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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번은 스페인을 만나라

Inuit 2010. 3. 30. 22:56
관심 없으면 무지한 법. 언뜻 말했듯, 전 스페인에 대해 부정적인 편견이 있었고 그래서 막연하게 카톨릭을 옹호하는 보수적인 유럽의 변두리 국가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최도성

출장 전, 이 책을 만난게 얼마나 다행인지. 이슬람에 정복당해 동서양이 묘하게 어우러진 역사, 지역별로 할거하는 정신에서 근대의 좌우 이념 대립까지. 머릿속 박제된 스페인에 생기를 불어 넣는 다양한 이야기를 참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제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건 카톨릭 왕의 계보입니다. 거듭 말하지만, 스페인을 유럽의 하부문화로 이해하다 보니 스페인 왕에 대한 기억은 영국, 로마, 프랑스 역사의 곁다리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이슬람으로부터 국토 재정복(레콩키스타)을 한 이사벨 이후 부르봉 전까지 화려했던 스페인 역사의 줄기를 왕명 중심으로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미덕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째, 역사와 예술, 인문학을 아우르는 서술로 지리정보나 역사정보에 편향되지 않는 분방함입니다. 같은 이유로 생각 닿는대로 적어내렸기에 전체를 구조적으로 파악하긴 어렵지만, 한 권 여행서에 더 이상 기대하는게 무리겠지요.
둘째, 꼼꼼히 발로 쓴 내용이란 점입니다. 수차례 스페인을 방문해 전역을 다니며 적은 이야기라서 매우 생생합니다. 바르셀로나만 비교해봐도 가기 전에 읽은 부분을 다녀와서 읽으니 더 잘 이해됩니다. 저자가 현장을 글로 치환한 탓입니다. 그 부지런함은 '유럽 맥주 견문록'에 비견할만 합니다.

이 책에서 읽고 배운 많은 내용을 바탕으로 바르셀로나를 돌아다녔고, 좋은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브라질 갈 때 한권의 책이 모호한 불안을 설레는 기대감으로 바꿔줬듯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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