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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속 사람의 법칙, 일보다 사람이 힘든 당신에게

Inuit 2006. 1. 3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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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 Dorothy Grover Bolton

제목만 보면 약빠른 회사생활의 지혜를 담은 처세술에 대한 책 같다.
그러나 'People Styles at Work'이라는 원제처럼, 조직내 사람들의 특성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그에 따른 성향을 이해함으로써 인간관계를 원만히 할 수 있다는 다소 대중적인 학술서적이라고 보는게 빠르다.

따라서, 성격 고약하고 욕심많으며 멍청한 상사를 다루는 법이나, 게을러 터지고 의욕도 없으면서 잔머리만 쓰는 부하직원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가 궁금한 사람에게는 별무소용일 것이다.

이 책의 세계관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는 것은 불과 물이 어울리지 않듯 서로가 다른 성정을 갖고 있다는데서 출발한다. 따라서 이러한 성격차이가 있음을 인지하고 그를 감안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효과적인 직장생활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주위에서 이런 경우를 본다. 예컨대, A는 아주 꼼꼼해서 모든 경로에 대한 예측과 대안이 다 포함된 보고서를 '제대로' 된 보고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B는 여러 상황중 가장 중요도와 확률이 높은 몇가지 경로를 집중 분석하는 것이 같은 품질의 결과를 낼때 시간효율적이라고 믿는다.
만일 A가 상사이고 B가 부하라면? B는 매번 엉성하게 일한다는 평가로 서로 스트레스를 주게 될 것이다. 반대로 B가 상사이고 A가 부하라면? A는 너무 느려서 한번에 한가지 일밖에 시킬 수 없는 미련한 일꾼이라는 평을 받고 또 서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네가지 성격 유형



이 책에서의 유형을 나누는 법은 단순하다.
첫째, 표현의 외향성 지표에 의해 단호성(assertiveness)이 강한지 아닌지를 본다.
둘째, 관계지향적인지 업무지향적인지에 따라 반응성(responsiveness)를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그 둘의 조합에 따라 네가지 성격 유형중 하나에 속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성격유형을 다루는 여러가지 방법중 하나일뿐이므로 그리 눈을 끌지는 않았지만 그 다음이 재미있었다. 잠재스타일이라고 하는, 각 성격 유형들의 스트레스 반응 양상이 그것이다.

이를테면 분석형(analyticals)의 1차 잠재 스타일은 회피이다. 그러다가 스트레스가 극심해지면 독재로 돌아서서 일을 독단적으로 처리해 버린다.
반면 추진형(drivers)은 1차 잠재유형이 독재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중단하고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다가 상황이 더욱 안좋아지면 회피로 돌아서게 된다.
친절형(amiables)은 1차 잠재유형이 묵인이다. 즉 친절형의 사람이 묵인을 하고 있어도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을 모를 수 있다. 잠재유형 자체가 티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2차 잠재유형이 발현될때 비난형으로 급격히 돌아선다. (실제로 이런 예를 본다.)
마지막으로 표현형(expressives)은 1차 잠재유형이 비난이고 2차가 묵인이다.

책에서도 지적하듯이, 타고난 성격 자체를 바꾸기는 매우 힘들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성격과 성향을 이해하는 자체로 커뮤니케이션은 부드러워지기 시작할 수 있다.
또한 관리자라면 이러한 성향의 사람들이 골고루 섞여야 조직이 강건하게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관점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책의 내용을 교조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의 경우를 보면 어느 하나의 유형으로 나오지 않고 세가지 유형이 섞여 나온다. 이는 유형분류의 정교함 문제라기 보다는 10년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프랙티스를 체득하며 자연스럽게 일하는 방식이 유연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중요한 교훈은, 내가 생각하고 믿는 것과 같은 가치체계로 믿고 행동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겠다.
물론 인정한 후에 그에 대한 처리방향과 방법은 각자의 능력에 따른 숙제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