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클리핑'에 해당하는 글 2건

전에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받았던 산업경제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기 전에는, 간단한 교재로 논리학을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주말마다 뉴스 클리핑 후에 토론을 합니다. 이번 주의 이야기.

Theme #1
울산에서 자전거 대여를 했는데, 자율반납으로 한 경우는 60대가 모두 분실되었는데, 신분증을 맡긴 경우는 100% 반납을 했다는 기사입니다.

저는 아이들이 피상적 정형화의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많은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예컨대, 만원짜리를 거리에 방치했다가 잃어버린 경우. 그걸 사람들의 비양심이라고 비난하기 전에 그렇게 분실을 조장한 사람의 분별 없음을 주목해야 한다는 요지입니다. 

만일 인적사항을 기록 하지 않더라도, 단지 신분증을 보여만 줘도 반납율은 많이 올라갑니다. 실제로, 무료 간식 제공 후 보답으로 자율기부를 하는 실험을 통해 정량화해 본 결과, 누군가 나를 쳐다보는 느낌만 있어도 기부율이 올라가고 규칙의 준수비율이 높아집니다. 스스로 보는 사회적 정체성을 상기만 시켜도 사회화 수준이 올라갑니다.

결국, 사람 안의 착한 모습을 이끌어내는 운영이 중요하지, 사람을 집합적으로 선하다, 악하다 이야기하기는 섣부릅니다.


Theme #2
토론은 가위바위보로 어느 결론이든 자신이 받은 논지를 논증하는 게임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두번째 주제는 체벌입니다. 

그런데 두 아이 모두가 체벌이 필요악임을 인정하는 옹호론으로 기울다보니 논쟁이 약속대련 같이 싱겁습니다. 그래서, 제가 체벌 반대론을 맡고, 아이 둘이 옹호론으로 논쟁을 합니다.

몇가지 논지를 정연하게 펼치던 제가, 필 받은 김에 오버를 했습니다.

"... 그래서, 학교가 처벌기관이니 교육기관이니?"

아들, 빙긋 웃으며 클리셰(Cliché)의 허점을 놓치지 않습니다. 

"그러면 아빠 회사는 돈을 버는 곳이에요, 사람들에게 돈을 나눠주는 곳이에요?"

"(끄응) 둘 다 하지."

논리학에서 말하는 잘못된 딜레마(false dilemma)의 오류를, 수사학적 되받기로 멋지게 넘겨가는군요. 저는 잘 나가다가 돌부리에 걸려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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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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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ㅎㅎㅎ....재미있었던 장면 같습니다...
    저도 가끔 큰녀석의 말주변을 강화하기 위해 엉뚱한 질문들을 던질때가 있는데.. 예컨데... 어제 놀이동산에 다녀왔습니다. 자일로드롭인가요? 어림잡아 50M 쯤되보이더군요.
    F: 아들? 저거 높이가 얼마쯤 될것같아?
    S: 아빠는 왜 그런게 궁금한건데? 시우는 몰라도 되!!
    이녀석 이것만 25번 탓습니다^^(자유이용권 아니었음...큰날뻔^^)

    우리부자의 대화입니다. 꼭 단절이 오죠...ㅎㅎ
  2. 우오옷.. 아이들이 커서 어떻게 될지 정말 기대됩니다.
    저는 남친과도 위의 주제로 토론하기 힘들거 같군요. 어쩜 좋을까요..
    -_ㅜ 큰일입니다.
    오늘 저녁때가 되면 아이폰을 손에 쥘수 있습니다. 앜!! 너무 좋습니다. 물론 lgt용 폰은 디폴트로하나 더 갖고 있습니다. ;ㅁ;
    • 아직도 카카오톡에 안 뜨고 있음.
      세팅 빨리 하삼. ^^

      그럼 옵티머스Q 이런거도 쓰지 않나요..
    • lg용 스마트폰은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기존에 쓰던 폰을 쓰고 있지요..흑. 아마 올 연말에 나올 옵티머스 마하정도는 되야 쓸만할거 같아요. ^^
    • 옵티머스 마하는 좀 쓸만하나봐요..
      이제 LG는 스마트폰에서는 워낙 안 좋은 이미지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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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주말 식사 때는 재미난 놀이공부를 합니다. 주중에 클리핑해 놓은 뉴스를 가지고 대화를 시작합니다. 그러다 깊이 있게 들어가서 세계 역사나 지리를 배워보고, 쟁점을 잡아 토론을 하지요.

