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 고딘은 분명 재주있는 이야기꾼입니다.
평이한 내용을 무언가 있는듯 포장하여 전달하는 기술이 탁월하지요. 저는 유사하게 재능있는 이야기꾼인
글래드웰이나 파운드스톤에 비하면 고딘은 내공 약한 떠벌이라 간주합니다. 말은 현란한데 핵심이 또렷하지 못해서 논리를 숭상하는 전략가 입에는 잘 맞지 않지요.

'보랏빛 소가 온다' 이후에 고딘의 책은 다시 볼 일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성공하는 기업에는 스토리가 있다'라는 포스팅의 ysddong님 댓글 소개를 보고 읽게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주제인 스토리텔링을, 스토리텔러 세스 고딘이 다뤘다니 냉큼이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Seth Godin

(원제) All marketers are liars


함께 배송된 책 중 가장 눈을 끄는 날개와 판형. 읽고 싶어 안달나게 만드는 빨간 양장.. 서둘러 급한 책을 먼저 읽고, 설렘으로 읽었습니다.
음.. 역시 이번에도 실망입니다. -_-;


제가 바랬던 부분은, 마케팅에서의 스토리텔링에 대한 풍부한 통찰이었습니다. 고딘은 13,500원짜리 책에는 그리 녹녹히 그 비법을 알려주진 않네요. 사실 '스토리텔링'을 포장해서 책만 팔았던 것입니다.

거짓말 (Lie)
먼저 책에 내내 나오는 거짓말이라는 용어는, 정확히 말해 '꾸며낸 말'을 의미합니다. 부가적으로 긍정적 바램 등의 가치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피해가 가고 뻔한 오류의 윤색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결국 스토리(story)와 등가의 개념이지요.

스토리 (Story)
고 딘의 스토리는 일반적으로 스토리텔링에서 다루는 스토리와 다릅니다. 내러티브가 전혀 없고 context로서의 스토리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구매정당성, 상품 이미지, 느낌과 인상 등을 포괄하는 모든 non-verbal message를 포괄합니다. 다시 말해 전통적 마케팅에서 이야기하는 브랜드와도 별 차이가 없었다는 말입니다. 굳이 가르면 보랏빛 소의 리마커블한 주목성을 내포하긴 합니다. 어쨌든 아는 내용 또 읽으려 헛짓한 셈이 되었습니다.

텔링 (Telling)
컨텐츠인 '스토리'는 내용없이 포괄적입니다. 그렇다면 행위에 해당하는 '텔링'은 어떤가요. 이 또한 마케팅 최신이론에 비춰 큰 차별점은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신 마케팅 이론을 자임하는 5단계 스토리텔링의 구성 정도는 눈여겨 볼 부분이 있습니다.

1. Worldview: 소비자의 세계관(worldview)을 인정하고, frame으로 연결고리를 만들 것. 세계관 자체를 바꾸는건 매우 어려움.
2. Notice: 소비자는 새롭거나 낯선 것에 주목함. 그리고 인지적 모델을 세워 유추를 시도.
3. Impression: 첫 인상이 중요하며, 일관성 있어야 함. 인간적 측면의 상호작용이 핵심.
4. Story: 세계관이 맞는 세그먼트에, 세계관에 부합하는 스토리를 전달해야 파괴력 있음.
5. Trust: 생명력 있는 스토리는 진정성(authenticity)을 확보해야 함.

고딘이 제시하는 핵심 아이디어는 딱 하나입니다. 위의 2번 인지(notice)인데,  소비자가 스토리를 해석하게 되고, 이러한 참여로 인지부조화 (cognitive dissonance)로 스토리를 수용한다는 점이지요. 이 부분 말고는 스토리도 스토리텔링도 buzz word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신제품 개발에 신경 곤두서있는 저로서는, 차라리 실패한 마케팅의 체크리스트가 가장 와 닿았습니다.

소비자에게 알려졌는가?
알려졌으되, 시도되지 않았는가?
시도했으나, 사용하지 않았는가?
사용하되, 남에게 이야기하고 다니지 않는가?

