박증에 대한 필연적인 귀결을 예정하고 있을 듯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미리미리 스트레스를 풀고, 목적 지향적 삶을 사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주위에 이라부 선생같은 천진난만한 조력자를 두고 살 일이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