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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에만 내내 머물러도 충분히 좋지만,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습니다. 

인근의 몬세라트는 바르셀로나, 그리고 카탈루냐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보조교재입니다. 예술가의 미학적 영감, 그리고 카탈루냐 민족정신의 허브라는 두가지 키워드가 몬세라트를 감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스파냐 역 앞 광장

몬세라트는 서울의 국철 1호선과 유사한, R5로 닿을 수 있습니다. 출발은 스페인 광장 옆 Espanya 역입니다. 자판기에서 표를 사야하는데, 알고 보면 쉽지만 처음 가면 헛갈립니다. 내리는 역이 수도원 역(Monistrol de Montserrat), 아에리 역(Montserrat Aeri) 등에 따라 교통이 푸니쿨라르(funicular 등산열차), 케이블 카로 나뉘고 다시 어른요금, 아이요금 등등이 있어 메뉴가 복잡합니다. 

다행히 영어가 가능한 안내원이 몬세라트 전용 부스에서 상담을 해주고, 주요 골자를 쪽지에 적어주면 현지 도우미가 자판기에서 발권을 해주는 재미난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그만큼 몬세라트 관광객이 많다는 뜻이겠지요. 가격에서도 나타나는게 관광책자에 적힌 가격보다 실제는 두 배 정도 비쌌습니다. 그 새 가격이 오른거지요. 사실 다녀오고 나면 비용이 아깝다는 생각이 안듭니다. 그 이상 재미나거든요.
몬세라트행 기차는 자주 있지 않습니다. 저희가 도착했을 때도 다음 차까지 45분이 남았습니다. 오히려 다행입니다. 구엘 공원에서 생각 이상으로 오래 머물렀기 때문에 점심도 못먹고 갈 뻔 했는데 여유시간 동안 간단히 점심을 때웁니다. 식단이 간단해도 기분 좋은 이유는 방금 만든 주스와 스페인식 샌드위치가 하도 맛나서입니다. 보기엔 평범해도 질좋은 빵에 신선한 재료를 턱턱 올린 샌드위치도 좋지만, 오렌지 두개를 통째 갈아 만든 주스는 기분좋게 달며, 상큼한 싱싱함이 혀돌기돌기를 단단히 자극합니다.
국철인지라 Monistrol 역까지 한시간 가는 동안 기차는 자주도 섭니다. 톨레도 가던 특급열차와는 다른, 타고 내리는 스페인 사람들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라틴계 특유의 쾌활함과 수다가 전혀 거슬리지 않습니다. 미국 쯤 이었다면 사람들 다 돌아볼만한 소란과 수다도, 모두 그러려니 할 뿐더러 서로 이야기에 빠져있을 따름입니다. 이처럼 관계와 사회화에 몰두한 나라도 보기 힘듭니다. 소란스러움과 정서적 유대가 특징인 남미의 뿌리답습니다.
수도원 역에서 내리면 바로 등산열차 푸니쿨라르를 갈아 탑니다. 제대로 표 끊었으면 번들 패키지로 구매가 되어 있습니다. 
등산열차는 톱니를 굴리며 산을 씩씩하게도 잘 올라갑니다. 고도는 낮지만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에 오르는 느낌과 흡사합니다.
드디어 도착한 산꼭대기의 수도원. 우선 병풍처럼 둘러선 기암들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제주의 주상
절리와 마찬가지로 각각 솟아오른 돌기둥이 모여 있는 형국입니다. 그 모습이 마치 기암의 괴인 같기도 하고, 수도원을 지키는 천군 같기도 합니다. 이 몬세라트를 보지 않고서는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제대로 읽을 수 없습니다. 가우디가 평생 마음에 지니고, 또 동경했던 그 곡선입니다.
산 아래는 까마득한 절벽이고, 수도원은 어찌 여기 이런 건물을 지었을까 싶게 산꼭대기 바위 속에 웅장한 자태를 숨기고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그냥 평범해 보이는 수도원이지만, 가까이 갈수록 그 웅장함과 화려함, 그리고 은은히 감도는 정기에 들어서는 객의 마음이 서서히 격동합니다.
그리고 성당. 멀리서 은은한 멜로디에 끌리듯 들어가보니 거대한 성당에 파이프 오르간이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높은 산 속 구름 위 선율은 천상의 음악 그대로입니다. 사실, 여기 소년 성가대(에스콜라니아)의 성가는 더욱 눈물나게 아름답다고 하는데, 미사 시간이 아니니 그까지 듣는 행운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특정한 종교는 없지만, 성당가면 성당에, 절가면 절에 고요한 마음을 빕니다. 종교의 교리에 에둘리지 않는다면, 착한 마음으로 살자는 종교의 기본 원리는 다 똑같습니다.
그리고 검은 성모상. 바로 몬세라트를 몬세라트로 만든 아이콘입니다. 도시의 수호성인이자 카탈루냐 저항정신의 가디언입니다. 바라만 봐도 마음이 편해지면서, 괜히 눈물이 날듯한 검은 성모상은, 카탈루냐 지식인들에게 무한한 영감과 용기를 주었겠지요. 실제로 가우디를 비롯한 모데르니스모 운동은 각자가 자신의 재능으로 민족정신을 고취하는데 몰입했고, 그로 인해 카탈루냐는 자신의 정체성을 또렷이 가져가게 되었지요. 그리고 그 모든 흔적이 집약된 도시가 바로 바르셀로나입니다. 또 그래서 몬세라트가 바르셀로나를 이해하는 보조교재가 되는 것입니다.

