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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부활 YES!] 판단, 애매함 속의 선택

Inuit 2009. 9. 30. 22:00

경영학 관점에서의 의사결정만 마무리 짓자. 요즘 경영학의 정설은, 의사결정에 있어 정량학파든 직관학파든 어느 한쪽으로 경도되기 보다 둘의 조합을 추구한다.  정승처럼 이도 맞고 저도 맞고가 아니다. 분명한 순서가 있다. 초심자는 정량적으로 의사결정하는게 필수다. 그리고 내공이 높아지면 직관의 개입 여지를 높이도록 한다. 

 

왜 그런가. 직관은 패턴 인식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체스 마스터가 41명과 동시대국을 한 경우가 있다. 이 때 체스 마스터가 한 명과 소비하는 시간은 대개 3초 내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2승이나 거둔 이유는, 그가 41개의 판을 다 외워서도 아니고, 매번 앞의 몇 수를 계산해서도 아니다. 그의 머리엔 수백만장의 체스판이 들어있고 판의 모양만 봐도 어떤 수가 좋은지 안다. 왜 그자리에 놓아야 하는지 설명하려면 3분이 걸려도, 착점을 찾는건 3초면 족하다.


마찬가지로 경영 고수도 정량적인 훈련을 쌓으면 어떤게 좋은 의사결정인지 안다. 직관이나 통찰이다. 그 중간 단계 쯤, 스스로의 직관에 자신이 없을 때 자기 검증을 위해 사용가능한 방법이 앞서 말한 코인 테스트다.


물론 코인테스트 말고도 내면의 답을 이끌어 내는 기법은 고대로부터 전승된 방법이 여럿 있다. 가장 유명한건 점이다. 산가지를 놓고 괘를 보아 점치는 동양의 주역이나, 인디언 점술 등이 그렇다. 이를 비즈니스 맥락에서 활용가능하게 만든 제품도 있다. 외흐의 왝팩 (whack pack) 시리즈가 그렇다. 또한 트와일라 타프는 창의성 발현을 위해 동전을 흩뿌린 후 그 패턴을 보고 아이디어를 만들기도 한다. 동전 참 이래저래 쓸모 있다.


신뇌가 수다스럽게, 그리고 그럴듯하게 이야기를 생성하는 능력은 꽤나 알려진 이야기다.
여학생 기숙사나 수녀원처럼 금남의 구역에서 일반적으로 초경을 늦게 하고 배란 빈도도 낮다. 이는 남자들의 땀에서 분비되는 사향 비슷한 냄새의 안드로스테논이나 약간의 소변냄새가 나는 안드로스테놀을 맡기 힘들어서 그렇다. 비유를 들으니 그런 냄새 맡고 싶지도 않겠지만 사실이다. 의식의 세계에서 전혀 알기 힘든 이야기라서 모르고 지날 뿐이다. 반대로 여성은 질에서 코퓰린(copulin)이라고 알려진 지방산이 혼합된 냄새를 풍긴다. 이 역시 남자들에게는 특정한 생화학적 반응을 일으킨다. 이에 따른 흥미로운 실험이 있다. 빈자리가 많은 방에서 남자들을 앉게 하면, 무의식적으로 여성들이 사용한 템포를 붙여 놓은 자리에 앉는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왜 그 자리에 앉았는지 물으면, 채광이니 칠판이니 그럴듯한 설명을 하게 된다. 신뇌는 탁월한 이야기꾼인 셈이다.


정리하면 우리의 판단능력은 애매함 속의 선택이고, 유보된 행동이다. 인간은 주어진 환경을 패턴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빠진 요소를 스스로 채운다. 복잡한 변수를 단순화하고 가공 가능한 상태로 압축하기 위함이다. 또한 언제나 자유자재로 꺼내 쓰기에도 편하기 때문이다. 이는 인류 진화의 산물이자 생존의 비결이다. 

뇌의 판단 기능은 진화적으로 발달시킨 독특한 능력이다. 모호함 속에서 해답을 찾는 비법이다. 인간은 감정이라는 유연한 도구를 사용해 애매한 환경에서도 매우 빠른 답을 얻는다. 인류는, 최소한 현인들은, 정확한 과학적 이유는 모를지언정, 내 머릿속에 나를 인도하는 수호천사가 있다는걸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잉여부활 YES!]

직관은 패턴 인식 능력입니다. 그래서 이유도 모르지만 정곡을 꿰뚫는 경우가 많지요. 중요한 점은 직관이 감정으로 물들여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감정과 직관, 그리고 의사결정이 하나의 궤를 같이 합니다. 이 부분을 아는 점이 커뮤니케이션에 핵심 원리를 구성합니다.

이 중요한 점을 상세하고 다각적으로 이해하도록 많은 사례를 구성했다가 과한 분량이라는 판정을 받고 털려나온 부분입니다. 이 사례만 따로 읽어도 재미있는데 말이죠. >_<



참, YES!가 YES24에서 배본 이틀만에 주간베스트 부문랭킹 63위에 올랐습니다. >_<

트위터에도 썼지만, 대박의 조짐인지, 대기수요의 조기전환인지 좀 더 봐야겠습니다.

아무튼 꽤 재미난 경험입니다. 성원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