이 네가지 조건을 통과만 하면, 성공제품.. *sigh*
어쨌든 다시한번 '세스 고딘은 새빨간 거짓말쟁이'란 사실을 확인했을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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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  14개가 달렸습니다.
  1. 이 책 살까말까 상당히 고민했었는데, 인터넷 주문말고 직접 가서 보고 판단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2. 워~ 제목에 완전 공감~~~이예요!!
  3. 보라빛소가 온다가 한참 잘 읽혀질때 엄청 실망하고 세스고딘은 말만 잘하는 사기꾼같아~ 라고 생각했었는데 다들 세스고딘에 대해 호의적이어서 감히 ㅡ.ㅡ^ 말을 못했더랬습니다. ( 잘못 말하면 정신적으로 맞는 일이~)
    하지만! +_+ 역시나 제 생각은 옳았습니다. 냐하하하하~~ 꼬짓말쟁이 고딘!! 흥!!!!! ( ㅡ,ㅡ;; 그때 말 못한 한을 지금 푸는 듯. ^^ ) 아! 꼬짓말쟁이는 아니었던가요? 말은 바른말이긴 한데.. 뭐랄까.. ㅡ.ㅡ 읽고 나서 당햇다는 느낌이... 영~
  4. 마침 저도 미뤄둔 책감상을 쓸까 하려던 참인데 먼저 써주셨네요..
    역시나 책은 읽고나서 바로 후기를 써야 되는 것 같습니다.
    미뤘다가 쓰려니 귀차니즘이 온몸을 뒤덮고 있어요 ^^;;

    세스고딘은 한가지 주제를 깊이 파고들어서 완결짓는 스타일은 아닌듯 하구요
    해당 주제에서 연관되는 여러가지 사례와 생각들을 먹기좋게 양념해놓는 스타일이라
    그의 책은 읽는다기보다 그것을 소재로 여러가지를 생각해본다는 느낌으로 접근하는것이 좋을것 같아요.

    어쨋던 저는 이번 책을 보면서 "진정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어서
    진실과 관련된 세일즈책을 하나 찾아서 읽고 있습니다. ^^
    inuit님처럼 바로바로 후기를 쓰는 습관이 들어야 할텐데말입니다..ㅠ
    • 귀차니즘도 그러하거니와, 오래 묵히면 기억도 가물가물하지 않나요. ^^
      세스 고딘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폄하하지는 않습니다. 몇가지 개념만 배우면 충분하겠지요.

      진정성 혹은 진실에 관한 책은 어떤건지 궁금합니다. 리뷰 기다리겠습니다. ^_^
  5. 어쨌든 다시한번 '세스 고딘은 새빨간 거짓말쟁이'란 사실을 확인했을 뿐입니다. ^^ <- 세스 고딘은 진정한 마케터인 셈이네요? ^^

    안녕하세요. 매번 RSS로 글만 받아 읽다가 처음으로 댓글을 적어봅니다.
    저도 말콤 글래드웰의 글이 뭔가 더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누잇님처럼 내공이 없어서 그런지 둘의 차이점은 잘 구별해내지 못했는데...^^ 다만, 둘 다 참 말 잘하는구나;;;

    어쨋든! 덕분에 좋은 책들 소개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__)
    좋은 하루 되세요!
    • 말씀처럼 진정한 마케터겠지요.

      댓글 고맙습니다. 그리고 다시 정진하는 블로깅 재미나게 하시기 바랍니다. ^^
  6. 저도 마지막 체크리스트가 와닿네요.
    그런데.. 진짜 저 4가지만 통과하면 성공제품이 되는 거겠죠? ^^;;
    제 블로그에 4가지 체크리스트만 스크랩하겠습니다.
    • 의미있는 체크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성공은 각 단계의 곱이니까 하나의 path에서 zero가 나오면 꽝이잖습니까. 단계별로 필요한 마케팅 스킴이 들어가면 성공하겠지요.
  7. 뒤늦게 읽고 짧게 포스팅했습니다^^. inuit님의 서평포스팅을 바탕으로 불황기 올한해 열독할 예정입니다^^.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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