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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ugal 2018: 7. Fado day in Lisbon

Inuit 2018. 2. 4. 08:30


 

요리시간이 길어 생각보다 매우 점심식사를 하고, 파두(Fado) 박물관에 갔습니다.

 

제가 처음 파두를 들은건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쇼 였을겁니다. 심야에 라디오에 신경을 내어주던 시절, 갑자기 심장 고동 같은 북소리(이번에 가서 보니 기타 두드리는것이었음) 함께 영혼을 끓여 내어 부르는 노래. 이 별세계에서 온듯한 곡이 무언가 귀기울여봤더니, 아말리아 호드리게스의 '검은 돛배(barco negro)'라고 합니다. 노래를 들으며 이름도 낯선 포르투갈은 어떤 나라인지 꿈꾸며 잠들곤 했습니다


이종환 씨가 세계음악 치곤 꽤 자주, 몇달에 한번 정도, 검은 돛배를 틀어줬던것 같습니다. 당시 느낌에, 분명 외국 곡인데도 우리나라 정서와 매우 통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십여년 , 베빈다라는 프랑스에서 발표한 신세대 파두를 들으며 또다른 파두의 매력에 빠졌었고요. 베빈다 테이프를 닳도록 들었던것 같습니다.

 

파두는 fatum, 운명이란 라틴어에서 유래했습니다. 나라가 좁고 삶이 질박해 바다로 나가야 있었던 사람들. 처음엔 고기를 잡으러 대서양으로, 나중엔 기회를 잡으러 세상의 끝으로 사람들입니다. 갖가지 사연으로 떠난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에서 생겨난게 파두입니다. 우리 민요와도 통하는 정서죠.

 

한발 더 나가면, 파두의 요체는 saudade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한(恨)처럼  단어로 번역 안되는, 포르투갈 정서가 응축된 단어지요. 영어사전 찾아보면 missing으로 나오는데 기본적으로 그리워 하는 마음입니다. 현지인의 정서를 반영해 의미를 더 채우면, 다시 만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그리워하는 마음입니다.

 

몇년 전 파두 학교에서 교육을 하는 영상을 있습니다. 객이 듣기에 기교는 훌륭한 학생이지만 사우다드가 없다고 선생님에게 단단히 혼나는 장면이 기억납니다. 사무치는 그리움을 성조와 호흡, 심지어 표정까지 일체적으로 표현해야 훌륭한 파두가수라고 합니다

 

처음엔, 파두냐 하며 파두 박물관에 따라왔던 식구들이지만 다들 즐겼습니다. 아버지가 사우다드를 갖고 좋아한 탓도 있겠지만, 이리저리 듣다보면 매력이 있어요. 파두 박물관은 파두 문화 전파를 위한 답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수많은 파두 가수들이 벽화로 모여 있고, 원하는 사람 번호를 누르면 파디스타의 노래를 그 자리에서 지급된 개인기기로 들을 있습니다. 또한 음악 감상실에는 방대한 라이브러리가 있어 헤드폰을 끼고 좋은 음질로 원하는 만큼 음악을 들을 있습니다. 비디오 감상실에서는 파두 뮤지션들의 공연, 아말리아를 포함한 흑백시절 전설적 공연들 실컷 감상할 있습니다. 그외에는 파두 관련한 미술품과 설명들이 있어 찬찬히 보면 빠른 시간에 많은 걸 알고 느낄 수 있지요.

 


저에겐 너무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날도 쌀쌀해서 오후 내내 파두에 빠져 지낼까 생각하던 차, 지나치게 쾌활한 미국인 단체관광객이 들어와 파두 박물관의 평화는 깨지고, 우리 가족은 아쉽게 박물관을 나섰습니다.

 

기기를 반납하며 이리저리 이야기 나누다,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파두가 좋아서 리스본까지 왔어요. 박물관도 참 좋았고요. 밤에 파두 보려면 어떤 방법이 좋아요?"

친숙한 눈매의 직원은 사무적인 속도로 소상히 알려줬습니다

'파두 공연은 알파마 지구와 바이후 알투 지역에 있어요. 바이후 알투는 급이 되니까 값이 높지 관광객이 가기 편하죠. 알파마는 선술집 분위기에 즐기는 곳인데 알아서 걷다가 그냥 들어가면 돼요. 아무래도 여기 모르면 호텔에 말하는게 제일 나아요.

 

오후에 몇군데 더 둘러 보고 호텔 오자마자 프론트 분과 대화하면서 파두 예약을 부탁했습니다. 바이후 알투에 한군데 알파마에 한군데 있는데 어디로 할까 물었습니다. 숙소에서 걸어  있는 바이후 알투로 부탁했지요. 8 시작인데, 시차도 아직 남아 있고 오랜 걸음으로 지친지라 잠시 눈을 붙이고 파두를 보러 갔습니다.

 


직접 파두는.. 정말 단번에 매료될 정도입니다. 여행 프로그램에서 봤던 현지인 정서 물씬 나는 선술집의 파두에 비하면 여긴 정제된 공연 느낌이 더 강했지만, 눈앞에서 피끓는 파두를 들으며 공명하여 끓어오르는 감정은 현장에서만 느낄 있는 부분입니다.

 

1 가수가 20 정도 부르고 잠시 휴식, 이어서 2, 3 이런 순서로 파디스타를 바꿔 진행하는데, 마지막 4 멋진 할배 가수의 공연 때는 1, 2, 3 가수들이  나와서 제창을 합니다. 공간적으로는 방의 모퉁이에 나눠 서서 돌아가며 서라운드 입체음향을 보입니다. 와중에 아는 노래는 손님도 따라 부르고, 식당 전체의 분위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사이클 공연이 끝나면 다시 가수가 돌아가며 2부 공연을 합니다. 전에 스페인에서 플라멩꼬 들을 때는 둘째 사이클이 오히려  좋았었습니다. 관광객은 공연에 보고 가고 현지인은 자정 넘어의 둘째 공연에서 어울어져 즐기는거죠. 아무튼 둘째 파두 공연을 보는데 슬픈 노래가 아니라 밝은 분위기의 노래를 듣다가 주체할수 없는 눈물이 나서 스스로 의아했습니다. 파두의 힘인지 여객의 지나친 감상인지.

 


 새서 노래를 듣고 싶었지만, 같이 딸램이 노래가 좋지만 졸립다하여 자정 넘어 쯤 몇곡을 두고 숙소로 들어왔습니다. 바이후 알투 언덕에서 내리막을 걸으며 보는 도시 풍경이, 언덕에 깔린 같았어요. 드디어 리스본 땅에 발이 닿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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