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수도 많지만, 내용이 방대하여 이리 저리 곱씹으며 읽게 됩니다. 읽다가 무릎을 탁치게 만드는 테마가 보여 몇자 적어봅니다.
다산 선생은 스스로의 수련과 소통을 통해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블로거십(bloggership, 블로거정신)을 빼다 박았습니다.
Bloggership
블로거 정신이란 뭘까요? 지금 막 생각해 본 단어라 제대로 정립된 개념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전 블로그의 본질 또는 블로거정신을 한 단어로 "상호작용하는 기록(interconnected logging)"이라고 정의합니다. 즉, 시간에 따라 축적되는 기록(log)과, 그 기록을 바탕으로하는 소통(interaction)이지요.
Logging
알려진 바처럼, 다산 선생은 메모광입니다. 항상 아이디어를 적고, 책을 읽으면서 연관 내용을 초서합니다. 선인들은 메모를 급히 적는다 하여 질서(疾書)라 했습니다. 수백권의 책을 간행한 다산 선생의 비결 중 하나는 바로 아이디어 노트인 질서입니다. 단지 아이디어만 모으는건 수집광일 뿐이죠. 다산 선생은 관점을 가지고 모은 내용을 정리하여 책으로 하나하나 편찬을 했습니다. 포스팅을 쓰듯 말입니다.
Team writing
뿐만 아니라, 다산 선생의 경이적인 다작의 바탕에는 팀 작업이 숨어있습니다. 두 아들과, 제자들이 동참하여 같은 주제를 토론하고 모아써서 책으로 남겼지요. 다산 브랜드 아래, 같은 품질로 말입니다. 블로고 스피어로 굳이 비유하면 팀 블로깅과도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Reply and tracbacks
다산 선생은 18년간 강진 유배지에서 막대한 저술을 했습니다. 학문적 대화상대는 커녕 제대로된 참고서적도 없는 곳입니다. 글의 객관성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 다산 선생이 사용한 방법은 질정(質定)입니다. 서한을 통해 글을 보이고, 그에 따른 문답을 하며 진리를 깨우쳐갑니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합니다. 제 글은 포스트에 이은 소통에서 완결된다고. 댓글을 통한 질정에서 글이 완전해지고 제 생각도 툭 터지며 열리는 부분이 있지요.
굳이 블로고스피어로 비유하자면 연관성도 있습니다. 다산 선생의 초벌 책에 지인들이 찌를 통해 문맥이나 사실관계에 대한 피드백을 주었습니다. 마치 댓글이나 레몬펜과 같은 기능입니다. 뿐만 아니라, 다산 선생의 지인인 홍석주가 상서보전을 초벌 쓰고 비평을 요청하니 그에 대한 글을 적다가 안되겠다 싶어 아예 트랙백을 작성했지요. '독상서보전'이라고 자체로 완결된 책, 또는 포스팅을 지은겁니다.
Written communication
문답을 통한 객관화를 질정이라 소개했습니다. 특히 서한을 통한 질정을 리택(麗澤)이라 합니다. 성호 이익은 글을 통한 논의의 장점으로 다음 세가지를 꼽았다 합니다.
답을 신중히 하게 만든다.
기록으로 남아 훗날 사용이 가능하다.
How to get those letters?
어줍잖고 우격다짐식으로 다산 선생 공부법과 블로거십간의 유사성을 꼽아봤습니다. 이 또한 이리저리 견주어 보는 다산선생의 공부법 중 하나(彼此比對法)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먼 옛날 다산 선생의 자취에 대해 이렇게 자세한 내용을 어찌 생생히 알 수 있나요. 답은 이렇습니다. 첫째, 수많은 서한들이 아직까지 기록으로 남아있고, 둘째, 그를 끝까지 궁구하며 연구한 '다산 선생 지식경영법'의 저자 정민 교수같은 열정적 연구 덕입니다.
여기서 또하나 의문이 생겼습니다. 요즘 이메일 보내듯 보낸 편지함에 원본이 남아 있지도 않고 수신자에게 가는데 어떻게 그 편지를 다 연구할 수 있을까요? 너무 이상하지 않나요?
저는 두가지 가설을 세웠습니다.
2. 유명한 문인에 대해서는 후에 (본인이/후학이) 따로 서한을 수거(또는 필사)한다. 이 경우, 유명하지 않은 사람은 서한집이란 존재하기 힘들다.
정답은 무얼까요. (미리 한번 생각해보세요. ^^)
궁금한건 못참는 저인지라, 저자인 정민 교수께 바로 여쭸습니다.
저자의 답
Communications are the same
기술로 치면 호롱불과 3파장 램프만큼의 격차가 있는 세월입니다. 하지만, 기록과 소통의 원칙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는 듯합니다. 집필에 몰두하느라 복사뼈가 세번 구멍났다는 다산 선생의 창작열과 공부정신입니다. 구글 노트와, 구글 닥스, 태터툴즈나 MT부터 천지에 널린 책까지 이렇게 유복한 환경에 있는 지금의 우리, 블로거들은 어떤 의미있는 바이트들을 생산하고 있을까요. 이 부분은 다음에 논의해 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