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발간된 '사장의 '이란 책을 읽는데, 아래의 그림이 눈에 띄었습니다.

 


구뇌, 중뇌, 신뇌의 3중뇌 이론입니다. 처음 나왔을 저도 이론에 매혹되었습니다. 책을 집필하며 이 체계적인 프레임을 활용해 설명할게 너무 많아 의욕이 넘쳤습니다


그러나 리서치를 계속 할수록 3중뇌 가설은 기각해야할 가설로 여겨졌습니다. 몇개 문서 말고는 학문적 지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의심이 커질수록 저는 많이 당황스러웠지요. 의사결정의 구뇌-감정의 중뇌-이성의 신뇌, 파충류>포유류>인간의 뇌. 골격으로 전체 스토리를 구상했었으니까요. 논문 써보신 분은 이 갑갑한 심정 공감하실겁니다. 한참 전개해놨는데 근원에서 흔들리는 경우.


그러나, 아는 범위에서는 최대한의 과학적 엄정함을 목표했기에 부분을 두루뭉수리하게 넘어갈 없었습니다당시 블로그 인연은 지금 페친, 트친과는 다른 가족적 느낌이 컸는데, 의대 졸업반이신 블친께 긴급히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구뇌 또는 도마뱀의 뇌에 대해 학문적으로 짚어가고 싶은 분들을 위해 당시 주고 받은 서신 일부를 공개합니다.


질문

 

대뇌변연계란 이름을 지었다는 Paul MacLean은 뇌 삼위일체 가설을 세웠다 합니다. 의사결정을 하는 구뇌, 감정을 담당하는 중뇌, 이성을 담당하는 신뇌.


이를 신봉하는 무리가 뉴로마케팅 학파입니다. 컬처 코드와 뉴로마케팅 같은 책들입니다. 하지만, 신경학적으로 수용되는 이론이 아니라 들었습니다. 3위일체는 아니지만 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도 저와 유사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신뇌-중뇌-구뇌라는 구분을 개념적 상징화 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뇌에서 그에 해당하는 담당 구역이 있는지가 요즘 제 화두입니다. 일단 이성적 추론을 하는 신뇌가 대뇌피질, 감정을 담당하는 중뇌가 대뇌변연계라는건 무리 없습니다. 

 

하지만,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구뇌는 뇌간, 소뇌 등 일텐데 이 부분이 항상성 유지 말고 실제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수 있을까가 관심입니다. Damasio (Descartes' error)의 첫머리를 읽는 중인데, 감정이 의사결정에 영향 주는 이상의 언급은 아직 못찾고 있습니다. 뉴로마케팅 류의 책들도 이 부분에 대해 두리뭉수리 넘어가지 명확한 근거는 못대고 있습니다. 주어진 '정리'처럼 쓰지요.

 

현재 제 가설은, 신뇌-구뇌 정도 이원론이 적합하리라 생각합니다. 이성과 감정으로.


 의학적 설명

괜찮은 그림을 찾았는데요. 

(dead link now)

이 그림에서 1, 2, 3, 5번은 대개 맞는 내용이구요.^^

 

  4번은 본능이라고 되어 있는데, 사실은 몸의 기본적인 생존을 위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호르몬을 분비하는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데요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혈압을 유지하거나 몸의 수분을 유지하거나긴장도를 유지하는 등의 일을 하게 되는 것이고요^^


  그리고 말씀하신 뇌간은 조금 근본적으로 눈을 박이고 얼굴의 감각을 조절하는 등 뇌신경의 중추인 뇌신경핵들이 위치할뿐 아니라(이게 엄밀한 의미의 중뇌, 그리고 그 밑의 뇌교입니다.) 내려갈수록 (위에서 말한 "연수; medulla oblongata") 호흡을 유지하는 등의 중추적이면서고 근원적인 역할을 합니다.


  소뇌는 마지막으로 대뇌의 명령이 내려진 것을 정교하게 수행하는 역할을 해서, 예를 들어 피아노를 치는 행동을 대뇌가 하지만 피아노를 잘 치게 되면 그 피아노는 소뇌가 치고 있는 것이죠.. 대뇌가 치라는 명령을 내리면 소뇌가 치게 되는.. 즉 익숙해진 행동은 소뇌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자전거를 타는 등..

  

아직 의사결정의 담당 부위를 결정하는 것은 미궁 속에 빠져있기 때문에 저희도 변연계가 감정을 담당하며 세포층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어 어떤식으로 signal을 보낸다는 식으로만 배웠어요.


아직은 너무나 micro한 수준의 연구만이 진행되고 있어서 아마도 이런 부분을 의학적으로 밝혀낸다면 노벨상을 받게 될 것 같아요 ㅠ.ㅠ;

 

그리고 의학관련 서적에서는 신경학쪽에서는 이런 부분을 아예 다루지 않고 신경해부학쪽이 그나마 가깝지만 책에서는 대개 구조를 다루고 기능은 micro한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결국 inuit님이 원하시는 부분을 다루고 있는 의학서적은 거의 없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드네요..ㅠ.ㅠ;;

 

 마무리 답장

편지 드리고나서 저도 공부를 좀 더 했습니다.


Damasio의 연구를 보면 의사결정에 감정이 필수라는 생각을 합니다. 편도나 대뇌변연계를 다친 사람이 정상적인 사고를 하면서도 의사결정을 못하는 경우가 있답니다. 이유는, 복잡한 팩트를 감정으로 코딩해서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재를 벗어난 상상에도 감정이 개입됩니다. 그래서 감정의 기관을 다친 사람은 합리적으로 사고하지만, 정작 의사결정은 못하는 상태가 되나봅니다. 결국, 감정이 인간의 진화에 큰 영향을 끼친점을 알았습니다. 

말씀처럼, 3위일체설 학자들(?)이 말하는 구뇌 (뇌간+소뇌)는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고 실증되지 않은 하나의 가설인듯합니다. 결국, 본능을 발현하고 진화의 비밀이 녹아있는 감정기관 (대뇌변연계)이 신피질과 협업해서 의사결정하는게 맞는듯 합니다. 그리고, 그 감정기관을 상징적으로 도마뱀의 뇌라 부르는듯 합니다.


이렇게 해서 마음은 아프지만 3위일체 가설은 속시원히 버렸습니다. 정확하게 학문적으로 짚어주신 덕에 헛시간 안버리게 되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덕분에 제 책이 뇌과학을 경영분야에 접합한 매우 초기의 저술인데, 비과학적 토대가 끼어들어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리지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내용 자체도 이런 토론에 의한 개발이 뒷받침되어 통섭적인 설명을 옳게 가져갈 수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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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 지인은 아는 이야기지만, 난 TV를 안 본다.
집에는 통상적 개념의 TV조차 없다.
다만, PC나, 태블릿을 통해 스마트TV로 TV 컨텐츠를 소비한다.
TV의 개념이 모호한 시대 맞다.

