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에 해당하는 글 1건

Nicholas Kristoff &

중국이 미국된다..?

개인적으로는 눈살이 찌푸려지는 속물적인 제목이었지만, 호기심을 누르지 못하고 결국 책장을 들쳐보게 되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목이 책의 진가를 갉아 먹어도 한참 갉아 먹었다는 생각이다.

원제는 "Thunder from the East - Portrait of rising Asia"이다.
우리나라 서점가에서는 그리 주목받기 힘든 제목일 수 있겠다.
하지만, 이책은 바로 원제처럼 '부상하는 아시아의 초상화'가 가장 적절한 제목인 것이다.

저자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와 셰릴 우던 부부는 뉴욕타임즈의 아시아 담당 저널리스트로 30년간 아시아에서 거주하며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축적한 방대한 지식으로 아시아의 집단 초상화를 그린다.
각 지역을 돌아다녔다 함은, 정말로 생명의 위협이 있는 곳까지를 마다 않고 다니며, 거물 뿐 아니라 일반 시골 주민이야기에까지 귀를 기울이며 발품을 팔았다는 뜻이다.
사실, 누군가가 아시아 전체를 개괄하는 글을 썼다고 하면 나부터도 코웃음을 칠 것이다.
첫째는, 내가 많이 알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고, 둘째는 그러나 각각이 다 개성이 뚜렷하게 다른 점이 많아 한권으로 간단히 논하기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진짜로 아시아의 초상을 그렸다.
아시아인이라고 할 수 있는 나보다 더 해박한 지식으로, 멀뚱멀뚱 쳐다보는 서구인의 방관적 시각이 아니라 아시아에서 삶을 같이 살아간 중립자로서 꽤나 정확히 그림을 그렸다.
저널리스트다운 냉철함과 객관성을 잃지 않으며, 개인의 스토리에서 시작하여 흥미를 늦추지 않은채로 전체를 조감하는 르포 기법으로 동북아, 동남아, 인도를 넘나들며 방대한 세계관을 펼친다.

사실 내가 얼마나 동북아 그리고 미국, 유럽만 바라보며 살았는지 절실히 깨달을만큼 흥미진진하고 해박하게 아시아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러면서도 근거없는 낙관도 편견에 쌓인 비난도 하지 않는다.
다만, 추진력과 유연성이라는 아시아적 가치에 대해 일정부분의 장점을 믿어 아시아 주도의 세계를 조심스레 점칠 뿐이다.

