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에 해당하는 글 5건

지은경

아깝다

이런 책을 쓰려면 공이 만만찮게 드는데, 하필이면 벨기에일까. 파리가 있는 프랑스라면 그래도 오가는 막대한 트래픽의 곁가지라도 향유할텐데, 벨기에는 상대적으로 뜸할테다. 나도 벨기에 여행 전에야 관심이 생겨 책을 뒤지다 이 책을 발견했고, 기대 이상이다.
 

말솜씨 좋은 여인

책의 앞부분은 여느 책과 유사한 편제다. 벨기에 도시들 풍경과 음식들. 물론, 책의 컨셉에 맞게 '디자인'이란 렌즈로 들여다 본다. 그래도 미적인 사진과 이야기를 제외하면 낯익은 컨텐츠다. 그럼에도 글은 흡인력이 있다. 적절히 개인의 이야기를 하며, 균형 잃지 않을 정도의 주관을 아래 깔고 풍경과 문화를 스케치한다. 말솜씨라 좁혀 이야기하면 누가 되겠지만, 내가 말주변이 없어 솜씨란 말은 찬사다.
 

벨기에 디자인

이 부분이 책의 백미다. 벨기에의 패션, 건축, 인테리어 등 컨템포러리 예술가들을 일일이 리서치하고, 이메일 인터뷰하고 또 찾아가 만나며 벨기에 디자인을 소개한다. 벨기에 디자인이 수려하긴 하지만 주류는 아니다. 그러나 저자는 애정깊은 사명감으로 벨기에 디자인이 어떻게 유럽 디자인에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열정적으로 적어간다. 나도 설득되었다.

 

에필로그

영화의 엔딩크레딧 올라갈때 나왔다가 숨은 재미를 놓쳐 후회한적 없는가. 이 책도 그런 쿠키 페이지가 있다. 저자의 프랑스 절친이 한국 갔다가 저자가 다시 돌아오길 바랬다고 한다. 그래서 생년월일 받아다 잘가는 점술가에게 갔단다. 와서는 어이없어하며 "이상한 소릴하네. 너가 다시 오긴 오는데 벨기에로 온단다. 생뚱맞게 벨기에 사람하고 사귄단다." 둘은 그렇게 웃고 잊었는데, 먼 세월 지나 생뚱맞게 벨기에 남자랑 사랑에 빠지고, 벨기에 가서 살게 된 저자의 반전 에피소드. 기분 좋다.
 

Inuit Points ★★★★

서두에 적었듯 아깝다는 생각이 많다. 좀 더 주류시장에 닿는 키워드였다면 이런 좋은 책이 많이 알려질텐데. 아쉽다. 그럼에도 한 줌 안되는 독자를 위해, 또 저자들 스스로를 위해, 꼼꼼히 그리고 묵묵히 작업한 그 작가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나라 소개 책에는 드문 별 다섯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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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따르는가

Biz/Review 2015.07.05 10:30

Jay Elliot

(Title) Leading Apple with Steve Jobs

 
그 남자 스티브
생각 외로 재미나게 읽었다. 스티브 잡스에 관해서는 iCon 등을 통해 몇차례 이야기했다. 흔히 알려진 대로, 그는 독선적이고 까탈스러우며 때로 오만방자한 경영자이다. 그럼에도 족적은 뚜렷하다.


이 남자 제이
이 책은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 신화를 일궜던 제이 엘리엇의 관점에서 씌여졌다. 윌리엄 사이먼이 외부자라면, 이 책은 철저히 내부자의 시각이다. '이 남자 그 남자의 사정'인 셈. 제이는 뼛속 깊이 스티브를 추앙하는 자다. 따라서 글은 다소 미화로 기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시각을 교정하자는 취지라 과하게 세심히 역설하는 부분도 있다.


Pirates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책은 내게 매우 의미 깊었다. 망해가는 애플에 다시 승선하여 배를 이끄는 잡스. 그의 인사 철학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Pirates, not navy'다. 매킨토시 시절부터의 철학이다. 관행을 깨고 목적에 치중하는 해적으로 조직을 규정하면서 조직의 생동감과 비전은 꿈틀거리게 된다. 어찌보면,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의 마인드셋을 조성하기 위한 그의 천재적 발상이다.