큰 딸은 아프가니스탄에 코잘린 여성이 다시 코를 되찾았다는 뉴스를 택했습니다. 그 뉴스가 주목을 끈 이유와 느낀 점을 발표하는데, 누구나 이야기할만한 내용을 꺼내니 맞긴 하지만, 좀 밋밋합니다.

엉뚱한 질문
전 좀 도발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예전에 프랑스의 여배우가 우리나라에서 개고기를 먹는다고 엄청난 비난을 한 적이 있지? 그 때 그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했지? 애완동물은 가족과 거의 다름없는 동물인데, 어떻게 야만적으로 개를 먹느냐고 이야기했었지. 그 때 우리는 어땠니? 매우 기분 나빴지? 우리나라의 문화인데, 그걸 외부에서 자신의 잣대로 이야기하고 비난하는게 옳지 않다고 화가 났었잖아.

다시 아프간으로 돌아가보자. 그리고 네가 말한대로, 이슬람에서 여성이 가축보다 조금 나은 위치라는게 아프간에서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상식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아프간 입장에서는 자신의 문화적 관습에 따른 것을 외부에서 옳네 그르네 하는게 못마땅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어찌보면, 가축보다 조금 나은 상황의 이슬람 여인과, 가족과 다름없는 애완동물에 대한 대응의 잣대가 달라져야하는 이유가 뭘까? 뭐를 기준으로 이야기해야 하지?
직관적으로는 분명 우리의 경우와 아프간 이야기가 다르고, 어느게 옳고 그른지 판단이 되지만, 논리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그 이유는 무언지 말할 수 있니?"

아이들은 이런저런 근거와 경험과 추론을 이야기하지만 속시원하지는 않았습니다.

한가지 대답
"아빠 생각을 말해볼께.

일단 이렇게 문화적으로 각각 다른 점을 용인해야 하는 것은 문화적 상대주의라해서 기본적으로 옳은 접근방법이야. 하지만, 뭐든지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다는 상대주의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돼.

아빠가 이슬람 여인은 가축보다 조금 나은 상황이고, 프랑스의 애완동물은 가족보다 조금 못한 상황이라고 아빠가 일부러 혼돈스럽게 말했지만, 엄연히 사람은 사람이고, 가축은 가축인거야. 

다시말해, 모든 나라의 헌법에, 심지어 많은 공산주의나라의 헌법에도 보장되어 있는 인권 또는 자유, 민주 같은 가치는 인류 보편적인 것이란다. 사람이 사람을 속박하거나 상하게 하는건 인도주의의 기본원칙에 위배되는거야. 종교가 다를지라도 그 부분은 인권에 기준해서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 받아들이는건 나름대로지만 그 자체가 무례한 문화적 침해는 아니라고 봐.

반대로, 어떤 나라에서 동물을 굉장히 아낄 수는 있어도, 짐승은 짐승이야. 우리 인류는 고대부터 짐승을 잡아먹고, 이용해서 살아왔고 그게 동물에 대해 잘못 다룬다고 말하기는 어려운거야. 다만, 이유없이 괴롭히는건 생명을 하찮게 다루는 것이라서 안되지. 마찬가지로, 기르던 개를 잡아먹는것이 아니라면, 개고기를 먹는 거나 소고기를 먹는거나 크게 다르지 않게 볼 소지도 많기 때문에 그 여배우의 말은 자신의 편협한 생각을 남의 문화와 습관에 대해 강요하는 문화적 충돌을 부르는거지."

저도 질문해 놓고 속시원한 답은 못해줬어도 이렇게 함께 답을 찾아가는데서 재미도 있고 배우기도 합니다. 또 다른 좋은 설명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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