그리고 주로 보는 컨텐츠는 거의 100% 스포츠다.
축구가 그렇고, 주요 야구나 세계대회 이벤트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 EPL을 보다 잠시 다른 채널을 검색했는데 우연히 더지니어스를 보게 되었다.
생각보다 재미나서 끝까지 다 봤다.

1회 방송분인 '먹이사슬' 게임의 룰은 일반 시청자 대상이라 할 수 없을만큼 복잡하다.
게임 전개를 상세히 적는건 이 포스트의 목적과 맞지 않으니 아래에 접어 놓고.

내용 소개


우승이 눈에 보일만큼 강한 캐릭터였던 사자의 전략적 실수를 굳이 짚어 보자면, 먹이를 놓고 경쟁하는 상위 포식자와 동맹을 맺어 자신의 입지를 좁힌점이다.
이는 순수하게 수학적 논리인데 급박히 전개되는 상황 상 간과하기 쉬웠다. 
게다가 사자는 승리를 지나치게 확신했다.

이 간단한 모형의 먹이사슬 모형은 인간의 게임을 몹시 닮았다는 점에서 인상 깊더라.
즉, 게임의 목적과 미션 이외에도, 사람의 마음이라는 변수가 인생게임에는 큰 요소라는 점.
'최후통첩게임'에서 이론적으로 방증했듯, 인간은 항상 합리적 선택을 하지 않는다.
감정이 개입되고, 정의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한다는 점을 간과하면 게임은 돌발상황으로 치닫는다.

둘째, 큰 게임의 목적을 잊으면 안 된다.
자신의 합리적 선택을 버리고, 동맹의 의리를 택한 쥐는 큰 게임에 충실했다.
즉, 이 게임의 진짜 목적은 특정게임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매 회 살아남는 것이다.
따라서, 탈락자의 선정과 데스매치에서의 승기를 잡는데는 동맹의 조력이 절실하다.
배신하지 않는 모습, 겸손한 모습, 함께 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핵심이다.
쥐 캐릭터인 임윤선 변호사는 그 점에서 노회하고 영리했다.

이렇게 보면 이 게임은 인생의 정수를 몇십분으로 잘 압축했다.
어떤 사람은 자기 목적에 따라 주어진 구조를 배신하고, 어떤 이는 주어진 구조를 고수하는 인간의 예측불가성이 고스란히 보인다.
그리고 일회성 승부와 장기성 관계의 함수 관계, 동양적 겸손과 사회적 관계의 축적이 주는 무형의 강력한 이득이 모두 드러났다.

그런면에서 첫회는 제작진의 입이 벌어질만했다.
풍성한 스토리가 복잡한 진행방식의 부담감을 장점으로 바꿨다.
현재까지는, 내게 EPL 축구보다 더지니어스가 더 재미있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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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그랬군요.
      반갑습니다.
      TV는 안 보기에 리뷰도 거의 처음인듯 싶은데, 그만큼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흥미진진한 다음 스토리를 기대하겠습니다. ^^
  3. 저도 텔레비전을 잘 안보는 터라 이누이트님께서 재미있다 하시니 호기심이 생깁니다. ^^
  4. 시즌 1도 추천드립니다.
    하루만에 4개 에피소드를 보게 만드는 중독성이 ^^
secret
SF계의 최고봉이면서, 찔금찔금 작품을 발표해 읽고 싶어도 읽을 것이 없다는 점으로 유명한 테드창이다.
심지어 그의 작품 수보다 수상갯수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첫 작품부터 상을 휩쓸었고, 과작에 중복수상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테드창의 대부분 작품세계는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으면 알게 된다.
이미 작고한 젤라즈니에 비하면 찔금이라도 책을 내주는 테드 창이 고맙다.

Ted Chiang

(Title) Lifecycle of sofware object


테드 창의 신작이다.
매우 전문용어스러워, 저자 이름이 아니면 손이 안가는 제목이기도 하다.

책 한권으로 처리하기 민망하게 짧은 소설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건 이미 설명했듯 책이 나왔다는 점으로도 고마우니 넘어가도 된다.

상황은 시간과 공간 축에서 멀지 않은, 상대적으로 친근한 환경이다.
즉, 몇 백년 후의 불특정 시대도 아니고, 다른 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도 아니다.
한때 유행했던 '세컨드 라이프'를 떠올리게 하는 가상공간의 인공지능체가 주된 소재다.

소프트웨어적으로 진화가 가능한 인공지능(AI) 개체들은 각자가 정해진 알고리듬 내에서 진화를 한다.
기본적으로는 인간의 친구로 역할하도록 되어, 큰 재주도 없다.
난독증세가 있지만 글도 어느정도 읽고, 주변을 이해하고 인간과 감성적인 교류가 특징이다.
가상공간에서 주로 거주하는 소프트웨어이지만, 개체로서의 정체성이 확립되어 있다.
소프트웨어 상태로 다운로드되면 로봇 형태의 하드웨어를 통해 물리적인 교류도 가능하다.
하지만, IT업계가 다 그렇듯 디지털생명체(디지언트)를 개발한 회사가 망하고, 그들의 주거공간인 가상 세계 플랫폼 업체도 망하게 된다. 결국, 소수 부족으로 전락한 디지언트들의 생존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철학적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내용이다.

항상 그렇듯, 잘 빼낸 SF의 장점은 기이한 세팅에서 오히려 극명하게 인간과 사회의 철학적 주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소설의 기본 전제에 동의하고 익숙해지면, 바로 실존의 문제에 대한 저자의 의문에 답을 생각해볼 수 밖에 없다.

성장을 하면서 스스로 운명을 책임지는 성체가 되는데, 그 개체의 판단과 책임은 어떤 전제로 허용될 것인가?
경험인가? 나이인가? 
책처럼 디지언트의 오너인 인간이 성체(책에서는 디지언트의 법인화)가 되는 시점을 결정할 수 있다면 시간은 구속조건이 아니다.
경험은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데, 육아상황의 부모적 애착을 갖는 상태에서 쉽게 경험을 허용하게 되는가?
소프트웨어 개체의 자유의지는 어디까지인가?
알고리듬이 불완전해서 성마른 판단을 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비현실적이지만 현실의 거울인 소설속 상황을 보며 크게 배운 점이 있다.
결국 감정이다.
어려운 의사결정은 수치가 아니다.
정량화할 수 있는 결정은 최대화의 법칙을 따르면 되니까.
하지만, 일장일단이 있는 결정은 결국 감정을 따른다.
그게 정의든, 욕망이든, 자기성장적 투자든 감정으로 방향을 세운다.
감정이 있는 소프트웨어 객체라면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인간도 모든 사람이 합리적이고,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그래도 우리는 결정을 하고 움직인다. 

