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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yota 무한성장의 비밀

Inuit 2008. 12. 13. 12:07
흔들리는 일본 경제의 부활을 바라며 이 책을 썼다. 이 책의 한국 출간을 제안 받았을 때 솔직히 허락하고 싶지 않았다. 이 책이 한국에 활용되면 일본의 부흥이 저해될까 두려웠다.
저자의 솔직한 심경이 담긴 서문입니다. 대체 무슨 내용을 담았길래 저리 오만할까요.

히노 사토시

국내 최대인 삼성은 이제 어엿한 글로벌 기업입니다. 근년에 GE를 강하게 벤치마킹했지만, 그 이전까지는 도요타가 경영 시스템의 전범 중 하나였습니다. 정말, 도요타하면 제품인 차도 유명하지만, 경영시스템 자체도 연구대상입니다. 여기저기 하도 많이 언급되어 조각 지식들은 있지만 무엇이 도요타 방식이냐 하면 또 대답이 궁하기도 합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도요타의 경영방식을 낱낱이 밝힙니다. 애초 도요타의 창업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축은 물론, 제품개발에서 생산, 공급, 영업까지 기능별 축을 따라 세부적 관리체계까지 촘촘히 망라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봐도 좀 광신도 집단인 도요타입니다. 카이젠(改善), JIT(just in time) 시스템 등 통상적 기업환경에서 불가능한 일을 척척 해내는 이 사람들은 뭘까요. 10년 가기도 어려운게 기업인데, 몇 세대를 지날수록 더 강해지는 이유는 뭘까요.

가장 큰 요소 하나를 찾자면, 도요타의 진화에 적합한 유기체적 특성입니다. 저자의 날카로운 비유를 새겨 봅니다.
DNA는 매체다. DNA는 유전자 자체가 아니라 유전자를 계승하는 역할을 한다.
두가지 시사점입니다.
첫째, 진화론적 기업의 지속성을 일찌감치 체득했고, 환경에 반응하면서 배운 내용을 후세에 물려줍니다.
둘째, 도요타의 편집광적인 문서관리 시스템이 이 유전자를 나르는 매체 역할을 합니다.

어찌 보면, 도요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료제를 구현한 조직인지도 모릅니다. 누가 오더라도 앞사람을 대체할 뿐 아니라 선인의 지식위에서 다음 진화를 시작합니다. 사람 바뀌면 새로 시작하는 조직에 보다 뛰어날 밖에요.

반면, 인간의 개성을 철저히 조율하여 시스템의 부품화하는 방식이 앞으로도 유효할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제가 피상적으로 알았던 상황보다 도요타의 체계는 유연했습니다. 조직 자체가 거대한 학습기계였기 때문입니다. 다만, 정보기술의 시대, 풍요로운 젊은 세대의 시대에 도요타는 선대의 유전자를 어떻게 환경에 적응시켜갈지 자못 궁금합니다.
일단, 21세기의 도요타 방식을 조화로운 성장 (Harmonious growth)으로 잡아, 한결 성숙한 기업인격을 취하려는 점에서 저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어 출간을 고민하던 저자는, 결국 두가지 이유로 인해 허락했다고 밝힙니다.
1. 라이벌과의 경쟁이 자기성장의 원천이라는 점
2. 린 구조 등 도요타 방식의 전파는 지구환경 보전에 도움이 된다는 점

지금껏 읽은 일본 책중 가장 독창성(originality)이 뛰어난 책이었습니다. 게다가 일본 책 고유의 미덕인 꼼꼼하고 치밀한 경영시스템 도해는 부산물입니다. 비록 제조업의 사례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의미있는 참고서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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