Recruit
그러므로 채용은 중요하다. 구글을 비롯해 많은 회사들이 이 지침을 따르고 꽤 많이 알려진 내용이기도 하다. 즉, 첫 10명은 극도로 세심히 A급을 뽑아라. 그러면 그 A급은 다른 A급을 뽑을 것이다. 결국 일당백의 기조를 유지하라는 뜻.


Interview
이를 위한 잡스의 면접방식도 독특한데, 이력보다는 생각과 철학을 알아내는데 혼신을 다했다고 한다. 빼어난 인사는 적절한 자질을 가진 사람을 그 자리에 놓는데 있고 그렇다면 이력서와 경력이 다는 아니기도 하다.


Teaming
이렇게 만들어진 팀을 100인이하로 유지하는게 잡스의 특징이다. 그 이상이 되면 한명을 빼내야 한명을 충원할 수 있다는 원칙으로 팀을 운영했다. 사실 100명 이상되면 모두의 열정을 끌어내는 지도력은 발휘하기 어렵다. 커뮤니케이션도 복잡해지고. 잡스다운, 통찰력 넘치는 조직운영이다. 그리고 그 팀원의 열렬한 소속감을 위해, 티셔츠와 파티를 적절히 운영했던 부분도 해적답다. 이 부분도 실리콘 밸리의 문화로 젖어들어, 우리나라 스타트업 바닥에도 종종 눈에 띈다.


Design
잡스의 위대함은 디자인에 대한 숭앙에서 나온다고 나는 믿는다. 그에게 디자인은 외관이 아닌, 사용자 경험의 총합이다. 그는 이 부분에 과할 정도로 혼신을 다했고, 하지 말아야 할 점을 집념처럼 배제했다. 그 결과는 예술에 가까운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였다.


Inuit Points ★★
책은 잡스의 미화, 곁들여 저자의 자기자랑이 물씬 풍기는 내용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잡스의 이야기를 들은게 즐거웠다. 맞다 난 스티브 잡스를 좋아한다. 책을 통해 경영에 대해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배운 점은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빠심으로 별 다섯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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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nuit님, 안녕하세요. 종종 들어오는데 글 올리시지 않더니, 책리뷰를 올리시고 계셔서 반가웠습니다. 아이둔 엄마라 그런지 교육에 관한 글도 좋았는데.. 책리뷰라도 볼 수 있어 많이 좋습니다. 계속 방문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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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터 람스 (Dieter Rams) 아시나요? 
저는 이번에 알았는데, 독일 Braun 사의 디자인 정체성을 세운 디자이너이자, 애플의 디자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그를 만나러, 아이들과 대림미술관을 찾았습니다. 가기 전에 딸아이는 영어번역 숙제 겸, 위키피디아의 페이지를 찾아 공부를 했지요. 

람스의 디자인 10계명을 보면 그와 그가 미친 영향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즉, 제품의 속성을 과장하지 않으면서 미학적으로 아름답고, 사용이 쉬우며 직관적이고, 군더더기를 빼서 최대한 간결하게 만들어 오래 써도 물리지 않으며 두고두고 친근한 디자인을 조목조목 강조합니다. 애플의 제품을 대입해 보면 딱 이해가 갑니다.
아이들은 처음에 이런 복잡한 철학을 어떻게 다 구현하냐며 못미더워 했지만, 전시장을 돌면서 10계명에 해당하는 디자인 요소를 하나하나 찾아다니고 나니 이해가 많이 깊어졌습니다. 진정한 산업디자인의 정수를 맛 본 시간이었지요.
감성과 직관, 사용성과 UX가 강조되는 시대입니다. 무려 한 세대를 지나도 촌스럽지 않으며 오히려 고유의 품위를 지닌 산업디자인들을 두루두루 보는 재미는 아이들 뿐 아니라 제게도 인상 깊은 순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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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찜해둔 전시회였는데 사전 공부가 필요하네요. 전 도슨트 설명 들으며 편하게 보려 했는데 공부 좀 하고 가야겠어요. ^^
    • 눈콩님, 오랜만이에요.
      저야 회사에서도 디자인이 관건이라 관심이 조금 더 많은 것이지만, 좋은 디자인은 쉬운 디자인이고, 복잡한 설명 없이도 와닿지 않을까 싶어요. ^^
  2. 와우~~
    좋은 시간 보내셨군요.
    요즘 브랜드 공부와 함께 디자인을 좀 고민하고 있습니당.
    저도 조렇게 새대를 지나도 편안한 무엇을 그리고 싶네요.^^]]