소설은 테드창의 전작에 비하면 많이 밋밋한 감이 있다.
부러 내용 모르고 읽다보니, 하드웨어로 다운로드된 소프트웨어 개체가 물리공간에서 어떤 독특한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했으나, 소설은 가상세계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또한 성인이 되며 성적인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소프트웨어 간 교배를 통한 반전이라도 기대했으나, 소설은 주어진 세계관 내에서 집요하게 철학적 주제에만 천착한다.

읽는 재미로 보면 밋밋하지만, 억지로 드라마틱해지지 않는게 주제의식을 더 잘 드러내는 절제된 선택이었다.
우리 현실도 생각은 드라마틱할 수 있지만, 실제는 삶의 범주를 넘지 못하는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비현실적인 세팅에서 현실적 전개를 하는 잘 씌여진 SF의 모범을 보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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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블로그를 꾸준히 본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많다.
CFO이자 전략과 인사의 담당 임원이니, 일상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중에서도, 난 협상에 대해서는 특별한 관심이 있다.
비즈니스 스쿨에서 온전히 배운 토대 위에, 업무를 하면서 따로 공부하고, 아는 바를 실제 상황에서 많이 적용했다.
업무 상 크고 작은 협상이 많다보니, 실질적인 효과를 상당히 보기도 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도 집필한 바 있다. 


핵심은 일방성이냐 양방향성이 강하냐, 이익이 주가 되느냐 정보가 주가 되느냐에 따라 4분면으로 나뉠 수 있고, 구뇌에 소구하는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사용하면, 주장, 대화, 설득, 협상을 한번에 잘 할 수 있다는 통합 프레임웍이다.


지금 여기서 내 책을 소개하려는게 아니다.
책 내용 중 협상 부분은, 실효성이 검증된 하버드 협상론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려고 길디 긴 서론을 꺼냈다.

Daniel Shapiro, Roger Fisher

(Title) Beyond reason


하버드 협상의 핵심은 공동 문제 해결(joint problem solving)이다.
이전투구 같은 협상 테이블에 정갈하고 얌전한 프레임웍을 제시했을 때, 그 효과가 의심스럽기 짝이 없었을테다
.
하지만,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결과에 주목하는 하버드 방법론은 협상 프레임웍의 온전한 정수였다. 나 역시 많은 실효를 봤고.

그들이 돌아왔다.

다소 애매한 제목을 달고 왔지만, 다시 보니 반가왔다. 
알자마자 바로 사고, 받자마자 내쳐 읽었다.

이번 책의 핵심은, 협상 진행에서의 감정 챙기기다.
감정을 배제하는 기존 프레임웍에 대한 부정은 아니다.
협상하다 열받고 마음안의 짐승이 나오는 것을 억누르자는 전편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협상의 성공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감정까지 세심히 다루자는 취지다.

이는 충분히 공감할만하다.
결국 협상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의 심리는 말하여지지 않는 많은 부분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심리학의 스타, 샤피로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프레임웍은 간단하다.
협상 대상자의 핵심 관심(core concerns)을 해결하는 다섯가지 길을 제시한다.
1. 인정(appreciation): 상대의 자존감을 세워줄 것. 장점을 찾고 수고를 인정하라. 이해함을 보여라
2. 친밀감(affiliation): 연관성을 찾고, 개인적, 비공식적 관계망을 갗추라.
3. 자율성 (autonomy): 자율성을 절대 침범 말되, 내 자율성도 챙겨라. 대안을 많이 가져가고, 권유를 활용
4. 지위 (status): 사회적 지위와 특정 지위를 활용. 내 지위를 낮추지 않으면서도 상대의 지위를 높일 방법 찾기
5. 역할 (role):성취감을 주는 역할. 관행적 역할과 일시적 역할의 할당.

대뜸 결론부터 내리자면, 책 내용은 매우 허전하다.
협상 테이블에 많이 앉아 본 나로서는, 감정까지 고려한 협상 준비와 진행이라는 취지는 적극 공감한다.
그래서 절실히 그 틀과 실전적 세부를 보고 싶었다.
하지만, 전 권을 통틀고 확인한건. 난삽하고 흐트러진 글타래들이다.

솔직히 당황스럽다.

번역의 문제는 확실히 있다.
예컨대 BATNA를 '합의에 대한 최선의 대안'이라고 직역하는 수준은 협상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저자란 느낌이 짙다.
협상학 자체를 모르는데, 협상 상황 자체는 더더욱 상상이 안갈테다.
더 나아가 조직 생활 자체도 생경해하는 인상이다.
그러다보니 글이 산만하고 논점을 잃은 느낌이다.

번역 하나로 이토록 망가질 수 있다고 책임을 물을 사안은 아니다. 
그래도 이건 피셔와 샤피로가 만난 거다. 
두번 세번 되돌아 보지 않아도 글의 뼈대가 눈에 들어와야, 논리를 기반으로한 학자적 글쓰기다.
책 읽으면서 이 부분은 이렇게 해봐야지 행동의 방향과 지침을 몇개 얻으면 성공한 컨설턴트 저자다.
책 읽고 나서 '아 많이 배웠다, 뿌듯하다' 느껴지면 질적인 베스트셀러의 잠재력이다.

그러나 이 책은 덤불에서 헤메는 느낌이었다.
원서로 다시 읽든, 공저자들의 후속 책을 읽어봐야 명확히 판단이 서겠다.

그러다보니 미운게 많다.
요즘 책 치고는 제목 센스도 민망하다.
감각적이지 않고, 어설프게 노골적이다.
하지만, 책 제목보고 접어두기엔, 책이 실생활에 주는 그 의미가 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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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엥.. 직접 협상을 하실 일이 있나요? 어렵지만 열심히 준비하면 정말 많이 배우는게 협상이기도 합니다. 제 책 중 해당 파트만 읽어보시면 쓸만한 팁이 많이 있을겁니다. ^^
    • 네.. 어쩌면 협상보다 설득에 가까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히도 이제 문제가 잘 해결되었습니다. 책에서 읽은걸 매번 의식적으로 실행하기는 쉽지 않아도, 생각의 방향을 그쪽으로 두다보면 은연중에 실행되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이런 큰 실전에서는 더욱 자연스럽게 도움이되네요. ^^
    • 정말 그래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의 틀, framework 이야길 많이 하기도 하구요.. 잘 하셨다니 기쁘네요. ^^
secret

인간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가 있을까?
그런데, 왜 어려울까?
가장 큰 이유는 본성과 자유의지의 임의적 조합 때문일 것이다.

