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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미래

Inuit 2008. 6. 21. 13:11
점쟁이 같은 미래학자 속에서 통찰을 보유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 중 발군이며 태두인 앨빈 토플러 선생입니다. 그가 12년을 걸려 집필했다는 책, '부의 미래'를 읽었습니다.
외람되게도, 처음에 책을 읽을 때 싱겁게 쉽다 생각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던 현세에 대한 진단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길수록 토플러 선생의 웅대한 통찰과 식견에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Alvin Toffler & Heidi Toffler

(원제) Revolutionary wealth


'부의 미래'는 영감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한편, 제법 방대한 분량의 책입니다. 한 깊이 더 들어간 내용은 차츰 기회될 때 논의하기로 하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추후 참조를 위해 전체적인 개괄만 합니다.


세가지 물결
부의 혁명적 변화에는 그 때마다 K-tool (자본 도구, capital tools)의 변화가 수반했습니다.
지금까지 세가지 물결이 있었습니다.
농업: 잉여생산. 분업과 교환
산업: 계몽주의와 도시화
지식: 탈 대량화 (de-massification), 네트워크와 비화폐적 부
이러한 물결은 시간, 공간, 지식이라는 3가지 심층기반(deep fundamentals)에 깊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이 세가지 심층기반을 명확히 이해하는 부분이 중요합니다.

시간
단순히 빨라지는 부분보다, 토플러 선생은 동기화(synchronization)에 주목합니다.
결국 비동기화는 시간세(time tax)를 유발합니다만, 지식 사회가 되면서 다소 변화가 생기지요. 시간이 개인화 되고 프리랜서가 늘어나면서 시간 자체는 중요하지만 동기화의 중요성은 느슨해집니다.

공간
이 부분도 간단히 거리의 소멸(death of distance)을 넘는 규모로 접근합니다.
일단 부 주도국이 순환되지만, 단순한 저가형 생산기지보다 지식 집약적 생산능력 (higher value-added place)이 중요해집니다. 지식 산업에서 물류의 상대적 중요도가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세계화가 추세지만 반세계화와 대안 세계화 (counter-global)의 조류도 이해해야 합니다.
지구적 공간을 넘어 우주공간으로의 확장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지요. 초소형 인공위성도 가능해질 세상이니까요.

지식
비경합성을 비롯한 지식이란 부 창출 시스템의 독특함은 비선형적 부 창출 시스템을 유발합니다.
사실 이 책의 정수이자 현대 사회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예전부터 지식이 유발하는 미래에 관심을 쏟아온 토플러 선생답게 독특한 시각을 보입니다.

우선 두뇌 밖에 저장된 지식 (megabrain)이 급증하는 시절입니다. 이는 정보와 지식의 분리된 자리매김을 가져옵니다. 또한 시간에 따라 유용성이 사라지는 무용지식 (obsoledge)이 증가합니다. 이는 그 지식의 불완전성으로 판단과 의사결정의 준거인 지식에 강한 도전이 됩니다.
게다가 전문가도 예측하기 힘든 미래입니다. 따라서 진실 필터와 진실 프로파일의 관리에 대해 역설합니다.
토 플러 선생이 말하는 진실 필터 (truth filter)는 합의(concensus), 일관성(consistancy), 권위(authority), 계시 (revelation), 내구성 (durability), 과학 (science) 이렇게 여섯 가지입니다.
이 중 유일하게 의존할 필터로 추호의 주저도 없이 과학을 꼽습니다. 자기 검증을 모토로 하는 방법론으로서의 과학만이 시대를 넘는 필터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점점 신앙이 되어가는 환경보호론 같은 과학의 위기에 대해 꼼꼼히 살핍니다.

지금까지 심층 기반에 대한 고찰은 다 이후의 미래 예측을 위한 예습입니다. 후반부의 예측은 유익하고 풍부한 영감을 줍니다.

프로슈밍
사실 프로슈머란 단어를 안지 꽤 오래 되었지만, 단지 생산과정에 참여하는 소비자 정도로 국한된 이해였습니다.
생산하는 모든 소비자로 확장한 프로슈밍 개념은 지식사회에서 중차대한 의미를 띕니다.
화폐경제 50조달러에 상응할 규모의 프로슈머 경제가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특 히, 의료, 셀프서비스, 자본재 구입, 자원봉사, P2P, 개인생산기 (personal fabber) 그리고 생산을 넘어 창조생산성 (producivity)에 영향을 미치는 프로슈밍을 이해하는건 미래 예측의 큰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그 이후에도 데카당스와 자본주의의 위기, 빈곤 퇴출 시스템, 각 국가별 예측 등 재미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각각을 설명하기보다 직접 일독을 권합니다.
책의 전편에 걸쳐 한국의 사례가 많이 나옵니다. 그 사례가 단지 들러리가 아니라 주의깊은 관찰과 정확한 이해에 바탕하고 있지요. 많이 호의적이기도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 대한 별도 챕터가 있습니다. 단지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내용이 아닙니다.
토플러 선생답게 한반도를 놓고 봅니다. 한반도의 상황을 빠른 속도의 남한과 느린 속도의 북한과의 비동기성으로 봅니다. 그리고, 에둘러 말하지만 통일은 우리 정부의 로드맵보다 빠를 것이라 예상합니다.

자본주의의 위기
자본주의의 위기는 주요 구성 요소인 자산, 자본, 시장, 화폐의 관점에서 조명합니다.
특히, 무형자산과 지적자산의 중요성이 급증하는 점, 유동성의 급증으로 실물경제와 비동기화되는 자본의 속성, 그리고 맞춤시장과 온-오프라인의 virtual twin이 되어가는 시장구조는 인상 깊습니다.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화폐 부문입니다. 화폐의 운영비용은 또다른 세금이지요. 그래서 대안화폐(para-currency), 실시간 결제, 물물교환 증대, 초국가 통화 계획 (Terra project) 등의 추세를 예견합니다.

빈곤
전통적으로 지식은 그 비경합성과 확산성이 있습니다. 이게 부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커졌지요. 특히 저개발 국가에는 삼단 파도 효과입니다.
파급효과 (spillover) - 누출효과 (leakage) - 낙수효과 (trickle-down)
한 요소의 생산성 향상이 다른 요소의 생산성 향상을 야기하고, 이는 제 분야 기술의 확산을 이끕니다. 그리고 한 국가내에서도 부유층의 소득증가에 따른 소비가 하위 계층의 소득 증가를 유발합니다. 요는, 지식 경제 사회에서 이러한 과정이 가속화 되므로 세계 인구의 빈곤 탈출은 좀더 유리한 상황입니다.
또한, 생명공학 농부 (pharmer)이 biomass를 원료로 biorefinery 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점이 되면 지금의 자원 배분은 새로운 차원을 맞게 될터입니다.
결국, 농업 + 지식 + IT + NT라는 새로운 부의 축적 경로를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껏 여기에 적은 몇가지 쪽글은 제가 인상 깊게 본 부분이며, 책에는 영감을 주는 많은 내용이 있습니다.
좀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싶은 분이라면 한번 시간 내어 읽어볼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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