    건강조심하시고 늘 행복하시길 ~~
    수리수리 마수리~~~ 주문 넣어드립니당, ( 오랜만에 주문 넣네요..ㅋㅋ)
  3. 디터 램스라는 이름 처음 듣는듯합니다.
    디자인 10계명을 읽는데 말씀하신데로 애플이 떠오르네요^^
    "애플은 새로운걸 절대 만들지 않는다. 다만 만들어져 있는 걸 최대한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뿐이다"라는 생각을 더욱 강하게 만드네요..
    요즘 부쩍 잡스없는 애플은 앙꼬없는 붕어뿡같습니다.
    잡스의 직관을 뛰어넘을 사람은 현재까지 없는듯...
    울아들을 그리 키워보고싶다능...(희망사항)

    InuiT님 설명절 잘 보내시고, 새해에는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 네. 애플과 디터람스는 뗴기 어려운 관계일지도 모르겠어요.
      잡스 옹이 곧 하늘로 갈듯 한데 그 이후의 애플이 무척 궁금해집니다.
  4. 디자인 10계명 중에 2번이 좋군요. 아무래도 저는 실용적인 디자인이 좋습니다!
    이번 설 연휴가 긴데 어떻게 보내시나요? ㅎㅎ 왠지 가족여행을 가실거 같기도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너무도 실용적인 엘윙님! 엔지니어의 특성인가요. ^^

      질문은.. 빙고입니다. 설 끝나고 가족과 스키여행 예정하고 있어요. 엘윙님은 부모님들 인사로 바쁘실지도..
secret
너무도 유명한 헨리 페트로스키는, 곧잘 '테크놀로지의 계관시인(the poet laureate of technology)'라 불리웁니다. 기술에 대한 정통한 지식과 안팎을 꿰뚫는 예리한 시각을 치밀하게 서술하기로 유명하지요. 그의 책을 언젠가 한번 봐야지하다가, 디자인에 대한 관심으로 이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Henry Petroski

(Title) Small things considered: Why there is no perfect design

No perfect design
책의 핵심 명제는 원제와 같습니다.
"완벽한 디자인은 없다."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모든 디자인은 의사결정의 구현이라는 점입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제한된 정보 속에서 어떤 식으로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둘째, 모든 디자인은 오직 상황속에서 기능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기술이 변하거나 사용자의 습관이 변한다든지 상황이 바뀌면 디자인의 장점이 단점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C'mon Henry
그런데 곰곰 따져보면 디자인 아니라 그 어떤 것도 '완벽'하기는 쉽지 않지요. 그런데 인간의 다양한 주관과 심미에 판정을 맡기는 디자인에서의 완벽을 말하다니요. 아무도 원하지 않는 이상을 놓고 페트로스키 씨, 한권 내내 열변 토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못해 우습습니다.

심지어 디자인은 고사하고 수치의 세계에서 머무는 공학(engineering)도 완벽과는 거리가 먼 학문입니다. 공학은 시간과 효율이라는 목적에 완벽성을 기꺼이 내어주고, 근사의 세계에서 실용을 추구합니다. 보다 엄정하다는 자연과학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디자인의 완벽성에 대해 한 권 내내 떠드는건 허수아비 세워 놓고 때리는 격입니다.


