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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Project L

서울, 도시 여행

Inuit 2012. 1. 29. 14:15
올해 들어 블로그가 아주 뜸했지요. 설 연휴가 끼어 있기도 했지만, 나름 바빴습니다.
특히, 주말에 스페셜한 프로젝트를 하느라 시간을 많이 투여했기 때문입니다.

Español
우선, 다리 다친 후 중단되었던 스페인어 학원을 1월부터 다시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다리는 아직 걷기만 가능하고 불편한 상태입니다. 그래도 거동이 되니 재개를 했습니다. 더 쉬면 그간의 노력이 거품이 될 것이니 말입니다.

Seoul Tour
연말, 가족끼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딸아이가 바라는 바를 말했습니다.

"전 명동에 가보고 싶어요. 인사동도 가보고 싶고, 홍대도 어떤지 궁금해요.."
"그래? 아빠가 다 보여주마."

 

아이가 장난 반, 진심 반 칠판에 적은 리스트를 사진으로 각인해 놓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마침 딸이 방학이라 매주 토요일 오전의 스페인 수업을 같이 듣고, 서울 여행을 함께 했습니다.
딸의 위시리스트를 지역별로 하나씩 클리어 했습니다.


명동, 인사동을 돌 때느 예전 제가 아버지 손잡고 다니던 '국민학교' 시절이 떠올랐고,
내가 자라난 홍대~신촌~이대 앞을 걸으면서 친구들과의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이 사진처럼 기억났습니다.
압구정동 언저리에는 학창시절 데이트하던 기억이 많았지요.

기억만 난게 아니라, 딸과 골목골목을 쏘다니며 옛날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었습니다.
공부 스트레스 받던 이야기, 어린 시절 친구들과 부리던 치기, 사랑, 데이트, 술자리, 설레임, 방황까지.
굳이 어색한 자리 만들 필요 없이 이야기도 술술 나누게 되고, 아이도 재미있어 했지요.

Jump into the world
뿐만 아니라, 제가 딸에게 바라고 또 지원하는 한가지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려 노력했습니다.
 
"세상에 안 되는건 없다. 스스로 규제하지 마라.
내키면 해보고, 부딪혀 딛든 깨지든 거기서 배워라."
 
딸과 서울 여행 하는 동안만큼은 집에서의 모든 규칙을 잊으려 노력했습니다.
먹고 싶은 음식 있으면 먹어 보고, 신기한 곳 있으면 코앞까지 가 보고, 재미난 것 있으면 쓸모 안 따지고 그냥 사 봅니다. 여행자의 마음으로 서울을 보니 정말 새롭고 재미나네요. 또 그 과정에서 아이도 많이 배우고 느꼈을 것입니다. 살아갈 이유와 간구할 목표와 세상을 대하는 자세도.

Great Legacy
길 나설 때마다 서너시간 이상 걷게 되다보니 육체적으로는 고됩니다. 다친 무릎 뿐 아니라 성한 무릎에 허리까지 무리가 가서 여기저기 삐걱거리고 퉁퉁 부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제가 아이에게 물려줄 최대의 유산은 추억과 기억이라 믿고 삽니다.

아빠와 둘이만 서울을 쏘다닌 기억은 아마 평생 잊기 힘든 추억일테고, 빛바랜 일기같은 아빠의 예전 이야기도 아이를 통해 세상에 전해질 연대기같은 기억이겠지요. 한달간 상당한 유산을 물려주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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