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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해킹

Inuit 2009. 10. 29. 22:10
꽤 알려졌지만, 그 이상 더 오해도 많은 단어 '해커'입니다. 컴퓨터 세상에서는 해커(hacker)와 크래커(cracker)를 철저히 구분하지요. 해커는 허술한 틈을 비집어 시스템의 본질을 끝까지 탐구하는데서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입니다. 크래커는 금전적 이득을 목표로 시스템을 파괴하여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사람들입니다. 대개 영화나 소설의 영향탓에, 사람들은 종종 크래커 이미지를 생각하며 해커라 부르곤 합니다.

김현

(부제)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 금융의 진실

'OTL English'의 저자 a77ila님의 둘째 작품입니다. 어찌 보면 참 럭비공 같습니다. 첫 책은 영어책, 둘째 책은 금융공학책인데, 본업은 변호사지요. 이렇게 보면 경력이 중구난방 같이 보입니다. 하지만, 꽤 명백한 일관성이 있습니다. 키워드는 '해킹'입니다. a77ila님은 해커적 인생관으로 사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문제는 해결 가능하며, 해결의 단초는 언제나 구체적 사실에 있다. 모든 시스템은 해킹할 수 있고, 한번 해결된 문제는 더 우아한 방식으로 해결가능하다.
사실 'OTL English'의 원제는 '영어 해킹'이었습니다. 이 책은 영어학습서라기 보다 a77ila님의 해커적 학습방법이 잘 설명된 책이지요. 마찬가지로 해커적 공부방법으로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을 따셨지요. 그리고 귀국해서 금융관련 법률 업무를 하다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해 공부하고 정리한 생각을 책으로 낸게 바로 '머니해킹'입니다.

책은 크게 세가지 주제입니다.
  • 기술적 투자와 기본적 투자의 관점
  • 복리와 베타 (변동성)
  • 미국 금융위기의 원인 진단
사석에서 만난 저자는 블랙숄즈 모형에 따라 썼다고 하지만 책은 그렇게 읽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각 주제에 대해 해커적 관점으로 집요하게 개념을 파고들어 명료하게 설명하는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저는 존 로의 사례를 이 책에서 처음 들었는데, 태환 시대에 국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자산 유동화 개념을 주창한 희대의 도박사의 발상이 흥미롭고도 기가 막혔습니다.

그리고, 글투는 OTL English에 비해 약간 친절해졌습니다. 아직도 엄친아의 포스가 강렬하게 뿜어나오지만, 그래도 사람답게 좀 가까이 느껴지는 문체입니다. 제가 출장 가 있는 동안 보내주셨는데 최근에야 읽게 되었습니다.
맺음글에서 약속한 블랙숄즈와 VaR에 대한 다음 글이 기대됩니다.

후일담이 있습니다. a77ila님이 '영어 해킹'이라는 저술 포트폴리오의 핵심 키워드를 OTL이라는 희화화된 단어에 뺏긴 것을 몹시 안타까워 하고 계셨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영어해킹이라는 책을 다시 냈으면 좋겠다고까지 말씀드렸지요. 결국, a77ila님이 '영어 해킹' 블로그를 개설하셨습니다. 영어 실력을 효율적으로 키우고 싶은 분은 방문 필수입니다. 가서 제 소개로 왔다고 말씀드리면 잘 해 주실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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