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uit Blogged

필립 코틀러, 마케팅을 말하다 본문

Review

필립 코틀러, 마케팅을 말하다

Inuit 2007. 12. 15. 10:35
소비자의 시대. 마케팅이란 단어는 경영처럼 일상적이고 어려움 없이 쓰입니다.
과연 마케팅이란 무엇일까요?


마케팅이 학문의 영역을 구축한 계기는, 경제학의 일파로 '포지셔닝'했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에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만유가격'의 법칙에서 부족한 2%가 있었지요. 바로 같은 상품이 도매에서 소매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의 가격변화 말입니다. 수요와 공급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바로 이 부분에서 마케팅은 학문의 한 귀퉁이에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마케팅은 태생적으로 영업(sales)의 시녀였습니다. 좀더 체계적으로 판매해보자는 목적과, 좀 더 있어 보이게 부풀리는 기술이 핵심이었습니다. 100% 전술의 세계였습니다.
1960년 미국 마케팅 협회(AMA)의 정의가 딱 그러한 세계관이었습니다.
마케팅 =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자로부터 소비자 또는 사용자에게 흐르도록 하는 기업활동의 수행
결국 유통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핵심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는 미약한 포지션입니다.

이때 혜성같이 나타난 마케팅의 별이 있었지요. 좋게 말하면 마케팅의 외연을 확장했고, 폄훼하여 표현하면 마케터의 '나와바리'를 모든 경영활동으로 확장시켰습니다.
Jerry McCarthy가 제안한 4P를 교과서급으로 대중화 했습니다. 또한 STP (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를 토대로 마케팅을 전략의 수준으로 승화시켰지요. 바로 이책의 저자, 마케팅의 대부라 불리우는 사람,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hilip Kotler

(원제) According to Kotler
 
코틀러 교수는 마케팅 교과서로 유명하지만, 이 책은 독특합니다.
강의나 강연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 236개에 대한 대답을 적었습니다. 일종의 마케팅 FAQ지요.

두가지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첫째는 교과서에서 나오지 않는 다양한 상황을 다룬다는 점입니다. 예리하지 못한 질문도 있고 변칙적인 질문도 있습니다. 둘째, 인터넷 마케팅이나 글로벌화 등 새로운 환경에서의 마케팅에 대한 의견을 개진합니다.

이에 대한 마케팅 대가의 답은 도사풍입니다. 심오한 원칙하에서 일관성 있는 대답을 하니 마음에 새기며 곱씹을 내용이 많습니다. 환경이 변한다고 기법도 드라마틱하게 변할일은 별로 없습니다. 때로는 일도양단의 답을 회피하고 양시나 양비를 말합니다. 이 또한 오류를 최소화하려는 학자의 풍모로 충분히 인정할만 합니다. 박력은 좀 부족해 보이지만. ^^

마케팅의 개념은 학문적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마케팅 조사론'처럼 과학적 도구를 완전히 들여놓은 부분도 많습니다. 하지만 '촉진론' 같이 인지과학의 모호함속에서 함께 헤메고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판매와 마케팅을 실천적으로 구분하는 회사는 흔치 않습니다. 오죽하면 책 여기저기에 촉진밖에 할 일이 없는 마케터의 현실에 대한 고민이 수두룩할까요. 엄밀히 말하면 제 회사도 본원적 의미의 마케팅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제품과 서비스보다 고객이 부족한 시대입니다. 기술은 어지럼증 나게 발전하고, 자원은 전지구적으로 소싱(sourcing)되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21세기 마케터의 본원은 wants(욕망)를 창조하는 겁니다. needs(잠재욕구)의 기본 소요는 이미 만족되고 있고, 특정하고 구체적인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면에서 코틀러의 일갈은 되새겨볼 일입니다.
마케팅은 수요(demand)를 관리하는 과학(science)이다.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한민국 진화론  (10) 2007.12.26
설득의 논리학  (6) 2007.12.22
조직을 죽이고 살리는 리더의 언어  (8) 2007.12.08
혁신, 그 멈추지 않는 항해  (12) 2007.12.01
위대한 승리  (6) 2007.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