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너리 있는 가이아 지역은 구경하며 쉬엄쉬엄 걸어갈 순 있지만, 되짚어 걸어오긴 먼 거리라 우버를 탔습니다. 우버 기사 만나면 수다를 많이 떠는데, 현지 정서를 알기 제일 좋은 시간입니다. 

 

"포르투FC 좋아해요?" -포르투 버전


"어느 팀 응원해요, 벤피카? 스포르팅?" -리스본 버전

 

로컬사람과 대화할 때 급속도로 친해지는 마법의 질문입니다. 포르투갈은 축구의 나라고, 리스본과 포르투는 매우 자부심 강한 축구의 도시기 때문입니다. 포르투갈이 축구에 흠뻑 빠진 이유가 독재자 살라자르 정권 시절 국민의 관심을 돌리려 3F(Futebol, Fado, Fatima) 정책을 펼쳤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정책 없는 다른 라틴계 나라도 축구에 미쳐있는걸 보면, 이용했을망정 조성한건 아닌성 싶습니다.

 

수도 리스본의 두 팀 중 벤피카는 가장 성공적인 팀입니다. 가장 많은 리그 및 컵 타이틀을 가진 전통을 자랑해요. FC 포르투는 그 유명한 조제 모리뉴 감독을 배출한 팀이지요. 모리뉴는 포르투갈의 만년 2인자이자 유럽의 변방팀을 샛별로 만들었습니다. 리그 우승 및 유로파 우승, 유로 챔스 우승까지 세상을 놀래켰지요. 이후 모리뉴는 국제적 스타가 되어 명문팀 감독을 이어서 하고 있어요. 뒤를 이어 FC포르투를 맡은 비야스 보아스도 리틀 모리뉴란 별명답게 걸출한 성적을 내고 첼시까지 왔다간 있습니다.

 

FC포르투는 자본집약적 현대축구에서 군소 클럽이 그렇듯 셀링 클럽이기도 합니다. 그게 살아남는 비법이지요. 유망주를 예리하게 골라서 키운 후 비싸게 팔아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지요. 헐크, 팔카오, 하메스, 오타멘디, 잭슨 마르티네스, 다닐루 같은 선수가 포르투 출신입니다. 그래서 그냥 셀링 클럽이 아니라 유럽의 거상이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 전 리그 순위를 보니 재미났습니다. 포르투와 스포르팅이 무패로 1, 2, 벤피카가 승점 차이가 나는 3위더군요. 대화하다 좀 친해지면 이 순위 갖고도 많은 이야기했습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에혀. 계속 이겨서 1등 유지해야 할텐데.. " -FC포르투 팬

"에혀. 올해는 포기했어요. 리빌딩 중임." -벤피카 팬

순위가 높든 아니든 걱정거리 많은건 어느나라 팬이나 똑같군요.

 

또 한가지, 답은 뻔한데도 재미삼아 묻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포트루 토박이인걸 확인한 후,

'포르투가 나아요 리스본이 나아요?'

글에서 읽기론 포르투와 리스본간 라이벌 의식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포르투는 리스본 사람을 알파뉴시스(배추먹는 사람)이라 부르고, 반대로 포르투는 트리페이루스(내장 먹는 사람)이라고 놀리는 식으로요. 하지만 실제로 가서 보면 체급 차이가 여간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포르투 사람도

(어깨를 으쓱하며)

'리스본이야 대처인걸요. 그래도 난 포르투가 좋지만요.' 

뭐 이런 답을 합니다.

 

대화 , 포르투 토박이가 입가에 미소를 띄고 침이 살짝 고이며 이야기하는, 자부심 넘치는 프란세지냐 이야기가 나와서 우버 내리자 마자 프란세지냐 집을 갔습니다.

 


엄청난 맛이네요. 칼로리 폭탄이기도 합니다. 빵과 고기, 계란, 치즈가 범벅이고 그 위에 소스를 뿌려 나옵니다. 몸무게 걱정이 후덜덜이지만 보면 정신없이 먹게 됩니다. 프란세지냐는 아가씨란 뜻이라니 이쯤되면 감 오는분도 많겠지만, 끄로끄 무슈와 끄로끄 마담의 포르투갈식 변용입니다. 근데 저 소스가 프란세지냐를 독특하게 만드는것 같습니다. 느끼함이 별로 없고 촉촉한 식감이 인상적입니다. 무게 신경 안쓰면 매일 먹고 살고 싶은정도로 행복한 맛이기도 합니다.

 

스낵으로 하루치 칼로리를 섭취한지라 좀 걷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갔지만 루이스 다리를 또 보러 갑니다. 야경이 좋은 곳이기도 하니까요.

 

동 루이스 다리에서 낮에 본 포르투 풍경이 뽀얀 민낯이라면, 밤의 포르투 광경은 풀 메이컵을 한 성인 같은 자태입니다. 비밀이 많은듯, 고혹적입니다.

 


나중에 포르투에서 생을 마감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그땐 중국인이 장악해서 같은 도시가 아닐거야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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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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