Onion peeling writing style
물론, 어떤 디자인도 더 나아질 구석이 있다는 점, 또 어느 디자인도 상황과 사용자의 습관을 거듭 살펴야 적절해진다는 점에서, 완벽성의 추구라는 방향성을 제시하자는 의도는 압니다.
하지만, 책 내용 읽다보면 저같이 성미 급한 사람은 그 지극한 미시감에 질려버립니다. 물체의 디테일을 파고 또 파고, 잘게 나눠 씹고 다시 곱씹습니다. 양파 껍질 까듯 한 없이 벗겨냅니다. 한 두 챕터는 그의 세심한 디테일에 경탄을 보냈지만, 중반 즈음 가서는 둔감한 지루함이 되었고, 막판되니 페트로스키 좀스러운 까칠함이 거추장스럽습니다.
물론 그의 사고 과정을 쫓아가면서 디자인적 요소를 사유하고 훈련하는데는 훌륭한 교재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냥 디자인에 대한 그의 시각이 어떤지 감잡아 보려는 사람에겐 갑갑한 극미세입니다.


Design is life
차라리 제가 배운건 '삶 자체가 디자인'이라는 점입니다.
저는 두가지 결론을 냈습니다.

Design is solution
디자인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다. 그 해결책은 구현물의 형태를 넘어 총체적으로 현실화된다. 사물과 사상과 절차의 조합으로 나온다.

Design is resolution
디자인은 결정이다. 주어진 환경과 입력요소를 살펴서 매순간 결정을 해야한다. 결정되지 않은 디자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매일의 일상과 성취가 모두 디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데이트를 하는 것도 디자인입니다. 연인과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목표를 위해 어떤 옷을 차려 입을지, 어떤 음식을 먹을지, 어떤 동선과 경험을 순서지을지 디자인해야 합니다. 음식을 먹더라도 메뉴의 조합과 필요한 경비와 주머니 사정, 최근 메뉴 선택 이력, 날씨, 갈증도, 시간, 어둡고 밝음, 후속 일정, 주변 분위기 등을 고려해서 식사 장소와 테이블과 메뉴, 그리고 곁들이는 음료를 의사결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결정이 식사라는 디자인이되고 다음 일정의 제약요소나 촉진요소가 됩니다.


That's enough
책의 번역은 품질이 매우 낮습니다. 원서로 보는게 나을 정도로 초벌 번역의 혐의가 짙습니다. 번역의 완성도보다는 숙련도 이슈입니다.
그리고 질낮은 번역 탓을 무시하긴 힘들지만, 그와 별개로 헨리씨도 참 수다스럽습니다. 나름 간략하고 포인트 있는 이야기를 너무 장황하게 늘어놓습니다. 그의 책을 시리즈로 읽으려던 제 계획은 무한 연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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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단 저는 저자를 기억해두어야겠네요a
  2. 안 사기 잘 했네요_-_...... 친히 몰모트가 되어 주시다니...
    이것저것 보면 볼수록 핵심은 두루 통하는 것 같습니다.
  3. 이베이에서 우리 나라 호미가 최고의 가드닝툴로 팔리고 있다는 기사도 본 적이 있는데 ^^

    디자인은 생활이라는 것에 동감합니다.

    IT쪽에서는 입출력 장치의 발명이 새로운 디자인을 추구하게 하고, 그렇게 추구한 디자인이 새로운 입출력 장치를 만들게 하는 것 같더군요.

    오늘 번역 완료한 아이폰 관련된 글에서 애플이 OS를 만들 때 이간의 '심리'까지 이용하는 것을 보고 좋은 디자인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 하하하하. 호미가 그렇게 인기랍니까.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무척 흥미롭습니다. ^^

      바쁠텐데 긴글 번역하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기대하고 있었는데 가서 읽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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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 Peters

원제: Re-imagine!


다른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 범상한 책이 아닙니다. 파격적이지요. 디자인 뿐 아니라, 문체도, 주장도 그렇습니다. 기존의 관념을 다 버리고 새로운 사고의 틀을 갖자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인 선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컨대, 톰 아저씨가 줄기차게 공격하는 기존의 관념들이란게, 전략적 계획, 품질, 지속가능한 경쟁우위 (sustainable competitive advantage) 등입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공격하기는 쉽지 않지요.

그래서, 첫머리부터 Al-Qaeda의 게릴라 전술이 거대한 미군을 이긴 사례로 시작합니다. 끊임없이 기존의 관념을 파괴하도록 자극합니다. 통상의 관리업무를 칭하길 '이윤을 빨아먹는 기생충'이면 말 다했지요.

