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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nze 2011] 5. Signoria, the plaza for republic

Inuit 2011. 8. 7. 23:36

조토의 종탑
은, 경치가 좋을 뿐 아니라 높아서 시원했습니다. 오래 있으니 쌀쌀하다 느낄 정도로 바람이 셌지요. 충분히 보고, 충분히 쉰 후 시뇨리아 광장으로 향했습니다.

피렌체 공화국의 심장이자 상징인 광장입니다. 길드의 대표들이 시뇨리아라는 의회를 구성했고, 의장의 선출과 중대한 발표가 다 이곳에서 이뤄졌습니다. 침략군도 이곳으로 진주했고, 옥에 갇혔던 메디치도 이 공간을 통해 추방당하고 도주했지요. 메디치 가를 사지로 몰고, 신비주의로 피렌체를 물들였던 요승 사보나롤라도 여기에서 화형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다비드. 그 유명한 다비드도 이 광장에서 시민들과 세월을 함께 했습니다. 흠집하나 없이 균질하게 하얀 거대한 돌덩이를 얻은 피렌체 정부에서 이 멋진 대리석을 어찌 쓸지 몰라 오랜 세월을 흘렸던건, 오로지 천재 미켈란젤로를 기다렸음일 것입니다. 정질, 끌질 한번 잘못하면 조각도 망치고 도시의 보물인 대리석 돌덩이도 망치는 긴장된 작업. 미켈란젤로는 떡주무르듯 훈남 하나를 뽑아내 버렸지요.

게다가 미켈란젤로는 철저히 감상자의 시점을 고려했습니다. 당시 피렌체에서 발원한 원근법을 조각에 적용했습니다. 다비드를 멀리서 보면 머리 크고 다리 짧은 어색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밑에서 보면 잘 생기고 다리 길어 미끈한 청년이 되지요.


이런 인류의 보물 다비드는 백여년전 성깔 나쁜 사람의 습격을 받아 부상을 당했고, 지금은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고이 모셔져 있습니다. 지금의 시뇨리아 광장에는 모조품이 있습니다. 또 하나의 분신 다비드는 그의 창조자 이름을 딴 미켈란젤로 광장에 청동색을 띄고 서 있습니다.

중세의 갑갑한 문화속에서 시민정신을 함양한 피렌체 시민들. 그들의 터전인 시뇨리아 광장은 아직도 많은 이들을 넉넉히 품는 포용력이 돋보입니다. 진정한 공화제를 이끌었고 그 시뇨리아 정신으로 르네상스의 새로운 문화를 꽃 피운 피렌체, 아이러니컬 하게도 르네상스의 최대 후원자인 메디치 가문의 후손대에 독재정으로 넘어가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로마의 공화정신을 중세에 다시 살린 피렌체 공화국의 그 찬란한 시민 정신을 새삼 되새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