Mark Buchanan

(Title) Social atom


종교, 철학 그리고 사회과학의 역사는, 어찌보면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무수한 시도의 기록이다.
20세기까지는 경제학에서 정의하는 합리적 존재(rational being)이 인간상을 규정해 왔다.
모든 사람은 개인의 이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움직인다는 가정이다.
예컨대, 합리적 인간상에서는 자선 역시 자기충족적 보상이 전제된 이기적 행동으로 본다.
또한, 범주를 확대하면 공동체를 위한 이타적 자기희생 역시, 종의 보존을 위한 유전자의 이기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근년 들어 그 가정은 폐기 또는 전폭적 수정을 거치게 된다.
이미 1970년대에 사이먼이 주창한 제한적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에서 온전한 틀은 제시하지 못할지라도, 최소한 합리적 인간상이 맞지 않음을 고백한 분기점이다.

그리고 요즘 주류화된 구뇌 이론.
내가 쓴 책도 그렇지만, 비합리적이며 감정적 의사결정을 하는 즉자적 인간상이 더해져야 보다 포괄적 이해가 가능하다는 점이 현재 합의를 이루는 인간 인식의 틀이다.

아직도 인간 자체조차 이해의 폭을 넓고 깊게하려 노력하는데, 인간의 집합인 사회를 어찌 예측할까. 바로 이 점에서 이 책은 매우 명확하고 간결한 프레임웍을 제시한다.

바로 사회물리학이다.

즉 원자 자체의 특성을 엄밀하고 완전하게 기술할 필요 없이, 간단한 자체 특성과 상호작용의 규칙만 규정하면 집합적 특성을 나타낼 수 있듯, 사회 동역학 역시 그런 접근법으로 해석하능 하다는 가설이다. 물리학에서 아직도 약력, 강력에 K입자니 현재도 많은 연구가 진행중임에도 이미 20세기 초반에 원자폭탄이니 초전도체에 그래핀이니 수많은 물리적 업적을 낼 수 있었던 바탕은 원자 자체를 규명하지 않아도 체계의 특징을 예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인간 자체에 대해서 궁극의 이해를 하지 않더라도 간단한 메커니즘만 알면 사회적 거동을 해석할 수 있다.

책에서 들고 있는 몇가지 사례는 매우 적절하며 의미있다.
인종차별이 인종간 분리 거주를 만드는가?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하면 몇가지 합리적 규칙으로만도 인종간 거주분리가 이뤄진다. 내 주위에 어떤 사람들이 많은 것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정책 또는 선호도만 있다면 인종차별적 규칙은 필요 없다.
뿐만 아니라, 평범한 시위가 왜 폭동으로 번지는지, 시장은 왜 블랙스완에 가까운 요동을 치는지도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즉 심리학이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고민할 때, 물리학은 입자의 집합적 거동을 망원경으로 관찰가능한 것이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요즘 유행하는 키워드를 모두 잘 담았다. 사회학과 과학의 통섭, 경제와 인문의 컨버전스, 빅데이터의 통계적 처리를 통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험. 

하지만 책의 한계는 아직 이 부분에 머문다. 즉 규칙에 대한 체계적 방법론이 없기에 사후적 설명에 머문다. 즉, 모델의 작동을 증명하는데 치중할 뿐 의미를 미리 뽑아내긴 힘든 상태다. 많이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모델이 완성된 후 파라미터 조절로 사후적 설명은 어떻게든 하지만, 앞으로 나올 부분에는 허당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결론이다.
이 책은 매우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마디로 요약가능한 통찰이다.
"인간 사회는 물리학적 프레임으로 해석가능하다."

반면 책의 수준은 두가지 점에서 매우 떨어진다.
첫째, 책의 논의가 2007년 수준에 머문다. 그 이후로도 구뇌에 대한 심층적 연구결과가 많은데 지금 시점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에 혼자 경탄하는 뒷북 모양새다.

이거야 시차라 치더라도 둘째 혐의는 가볍지 않다. 번역이 엉망이다. 저자는 경제학이나 시장경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 하에 글을 쓴게 확실하다. 하지만, 번역자는 공학이나 과학 이외에는 문외한으로 여겨진다. 일반적인 번역 술어조차 나름대로 번역했음은 물론이고, 단어만 뒤틀린게 아니라 뜻마저 뒤틀어 번역을 하고 있다. 즉 번역자 스스로도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공학적 설명이 정확하냐면 그도 글쎄다. feedback을 되먹임으로 쓰더라도 자연스럽고 멋진 우리 말로 쓰는 사람이 있고 직역느낌이 나는 사람이 있는데 이 책이 그렇다. 결과적으로 읽는 내내 매우 피곤하다. 누더기 번역을 기워내어 원문을 상상하며 읽어야 하니까.

결론적으로 나는 이 책에 별점을 세개 주었다. 
책 자체가 별 넷, 번역이 마이너스 한개.
이 주제에 심대한 관심이 있지 않는한, 추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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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통계역학 자체가 물리학 분야 중 가장 정형화된(?) 방법론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지라-한 교수님께선 가장 인문학에 가깝다고 표현하셨죠- 기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체계가 없는지도 모르겠네요.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
    • 재미나군요.
      가장 인문학에 가깝다..
      결국 인문학과 물리학이 서로 힌트를 얻어 더 진전하면 제일 좋겠지요. ^^
secret

으레 연말이면 바쁘게 마련이지만, 요즘은 정말 눈코뜰 새 없이 바쁩니다.

올해 가기 전에 경영적, 재무적으로 정리할 부분들에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 전략 수립 그리고 조직개편에 경영효율화 작업까지 짧은 기간내에 처리할 일이 많습니다.

그 바쁜 와중에, 한편 그 바쁨의 일환으로 해외에서 파트너가 찾아왔습니다. 관계 재설정을 통해 도약을 발판을 마련하자는 것이고 그 부분은 양사가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재설정을 위한 정리부분에서 이견차가 크던 부분입니다. 서로 상대에게 아쉽고 섭섭한 부분이 많고, 몇해간 해묵은 이슈라 감정적인 골도 적잖은 상황이지요.


방문 첫날. 
우리 영업과 리셉션 미팅을 하는데 역시 시작부터 불꽃 튀게 날카롭습니다. 얼굴이 달아오르고 어조가 단단합니다. 중립적 위치에서 미팅을 주재하던 저는 즉시 개입해서 rule setting을 했습니다.

이미, 미래에 함께 잘하자는 부분은 이미 동의한 사항이다. 자꾸 과거 이야기와 잘잘못 가리는 이야기는 미팅 진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fact 이외의 이야기는 절대 꺼내지 말것.
둘째, 서로 존중받을 사람들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손가락으로 얼굴 가리키면서 이야기하지 말것.

