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뚱맞은 질문이지요. 하지만 의미있는 화두입니다.
요즘 신제품 테스트 차 DMB 단말기를 갖고 놀다가 드는 생각을 정리합니다.


DMB는 방송이다
DMB (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라는 이름에도 나와 있듯 엄연한 방송입니다.
그것도 세계 모바일 방송 기술의 4대축 중 한자리를 차지합니다.

모바일 방송 4대 천왕 (Inuit Version)
1. DVB-H: handset용 표준. Nokia를 비롯한 통신사들이 지지. EU 권장 표준. DVB-T (유럽 지상파)가 근간
2. DMB: Eureka147의 산물인 DAB (디지털 라디오)에 H.264로 영상을 실어나르는 규격.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독일 등 일부 유럽에 채택. 아류로 S-DMB (위성, by Tu Media)가 있고 대개 T-DMB (지상파)로 운영.
3. Media FLO: Qualcomm의 규격. 성능은 우수한 편이지만 퀄콤의 과거 이력 때문에 미국외 지역으로 확대 난항중.
4. 1-seg: 일본규격. ISDB-T 13세그먼트 중 모바일용으로 1 세그(먼트)를 사용.

기술적인 우수성보다 투자효율성이 있어 가장 순조롭게 상용화한 T-DMB입니다. (이하 DMB로 칭합니다.)
하지만 작년 7월에 전국서비스가 되어야 하는 국내 사업이 계속 지연되어 올 4월이나 되어야 가능하다는 소식입니다. 이유는 단 한가지, 사업성입니다. 작년 수도권 6개 사업자가 얻은 광고 수익이 60억원이라고 하지요. 회사당 10억원은 손익분기를 넘기 힘든 구조입니다.

DMB는 방송이 아니다
우리나라 DMB의 가장 큰 문제는 수익모델이 없다는 점입니다.
여기엔 원죄와 업보의 스토리가 있지요. 애초에 디지털 지상파 규격 논쟁이 거칠어지자, 정부는 원안인 ATSC(미국 디지털 규격)로 밀어 붙이되, 이동성은 DMB가 담당한다는 미봉안을 냈습니다. 그런 이유로 DMB는 국가 기간망의 이동수신성을 담당하는 과한 의무를 지고 태어났지요.
그 결과는 절대 무료 정책입니다. 기간망은 누구나 접근 가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DMB 사업자들은 수신료 과금이 안되는 상황에서 여러 고육책을 냅니다. 초기에 휴대폰이 단말기의 많은 부분을 차지함에 착안했습니다. 유료 서비스로 3,000원 정도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과금하려 했으나 정부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궁여지책으로 DMB의 킬러 서비스인 교통실시간 정보를 위해 TPEG 과금으로 진행중이나 사업자간 규격 통일 문제로 날만 샜지요. 물론 TPEG은 현재 물망에 떠오르는 DMB 사업자의 유력한 구원투수입니다.
결국, 국내 DMB는 PMP 형태의 무료 수신 단말기를 통해 엄청난 보급 실적을 올립니다. 2007년말 기준으로 T-DMB 800만 가입자에 월 수입 1억미만이라는 외화내빈의 기형구조가 고착화되어 버렸습니다.

결국, 사업자는 수익없이 방송하게 되고, 방송제작에 투입할 자원은 빈사상태입니다. 방송 품질은 좋을리가 없고 시청자는 전혀 주목을 안합니다. 하나의 무료 서비스로 생각하여 부담없이 보기도 하고, 그냥 기기에 탑재된 채 사장되기도 합니다. 어느 광고주도, 어느 시청자도 지갑을 열 마음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젠 기존 방송의 컨텐츠를 이용할 수 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재송출을 담당하는 허접한 재활용 매체로 전락하였습니다.

방송법에 의한 공영방송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방송프로그램을 기획·편성 또는 제작하여 이를 공중(개별계약에 의한 수신자 포함)에게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송신하는 것
방송법 제 1장 2조(용어의 정의) 1호
돈도 없고 볼 사람도 별로 없으니 기획과 편성권이 의미가 없지요. 방송이라고 하기 힘듭니다.

