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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과 공포의 게임,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Inuit 2009. 2. 21. 11:51
주식으로 큰 돈 버신 분 있습니까?
없진 않겠지만, 했다 하면 대개가 잃는 게임이 주식일겁니다. 그 이유는 명쾌합니다. 인간의 뇌구조가 투자에 적합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이런 내용은 테리 번햄 씨가 '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에서 제대로 밝힌 바 있습니다.

이용재

(부제) 시장과 투자에 관한 불편한 진실


같은 주제의 책이 우리나라 저자의 손으로 씌어 졌습니다. 사실, 흠잡기 힘들정도로 잘 쓴 책이, '비열한 시장..'입니다. 왜 구태여 또 썼을까 궁금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를 만든 전설적 기획자 김중현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그 책이 서양식 정찬이라면, 이 책은 얼큰한 찌개라고 보면 됩니다.
바로 이 한 문단이 이 책의 정체성입니다. 정보의 책이 아니라 컨셉의 책입니다. 그 컨셉의 핵심은 얼큰함입니다. 테리 번햄에게 결여된 한국적 소재들이 얼큰한 맛을 냅니다.
  • 국내 연구팀의 결과에 의하면 HTS 시스템이 우리나라에 도입되고 오프라인 투자에 비해 수익률이 떨어졌다. 구뇌의 탐욕과 공포 시스템 때문이다.
  • 또한, 저렴한 수수료와 숨은 거래비용의 핵심은 틱 또는 매수매도 호가 차이다.
  • 펀드매니저의 애환, 그리고 증권사 영업담당과의 부적절한 관계
  • 개인거래용 ELW는 백발백중 지는 게임이다. put은 없고 call만 있어, 헤지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투기로 상승 베팅이 맞는 경우에도 비싼 프리미엄으로 수익률이 안 나온다.
이런 식입니다. 우리 시장의 이면을 간간히 밝혀주는 이야기들이 흥미롭습니다.

제가 제일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탐욕과 공포에서 벗어난 고수의 인터뷰입니다. 이 부분만 따로 떼어 포스팅 한 바 있지요.

반면, 메시지 측면은 산만합니다. 전문가의 편향성(bias) - 일반인의 편향성 - 편향성을 벗어난 사람들이라는 세 파트 구성은 좋습니다. 하지만 책 한권 내내 편향성만 산발적으로 이야기 하고 결국 어떻게 할지는 독자의 몫으로 온전히 남기는 점은 아쉽습니다. 읽고 나면 드는 생각이, '그래서? (so what?)'이니까요.

일부 사례지만, 적립식 펀드 관련한 논지는 오버하기까지 합니다. 매수 비용 평균화 (dollar cost averaging)가 갖는 함정을 잘 지적하다가, 거치식 펀드의 대안이 되지 못한다고 딱 잘라 말합니다. 하지만 거치식과 적립식은 자금 운용 스킴이 달라 투자자에게 다른 효용이 있습니다. 정기예금은 거치식, 적금에는 적립식이 지출 패턴이 상응하는 구조니까요.

결론적으로, 책을 읽다 이런 문장을 떠올렸습니다.
하늘은 왜 공명을 낳으시고 또 주유를 낳았을까.
이미 테리 씨 견해에 익숙하다면 추가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설약은 개인투자자들이 구뇌의 탐욕과 공포 시스템을 못 들어봤다면 필독을 추천합니다. 단, 책을 읽고 반드시 자신의 투자 원칙을 새로 정리한다는 굳은 결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길은 스스로 마련해야 합니다. 책은 딱 꼬집어 가르쳐주지는 않습니다. 이거 하지마라, 저거 하지 마라는 금지문의 나열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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