결국 오후 내내 미팅은 총론 합의 각론 유예란 절반의 성공으로 종료하고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둘째 날.
영업부와 종일 미팅을 했습니다. 교착에 빠지거나 마무리를 지을 때 연락을 달라고 하고 제 일을 봤습니다. 큰 틀의 합의는 이뤄진지라 잘 마무리 되었겠지 싶으면서도 아무 소식이 없어 좀 찜찜하던 차였습니다.

셋째 날.
원래 계획대로라면 둘째 날 협의를 마무리짓고, 파트너는 셋째날 인사후 출국하는 일정인데 좀 이상합니다. 오전에 대표이사 급호출에 올라가보니 미팅이 첫날 그 상태로 있으니 즉시 개입해서 4시 wrap up 미팅 전까지 마무리를 지으라는 당부입니다.

'대체 어제 하루종일 뭘 했단 말인가.'

점심을 함께 먹고, 파트너와 미팅을 통해 그 간의 경과를 들었습니다. 감정적 격분과 자잘한 수많은 설명들 속에서 맥을 추려 들으니 상대의 상황과 욕구가 또렷이 보였습니다.

즉, 파트너 측의 근원적인 근심은 다른 곳에 있었고, 그 부분을 관철하기에 필요한 포지션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표면적인 이슈거리를 제기했던 것입니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명분과 재무적 부담은 그쪽에서는 큰 근심이 아니었고, 다만 우리가 그 쪽의 한가지 부담을 풀어주는 약속이 근원적 욕구였던 것입니다.

결국, 파트너와 한시간 반 가량의 미팅 끝에 양사가 원하는 합의안을 이끌어 내었고, 우리 내부에도 5분간의 엘리베이터 피치로 완전한 합의를 도출하여 성공적인 협의를 종료했습니다.

끝나고 파트너와 둘이 차한잔 하는데, 진심으로 고마워 하면서 말하더군요.
"You are like a magic."

Inuit's communication quadrants
전통적인 의미의 협상 상황은 아니었지만, 이익을 다루는 모든 대화는 협상의 변용이라는 communication quadrant 하에서는 제 책에서 다뤘던 협상의 철학이 참 요긴하고도 중요하게 사용된다는 점을 다시 깨달은 미팅이었습니다.

근데 이 책은 요즘 팔리고 있긴 하나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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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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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6개가 달렸습니다.
  1. 책이 팔리면 인세가 inuit님 통장으로 들어가지 않나요? ㅋㅋㅋ
  2. 헙 그렇게 열심히 쓰신 책인데 인세가 없으면;;; 주위에 홍보 많이 해야겠네요.ㅎㅎ
  3. 저는 그 책을 전 직장에서 사서 탐독하다가 이사할때 화장실에
    놔두고 왔다지요 ㅜㅜ;;;;

    요즘에는 말단이 책임자급 사람에게 의견제시 및 관철을 하는 능력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나날을 보내고있습니다 아오... ㅜㅜ;;
secret

경영학 관점에서의 의사결정만 마무리 짓자. 요즘 경영학의 정설은, 의사결정에 있어 정량학파든 직관학파든 어느 한쪽으로 경도되기 보다 둘의 조합을 추구한다.  정승처럼 이도 맞고 저도 맞고가 아니다. 분명한 순서가 있다. 초심자는 정량적으로 의사결정하는게 필수다. 그리고 내공이 높아지면 직관의 개입 여지를 높이도록 한다. 

 

왜 그런가. 직관은 패턴 인식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체스 마스터가 41명과 동시대국을 한 경우가 있다. 이 때 체스 마스터가 한 명과 소비하는 시간은 대개 3초 내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2승이나 거둔 이유는, 그가 41개의 판을 다 외워서도 아니고, 매번 앞의 몇 수를 계산해서도 아니다. 그의 머리엔 수백만장의 체스판이 들어있고 판의 모양만 봐도 어떤 수가 좋은지 안다. 왜 그자리에 놓아야 하는지 설명하려면 3분이 걸려도, 착점을 찾는건 3초면 족하다.


마찬가지로 경영 고수도 정량적인 훈련을 쌓으면 어떤게 좋은 의사결정인지 안다. 직관이나 통찰이다. 그 중간 단계 쯤, 스스로의 직관에 자신이 없을 때 자기 검증을 위해 사용가능한 방법이 앞서 말한 코인 테스트다.


물론 코인테스트 말고도 내면의 답을 이끌어 내는 기법은 고대로부터 전승된 방법이 여럿 있다. 가장 유명한건 점이다. 산가지를 놓고 괘를 보아 점치는 동양의 주역이나, 인디언 점술 등이 그렇다. 이를 비즈니스 맥락에서 활용가능하게 만든 제품도 있다. 외흐의 왝팩 (whack pack) 시리즈가 그렇다. 또한 트와일라 타프는 창의성 발현을 위해 동전을 흩뿌린 후 그 패턴을 보고 아이디어를 만들기도 한다. 동전 참 이래저래 쓸모 있다.


신뇌가 수다스럽게, 그리고 그럴듯하게 이야기를 생성하는 능력은 꽤나 알려진 이야기다.
여학생 기숙사나 수녀원처럼 금남의 구역에서 일반적으로 초경을 늦게 하고 배란 빈도도 낮다. 이는 남자들의 땀에서 분비되는 사향 비슷한 냄새의 안드로스테논이나 약간의 소변냄새가 나는 안드로스테놀을 맡기 힘들어서 그렇다. 비유를 들으니 그런 냄새 맡고 싶지도 않겠지만 사실이다. 의식의 세계에서 전혀 알기 힘든 이야기라서 모르고 지날 뿐이다. 반대로 여성은 질에서 코퓰린(copulin)이라고 알려진 지방산이 혼합된 냄새를 풍긴다. 이 역시 남자들에게는 특정한 생화학적 반응을 일으킨다. 이에 따른 흥미로운 실험이 있다. 빈자리가 많은 방에서 남자들을 앉게 하면, 무의식적으로 여성들이 사용한 템포를 붙여 놓은 자리에 앉는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왜 그 자리에 앉았는지 물으면, 채광이니 칠판이니 그럴듯한 설명을 하게 된다. 신뇌는 탁월한 이야기꾼인 셈이다.


정리하면 우리의 판단능력은 애매함 속의 선택이고, 유보된 행동이다. 인간은 주어진 환경을 패턴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빠진 요소를 스스로 채운다. 복잡한 변수를 단순화하고 가공 가능한 상태로 압축하기 위함이다. 또한 언제나 자유자재로 꺼내 쓰기에도 편하기 때문이다. 이는 인류 진화의 산물이자 생존의 비결이다. 

뇌의 판단 기능은 진화적으로 발달시킨 독특한 능력이다. 모호함 속에서 해답을 찾는 비법이다. 인간은 감정이라는 유연한 도구를 사용해 애매한 환경에서도 매우 빠른 답을 얻는다. 인류는, 최소한 현인들은, 정확한 과학적 이유는 모를지언정, 내 머릿속에 나를 인도하는 수호천사가 있다는걸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잉여부활 YES!]