새로운 매체
저는 방송의 강점을 그 매체 효율성이라고 봅니다. 음성이든 데이터든, 통신이 점대점 (point-to-point)의 개별 커뮤니케이션이라면, 방송은 일대 무한대의 저렴한 일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합니다. 그 이유로 매체에 대한 접근성이 우수해 보급이 많고, 그 보급 기반에 근거한 파급력도 나옵니다. 상업적으로는 대량 생산(mass production) 시대의 대량 소비를 조장하는 mass communication을 담당하게 되었구요. 광고주가 지갑을 여는 근거가 여기 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방송은 그 기술적 존재가치를 전적으로 달리 볼 필요가 있습니다.

Mobility & Sticking
우선 이동중 수신가능하다는 이동성은 고정형 수신에 비해 새로운 차원을 제공합니다. 수신 장소와 시간에 따라 컨텐츠가 차별화 되면 소비자 가치가 높습니다. 출근길 지하철과 퇴근길 버스, 점심시간 사무실에서의 미디어 소비패턴이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동성은 하루종일 소비자를 따라 다니는 신체고착형 미디어라는 새로운 가치를 생성합니다.
눈치 빠른 분은 알겠지만 모든 광고주가 소망하는 바로 그 기술이 구현된 겁니다.

Personalization & Information
인접기술이긴 하지만, 대개의 모바일 단말기는 uplink라는 양방향성을 부여하기 쉽습니다. 휴대전화는 EVDO든 HSDPA든 인터넷이 가능한 상태이고, 멀티미디어 단말기는 Wi-Fi 또는 WiMAX (WiBro) 계열의 기술이 수용가능합니다. 따라서, DMB의 잉여대역 (음성 또는 데이터 영역)을 활용한 모사적 환경에서의 맞춤 서비스(emulated customization)가 가능합니다. 낯선 지역에서 계절별 맛집이나, 시내 사고구간 등의 정보는 매우 중요한 가치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개인이 건당 또는 기간별 사용료를 낼 용의가 생기는 근거가 됩니다.

Economy
물론 위의 서비스는 HSDPA 또는 WiBro와 같은 3.5G 무선인터넷 서비스에서도 내심 노리는 수요입니다. 하지만, 서두에 말했듯 방송은 방송만의 탁월함이 있습니다. 공중에 전파를 뿌린 후 잊어버리는 저렴한 매체란 사실이지요. 원가 구조상, 이통이든 유선망이든 인터넷 업체가 방송을 따라오기 힘든 장점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정교하지 않아도 유용한 정보와 서비스가 언제 어디서든 공급된다면, 그것도 월 5,000원도 안되는 가격에 가능하다면, 4G 가기 전까지는 매우 우월한 위치를 갖습니다.

Day Dream
하지만, KT, SKT는 DMB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위에 말한 이상적 진화는 요원한 일이기 때문이지요. 사실 예전부터 저의 이런 우려와 대안을 업계에도 많이 이야기 했었습니다. 광고만 염두에 두던 KBS DMB 담당자를 비롯해 말입니다.
저런 근사한 기술이 가능하려면, 채널을 많이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각자가 하나의 비디오 채널로 같은 시간대를 공략하면 효용성 떨어지는 유사 컨텐츠만 보입니다. 다양성의 훼손은 전체 시스템의 실질적 축소와 효용성 감소로 이어집니다. 게임 상황(Game situation)이라 조정이 매우 어렵습니다. 이 경우 사업자간 합병이 자연스레 이뤄져야 하는데, DMB는 사업권 (license) 비즈니스지요.
또한, 아무도 관심없는 모바일 방송을 공영이라 규정하여 사업성을 취약하게 만들고 애먼 전파와 자원만 낭비하느니, 기조를 만족하는 상태에서 사업자의 과금 및 기타 수익모델을 촉진해야 합니다.

결국, 정부의 근본적인 시각 전환이 필요합니다. 기존 공영 방송의 변용이 아니라, 뉴 미디어로 간주해 최소한의 규제위에 다양한 시도를 허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DMB는 우리나라가 어렵사리 성공시킨 플랫폼 기술입니다. 중국과 유럽 등에서 채택 중에 있기도 합니다. 응용기술의 세계 선두를 달리는 우리나라입니다. 갖춰진 인프라위에서 성공한 상용모델을 만들어야 그 노력의 결실을 맺으리라 생각합니다.