톰 아저씨가 대안으로 제시하는 새로운 사고의 틀은 무엇일까요.
서비스가 아닌 솔루션을 제공하고, 다시 솔루션을 넘어 경험을 제공하라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책에서도 신경쓰듯 디자인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누누히 강조합니다. 디자인은 영혼의 거처이니말이지요. 궁극적으로 이러한 총체적 경험으로 구축될 기업의 유일한 의미있는 자산은 브랜드라는게 결론입니다.
시장측면에서는 여성과 노인이라는 숨겨진 거대한 인구집단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두가 열광하는 Wow 프로젝트를 개발하라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리더가 해야할 단 하나의 임무는, 변화를 명령하는게 아니라 변화를 주도할 사람을 찾고 그에게 힘을 실어주는거라고 강조합니다. 조직 문화는 보스가 행하는 게임의 일부가 아니라 게임 자체라고 단언합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인재 관련한 주장은 새겨둘만 합니다. 먼저 지식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더 증대되어야 한다는 부분입니다. 사실 물리적 힘이 더이상 큰 의미가 없다면, 창의성과 관계관리에 타고난 선수인 여성이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급증하고 있는게 사실이니까요. HR 부문은 여성들이 장악할 날이 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모두가 말하는 장점은 이만하고, 책의 단점을 말해볼까요.
한마디로 피곤합니다. 파격적인 레이아웃은 좋습니다만, 텍스트와 백그라운드, 이미지가 뒤섞여 가독성이 떨어져 시각적으로 피곤합니다. 이건 제가 까다로와 그렇다고 해도 좋습니다. 지나치게 수다스러운 사이드바의 각주로 주의가 분산되어 진도가 느린 점도 대범하게 무시하면 별 일 없습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소리치고 (shout) 욕하고 힐난하는 목청이 책 내내 이어지다보니, 하이톤의 히스테리를 내내 들어준 기분이 들어 정신적으로 피곤합니다. 물론 중간에 배운 점이 더 많지만 지속적인 하이톤은 결국 모노톤아니겠습니까. 좀더 학문적으로 말하면, 사고의 틀을 깨기 위해 일부러 극단을 택해서 생기는 bias를 소화하기 위해 독자가 balancing에 소요하는 정신적 노고가 만만치 않다는 뜻입니다.

전반적으로 평하자면, 이 책은 경영하는 사람들을 위한 두뇌의 마사지라고 생각합니다. 과격하게 고정관념을 두들기지만 결국 사고도 말랑말랑 유연해지고 창의의 순환도 잘되니 말입니다. 다만 자주 과하게 사용하면 멍이 들지도 몰라요.

이 글은 susanna님과 사전 약속하에 진행한 동시 포스팅입니다.
이 포스팅이 공개된 정확히 같은 시점에 susanna님이 읽으신 '미래를 경영하라'가 공개됩니다.
책의 내용이 매우 다양한 측면을 다루고 있어 각자 느끼는 감흥이 다르므로, 두 글을 함께 읽으시면 매우 흥미있는 경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susanna님은 이미 잘 알려진 블로거이지만 간단히 소개하면, 현재 주력 매체의 문화부 기자시고, 문화 관련한 MBA를 이수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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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nuit님의 차분하고 균형잡힌 글을 읽으니 제 호들갑이 민망해지는군요.^^; 역쉬 깊이 꿰뚫는 고수의 서평이십니다!
  2. 수잔나님 글을 본 뒤, 이누잇님의 글을 읽습니다. 신선한 시도! 좋습니다. 언제가는 저도 끼워주시길...글을 쭉 읽고 이런 말이 떠오릅니다. '신화를 만들지 말고, 신화가 되라'
    • 이게 말입니다..
      보는 사람이야 심드렁하겠지만 하는 저는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어제 글을 퇴고하여 걸어놓고 어찌나 susannna님의 관점이 궁금하고 기다려지던지. 그리고 글이 동시에 뜨자마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기대했던 단아한 글을 볼때 그 쾌감도 만만치 않아요.