직관은 패턴 인식 능력입니다. 그래서 이유도 모르지만 정곡을 꿰뚫는 경우가 많지요. 중요한 점은 직관이 감정으로 물들여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감정과 직관, 그리고 의사결정이 하나의 궤를 같이 합니다. 이 부분을 아는 점이 커뮤니케이션에 핵심 원리를 구성합니다.

이 중요한 점을 상세하고 다각적으로 이해하도록 많은 사례를 구성했다가 과한 분량이라는 판정을 받고 털려나온 부분입니다. 이 사례만 따로 읽어도 재미있는데 말이죠. >_<



참, YES!가 YES24에서 배본 이틀만에 주간베스트 부문랭킹 63위에 올랐습니다. >_<

트위터에도 썼지만, 대박의 조짐인지, 대기수요의 조기전환인지 좀 더 봐야겠습니다.

아무튼 꽤 재미난 경험입니다.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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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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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례가 아주 재미있네요^^

    여담(?)이지만 책은 이제 20여 페이지가 남았습니다. 싸인해 주신 책에 줄 그어가며, 노트하며(주로 포스팅을 위한 노트거나 스스로를 위한 요약 정리용 노트) 책을 3일 정도 되는 시간동안 좀 너덜너덜하게 읽고 있습니다.(제가 예전에 이누잇님 블로그 댓글에 책을 분해해서 읽는 '분해파'라고 적었던 기억이 살짝 나는데 기억하실지^^;;)

    내용 중에 일부는 처절하게 공감하면서
    또 일부는 마구 후회하면서(왜!!! 이런 내용을 이제야 알았을까)
    몇몇 내용은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아, 내가 해 오던 방법이 큰 틀에서 잘못 가진 않았구나 :) )
    꼼꼼하게 읽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타도 두 개 찾았습니다^^;; )

    곧 요트파티(?)와 독후감(?)과 홍보성 글(?)을 올리게 될 것 같네요. ㅎㅎㅎ

    책 막바지에 다다르고 나니 주위에 읽히고 싶은 사람이 하나 둘 떠오릅니다. 쉐아르님에게 받게될 책은 아마 그 사람들 가운데 한 명에게 선물로^^;;

    새벽에 책읽다 쉬는 동안 관블 알리미 뜬 것을 보고 댓-_-글 놀이.
    • 와.. 마하님의 리뷰가 기대됩니다. ^^

      오타는.. 좀 의외입니다. 출판사 믿고 쎄게 안 봤더니 더러 보이네요. 막판에 급히 진행하느라 그런듯 합니다.
  2. 재미있는 부분이 잘려나간것 같아 아쉽네요...
    잉여부활 시리즈?를 읽다보니 책 구매 욕구가 마구 생기는데...
    저처럼 독서를 안하는 사람도 관심이 가는 상황이니
    대박의 조짐이 아닐까요?

    이산 눈팅 구독자 였습니다 -_-
    • 따로 보면 재미있지만 책에 있으면 좀 늘어지고 군더더기 같은 느낌이 들긴 합니다. ^^

      일단 한부 구매후 생각해 주심이.. (먼산)
  3. 어제.. 개인공부할려고 서점갔다가 생각나서 샀습니다~~!! ㅋㅋㅋ.. 인터넷으로 살껄하고ㅠ.ㅠ. 후회중인.ㅠ.ㅠ.
  4. 간혹 혼자 점을 쳐보곤 하는데(제 카드는 여신 타로카드입니다), 내 마음을 거울로 들여다본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가장 점 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끝내, 마음의 문제인 거죠.ㅎ

    직관은 패턴인식능력이라는 거. 직관-감정-의사결정이 하나로 엮일 때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한다는 건, 직관을 말로 설명하기보다 직접 실현하는 것이 더 빠르다는 것과 또 반대로, 막상 말하기는 쉽지만 제대로 실행하기는 어려운가 봅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정량적 접근이 우선하겠지만 말입니다.ㅎㅎ
    • 타로카드.. 저도 관심 많아서 해보려다가 어찌 시작할지 막막해서 팽개쳐 버렸다지요. ^^
  5. 아... 정말 재미있습니다.
    근래 해외에서 근무중이라 책을 사고 싶어도 살수 없는 저는 잉여가 아니라 단비같은 글입니다. ^^
    • 지금 해외 계시나요?
      맛뵈기라도 즐거주세요 그럼. ^^
    • 너무 감질납니다. 온지는 세달정도 되었고 좀 더 있어야할것 같습니다. ㅜㅜ
      올려주신 포스트를 읽다보니 같은 출판사에서 출판된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 랑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그리고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세권을 다시 연달아 읽고 싶어졌습니다.전두엽에 대한 책도 읽어싶어지고... 하지만 현실은... 손에 쥐어진 한글로 된 책 비슷한것은 교민잡지가 전부입니다. ㅜㅜ
    • 네. 두 책 모두 제 주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지향하는 바는 좀 다르지만 말입니다. 함께 읽으시면 이해가 더 깊어지겠지요. ^^
      한글이 귀한 곳이라면 두껍고 어려운 책이 딱이겠습니다. 두고두고 오래보게. ^^
secret
137억년 전 무한 질량의 대폭발이 있었다. 무려 38만년이 지나서야 전자가 포획되어 겨우 눈에 보이게 된 우주다. 가득한 수소 기체가 급히 식어 일부는 별이 되고 원자들은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우주 수준에서는 근자에 해당하는 46억년 전에야 지구가 엉겼고, 물리적 원자들은 화학 작용을 시작했다. 지구 탄생 후 11억년이 지나서야 세포 형태의 최초 생물이 나타났다. 세포들은 연합하여 생체를 이루고 역할 분담을 했다. 감각세포, 운동세포, 그리고 신경세포가 되었고, 이 중 특별한 신경세포는 뇌라고 불리운다. 뇌가 유달리 발달한 한 개체군은 자신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스스로를 관찰하고, 주변을 궁구하여 자신이 비롯한 우주의 기원을 상상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얼마나 경이로운 존재인가.

