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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밀거리(Intimate Distance)는 지켜줘야

Inuit 2006. 1. 19. 20:30
International communication에서 한꼭지 다루는 개념 중 하나가 지밀거리 (intimate distance)입니다.

지밀거리는 proxemics (근접공간학)의 시조인 Edward Hall이란 분이 도입한 개념인데,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공간 뿐 아니라,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bubble type의 심리적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미국인을 기준으로 할때 아래와 같은 물리적 거리가 있습니다.

Public space(12 ~ 25 feet): 청중과 연설자간의 거리
Social space(4 ~ 10 feet): 비즈니스 관계 (외부에서 낯선사람과 있을 때 편하게 느끼는 거리)
Personal space (2 ~ 4 feet): 친구나 가족간에 유지되는 거리 (공중에서 줄설때 정도에서는 용납되는 거리)
Intimate space (1 foot 이내): 연인간의 거리 (포옹하거나 귓말을 하는 거리)

문제는 이 심리적 공간이 문화별, 지역별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항상 나오는 예지만, 중동은 이 심리적 공간이 좁기 때문에 비즈니스 할때 자꾸 앞으로 다가갑니다.
미국인은 상대가 자꾸 자기 영역을 침범하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껴 자꾸 뒤로 물러납니다.
우스갯 소리로 이 두사람이 서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한참후에 몇십미터 옮겨가 있다는 소리도 있지요.

반면에, 네덜란드인은 이 공간이 더욱 커서 오히려 미국인이 쫓는 입장이 된다더군요.

국제 비즈니스에서 이 점을 강조하는 것은 서로의 문화적 지밀거리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한쪽은 상대가 너무 공격적이고 pushing한다는 느낌을 갖고 반대쪽은 뭔가 슬슬 피한다는 느낌을 갖고 헤어지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국토가 좁고 가족적 문화가 발달한 동양권은 이 거리가 짧습니다.
뭐 우리나라 여고생만해도 친구사이가 외국인이 보면 놀랄정도로 친밀하지요.
손 붙잡고 화장실 가는 것부터, 뺨을 맞대고 깔깔 웃는 것까지요. (요즘도 그런가요?)
구미 문화권에서 볼 때 더 질겁을 하는 것은, 일본이나 우리나라의 버스 또는 지하철입니다.
서로의 치골과 둔부가 밀착되어 가는 것이 불편을 넘어 감당하기 힘든 상황일겝니다.

갑자기 지밀거리 이야기를 꺼낸 것은..
오늘 낮에 정확히 그런 상황을 보았습니다.
한 외국인과 한국인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중인듯 했습니다.

그런데 이 프랑스 인이 특유의 코맹맹이 소리로 영어를 우물우물 하는데 음량까지 매우 작았습니다.
이 한국 아저씨가 경청이 미덕이라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아주 중요한 대화였는지 귀를 상대방 입에 거의 붙이더군요.
프랑스 아저씨 기겁을 하고 고개를 뒤로 빼며 이야기를 하고 우리 아저씨 불도저처럼 계속 들이댑니다.
제가 옆을 지나치며 몇걸음을 걷는 동안 프랑스 아저씨 거의 뒤로 넘어질 정도로 허리가 휘고, 키작은 우리나라 아저씨 발 뒤꿈치가 깡총 들리도록 경청을 하더군요.

아무리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끼리 비즈니스 할때도 그렇게 귀을 입에다 들이대지는 않는데 참 특이한 실제 사례을 채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