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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하늘보다 넓다

Inuit 2009. 6. 16. 00:05
의식만큼 신성하고 신비로우며 불가해한 건 없지요. 현대 과학의 논란이기도 합니다. 그 의식에 대해 가장 명료한 정의와 단호한 입장을 표명하는 에델만 씨입니다.

의식은 진화의 산물입니다. 그리고, 의식은 생물학적 현상입니다. 이 두 가지를 받아들이기 힘들면 에델만의 논의를 쫓아가지 못합니다. 그냥 받아들이면 되지 뭐가 힘드냐 할테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지금까지 스스로를 이루는 많은 부분에 대해 재정의를 요구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빙의를 믿으시나요. 귀신의 존재는 어떤가요. 그리고 종교는?

Gerald Edelman

(원제) Wider than the sky

의식이 무엇인지
먼저 의식이 무얼까요. 두가지 의식이 있습니다. 세계 속 사물을 마음으로 인식하는걸 하위의식이라하고, 의식 자체를 의식하는걸 상위 의식이라 합니다. 이 상위 의식이 인간 고유의 능력이며, 대개 언어로 표현 가능하여 어의론적입니다.

에델만 이론의 핵심은 두가지 범주화입니다.

지각의 범주화
다양한 감각신호 -> 기억회로와 혼합 (장기/단기, 절차/일화) -> 패턴화 -> 언어로 추상화 -> 의미를 이해

다시 말해 평평한 나무 밑에 네 개의 길쭉한 나무가 붙은 물건이라면 그 다리 길이와 색, 모양에 무관하게 우리는 테이블이라고 이해합니다. 이게 인간 뇌의 유일한 특징이기도 합니다. 하등동물일수록 더 정확한 기억을 가집니다. 오히려 인간은 모호한 기억을 갖습니다. 그러나, 그 덕에 인간은 패턴을 추출하여 이해합니다. 지각을 범주화 합니다.

가치의 범주화
인간 뇌의 고등기능은 언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꼽자면 기억입니다. 동물은 현재기억에 치중되어 있습니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기억의 조합에서 자아가 생깁니다. 이 때 과거 기억에서 가치가 생성됩니다. 좋았던 일에는 보상이 있었고, 안 좋은 일은 처벌이 있습니다. 이는 감정으로 코딩됩니다. 따라서, 가치에 물든 기억이 의식이 됩니다. 앞으로의 행동을 판단하는 기준이자 생물학적 움직임의 방향성을 도출합니다.

생물학적 의식
의식이 생물학적이란 점만 조금 더 설명하지요. 전에 '뇌, 생각의 출현'에서 설명했듯, 진화론적으로 의식은 세포의 발전 상 생긴 부산물입니다. 단세포가 연합하여 다세포로 공동운명체가 되고 분업을 합니다. 감각세포와 운동세포 그 둘을 잇는 신경세포지요. 신경세포는 운동을 제어하는게 최대 목표이자 존재의 이유입니다. 저는 말합니다.
의식은 유보된 움직임이다
실제로 우리 인간은 사색하는 운명입니다. 에너지의 대부분은 움직임을 유보한 채 최적 움직임을 꺼내도록 연산하는데 사용합니다. 그게 생각이고, 대화고, 시스템이고 윤리이자 종교입니다. 아니면, 배고프면 보이는대로 먹고, 암컷을 보면 덮치고, 다른 개체 만나면 싸우는게 일일테지요. 실제로 운동의 출력과정은 기저핵에서 운동 억제를 풀어줄 때 생깁니다. 그리고 우리가 동시에 세가지 이상 의식활동을 못하는 싱글태스크 머신인 이유도 그러합니다. 근육활동과 계획이 완결전에 중단되면 위험에 빠지는 생물학적 이유 또는 생물학적 유산이기 때문입니다.

This is not a review
다른 리뷰도 그렇지만 전 책을 요약하지 않습니다. 책을 소재로 제 이야기를 하지요. 이번엔 특히 그렇습니다. 에델만 이론을 쉽게 설명하려다보니, 에델만이 책에서 직접 언급하지 않은 80%의 다른 이야기를 많이 끌어 들였습니다. 이 책에 저 내용이 다 나오는게 아닙니다. 그리고 그러다보니 오류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책 읽고 제 글이 이상하다 어리둥절하지 마시라고 미리 밝혀둡니다.

하지만, 에델만의 의식 이론은 한번쯤 접해두셔도 나쁘지 않을겁니다. 뇌와 별로 친할 생각 없는 분들이라면, 앞서 정리한 저 정도 지식만으로도 큰 줄기는 이해하신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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