진화가 진보는 아니지만, 비가역적 개선 과정임은 틀림없다. 생물의 가장 위대한 진화적 도약은 시야(vision) 확보다. 레티날의  광화학 작용으로 우연히 빛을 감지하게 된 생물체는, 빛을 못 알아보는 생물체보다 진화적 우위를 차지한다. 빛 감지 생물체 중에서는 모양을 파악하는 생체가, 또 그 보다는 동작을 파악하는 개체가 더 생존하기 쉬웠다. 경쟁에서 이기고 살아 남은 중에서는 색을 인식하는 생물들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다. 이런 환경과의 투쟁에서 비롯된 선택압 (selection pressure)은 진화적 돌파를 이뤄낸다. 정확히는 진화적 돌파를 이룬 종족이 선택압을 이겨내지만 말이다. 이 부분은 소통에서도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보면 믿게(seeing is believing) 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복잡한 요소를 패턴으로 인식하고 그 패턴을 감정으로 저장한다. 감정의 역할은 무엇일까. 공포, 분노, 기쁨, 슬픔이다. 이러한 감정은 4F를 담당한다고 알려져 있다. 4F란 싸우기, 도망가기, 먹기, 그리고 짝짓기 (fight, flee, feed & mate[각주:1])이다. 이중 가장 중요한 감정은 공포다. 공포는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싸우고 도망가는 일을 담당한다.


그럼 먹고 짝짓는건 어떨까. 이를 위해 보상의 화학물질이 있다. 특히 도파민은 포도당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거나, 짝짓기를 하면 분비되어 뇌의 행복중추를 활성화 한다. 결과적으로 도파민은 뇌에서 우리의 태도와 동기, 학습능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애무나 스킨쉽을 통해 분비되는 옥시토신은 배우자에게 충실하게 만드는 일부일처 호르몬이기도 하다. 비정한 생물학자는 그래서 인간을 DNA의 숙주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위험을 피하고, 생존하며 번식할 때, 내부의 행복물질이 분비되어 보상을 받는다. 그리고 그 인센티브는 DNA가 설계한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잉여부활 YES!]


도마뱀의 뇌가 갖는 의미는 진화론적 맥락에서 찾아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 포인트인 감정과 시각의 중요성도 진화론을 이해해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소 묵직한 과학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쓰려 십여번 고쳐 쓰며 노력했습니다만, 책의 핵심과 직접 관련 없어서 장렬히 잉여가 되었다는 전설.. ^^


아참. 기쁜 소식이 있습니다. 1번 잉여인 안토니우스 사례는 여러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진짜로 부활했습니다. 편집자님께서 살려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1. 짐작하겠지만 f로 시작하는 다른 단어가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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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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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4F 모두 제가 사슴벌레에게 배우고 있는 거군요 ^^
    • 네. 곤충도 그렇고 동물도 잘 보면 4F가 본원적 욕구지요. 역시 무한님의 사슴벌레 사랑은 어디에서도 드러납니다. ^^

      전 장수풍뎅이를 엄청 이뻐라 키웠더랬죠.
  2. 우왕ㅋ굳ㅋ 잘되었네요^^
  3. 읽으면 읽을수록 궁금해지네요.
    이번 주 주말이라고 했던가요...
  4. 결국 안토니우스가 부르투스를 물리치고..^^
    다행임다..
    훅 와닿았더랬거든요..
  5. 저렇게 요약하기도 쉽지 않았을텐데;ㅂ;
    아까운 잉여지만 뭐, 책에 안 들어가도 이렇게 봤으니 ㅋㅋ
  6. 출판 시사회, 럭셔리 요트 출간 기념회와 안토니우스의 부활...
    새롭고 색다른 출판의 세계를 봅니다.
  7. 이제서야 읽고 있는 부의 기원에 나오는 경제와 진화론, 복잡계..

    아.. 점점 흥미로워 지는데요.. :)

    안토니우스 사례는 정말 기쁜 소식이군요..
    저도 재미지게 읽었어요 ^^
secret
양심은 인간에 깃든 신성(神性)이다.
-톨스토이

마음, 감정 더 나아가 양심과 영혼 등 형이상학적 상위 개념은 인간을 인간답게 합니다. 좋든 나쁘든 존재 자체가 인간의 증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물질 수준으로 내려가면 궁금증이 많습니다. 우리의 감정은 어디에 있을까요? 흔히 말하듯 가슴에 있을까요. 사고를 담당하는 뇌에 있을까요.

Marco Rauland

(원제) Chemie der Gefühle


거칠게 요약하면 호르몬에 관한 책입니다.
육체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호르몬은 파악된 환경에 맞는 육체적 상태로 감정을 매개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감정의 발현 기제는 이렇습니다.
감정을 관장하는 뇌는 대뇌변연계입니다. 후각을 제외한 모든 감정은 시상으로 모입니다. 시상은 감각신호를 통제합니다. 긴급하지 않으면 대뇌피질을 경유해 정보를 해석하고, 편도핵은 모아진 정보로 감정을 해석합니다.

감정이 결정되면, 두가지 경로로 몸에 전달됩니다.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입니다. 신경전달물질은 매우 빠른 속도로 시작을 알려주고, 호르몬은 혈관을 타고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감정을 전달합니다.

Fear
두려움이 생기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됩니다. 몸은 비상사태에 돌입하지요. 뇌, 심장, 근육 등 중요 부위에 피가 집중되고 부차기관은 혈액이 감소합니다. 판단은 예리해지지만, 심장은 벌떡입니다. 피는 진해지고, 동공은 확대됩니다.
이런 몸의 반응은, 원시 조상의 진화적 적응력입니다. 적을 만나 싸우거나 도망치는 육체적 스트레스 환경에 최적화된 몸입니다. 불과 20만년만에 물리적 투쟁에서 벗어날줄 알았겠습니까. 지적 노동을 하는 현대인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몸의 과도한 방어기제를 유발하여 많은 병을 근원이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몹시 중요한 일로 전전긍긍할 때, 신기하게 병도 안걸리고 일을 잘 치러냅니다. 그리곤, 일 끝나고 큰 병에 걸리기 십상이지요. 이를 긴장이 풀려 그렇다고 말합니다. 실제로는 염증을 치료하는 코르티손이 면역력을 높여준 탓입니다. 사안이 끝나고 코르티손이 감소하면서 병에 취약해져 버린 결과지요. 그렇다면 코르티손이 꼭 좋은 호르몬일까요. 나쁜 호르몬이 있겠습니까만, 현대 사회에서는 주의해야 합니다. 짧은 스트레스에 대비하는 코르티손이 지속 분비되면 피부와 두발에 문제가 생깁니다. 오래 고민하면 얼굴이 까매지지요? 그게 코르티손의 영향입니다.

Love
호르몬의 환경적응적 특징은 사랑 관련해서 가장 잘 드러납니다. 이상형을 만났을 때 가슴이 두근거리고, 사랑에 빠져 정신이 멍해지고, 사랑을 나누곤 황홀해지며, 헤어지면 우울한 이유도 감정을 전하는 호르몬의 작용입니다. 관계가 잘 진행되어 혼인하면 임신하고, 임신하면 친밀히 돌보는 이유 또한 그렇습니다.
여러 호르몬 중 옥시토신은 가장 재미있습니다. 스킨십과 애무로 행복한 감정을 자아내고, 상대에게 충실하도록 작용합니다. 충성의 호르몬이라고도 합니다.

