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블로그가 아주 뜸했지요. 설 연휴가 끼어 있기도 했지만, 나름 바빴습니다.
특히, 주말에 스페셜한 프로젝트를 하느라 시간을 많이 투여했기 때문입니다.

Español
우선, 다리 다친 후 중단되었던 스페인어 학원을 1월부터 다시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다리는 아직 걷기만 가능하고 불편한 상태입니다. 그래도 거동이 되니 재개를 했습니다. 더 쉬면 그간의 노력이 거품이 될 것이니 말입니다.

Seoul Tour
연말, 가족끼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딸아이가 바라는 바를 말했습니다.

"전 명동에 가보고 싶어요. 인사동도 가보고 싶고, 홍대도 어떤지 궁금해요.."
"그래? 아빠가 다 보여주마."

 

아이가 장난 반, 진심 반 칠판에 적은 리스트를 사진으로 각인해 놓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마침 딸이 방학이라 매주 토요일 오전의 스페인 수업을 같이 듣고, 서울 여행을 함께 했습니다.
딸의 위시리스트를 지역별로 하나씩 클리어 했습니다.


명동, 인사동을 돌 때느 예전 제가 아버지 손잡고 다니던 '국민학교' 시절이 떠올랐고,
내가 자라난 홍대~신촌~이대 앞을 걸으면서 친구들과의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이 사진처럼 기억났습니다.
압구정동 언저리에는 학창시절 데이트하던 기억이 많았지요.

기억만 난게 아니라, 딸과 골목골목을 쏘다니며 옛날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었습니다.
공부 스트레스 받던 이야기, 어린 시절 친구들과 부리던 치기, 사랑, 데이트, 술자리, 설레임, 방황까지.
굳이 어색한 자리 만들 필요 없이 이야기도 술술 나누게 되고, 아이도 재미있어 했지요.

Jump into the world
뿐만 아니라, 제가 딸에게 바라고 또 지원하는 한가지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려 노력했습니다.
 
"세상에 안 되는건 없다. 스스로 규제하지 마라.
내키면 해보고, 부딪혀 딛든 깨지든 거기서 배워라."
 
딸과 서울 여행 하는 동안만큼은 집에서의 모든 규칙을 잊으려 노력했습니다.
먹고 싶은 음식 있으면 먹어 보고, 신기한 곳 있으면 코앞까지 가 보고, 재미난 것 있으면 쓸모 안 따지고 그냥 사 봅니다. 여행자의 마음으로 서울을 보니 정말 새롭고 재미나네요. 또 그 과정에서 아이도 많이 배우고 느꼈을 것입니다. 살아갈 이유와 간구할 목표와 세상을 대하는 자세도.

Great Legacy
길 나설 때마다 서너시간 이상 걷게 되다보니 육체적으로는 고됩니다. 다친 무릎 뿐 아니라 성한 무릎에 허리까지 무리가 가서 여기저기 삐걱거리고 퉁퉁 부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제가 아이에게 물려줄 최대의 유산은 추억과 기억이라 믿고 삽니다.

아빠와 둘이만 서울을 쏘다닌 기억은 아마 평생 잊기 힘든 추억일테고, 빛바랜 일기같은 아빠의 예전 이야기도 아이를 통해 세상에 전해질 연대기같은 기억이겠지요. 한달간 상당한 유산을 물려주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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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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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Jjun 2012/01/29 23: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님이 꽤 많이 컸네요^^;;; 시간이 훌쩍훌쩍 지나가는건가? ㅜㅜ;;
    서울에도 구석구석 여행다닐만한 곳이 많이 있지요? ^^;; 저도 주말에 바쁘다는 핑계는 접어두고 인천의 구석구석을 한번씩 훑어봐야겠습니다. (일단 날씨가 풀리면 ;;; )

    답변글은 잘 달지 않지만 언제나 구독하고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___^;

    • BlogIcon Inuit 2012/02/01 23:35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시간 빠르죠..
      처음 jjun님을 알았을 때가 대학다니실 때인데 벌써 졸업하고 직장도 두번째군요.. ;;

  2. 2012/01/29 2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2012/01/29 23: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Inuit 2012/02/01 2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르신들 속내가 다 그렇지요.
      속으로 감내하고 희생하고..
      아무튼 두 형제분들 잘 키우시고 이미 성공하신 부모님이지요. 편히 대해드리세요. ^^

  4. 2012/01/30 18: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Inuit 2012/02/01 23:38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에 이야기 들었을때 정말 큰 가르침을 받았겠다 싶었네.
      우리 딸에게도 그런 순간이 빨리 왔으면 한다. 철들게.. ^^

  5. BlogIcon 후크선장 2012/01/30 19: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왕 넘 보기 좋습니다. 근데 따님도 스페인어를!?!! +_+
    늦었지만 다시 한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6. 2012/01/30 2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BlogIcon LiFiDeA 2012/01/31 23: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나도 이렇게 자식을 키우고 싶다'고 느끼게 해주시는 포스팅, 잘 보고 있습니다 ;)

  8. BlogIcon yagatino 2012/02/02 1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 완전히 완쾌되지 않으셨는데도 대단하시네요.
    저는 10개월된 아들을 바라보며,
    '내가 더 건강해져야해' 생각하며,
    작년말부터 술을 끊었습니다.
    원래 많이 마시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마시는 것과 안 마시는 것의 차이는 있을 거라 생각해서요.

    새해에도 감사히 블로그 글 읽겠습니다. : )

  9. BlogIcon 연님 2012/02/03 05: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님이 이누잇님과 닮은 분위기도 살짝 나요! ;)
    아직 불편하신 몸으로 함께 스페인어 학원에 서울 나들이를..
    포스팅 보니 저도 문득 아버지가 보고싶어집니다.

    아이에게 물려줄 최대의 유산은 추억이라는 말에 무척 공감이 가요.
    가족들과 여름밤에 동네 공원을 산책하던 시간이 떠올라서 무척 아련해지네요.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가족간의 애증도 그런 사소한 추억들 덕에 아름답게 느껴지고, 앞으로 나아갈 힘의 원천이 됩니다.

    • BlogIcon Inuit 2012/02/05 01: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딸은 아빠를 빼다 닮는 경우가 많잖아요.
      제 딸도 안닮은것 같으면서도 저랑 많이 비슷하다고 합니다. ^^

      신혼은 재미난지, 새로 살게된 곳은 잘 적응중인지 많이 궁금하네요. 부모님과 떨어져 있으니 더 많이 생각 나겠어요. ^^

  10. BlogIcon 시선과느낌 2012/02/12 00: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월 4일에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아들 언능 커서 같이 이곳저곳 마구 돌아다녔으면 좋겠어요.ㅋㅋㅋ 아직 좀 멀었지만 열심히 살다보면 그런 날 오겠죠?
    아! 한가지 더! 아들과 맥주 마실 날이 기다려집니다.ㅋㅋㅋ 아직 멀고 멀었지만^^

    • BlogIcon Inuit 2012/02/12 17: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득남 축하드립니다. ^^
      조금 지나면 아쉬울정도로 부쩍부쩍 클 것입니다.
      기다리는 날을 곧 올테니, 준비 단단히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