그 결과로 중국이 지금의 미국의 위치에 갈 것이라 예견하는데(중국이 미국된다는 제목은 책의 말미에 가서야 정당화가 된다), 다시 말하지만 이책은 중국에 대한 연구서가 절대 아니다. 또한 중국이 미국되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의 생생한 이야기와 아시아적 가치가 담겨있는 아시아 개괄서이며, 우리가 늘 보며 느끼지 못했던 범 아시아의 공통된 특질에 대해 생각해볼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곱씹느라 오래 걸렸을 뿐, 책은 정말 잘 읽히고 재미가 있다.
흠을 굳이 찾으려면, 시각의 고착에 의해 사각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며 몇가지를 따질 수 있으나, 이 책의 질을 생각하면 그럴만한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혹시 시간이 없으신 분은, 서점에서 저자가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한국인을 위해 지은 프롤로그만이라도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 프롤로그만으로도 이책은 값어치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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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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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가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해서 ;-) 눈을 끌었던 포스팅이었는데 읽고보니 더 땡기는!군요. 책을 읽어보겠습니다.<!-- <homepage>http://www.songdaejang.com</homepage> -->
  2. 흠.. 어쩌다 보니 선전글 같이 되어 버렸지만 흥미로우실 겁니다. ^^<br />
    그나저나 중국어는 어떻게 배우고 계신가요? 학원에 다니시나요?<br />
    저도 관심이 있었는데 이번참에 흥미가 더 생기는군요.
  3. 저는 학원에 3,4 개월 정도 다녔습니다. :-) 아무래도 학원에서 밑바닥을 차근차근 키우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일본어처럼 선행학습?(히라가나 암기 같은..)이 필요하지도 않고 학원에 바로 가시는게 좋습니다.<br />
    :-) 그렇지만 무척 어렵더라구요. 스트레스도 많이 받구요..<!-- <homepage>http://www.songdaejang.com</homepage> -->
  4. 맞는 말씀입니다.<br />
    학원을 찾아봐야겠네요. 가까운곳에 좋은데가 있으려나.. <br />
    <br />
    열심히 해서 성과 있기를 바랍니다. ^_^
  5. 중국에서 유일한 국가급 대외방송인 중국국제방송의 싸이트 www.cri.cn 에 접속하시면 저희 방송 내용과 많은 중국 관련 정보를 접하실 수 있습니다. 중국국제방송의 싸이트 www.cri.cn 은 여러분들이 중국을 이해하는 창구가 될 것입니다.<br />
    <br />
    => 매일 저녁 20시에서 24시 사이에 주파수 1017, 1323, 5965 kHz 중에 하나를 맞춰서 &#039;쭝궈궈찌광뻐덴따이&#039; 조선어 방송을 들으면 자주 들을 수 있는 광고 멘트... 맞는지는 잘 모르겠음.<br />
    <br />
    참고로 2월15일자 인터넷 방송은<br />
    <br />
    rtsp://audio.chinabroadcast.cn/spread/korean/2005/02/korean_2520_2005-02-15_21-00-00.rm<br />
    <br />
    주간 편성표<br />
    <br />
    <a href=http://kr.chinabroadcast.cn/mmsource/images/2005/01/10/plgl.jpg target=_blank>http://kr.chinabroadcast.cn/mmsource/images/2005/01/10/plgl.jpg</a>
  6. 호곡... 서점가서 프롤로그만 이라도 꼭 봐야 겠네요~<br />
    근데... 중국이 미국 보다 강해지면 우리에게 더 좋지 않겠죠?<br />
    어떻게 생각하시는지...흠냐...<!-- <homepage>http://blomoa.org/blog</homepage> -->
  7. dal님도 그렇고 波灘님도 그렇고 inuit님 주변 사람들은 다들 내공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그런데 &#039;저희 방송 내용&#039; 이라니, 대체 어떤 일을 하시기에...<!-- <homepage>http://seires.egloos.com</homepage> -->
  8. 波灘 // 꼴랑 네시간 하는겨?<br />
    그나저나, 자네 홈피엔 뭔일이 생겼는가? 적응이 안되어서 그냥 나왔네..<br />
    <br />
    OrOl // 어느 나라가 강해지던 우리는 약자로서의 질곡이 있겠지요.<br />
    다만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까운 나라가 잘 나가면 반사이익은 조금 더 있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br />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하는 날이 살아생전에 오길 바라는 마음뿐이지요.<br />
    <br />
    누드모델 // 잘 보셨어요. dal이나 波灘이나 범상한 사람들은 아니네요.^^<br />
