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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심리학

Inuit 2009. 6. 4. 00:05
웃음은 왜 전염될까요.
하품은 또 왜 전염될까요.
아기들 이유식 먹일 때, 왜 아~ 하고 소리를 낼까요.
놀고 있는 아이들과, 드라마에 푹 빠진 어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Joachim Bauer

(원제) Warum ich fühle, was du fühlst (Why I feel what you feel) 

이 모든게 거울 뉴런 (mirror neuron)의 작용입니다. 거울 뉴런은 뇌 속에서 모방과 공감을 담당하는 특정영역을 말합니다. 상대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친다 해서 명명되었지요.

리촐라티 (Giacomo Rizzolatti)의 원숭이 실험에서 처음 발견된 현상입니다. 원숭이가 땅콩 먹는 계획을 하는 신경이 보내는 신호가 있는데, 다른 연구원이 땅콩 먹는 모습을 보니 자신이 계획할 때와 같은 발화를 보였습니다. 남의 행동을 보고 공감하고 공명하고 모방하는 뉴런의 존재가 밝혀진거지요.

거울뉴런의 위치는 중심렬 전후로 전두엽, 두정엽, 그리고 측두엽에 각각 분포되어 있다고 봅니다. 거울뉴런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주시하여 예측하고, 필요한건 학습하는 인류 진화의 핵심 알고리듬이 코딩된 하드웨어입니다. 거울 뉴런 덕에 우리는 직감을 합니다. 정확히는 '암시적 가정'을 하지요. 또한 상대를 첫 인상으로 판단하는 기관도 거울뉴런입니다.

아이의 학습도 그렇습니다. 어린 애 키워보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아이가 뒤뚱뒤뚱 걷다가 넘어지면 엄마를 빤히 봅니다. 어른이 대수롭지 않게 쳐다 보면 그냥 툭툭 털고 일어납니다. 하지만, 엄마가 깜짝 놀라면 크게 울지요. 자신이 얼마나 크게 넘어졌는지를 엄마 표정을 통해 학습하는겁니다. 원숭이는 뱀에 지독한 경기를 합니다. 하지만 갓 태어난 원숭이는 전혀 안 그렇습니다. 몰라서 그렇죠. 하지만 엄마 원숭이의 경악한 표정을 단 한번만 보면 평생 가는 코딩이 이뤄집니다.

첫머리 사례들로 돌아가 볼까요. 이제는 거울뉴런의 존재를 아니까 자명합니다. 웃음, 하품, 아~ 소리내면서 입벌리기 모두 거울 뉴런을 통해 즉각 모방됩니다. 한편, 놀이는 학습 기제입니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다른 사람의 행동양식을 배우고 사회성을 키웁니다. 그러니, 아이에게 놀이가 얼마나 중요한가요. 시간의 소일이 아니고 진정한 학습이니 말입니다. 아들을 운동권으로 키우는 제 소신이, 나름대로는 이론이 뒷받침된 일이기도 합니다. 체계적 학습은 언제든 따로 해도 되는데 친구들하고 노는건 시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애들이 다 학원에 놀러가 버렸으니 팀 스포츠라도 해야죠. ^^

바우어 씨는 거울뉴런에 푹 빠져 다소 신비주의적 경향까지 보입니다. 우리 속담에도 있는 "말이 씨가 된다"는 텔레파시 적 소통까지 거울뉴런의 작용이라 믿습니다. 저는 일정 부분까지만 한계를 긋고 거울뉴런의 존재를 믿습니다. 거울뉴런이 실제 기능적 하드웨어인지, 또 그 능력이 얼마나 무진한지와 별개로, 거울뉴런 없이 인류의 진화와 사회적 행동을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눈에 상대를 관하고, 사물을 통하는 블링크(blink)도 거울뉴런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리고, 생존이냐 관계냐의 선택 기로마다 거울뉴런이 우릴 비춰주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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