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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은 왜 비싼 밥을 먹을까

Inuit 2007. 3. 10. 12:05
홍어 한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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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좋아하시나 모르겠습니다. 저는 매우 좋아합니다. 몇주 전에도 홍어 제대로 하는 집에서 입안이 벗겨지도록 매콤한 맛을 즐긴 적이 있었습니다.


홍어 비싼건 유명하지요. 2000년대 초반의 경우 명절기간 백화점에서 한마리에 100만원에 팔더군요. 지금도 어획량에 따라 다르지만 경매가가 40에서 70만원가량 합니다.

잠깐.. 파트 타임 한달 월급이 백만원 정도 할텐데, 아무리 맛이 좋고 귀한 음식이라도, 물고기 한마리에 백만원이라면 너무 하지 않나요.

홍어 말고도 과하게 비싼 음식은 많습니다.
분당 정자동이나 호텔에서의 브런치는 인당 2만원에서 5만원까지 가볍게 나와줍니다. 고급 빵에 우유와 질좋은 치즈를 사다 먹어도 인당 5천원이면 흡족히 때울 수 있는 브런치로 말입니다.


부자는 왜 비싼 밥을 먹을까?
너무도 당연한 질문이라 당황스러운가요. 돈이 넘쳐나니 비싼 밥을 먹는다고 쉽게 생각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부자 보면 알겠지만, 유산 받거나 로또 맞은 사람 아니고서는 헛돈 쓰는 부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여기서는 졸부의 돈질은 논외로 합니다. 돈의 가치를 알면서도 통념상 생각되는 한끼 값을 훨씬 넘는 돈을 지불하며 식사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경제학적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돈이 충분히 많은 상태라면, '평생 밥먹을 기회'가 유한한 자원입니다. 따라서 유한한 자원의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충분한 자원이 돈이라면 기꺼이 효용들을 맞바꾸는 겁니다.
정리하면 돈 자체의 절대적 효용을 잘 알지라도, 더 한정된 자원의 효용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돈을 쓰는게 효익이 높아진다는 합리성에 근거하는겁니다.


시간은 유한한 자원
제 블로그에 오래 출입하신 분은 잘 아실듯 합니다. 항상 시간에 쫒겨 사는 제가 한가로이 부자가 밥먹는 이야기를 하려고 이 글을 쓰지는 않았으리라는 점 말입니다.

밥먹는 기회가 유한하듯 시간 또한 유한한 자원입니다. 따라서 그 만큼 중요성을 갖게 되지요.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드러커 선생님을 비롯해 코비 아저씨까지 좋은 글들이 많습니다. 저 또한
시간관리와 인생관리에 대해 글을 적은 바 있습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매일 24시간이 주어집니다. 이 부분이 희소성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CEO나 말단직원이나, 부자나 빈자까지도 모두 딱 24시간이라는 시간만이 주어집니다. 따라서 바쁜 사람일수록 더 시간이 귀해지는 반면 한가한 사람일수록 남아도는게 시간이기도 합니다.


시간은 불평등한 자원이다
하지만, 시간은 일정부분 다른 가치와 교환가능합니다.
바로 그런 이유로 사람을 고용해서 위임을 하고, 컨설팅을 맡기고, 아웃소싱을 하는거지요. 따라서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다는 앞서의 진술은 사실과
약간 다릅니다.
예컨대 부자는 돈과 영향력의 도움을 받아서 24시간을 훨씬 더 가치있게 사용하기 쉽습니다. 일반적인 몇사람 몫의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해야할 일과 보유하고 있는 역량이 없는 사람은 시간이 매우 흔한 범용 자원이 됩니다. 소위 아르바이트처럼, 소중한 나의 한시간을 시급 3000원에 팔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이 오늘 강조하고 싶은 사항입니다.
시간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많이들 공감하지만, 시간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서는 다소 피상적인 이해가 많습니다. 매 시간이 단지 유한해서 아끼기 보다는 무엇을 위해 아끼는가도 생각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내 상황에서의 시간의 가치가 어떠한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르바이트의 예를 다시 들면, 나의 한시간을 단지 3000원에 파는 것은 손해보는 장사입니다. 하지만, 3000원을 받고 거기에 만원어치의 경험을 더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노력한다면 그 나이에 성공한 사람일겁니다. (시급 13000원 = 일당 10만원 = 월급 200만원 = 연봉 2400만원)

반면, 시간이 매우 귀할게 분명한 사람이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위 직급자가 위임을 하지 않고 말단 직원이 할 일을 직접 처리하는 사례입니다. 이건 스스로의 시간도 잡아먹고 조직의 효율도 저해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모두에게 주어지는 똑같은 시간이지만, 그 의미와 중요도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임을 이해하고 내 시간을 귀한 시간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효율성은 새로운 요소이다.
마지막 한가지가 더 있습니다. 제가 요즘 쥬니어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사항이기도 합니다. 시간의 효율성을 끊임없이 고민하라는 주문이지요. 작년과 똑같은 일을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면 그만큼 스스로를 퇴행시킨 것입니다.

이 말은 무조건 생산성을 올려서 빨리 처리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경험이 쌓이는만큼 개인단위의 혁신을 해서 향상된 생산성만큼을 여유분 또는 유보시간으로 환원해 놓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확보된 시간은 스스로를 위해 재투자할지, 새로운 task를 위해 할당할지는 개인적 취향과 지향성에 따라 선택할 일이지요.

이제 봄도 오고 활동적으로 올해를 펼쳐나갈 시기입니다.
정언명령에 부응해 기계적으로 시간을 아끼지 말고, 목적의식을 갖고 시간을 지배하는 부분은 항상 신경 쓸 부분입니다. 내년 이맘때 오늘과 똑같은 삶을 살고 싶지 않다면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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