Pain
마지막, 고통입니다. 잘 알려진 엔도르핀이 고통을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고통을 원천 치료하는게 아니라 차단만 합니다. 그래서 엔도르핀이 많이 분비되면 무한한 행복을 느낍니다. 장거리 달리기 때 고통지점을 넘어서면 느끼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가 달리기 중독을 낳는 이유도 그 엔도르핀의 기분좋은 행복 때문입니다.

구뇌, 또는 도마뱀의 뇌가 지닌 역할은 감정입니다. 그리고 감정은 부가의 사치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주요 적응특질입니다. 다만, 원시 조상의 과제에 최적화된 감정, 그리고 그 매개체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아는 부분은 중요합니다. 모르면, 지식사회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사실, 진화는 아직도 진행중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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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  16개가 달렸습니다.
  1. ㅋㅋㅋ.
    inuit 님 오늘도 토댁일 즐겁게 해주시는군요.
    쪼기 쪼기 오타 발견....ㅎㅎ
    빈틈 없을 것 같은 님에게서 오타 하나 발견하니 이리도 즐거운 것을...ㅋㅋ

    전 아마 옥시토신이 자주 많이 분비되는 듯합니다..ㅎ
    제가 충성본능이 좀있답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 옥시토신은 애무와 스킨십으로 분비를 촉진한다고 합니다.
      토댁님의 '내남자'와 아이들의 덕분일지도 몰라요. ^^;

      (오타가 어디있을까요. 찾기 어렵네요. ^^;;)
    • 아무래도 그런 것 같죠..저도 동의!!

      마지막줄 므로면---> 모르면 ...아닌가요?
    • 아... 그렇군요.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얼른 고치겠습니다. ^^
  2. '코르티손'에 대한 부분이 매우 흥미롭네요.
    마감 때문에 보름마다 심한 압박감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만화가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부분인 것 같애요.
    지옥같은 마감 때 다들 피곤해하다가도 마감 딱 끝내면 몸이 찬물로 샤워한 것 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원해지는 것도 '러너스 하이'의 일종이겠죠?
    내용 흥미롭네요 구해봐야겠어요~~!!
    ੦ܫ੦
  3. 오.. 흥미로워요.
    인간이 사고한다는 것만으로 자만심에 가득차서 자신이 동물의 한종이라는 사실을 잊는 것 같아요. ^^
    이기적 유전자, 털없는 원숭이.. 같은 책들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그래서인 것 같아요. 이 책도 재밌겠는걸요...
  4. 안녕하세요, 분당에서 리눅스 데스크탑 맨드는 사람입니다. ^^

    저는 목이 진짜 안 좋은데 사회활동을 하고 밖에서 사람들 만나서 기분 좋고 하면 목이 별로 안 아픈데 주말에 집에서 쉴 때 목이 장난 아니거든요.

    어떻게 보면 목 자체는 항상 나쁜데 엔돌핀이 분비되면 아픔이 차단되었다가 집에서 쉬면서 외로워지면 다시 고통이 전달되고 하는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제 경우는 커피 같은 거 마셔서 각성도가 높아져도 안 아픕니다...각성도가 높아지면 통증을 더 잘 느낄 거 같은데 이 부분은 좀 이해가 안 가네요...

    오늘도 재밌는 블로그 하나 발견했네요. ^^;
    • 각성도와 예민한건 좀 달라서 그럴까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5. 저도 호르몬에 대해 관심갖고 있는데 inuit님께서 멋지게 포스팅하셨네요. 관련 포스트를 트랙백 걸어 봅니다.

    호르몬에 대한 이해가 물질,감정,이성으로 이어지는 정보의 흐름을 배우는데 큰 도움을 줄 것 같습니다. '정보'라는 단어가 새삼스럽게 무겁고 어렵게 느껴지는 일요일 오전입니다. ^^
  6. 구뇌에 이은 포스팅 관심이 많이 가는데요..
    일전에 만들어진 신을 보면서, 진화론, 뇌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ㅎㅎ
  7. 정말 잘 정리해주신 것 같습니다. 저는 지난 봄에 <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의 주제와 비슷한 내용이 있어서 더 친숙하게 느껴지네요. 제가 간여하는 모임에 Inuit 님의 글을 소개하는 차원에서 글을 퍼가도 될런지 조심스럽게 여쭤봅니다.^^
    • 네. 출처를 링크(http://inuit.co.kr/1582)로 밝혀주시면 가능합니다.
      그리고, 어디로 소개하셨는지 가르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secret

감정없이 말하기

Biz 2004.09.03 22:27
우리 회사 사장님은 장점이 많으신 분이고 그래서 배울 점도 많아 벤치마킹 대상이다.
여러 장점 중 하나는 사람을 다루는데 있어 최고의 경지라는 것이다.
전폭적인 신뢰와 적절한 견제.
세심한 배려와 범하기 힘든 권위.
알고도 모른척하기와 알기 힘든 일을 이미 알고 있기. -_-
이런 밸런싱이 최상급이라고 할까..

아무튼 어제 후딱 후딱 일을 끝내고 선주형님이랑 맥주한잔 하러 나가려다가
사장님한테 붙들린 일은 밑에 글에 썼었고..
업무 이야기 말고도 다른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 중 하나가 "감정없이 말하기"이다.

사실 사장님이 한번 화를 내면 불같아서 사장실 밖 사무실까지 분위기가 싸해질때가 있다.
또 그러고 나면 뒤끝이 전혀 없는게 장점이기도 하고 희한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어제 그 비결을 말씀해 주셨다. -_-

바로 사람을 대할때 감정없이 대한다는 것이다.

냉랭하게 대하는 것과 또 다른 이야기이다.
일을 최고로 하기 위해서는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질책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또 감정에 치우치지 않아야 끝나고 다시 또 친구처럼 편히 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그런 방식이 불가근 불가원으로 많은 비즈니스 파트너를 유지할수
있었던 비결인 듯도 싶었다.

내 스스로를 돌아다보면, 그런점에서는 부족함을 느낀다.
감정이 격해져 일을 그르치는 경우는 없는 편이지만,
담담히 상대방의 잘못이나 부족함을 질책하기에는
내공이 모자란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점에서 어제 대화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또 "나만의 길"을 만들어 가는 것도 살아가는 재미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사장님의 비책인 氣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볼까 한다.

-by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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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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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정이 상할 수 있는 이야기는 가능하게 짧게 이야기 하는 것이 감정 제어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강조하기 위하여 불필요할 정도로 반복/길게 설명하다가는, 어느 순간 감정에 몰입되기 시작하고, 점점 격해지곤 하는 것 같습니다.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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