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파리를 보고서도 '
소피마르소는 좀 더 예쁜 분'일 뿐이라고 선언했지만, 이번에는 영국계 판타지에서 엘프는 프랑스 여인들을 보고 만들었으리라 확신했습니다. 길가에서 마주치는 여성들이 모두 아름답습니다. 헤르미온느 정도는 그냥 평범한 여고생이지요. 30대는 물론 중년의 여인들도 모두 개성있는 멋을 뽐냅니다. 때론 지적이고 때론 우아하며 혹가다 섹시하지요.
그러나, 이러한 미모는 피상적인 파리의 아름다움입니다. 예술의 도시 파리라는 말은 결코 수식어가 아닙니다. 퀄리아(qaulia)지요.
지하철 표지판을 볼까요.
런던의 튜브는 그 명칭인 underground를 선명하게 표현했습니다. 어디서도 잘 식별됩니다. 게다가 런던사람들이 좋아라하는 빨간색까지. 무척 실용적입니다.
파리 메트로 표지판은 어떻습니까. 아름다운 사람의 옆모습이 드러나있지요. 이게 막 만든게 아니고 파리의 지형이네요.
달팽이 모양을 닮은 나선형 20구 파리를 S자로 굽이 지르는 센느강. 저 모양에서 여인의 프로파일을 뽑아낸 로고는 멋지기도 합니다. 롤랭이
회색빛 거리에서 마법사를 꿈꾸는 동안, 파리 사람들은 미세한 선과 패턴을 갈고 닦은듯 합니다.
정부 로고만 봐도 느껴집니다. 프랑스 투자청 에이전시인 UBI의 목도리 패션은 물론이고, 제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제 로고라고 인정한 프랑스 정부 로고는 예술로고의 백미지요. 자유-평등-박애의 청-백-적 삼색기를 저리 잘 소화하는 모습이 대단합니다. 미국의 청-백-적-별은 여기에 비하면 광대지요.
거리도 그렇습니다.
라 데팡스는 워낙 유명하니 모양만 봐도 알겠지요.
새로 꾸민 베르시 빌라주(Bercy Village)는 파리의 고풍스러움을 벗어나 모던한 도시의 세련된 예술거리를 조성했습니다.
무엇보다 미테랑 도서관은 그야말로 현대 건축의 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나만 해도 엄청난 L 자 건물을 네 귀퉁이에 배열하여 새로운 패턴을 만들었습니다. 강 건너에서야 겨우 카메라에 담기는 저 규모와 그 상상의 크기, 협의 과정의 진통과 설득까지 진한 여운이 전해져 오는 건축물입니다.
파리의 유적만 보는데 질리신 분은 베르시 지구로 가서 현대적 파리의 실체도 한번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