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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 2010] 1. Vivid & live city

Inuit 2010. 9. 29. 22:28
베를린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vivid입니다. 통일된 독일의 수도로서 정치적 기능을 담당하면서, 유럽의 관광객 유치 순위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물론, IFA를 필두로 수많은 전시회와 베를린 영화제, 베를린 마라톤 등 다양한 행사가 손님 몰이에 한 몫을 합니다. 

그러나, 큰 행사를 유치할 만한 베를린의 매력과 힘, 도시 전체를 떠받치는 하부구조가 그만큼 튼튼하다는 반증이기도 하지요.


IFA만 해도 그렇습니다. 약 23만명이 참관한 대규모 전시회입니다만, 제가 가본 전시회 중 가장 잘 정돈되어 있습니다. 전시장 동선이며 곳곳의 식사시설은 대규모 인원이 효과적으로 전시회를 활용하도록 배려되어 있습니다. 특히, 지친 다리와 눈에 쉴 기회를 주는 중앙광장(Sommergarten)은 베를린 메세만의 장점입니다.

교통마저 그렇지요. 숙박은 편하지만, 이동이 젬병인 베가스의 CE Show와 비교해도, 사통발달 뚫려 있는 문과 게이트마다 편리하게 이용가능한 U-Bhan과 택시 등 대중교통 망은 타 도시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보입니다.

무엇보다 베를린이 생생하다고 느낀 점은, 갈 때마다 변모한다는 사실입니다. 처음 갔을 때만 해도, 동베를린 지역인 베를린 성당 근처가 크레인으로 가득했는데 지금은 단정하고 우아한 건물로 바뀌었습니다. 하긴, 베를린 성당 자체가 해마다 변했는데 더 말해 뭐할까요.

카이저 빌헬름 교회처럼, 교훈을 잊지 않기 위해 폭격맞은 건물을 그대로 보존하는 자세나, 전통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가운데 또 다른 내일을 모색하는 그 모든 것이 베를린의 생생함에 단단히 기여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온갖 외국 음식만큼이나 횡적인 다양성이 있고, 종적으로는 고성과 첨단 현대건축이 거리에 일렬로 스펙트럼을 이루는 베를린은 과연 독일 최고의 도시라 칭하기에 부족하지 않습니다.

우리 서울은 이러면 안될까요. 과연 4대강에 쓰는 돈의 10%만 서울에 투자해도 더 아름다운 서울이 되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누구 못지 않은 전통과, 누구 못지 않은 현대성, 동양과 서양의 감각을 충분히 다룰 수 있는 국제도시 서울은 언제나 '나 서울이요' 하는 정체성을 갖게 될런지. 베를린에서 잠깐잠깐 느꼈던 도시의 여유가 부러우면서, 자꾸 고국과 고향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