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에겐 cliche일테고 어떤 분에겐 모호한 첨단어겠습니다. 롱테일을 간단히 말하면 이렇습니다.
하지만 정보기술의 발전에 따라, 상거래의 물리적 제약성을 많이 극복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서점 같은 몇몇 경우는 미소수요에도 매우 저렴하게 대응 가능합니다. 전통경제학에서 비용효율성으로 존재가 어렵던 상거래가 가능해집니다.
수요곡선에서 급격히 0으로 수렴하던 분포도가, 만족된 미소수요로 인해 작지만 계속 존재하게 되고, 그래프 상에서는 꼬리가 두텁고 길게 이어지도록 나타납니다. 그래서 롱테일이라고 합니다. (예전 포스팅 참조)
기존 정치학
가만 들여다보면, 정치도 똑같습니다.
정당은 만고불변의, 최적화한 정치 시스템이 아닙니다. 근년까지 민의를 정치에 반영하는 효율적인 도구였을 뿐입니다. 즉, 저나 여러분이 생업과 병행하여 정치의사를 매번 표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 가장 정치적 견해가 맞는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고 그 사람을 통해 전반적인 정치의사를 표현하는 시스템인 대의정치가 존재해 왔지요.
하지만, 지금껏 국회의원을 선발할 당시의 정치가-유권자 교감이 꾸준히 이어진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입에 발린 공약으로 표만 확보한 후, 정치인 스스로의 효익에 의해 움직이는 것을 수수방관해왔을 뿐입니다.
정당, 미래에 사라질 시스템
그러나, 정보기술과 보안기술이 발전한 지금입니다. 왜 우스꽝스러운 대의 정치를 계속 해야할까요. 교육에서는 보수적인 견해를, 외교에서는 진보적인 견해를, 경제는 또 다른 이념적 지향을 표현할 방법은 분명 있는데 말입니다. 주요 사안마다 간소하지만 정식의 투표를 통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러한 완전 의사 표명까지 가는 중간단계로, 제한적 권한 위임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경제, 정치, 사회, 문화, 안보 등 주요 정책 카테고리 별로 선거를 하고, 그 선량은 자기가 잘 알고 잘 수행가능한 그 분야에서만 정치활동을 합니다. 국회의 분과를 직접 구성하는 것이지요. 이 경우, 후보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지고, 정치가의 입체적인 자질 구성이 이뤄지며, 내 입맛에 쏙 맞는 맞춤형 대의정치도 가능합니다.
만일, 분야나 사안별로 효율적인 의사표명이 가능하다면, 중간매체인 국회의원과 정당은 그 존재가치가 매우 희미해집니다.
실제로 미래학자들이 미래에 확실히 사라지리라 예측하는 역시 바로 정당입니다. 저도 흔쾌히 동의합니다.
로또 대선
대통령이 지니는 의미는 국회의원과 조금 다릅니다. 민의를 수렴하는 bottom-up의 통합도 있지만, 나라를 이끌어가는 top-down의 리더십도 중요합니다. 국민의 희망과 잠재력을 끌어내어 국가적 에너지를 관리하는 부분 말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도 롱테일 정치학은 작동 가능합니다. 최소한, 구태를 확대재생산하며 고착시키려는 정당 시스템의 산물로 나온 후보 중에서, 어쩔 수 없이 한 명을 골라야 하는 선거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저는 단언합니다.
주별 선거인단을 통한 미국 대선에는 구조적 결함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직접 대선 역시 소수의 정당에서 추천한 후보 중 하나가 30~40%의 지지율로 당선되고, 그 당이 국민의 뜻과 무관하게 정권을 승자독식하는 상황입니다. 지지하지 않는 나머지 국민의 뜻에 반하는 정치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 또한 결함있는 시스템입니다. 창출된 정권이 민의의 반영이 아닐 확률이 100%이니까요. 민주주의의 기본 명제를 따르기보다, 게임의 전술에 집착할 유인이 많습니다. 시작과 끝이 예측가능하기보다, 변동성이 높은 로또식 선거가 되겠지요.
보다 많은 후보 가운데에서 내게 맞는 명확한 선택을 하면 민의를 반영하기 쉬워집니다. 꼭 하나의 인물이 아니라 상위 몇인으로 구성된 과두정치도 가능하고, 아니면 분야별 전문가와 최종조율권을 가진 상징적 리더의 조합도 가능합니다.
중요한 점은, 지금의 선거방식은 직접 민주주의로 가기 전의 마지막 모습이라는 사실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블로거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관점이 있습니다. 이 이슈는 후속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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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현
2007/11/17 19:41
우리나라에서 롱테일 정치학의 최대 걸림돌은 '당'이겠군요.
당 없는 나라가 어디 있겠냐마는, 우리 나라같이 옛 조상들로부터 뿌리 내려온 당정때문에 꽤나 바뀌기 힘들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갑니다. =)-
inuit
2007/11/18 11:35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고, 세계적으로도 정당의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EU같이 지역적 구분이 모호해지는 경우는 더욱 빠를겁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정당은 역사가 짧은만큼 변화도 쉽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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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스톡 2007/11/18 03:02
공감입니다. 국회의원이 지역발전 약속으로 선거운동하고 당선되면 산자위원회 ... 법사위원회 등에서 보좌관들이 만들어준 자료로 권위만 내세우고, 진짜 진지할 땐 소속된 조직의 세력싸움 일때이고.. 이해하고 싶어도 이해하기 힘듭니다. 국회가 입법기관으로 민의 대표기관으로 활동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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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2007/11/18 11:37
내가 뽑은 이유와 전혀 무관한 사연으로 상임위 활동하는 상황도 참 우스울 때가 있습니다.
말씀처럼, 의사결정의 맥락은 따로 있구요.
댓글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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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투구 2007/11/18 13:38
꼭 하나의 인물이 아니라 상위 몇인으로 구성된 과두정치도 가능하고..이런걸 의원개각제라 합니다만...
국회의원 후보되는것 자체가 몇명의 당권가진사람에 의해서 휘둘러지고...
소위 정당민주화가 되었다는 열린우리당도 전략전 선택이라는 것에 의해서
정당민주화가 무너지고...
결국에는 합당과정에서 지분 50대 50으로 합의...결국 지분이 어쩌구 하는것은 국민들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지요...
대통령은 5년마다 국민이 선택이 가능하지만 비민주적인 정당정치하에서는 해먹던 넘이 계속해서 장기독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엘윙
2007/11/19 11:42
잘 읽었습니다. 언젠가 부분적인 직접정치가 가능해지겠군요.
요즘 선거활동 하는걸 보면..국민을 위해서 정치를 잘하려는 것이 목적인지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것이 목적인지 모르겠습니다.하긴 선거활동의 목적은 당선이니까 맞는 걸까요?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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