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여행길에 수덕사를 들렀습니다. 입구부터 단정하게 정돈된 상가와 수많은 인파가 절의 명성을 잘 나타냈지요. 꽤 넓은 경내를 여러겹 문을 통과해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길이 걷기도 좋고 운치도 있습니다.

사천왕상이야 큰 절의 문지기니 이상할 것 없습니다만 다른 부분들은 묘하게 눈에 거슬립니다.

우리나라 사찰에 흔치 않은 달마 조각상이나, 금칠한 탑은 흡사 중국에 온듯한 느낌이 듭니다.
도심의 교회보다야 낫지만 많이 상업화한 생경함이 까슬한 기분을 느끼던 찰나,

보석처럼 은은한 기운을 발하는 대웅전을 보고 모든 근심이 사라졌습니다. 오래되어 단청마저 흐려 마치 서원같은 고즈넉함이 수수합니다. 단아하고 그윽한 고택의 향기가 한없이 바라보고 또 봐도 좋습니다. 마음을 정화하고 죄를 사하는 느낌입니다. 아담한 대웅전이 수덕사의 진면목임을 가보기 전엔 알기 힘들었지요.

덕산이라는 고을의 덕숭산 자락에 자리한 수덕사입니다. 비구승들의 도량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만, 고장과 산과 절집의 이름처럼 덕을 닦는 곳임을 믿게 되었습니다. 고찰이나 고건물에 관심 많은 분은 꼭 한번 가서 보실것을 추천합니다.
신고

'Tra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자미 낚시  (26) 2010.04.25
봄이다  (8) 2010.03.28
덕위에 세워진 절집, 수덕사  (12) 2010.01.31
[설악 2010] 2. 큰산 嶽  (6) 2010.01.08
[설악 2010] 1. 눈 雪  (30) 2010.01.03
추위마저 녹인 서산의 미소  (14) 2010.01.01

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12개가 달렸습니다.
  1. 꼬맹이삼촌 2010.02.01 16:44 신고
    불교계가 나서서 문화재를 망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지지난해 불국사 갔다가 거기에 황금돼지상 있는 것보고 까무라치는줄 알았습니다. 황금돼지해를 기념해서 만들었다나.... 이쪽 분들은 거의 미학이나 문화재에 대한 개념이 없는 듯 합니다.
  2. 글을 읽다보니 건축가 서현님께서 쓰신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에서 읽은 내용이 겹쳐지네요.
    천천히 걸으며 세속의 때를 벗겨내야하는 사찰에 오르는 길과 종묘와 같이 경거망동해서는 안되는 공간에는 옛부터 호박돌이나 박석을 깔아 조심조심 걷지 않을 수 없도록 했다고 합니다. 헌데 호박돌이 깔려있던 부석사에 오르는 길이1998년 초파일을 맞아 말.끔.하.게 아스팔트 길로 포장되었답니다. 한 나라의 힘에는 분명 문화를 이해하는 힘이 포함되어 있을진데, 척박한 이 나라의 토양에 매번 쓴웃음이 나오네요.

    p.s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는 개인적으로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개인적으론 이 책을 보고 건축의 세계로 빠져들었지요. 공간과 건축에 대한 저자의 녹록치 않은 인문학적 접근법이 백미인 책입니다.
    • 이름 들어본 절이면 다 그런 '엉뚱한 리노베이션'의 길을 걷는듯 합니다.
      절이라고 꼭 중세풍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고유한 가치를 잘 살리는 방법이 많을듯 합니다.

      소개해주신 책은 잘 기억했다가 읽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3. 수덕사라면 분명 가본적 있는 곳인데 풍경이 기억에 없습니다. 그나저나, 언젠가 갔던 절 기억이 납니다. 너무 크고 중국풍이라(십년도전이었는데요..)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가장 싫었던 절이었는데 지금은 절이름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저.. 씁쓸하네요. 그리고보니 서울에와선 한번도 절에 간적이 없다는.. 그건 참 쓸쓸한 기억이네요.
    • 가끔 신생 사찰 중 대륙풍이 있지요. ;;;

      종교와 무관하게 가끔 절집에 가면 마음이 넉넉해질 때가 있는데 말이죠.
      아쉬운대로 코엑스 앞의 봉은사라도 가보세요. 꽤 괜찮습니다. ^^
  4. 금색이 엄청 튀네요.
    배꼽파고 있는 아기 동자가 인상적입니다. -ㅅ-;;
  5. yes를 인상깊게 읽은 독자입니다. 물론 블로그도 항상 눈팅으로 보고있었죠^^

    최근에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듯하여 정신과도 좀 다니고하는데(미친건아닙니다;;) 삶의 무게를 이겨내기가 좀힘드네요.
    여행다녀오신 곳들이 항상 좋던데 기분전환에 좋은 장소가 있을까요?ㅎㅎ
    • 수도권이시면 수종사 추천하구요..

      체력이 되시면 어디든 산에 오르길 강력추천합니다. ^^
  6. [AmotiD]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잘지내시죠?..
    수덕사라는 포스팅에 끌려서 이리 쫓아왔네요.. 구글리더기로 꾸준히 구독중입니다.
    저도 지난 주말 일요일 아이들과 수덕사를 다녀왔는데 혹시 옷깃이 스치지 않았을까요?ㅎㅎㅎ
    토요일 아산온천스파비스에서 삼형제를 데리고 물놀이를 하고, 당진에서 1박, 삽교호 함상공원, 수덕사로 이동해서 점심과 저 문제의 절집을 방문했습니다.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비슷한가보다는 생각이 드네요.
    InuiT님이 느끼신 것을 저도 느꼈보며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이엄마에게 무슨놈의 절이 이모양이냐구 타박아닌 타박도 했죠..ㅎㅎ(아이엄마가 가보자했기에...)
    막둥이는 유모차에, 둘째는 목마를 태우고 다니느라 힘든 일정이었죠...
    즐거운 한때를 같은 장소에서 보낸것 같아 걍 즐겁네요..
    저도 포스팅해야하는데 게을러서리...
    • 필명이 바뀌셔서 못알아뵐 뻔 했습니다.
      하루차이로 수덕사에 겹쳐 방문했군요. 이 무슨 인연인지.. ^^
      아산 당진까지.. 멋진 곳 많이 보셨네요. 수덕사도 대웅전만큼은 일품이었으니 부인님께 너무 뭐라하지 마세요. ^^;

      언젠가는 아는 사람이 근처에 있으면 알려주는 기능이 모바일폰마다 활성화될 날이 올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스쳐지나가도 알게 될... ^^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