블로거 여러분은, 요즘 DMB 재미있게 보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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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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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상파DMB를 보는 한 사람으로서...
    음..뭐랄까.. 위성파같은경우 채널 숫자도 많고..볼거리도 꽤 있는듯 하지만..
    굳이 중요방송을 하는 상황에서 집밖에 있는게 아니면..
    배터리를 마구마구 써가면서 DMB를 볼 이유는 없달까..그러네요..ㅎ
    공중파와 다른 방송을 할때도 있지만..
    그것또한 그다지 볼 필요성은 못느낀달까..;
    • 컨텐츠 빈사상태라고 보이지요.
      잠깐의 소일마저도 구미에 맞기 힘들때도 있구요.
      현재로서는 반전의 전기가 절실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2. T-DMB 가 우리나라에서 구현된 것을 보면 훨씬 많은 채널이 들어갈 수 있는 구조도 아니구요. 처음부터 "무료"로 시작한 이상, 광고를 지상파와 번들해서 팔수있는 채널 외에는 수익을 창출하기에는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S-DMB경우 지상파 재전송가지고 열심히 싸우는 바람에 (결국 밥그릇 싸움인가요?) 더 이상 크게 될수도 없을 것 같구요. 저는 이정도에서 DMB는 몰락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T-DMB는 원래 오디오 방송용 좁은 대역을 사용하니 한 채널이 수용하는 앙상블 수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한 사업자가 여러 채널을 운용하면 좀 더 나으리라는 생각을 했구요.
      방송이라는 기존의 시각으로 보면 DMB는 고사상태를 면하기 쉽지 않을겁니다.
      새로운 미디어로 접근하는 반전이 필요한데 말이죠. ^^
  3. 제 생각이 조금은 좀 단시각적으로 보이기도 하겠지만, 방송사 입장에서 새로운 유통채널로서의 DMB라고 생각하면 그네들의 영향력이 사람들의 손에까지 다가갔다고 볼 수 있지 않알까요? 미디어라면 그 영향력 하나만으로도 결코 손해는 아닐텐데요...
    이를테면 컨탠츠의 다중 노출로 인해 해당 컨탠츠의 인지도 상승. 인지도 상승은 곧 또 다른 수입으로 다가 올 수 있을테구요...

    요즘 몸이 바뻐서 여러 곳에 머리 쓸 기운이 없네요^^:
    • 그런 기대로 시작을 했는데, 수천억을 말아먹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유는 의미있는 집단으로서의 시청자 층이 없다는 점이고, 광고로서의 매체 영향력은 전무해졌습니다.
      그래서 다시 빈약한 악순환이란 점은 글에서 짚었구요.

      반전이 없으면, 쉽지 않은 상황이라 생각해요.

      객지에서 식사 잘 챙겨드세요. 그래야 기운도 차리죠. ^^
  4. DMB 잘모르겠어요^^ 가끔 보는데요. 재방송 위주로 틀어주더라구요.
    케이블도 아니고 정규방송도 아니고 어정쩡해 보였어요^^
  5. 음... 저는 지상파 DMB 볼려다가, 일부러 위성DMB를 선택해서 1년여동안 서비스받은 케이스인데요.... 사실 거의 본 게 열손가락 안에 들겠군요. 저녁 퇴근할 때 지하철안에서 시간때우기로 봤던게 다였던 것 같습니다.

    잘 안보게 되는게... 이동기기에서 보는 것은 시간때우기용이 대부분일건데, 일반방송이나 영화등의 재방송등이 많아서... 보기가 힘들었어요. 10~30분 정도 길이의 분량이 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방송을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는 서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말씀처럼 이동과 방송시청은 궁합이 잘 안맞습니다.
      맞춤형 또는 정보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찾을 필요가 있지요.
  6. 지상파 DMB를
    2006년 11월 20만원대로 구입.
    2008년 1월 2만원대.
    일년전부터는 방송채널도 안잡힌다는...

    산사람도 우울하고 방송하는 사람도 우울한거죠. ㅜㅜ
  7. 글 잘읽었습니다.

