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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 본문

Review

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

Inuit 2008. 9. 22. 22:58

Terry Burnham

(원제) Mean markets and lizard brains

처음 책의 제목을 봤을 땐, 그 상업성 강한 난삽함에 고개를 외로 꼬았습니다. 그 후, 간간히 나오는 리뷰들의 톤이 나쁘지 않아 구매했습니다. 이런. 제가 좋아하는 주제일 뿐 아니라, 제가 쓰고 싶었던 책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관심을 갖고 보는 신경과학과 타 학문의 통합을 제대로 이뤘기 때문입니다.

신뇌-중뇌-구뇌로 이어지는 뇌구조는, 상식적 이해와 다른 의사결정을 낳습니다. 이 부분을 정확히 이해하는 부분이 중요합니다. 컬처코드, 뉴로마케팅,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등이 좋은 사례입니다. 저 역시, 1분 스피치 법인 PREP을 소개하면서 구뇌의 작용을 활용한 장점에 주목한 바 있습니다.

이 책은 구뇌의 비합리성이 야기하는 의사결정의 불완전성과 투자 상황을 직조합니다. 바로 파충류의 뇌, 또는 도마뱀의 뇌라 불리우는 구뇌의 은밀한 작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지요.

비합리적 구뇌
이성의 신뇌, 감성의 중뇌, 생존의 구뇌라는 세 계층으로 보면 구뇌는 조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뇌입니다. 그러나 복잡한 현대의 문제에 당면하면 좀 부족하지요. 특히, 패턴을 찾고 과거의 성공을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능력은 현대 투자에서 '고점에 사고 저점에 파는' 전형성을 답습하게 만듭니다. 결국 투자 실패의 주범이지요.
문제는, 구뇌의 은밀한 조종력 때문에 신뇌는 사후적 합리화만 담당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늘 투자실패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지만, 씁쓸히 자위하는 인간의 모습은 뇌구조상 결정되어 있다고 보면, 과할까요?


시장의 효율성
결국 학문의 영역으로 건너가 이야기하면, 이슈는 '시장은 효율적인가'에 대한 관점 수립입니다. 시장이 효율적이라 믿으면 시장의 컨센서스를 믿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시장의 패닉 상태를 이용해야 하는 그런 게임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논쟁은 꽤나 재미있습니다. 투자 마법사 버핏 이야기나, Mr. Market 에 관한 제 과거 글에에서 약간의 힌트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구뇌극복 투자법
결국, 제가 보는 요점은 이 부분입니다.
시장엔 기회가 존재하지만, 구뇌는 구조상 그를 인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구뇌극복 투자법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저자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솔루션을 내 놓습니다.

더 많은 자산을 저위험자산에 할당하라 (가치주, 현금, 단기증권)
물가연동상품(인플레이션/디플레이션)을 사라

단기채권을 사라

규모가 작은집에 살라

고정금리 담보대출을 확보하라

유로/엔화에 투자

부채를 즉각 상환하라

월급을 주는 안전한 직장을 구하라

분명히 지적하고 싶은건, 위의 리스트는 막뽑은 리스트가 아니라 나름대로 정밀한 논의를 거친 해법입니다. 유일한 정답은 아니지만, 듣보잡 주식도사의 방침과는 다릅니다. 오로지 하나하나의 의미를 곱씹어 취사선택을 할 내용인게지요.

요즘, 파생상품이 주도한 미국 금융의 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파급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시장은 하루에도 환율이 몇십원씩 등락할 정도로 완전한 패닉에 빠졌구요. 구뇌의 작용을 이해한 사람에겐 이런 장이 좋은 기회입니다. 최소한, 부화뇌동은 하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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