      다음에 기회되면 미래도둑님도 같이 해요. ^^
  3. 오오. 두분다 멋집니다. 그렇지만 저는 Inuit님의 글에 길들여져버린것 같습니다. -_ㅜ
    wow프로젝트!! (이wow가 그 wow는 아니지만 낯익은 글자가 들어가 있군요 크크) 저도 HR부서로 옮기고 싶습니다. ㄱ-
    • 그러고보니 엘윙님이 올해 wow.. 프로젝트 열심히 했었지요 정말. ^^;
      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십분 활용할 분야를 생각해 둘 필요가 있어요. HR도 좋은 후보겠어요. ^^
  4. 아부성 발언이 아니라..
    정말 주옥같은 표현들이 많네요.
    책의 장단점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도 배울 점이구요.
    하나하나의 포스트에 심혈을 기울이심이 저와 대조적이라.. 쩝..
    암튼 올 해 한해 쭉~~ 팬이 될거 같은 예감이군요.
    • 올해 일이 더 바빠져서 블로깅하기가 무척 힘든 상황인데, 민재님 같은 분이 계셔서 아예 끊지는 못할듯 하네요.^^
      어쨌든 고맙습니다.
  5. 두 분의 리뷰 모두 잘 봤습니다. 아무래도 저도 이누잇님의 글발이 더 친숙합니다..^^
  6. 지난 해 말 저도 이 책을 읽었습니다. 이누잇님의 서평처럼 경직된 사고를 가진 사람의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하기 위해서 예컨대 선불교에서 이야기하는 '방,할(몽둥이로 두들기거나 고함치는 것)'의 기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꾸 기존 사고체계를 부정해보게끔 자극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책의 편집은 이 분이 본문에서 대단히 중요시하는 '하이퍼텍스트' 개념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하이퍼텍스트에 해당하는 부분에 밑줄을 긋고, 여기에서 점선을 끌어다가 좌우의 여백에 연관된 내용을 적고 있는 것입니다. 형식상으로는 꽤 과감한 변화를 준 것 같지만 사실은 책이라는 매체의 한계로 인해 과거의 각주 개념을 약간 확장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진정한 하이퍼텍스트라면 밑줄이 여러 단계로 계속 꼬리를 이어야겠지요 ^^ 여하튼 산만한 느낌이 나는 편집이지만 책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이해하겠다는 부담감을 버린다면 편한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피곤하지 않을 수도 ^^) 책이 출간된지 몇년 지난 터라 이미 신선함이 조금 떨어진 감은 들지만 그래도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 동감합니다.
      하이퍼 텍스트 형식 자체는 실험적이지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문제삼는 부분은 가독성입니다. 배경색에 글자가 파묻혀 안보이는 지경에 이르러서는 시각적으로 피곤하던걸요.

      이책의 독법은 말씀처럼 띄엄띄엄 손가는대로 읽는게 맞을듯 해요. 저도 주위 분들에게 그렇게 권하고 다녔지요.
  7. 두분 덕분에 읽을 책 리스트가 계속 길어지네요. ^^;
    • 그래도 따로 따로 리뷰하는거 보다 몰아서 하는게 좀 간소하지 않을까요. ^^;
      도도빙님, 방문 감사드립니다.
  8. 저는 followship이 많은 사람이라 리더에게 이 책을 권해야겠군요~ ^^
    더불어 그런 리더를 만들기 위해 저도 이 책을 읽어야겠어요.. :)
    • grace님도 리더이신걸로 글을 읽은적이 있는데.. ^^
      좋은 리더도 되시고, 상사를 좋은 리더로 만들기도 하세요.
      건승을 빕니다.
  9. 저도 이책을 읽었습니다.
    톰 아저씨가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워낙 버럭버럭하셔서 멋졌지만..
    빨간색 바탕에 검은색글씨를 쭉 끌어당겨서 주석이 달려있는 구조는 눈이 아팠어요.. ^^
    • 흥미로운게, 구매 전이나 독서 전에는 눈을 확 당기는데, 정작 읽을때는 피곤하지요. 책만드는 패턴이 비슷한 이유가 가독성을 고려하는 연유란 생각을 했습니다.

      저와 책읽는 분야가 비슷하신가봐요.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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