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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는 지도를 읽을 수 있을까

Inuit 2010. 9. 27. 22:00
며칠 전 일입니다.
딸이 성남시 주관의 학교대항 육상대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멀지 않은 모란종합운동장엘 가야했지요.

저 어렸을 때야 어린이의 생활반경이 넓었습니다만 요즘은 그렇지가 않지요. 예를 들면, 저는 30분 넘는 거리도 걸어서 통학하고, '국민학교' 때도 시내 명동에 차 타고 다녀오고, 중학교는 집에서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다닐 정도였지요.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고등학교 아닌 이상 걸어서 10분 넘지 않는 곳에 학교가 있게 마련입니다. 심지어 아파트 단지에 초등학교가 있는 경우도 흔한 편이지요.

그러다보니, 중학생 딸아이 모란구장 보내는 일도 여간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아파트 입구에서 버스타고 몇정거장 가서 모란역 내린 후 5분만 걸어가면 되는 길인데, 설명하면 할수록 아이는 미궁에 빠집니다. 

하긴, 평생 학교는 10분 안쪽 거리를 걸어다니고, 그 이상 거리는 엄마, 아빠랑 차타고 다녔으니 어딘가를 제발로 찾아가는게 흔한 경험이 아니지요. 암만 지도를 놓고 설명해도 의문만 생기는지라, 결국 지도의 거리뷰 서비스로 길을 시뮬레이션 해줬더니 쉽게 이해합니다.
물론, 지도만으로 설명했어도 잘 찾아갔을테고, 심지어 말로만 설명했더라도 어떻게든 찾아갔겠지만, 그 중간의 불안함은 딸이나 부모나 적지 않았을것도 분명합니다.

어찌보면, 세상 좋아져서 갈 길 미리 눈으로 확인하고 출발할 수 있지만, 이처럼 풀 비주얼(full visual)에 익숙해진 요즘 아이들이, 나중에 지도를 해독할 수 있을까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한자조차 안 써서 잘 못 읽는 아이들이 많은데, GPS와 즉물적 영상이 넘쳐나는 시대에 지도라는 복잡한 상징의 해독기술을 배울 필요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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