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은 밝았고 제일 걱정이 되는 날입니다. 예보상 가능성이 높았는데 다행히 아침 예보에 비는 없습니다. 다만 종일 흐린 상태에서 해가 감질나게 나왔다 들어가는 날씨이고, 나가보니 실제 온도보다 춥게 느껴졌습니다.

 

아침에 원데이 교통카드를 사고, 트램을 탔습니다. 리스본의 트램은.. 정말 정서적입니다. 언덕을 오르내릴때는 샌프란시스코의 느낌과도 비슷하지만, 유럽의 오래된 건물과 좁은 골목을 헤집고 다닐때는 테마파크에 가깝습니다. 리스본 여행자들의 수호신 28 트램은 주요 관광지를 죄다 커버해서 유명한데, 페소아의 100년전 책에도 나오는것이 신기합니다. 어쩌면 도시로서 시간속에 박제된 증거이기도 하니까요. 덕에 수도의 산업적 기능에는 제약이 있었겠지만, 세월 견디고나니 세상 어디에도 없는 관광적 가치가 생긴점도 아이러니 합니다. 전통과 현대, 기능과 미학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안되는 도시입니다.

 


전망대에서 잠시 바다, 아니 구경을 했습니다. 리스본 항구에는 거대한 강이 흐릅니다. 지리를 모르고 가면 영락없는 바다인데, 실은 테주 (Rio Tejo)입니다. 영어로는 타구스(Tagus)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강이란걸 아는 저도 보면서 말할 바다라고 말실수를 계속 정도로 대단한 강폭을 자랑합니다. 리스본은 어마어마한 테주 덕에 천혜의 바다 도시가 되었습니다. 대형 선박이 쉽사리 들어올 있지만 바다의 폭풍은 피할 있는 내륙의 항구. 바다의 확장적 접근성과 내륙의 통합적 기반이 뒤섞이는 도시.

 


그로 인해 고대부터 힘센 이들은 리스본을 장악하려 노력했습니다. 십자군 전쟁 안되는 성과를 이룬 곳도 리스본 수복인데요. 폭풍으로 길잃은 십자군이 포르투에 입항했습니다. 그리고는 포르투 대주교의 설득으로 리스본 공성 중인 왕을 만납니다. 왕은 함께 성을 치자고 했고 십자군은 양아치 기질을 발휘해서 거절합니다. 결국 리스본 왕이 3일간 약탈의 권한을 준후에야 만족해서 공성에 참가합니다. 리스본을 무슬림에게서 수복했지만, 십자군이 동료 가톨릭의 도시를 탈탈 털어버린 흑역사의 고장이기도 합니다.

 

물리적으로 강물이 벌떡 일어선 적이 한번 있었는데, 리스본 대지진이었습니다. 처음에 건물이 무너져 사람들이 깔리고, 한시간 정도 후에 쓰나미가 오면서 강물이 도시를 덮쳐 2 피해를 입혔다고 합니다. 부수고 씻어 내린후, 화재가 도시를 며칠간 불태웠습니다.

 

아무튼, 밀려드는 상념을 뒤로하고 목적지인 조르주 성으로 갑니다.

성은 윤곽이 매우 아름답고, 바이샤 지구 왠만한데서는 항상 보이기 때문에 관광객이라면 위에 뭐가 있는지 필요도 없이 본능적으로 가고 싶은 곳입니다. 최소한 저는 그랬습니다.

 


성은언덕 고도에 걸맞는 엄청난 풍경을 자랑합니다. 딸램은 불과 리스본 3일차인 조르주 성에서 인생 최고의 도시로 랭킹을 바로 바꿨을 정도지요. 이날 바람이 매워 원하는만큼 충분히 머무르진 못하고 성을 내려왔습니다.

 

성문에서 내려 걷다 비센트 동상을 봅니다. 비센트는 리스본의 수호 성인입니다. 비센트가 리스본으로 복귀할 배가 길을 잃었는데 까마귀 떼가 길을 열어주었고, 두마리 까마귀가 끝까지 함께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리스본의 도시 문장도 배와 두마리 까마귀입니다. 비센트 수호성인은 알아보기가 쉽습니다. 수도사가 배나 까마귀랑 함께 있으면 비센트입니다.

 


이어서 구불구불한 골목에서 길을 찾으려 구글 맵에 나침반까지 켜고 방향을 찾습니다. 골목 골목이 자체로 볼거리지요. 노후해도 사연이 숨은듯해 아름답습니다. 특히 글을 못읽던 시절 집주인을 표시하던 관습으로 주인의 사진이 문패로 걸려있는건 매우 인상적입니다. 주인의 아름다웠던 시절이 상상이 갑니다. 현지말을 안다면 눈마주칠때 커피라도 한잔 청하고 싶은 정도.

 


시내가 넓지 않고 언덕이 가파른 편이라, 걷기에 익숙한 한국인 걸음으로는 '벌써 다왔어' 정도로 빠른 시간에 평지에 도착했습니다. 의도하고 간건 아닌데 알파마 지구로 내려오니 파두 박물관이 보입니다. 가기 전에 일단 주린 배를 채우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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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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