한 도시는 역사의 압축이고, 지식인은 문화의 자식입니다. 자연과 역사, 역사와 문화, 문화와 문명, 그리고 문명과 실상이 가로세로로 짜여 있는 시공간을 아이와 함께 누볐습니다. 아이들도 교과서에서는 결코 배우지 못할, 새로운 공부를 많이 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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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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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말 부럽습니당. 스페인 꼭 갈꺼에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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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돈주고 사지는 않고 얻은 책입니다.

제목도 그렇지만, 식상한 편집입니다. 감동을 쥐어짜는 짧은 이야기와 마무리 짓는 교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비슷한 부류 중에선 걸출합니다.
사례 이야기도 진부하지 않지만,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끌어내는 결론이 매끄럽습니다.
억지스럽지 않고 판에 박은 도덕교과서 풍도 아니지요.
다양한 인생역전을 거쳐 목회자가 되었다는 김홍식 저자는 탁월한 스토리텔러입니다.
간간히 그어놓은 밑줄들을 잊지 않으려 제 언어로 옮겨적어 봤습니다.


  • 빈배와 부딪히면 아무도 화를 내지 않는다. 내가 비우면 싸움은 나지 않는다.
  • 긍정적인 마음은 긍정적인 인생을 만든다. 하지만 긍정적인 추측은 긍정적 사건을 일으키지 않는다. 부정적 추측도 마찬가지다. 관계에 관한 한, 추측하지 말고 내가 듣고 본것에 기초해서 행동하라.
  • 정말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충고하지 말고 부탁하라. 충고하는 사람은 선한 마음일지라도, 듣는 사람은 상처를 입는다.
  • 인사는 인간관계를 여는 문이다. 인사만 잘해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 우리의 말은 상대의 행동을 결정하는 버튼이다. 커피자판기는 심사숙고 해서 누르면서도, 사람에게는 너무 쉽게 아무 버튼이나 누른다.
  • 남을 비난하는 것은 상처에 덮인 딱지를 떼는 것과 똑같다.
  • 많은 사람이 선물을 주면서도 내가 주고 싶은 선물을 준다. 받는 사람이 기뻐할 선물을 줘라.
  • 여러 사람이 찾아오게 하고 싶으면, 스스로 푹신한 소파가 되어라.
  • 내 냄새가 바로 나다. 사람냄새를 풍기면 사람이 찾아올 것이고, 더러운 냄새를 풍기면 짐승들이 찾아올 것이다.
  • 조연이 되어야 할 때는 조연으로, 관객이 되어야 할 때는 관객의 역할을 충실해라. 항상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 인간관계에서의 안전거리는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만큼, 서로에게 헌신할 수 있는 만큼의 거리이다.
  • 거꾸로 도는 톱니바퀴가 있어 시계는 돈다. 내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나와 같은 방향으로 돌기를 바라지 말라.
  • 아무리 어렵고 사는게 의미없더라도 하나는 명심하라. '그리고'가 남아 있다는걸.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관계가 있습니다. 그 관계는 상대론적이고 실존의 의미도 담고 있지요.
학문적으로 배배꼬지 말고, 시장에서 쓰는 평이한 언어로도 충분히 가르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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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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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의 교훈이 인상깊네요. 아무리 어렵고 사는게 의미없더라도 하나는 명심하라. '그리고'가 남아있다는걸... 내가 끝을 내지 않는 한 끝이 나지는 않는 것이라는 말인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나는 끝나더라도, 그 이야기는 영원히 이어가겠지요.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자는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보는 '그리고'를 말했습니다.
      하지만, 쉐아르님 해석처럼 '버리지 못한 미련의 불씨'라는 의미의 '그리고'도 잊지 말아야겠네요.
      의미를 더욱 풍부히 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2. 쉽게 풀어주신 한마디 한마디 너무 가슴에 와 닺는군요.
    그리고 언어를 행동으로 옮겨야 할텐데 좀처럼 연결이 안되는 저 자신을 반성해 봅니다^^;;
  3. 제가 존경하는 회사 선배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상사와는 항상 가깝고도 먼 관계를 유지해야 해." 크크크. 어렵더군요.
    • 어렵지요.
      하지만, 자기 상사와도 잘 못 지내는 사람이 무얼 잘할까하는 부분은 생각해볼 명제일겁니다. ^^
  4.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뒤 늦게나마,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Dotty님 인사가 늦었습니다.
      사업번창하시기 바랍니다.
      새해에 좋은일 많이 생기시구요. ^^
  5. 에..제목을 보니 읽지 않은 책 같은데 색깔상자의 말들은 어떻게 제가 읽은 내용같다는..하지만 inuit님의 언어이신거죠?
    흐음... 흠흠.. 사실 제가 밤마다 잠들어 있는 사람들 사이를 다니면서 그들의 생각을 읽는게..취미인.. 하핫~~ ^^;;;
    • 책 보고 키워드 위주로 정리한건데.. 좀 평이한가요? -_-;
      제 머리가 밤새 아픈게 mode님 탓일지도. >,.<
  6. 두 번째 구절이 많이 와닿네요. 관계뿐 아니라 많은 곳에서 그런 것 같습니다.
  7. 이런류의 책들은 요즘 너무 많은거 같아서 식상한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다루는 내용이 비슷비슷하다는건 정말 거기 나온 내용들이 중요하다는 것이겠지요. 이누잇님께서 정리하신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며, 그걸 본 순간 이 책 다 봤다는 생각이 드네여 ㅋㅋ
    • 네 비슷비슷한데 또 꾸준히 팔립니다.
      재미있는건 읽는 사람도 몇년에 한번씩은 또 보게 된다는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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