    실시간 방송을 과연 모바일 단말기로 보고싶은 수요가 어느정도될까 하는 의구심이 들때가 있습니다. 오히려 모바일 동영상은 VOD개념과 어울릴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 네 VOD는 불가능해도 유사 VOD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다채널 확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거구요.
  8.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무식해서 이해가 잘 안 갑니다 ㅜ_ㅜ
  9. 오히려 사용자 입장에서는 지상파DMB에서 완벽한 지상파 채널의 재전송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동중에라도 꼭 보고 싶은 중요 스포츠 경기라던가 프라임 시간대의 드라마는 오히려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 방송되고 있습니다. 이 역시 금전적인 이슈로 중계권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겠지요.
    따라서, 지상파DMB는 사업자들에게 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에게도 만족스럽지 못한 불쌍한 매체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제대로된 EPG서비스도 안하고 있고 BIFS와 같은 멋진 기술도 맨날 시험방송수준에 머물러 있구요..
    반면 위성DMB는 이러한 지상파DMB의 약점을 그대로 장점으로 옮겨놓은 듯, 점차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SBS재전송 이후로 KBS, MBC까지 재전송을 하게되면 지상파DMB와 거의 동등한 컨텐츠를 확보하게 되고, EPG는 물론 BIFS, 양방향 서비스도 이미 하고 있으니 몇년 안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으리라 봅니다.
    • 2년전쯤 잠깐 위성DMB를 써본 적이 있는데, 실망이 컸었습니다.
      요즘에는 좀 나아졌나봅니다.
      설명 감사드립니다.
  10. 저같은경우 핸드폰 분실 뒤에 일부러 검색해서 10만원대의 지상파 DMB 모델을 구입해서 사용했습니다. 정말로 가장 큰 문제는 "맞춤형방송" 이 아니라는겁니다. 짤막한 이동기간동안 몰입할수있는 컨텐츠가 전혀 없습니다. 그나마 재송출용 방송으로 전락했는데 재송출되는 방송도 영 아닙니다. 예전에는 금요일 자정쯤 혹은 토요일 자정쯤에 윤도현의 러브레터나 텔레콘서트 공감을 해서 "정말 무지무지하게" 감동적으로 보곤 했는데 지금은 그것도 안하더라구요 흑흑 ;

    이제 공급은 충분히 되었으니 컨텐츠 개발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방송단위인 1시간이 아니라 30분 단위로 구성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중간에 짦막한 광고도 집어넣어도 그렇게 나쁘진 않을거 같습니다. 결국은 수익이 기대가 되어야 개발도 하겠지요. 그렇다고 방송 퍽퍽 짤라먹으면서 본방보다 긴 광고를 내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당장 외면하겠지만요...

    지상파DMB 를 이용하는 매체는 제가 생각할때는 크게 3가지 형태입니다. 네비게이션, PMP, 핸드폰. 이 세가지 의 특성에 맞는 컨텐츠 (요컨데 네비게이션 기기로 티비를 본다는건 운전중일테죠. 지역 선택을 통한 교통안내라던가.. 이런건 이미 하고있나 -_-;; ) 를 개발하여 이용해야 하겠습니다.


    PSP를 구매 후 DMB 실행을 안하고 있습니다만.. -_-;; 사장되어 버리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매채이지 않나 싶습니다. 살려냈으면 합니다.
  11. 잘 읽었습니다. 현재 수준의 DMB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많은지 궁금하군요. 모바일 기기로 방송을 보게 하는 것은 신기한 기술이지만 거기서 그칩니다. 자주 보게 되지는 않더군요. 전철타면 대부분 직접 마련한 -_- 컨텐츠를 보든지 닌텐도나 psp로 게임을 하더라구요.
    위성 DMB의 경우는 된장녀채널과 만화채널을 즐겨 봅니다만 가격이 너무 비싸요. 앗 9시가 넘었군요. 좋은하루 보내세욤!!
  12. 처음 DMB폰 샀을때는 매일매일 봤었는데 구입 1년이 지난 지금은 한달에 한 두번 볼까 말까 합니다 ^^;;;
  13. 이럴수가..회사에서 구글로 검색하는데 inuit님 글이 검색되었네요. 크크.
    반가워요.
    • 다른 글도 검색하면 첫페이지에 나오는게 꽤 있어요.
      암튼, 검색으로 다시 만난 인연이라니 또 새롭게 반갑습니다.
      쿠쿠쿠쿠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