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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Inuit 2011. 10. 28. 22:00

Steven Rosenbaum

(Title) Curation nation

영원한 제국일 것으로 생각된 구글의 압박속에 페이스북이 승승장구한 이유를 아시나요? 몇년전 웹 2.0으로 대변되는 블로그의 위세를 트위터가 전복시킨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가지 관점이 있겠지만, 이 책의 관점으로 설명하면 '큐레이션(curation)'의 시대를 반영한 것입니다.

현재 디지털 세상은, 아니 굳이 디지털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필요도 없이 지금 세상은 정보 과잉의 시대입니다. 이러한 정보 과다 속에서 혼란을 겪는 사용자들에게 긴요한 미덕은, 필요 정보를 적절히 보여주는 큐레이션이지요. 미술관의 큐레이터에서 개념을 차용, 확장한 큐레이션은 현재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적절히 짚어내고 설명합니다.

책은 다양한 사례와 함께 큐레이션의 역할과 정체성을 설명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전문성과 대중성의 조화입니다. 즉 전체 정보를 조감하여 선별을 할만한 식견이 우선이고, 사용자의 니즈를 정확히 읽는 선별 기준의 선택이 성공적인 큐레이션의 핵심이지요.

결국 앞머리의 제 질문은, 큐레이션의 현상을 보여줍니다. 트위터는 제한된 문자 내에서 링크만 중개하는 큐레이션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블로그 정보 중개의 임무를 맡게되었고, 페이스북은 like 버튼을 통한 사용자 기호의 DB화가 중요한 큐레이션 작업의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책의 논점은 명확하게 정보 시대의 맥 변화를 짚고 있습니다. 하지만, 책 자체가 품질이 뛰어나다고는 보기 힘듭니다. 결국 큐레이션이 갖는 의미 자체를 다양하게 변주할 뿐 깊이 있는 통찰은 없습니다. 근원적인 사고의 틀로 접근하기보다 현상의 사후적 설명에서 나온 개념이라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상업적인 포장 과정에서 큐레이션이라는 단어의 정당성 확보, 의미 확장에 지면과 노력을 지나치도록 소모합니다.

본질적으로, 큐레이션은 롱테일 경제학에서 수차례 다뤘던 필터의 다른 이름일 뿐입니다. 그리고 기계적 필터에서 아카이브와 검색으로 활성화되는 롱테일 시장이 열린 이후, 다시 감성적 필터가 필요해지는 전체 흐름만 파악한다면 짜임새 있는 블로그 포스트 하나로 커버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이걸 책 한권으로 펼쳐 놓으니 매우 지루할 수 밖에요. 그리고 번역 또한 수려하지는 않습니다. 공들여 뜻은 통하게 했지만, 이 주제를 잘 이해하는지 의아할 정도로 번역된 문장들이 낱낱이 흩어져 힘을 잃고 있습니다. 읽기에 지루함을 더하는데 문체도 한 몫 합니다.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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