    "저희 방송"이라는 것은 방송 멘트를 인용한 것 같습니다. <br />
    따옴표가 없어서 좀 헛갈릴수도..
  9. 누드모델 // 전 저 짜장면집 방송국과는 전혀 관계가 없고 단지 취미로 국제단파방송을 가끔씩 듣습니다. 그런데 두 시간짜리 방송 중에 저 멘트가 10분에 한 번 정도 나와서 몇 번 들으니 외우게 되더군요.<br />
    <br />
    Inuit // 세계 무대에서의 한국의 위상(이라기 보다는 한국의 단파 청취자의 위상)을 반영하는지 종교 관련 방송 두어 개를 제외하면 한국어 국제단파방송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인데, 그 중에서...<br />
    햄버거집 VOA 세 시간, RFA 네 시간(요건 特目방송이고), 스시집 NHK 세 시간, 북극곰네 VOR 세시간, 짜장면집 북경 본점 CRI는 네 시간, 대북 분점 RTI는 한 시간 반 하다가 동호인들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난 울 나라 대통령에게도 보낸 적이 없던 상소문을 대만의 총통에게 띄우기도 했음) 최근에 중단했고, 삼성이 방송 설비를 기증해서 2002년엔가부터 시작했던 인도네시아 아해들의 RRI는 달랑 한 시간 하다 역시 얼마 전에 중단했고...ㅠㅠ<br />
    짜장면집 방송 시간은 결코 짧은 것이 아니라네...<br />
    <br />
    그리고... normalize된 미니 홈피는 나도 역시 적응이 안되고 있음. 웹호스팅 하나 골라서 홈피 이전도 생각을 해 보긴 했는데... 이참에 도메인이나 하나 확 사버릴까? www.patan.com 멋지자나?
  10. 웹호스팅으로 홈피 이전하면 도메인을 기증할 용의도 있다.<br />
    결단해라..
  11. 추천글 보고 읽어 보았는데 정말 대단하더군요. 간만에 재미와 유익함을 동시에 지닌 책을 읽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기자가 아시아 전 지역에 이토록 해박할 수 있는지, 학문과 경험을 잘 어울러서 쓴 글이더군요. 특히 민족에 얽힌 문제를 정말 정확히 집어낸 것 같습니다. 이후 쓴 독도관련 글에서 지적했듯이 말이죠. <br />
    <br />
    그래도 굳이 거슬리는 점을 집으라면 역시 &#039;서구인의 시각&#039;에서 동양을 바라보다보니 &#039;세계화&#039; 와 &#039;시장 개방&#039; 을 위험할 만큼 좋아하더군요. 그것이 제도만 올바르게 갖추고 관리한다면 성장을 무조건 담보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장하준 교수와는 정반대의 시각을 가진 듯 한데... 그리고 창녀촌에 팔린 아이 이야기를 하며 동양인의 생각이 &#039;경제 성장&#039; 에 대단히 유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극악의 경제환경을 좀 무시한 생각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더라도 너무 정확하게 아시아 각국의 이야기를 풀어내서 웬지 억지 흠잡기 같네요... 한국 IMF에 대한 서술에서는 정말 놀랐습니다. 한국의 저널리즘을 걷어내고 사건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된 듯 합니다. <br />
    <br />
    기타 뭐 집을 부분이 없을만큼 훌륭해서 -_- 더 할 말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정말 요즘 들어 읽은 책 중 최고인 듯. 이것 말고 재밌는 아시아 관련 책 없나요? 특히 동북아... 아아, 여튼 좋은 책 추천해 주셔서 너무 감사... ㅠ.ㅠ<br />
    <br />
    질문. 인도네시아를 언급하며 상납 (kickback) 자본주의 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게 뭐죠? 한국의 정실 자본주의 같은 것인가요? 네이버, 구글은 모르더군요 -_- <!-- <homepage>http://seires.egloos.com</homepage> -->
  12. 이름만 들어봐서는 상납 자본주의는 정부관련해서 상납을 해야 일이 되는 것을 의미하나 봅니다. 인도네시아의 상납관행은 유명하지요. <br />
    정실 자본주의 (crony capitalism)는 보다 포괄적입니다.. 지연, 학연 등에 의해 끼리끼리 모인다는 뜻이잖아요. 정실 자본주의 전에는 부정적 의미가 중화된 유교적 자본주의(confucious capitalism)라고 불리웠는데 결국 情이라는 모호한 개념, 아시아적 가치에 대해 이리저리 왈가왈부하는 것입니다. 장단점이 있고 어떻게 운용하는지에 성패가 달려있겠습니다.<br />
  13. 답변 감사드립니다. ^^ 정실 자본주의에 대해서는 제가 좀 잘못 이해하고 있었네요. 그런 저에게 이야기르&#47483; 들은 사람들의 앞날이 걱정됩니다 -_-;<!-- <homepage>http://seires.egloos.com</homepage> -->
  14. 하하하.. 항상 느끼지만, 말투가 재미있습니다.
  15. 이상하게 트랙백이 계속 차단되어서 덧글로 글 남깁니다.
    inuit님 덕분에 좋은 책 잃었습니다. 감사합니다. ^_^
    • 아이고, 지금 바로 관리자 모드에 들어가 보니, licafunk님 블로그가 차단이 되어 있었네요. 아마도 예전에 스팸 트랙백을 하루에 몇백개씩 지우던 때에 묻혀서 함께 필터링이 된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필터링을 풀었으니 번거롭지 않으시면 트랙백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나저나, 다른 분 블로그도 필터링이 되어있지 않을까 걱정스럽군요. -_-
  16.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