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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징하게 고통을 겪었던 성남 일화.
구단 사정으로 지원이 뚝 끊겨, '레알 성남'에서 '리즈 시절'로 반전 직하한 한 해였다.

그 어렵던 작년 상황에서도 아시아를 제패했던 초 강팀은, 남은 선수를 팔아 운영비를 마련하는 기막힌 상황을 이어갔다. 몰리나, 정성룡, 전광진, 조병국, 최성국 등등 돈 되는 스타는 다 갖다 팔고, 신인 키워가며 꾸역꾸역 하위권부터 치고 올라왔지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언감생심.

결국 유일한 로또 반전의 기회는 내년도 아시아챔피언스 리그 직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는 FA 컵 우승. 위의 만화처럼 리그 성적 포기하고 아예 FA 컵 올인 분위기로 전환하여 드디어 어제, FA 컵 결승전을 홈에서 치뤘다.

상대는 2009년 FA 컵 결승에서 아쉬운 패배를 안겼던 수원. 비록 졌지만 나를 성남 일화의 팬이 되게 만든 경기였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당시 수원은 플옵 포기로 FA컵 하나에 매달릴 상황이었고 성남은 플옵 진출 후 리그 준우승. 이번 수원은 아챔,리그, FA컵 3관왕을 노릴 절호의 찬스이고, 성남은 달랑 FA컵 하나 남은 상태.

흔히 마계대전이라 불리우는 명승부답게 매우 박진감 넘치는 결승이었다. 점수가 안나도 시간이 어찌 가는줄 모르게 일진일퇴가 빠르고 박력 있었던 경기. 치열한 승부만큼 심판 판정에도 많이 민감한 그런 경기였다.

어쨌든, 올 한해 제대로 말아먹은 조동건 선수가 후반 교체 후 절묘한 헤딩으로 결승골을 넣고 1:0으로 성남 우승. 재미 제대로였던 경기다.

성남이 언제 이렇게 FA 컵 따위에 연연하는 팀이 되었는지는 차치하고, 그나마 어려운 상황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낸 선수들과 신태용 감독에 존경심이 든다. 실제로 내 삶에 많은 교훈과 귀감이 되고 있다. 명문이라는 팀의 DNA는 분명히 다르다는 점, 우승하는 건 실력과 자원 이외의 요소가 분명 필요하다는 점, 고기도 먹어본 넘이 먹는다는 점을 여실히 봤다.

성남 자체로 보면 내년 지옥문이 활짝 열렸다. 승강제 준비를 한다고 게임수는 대폭 늘어나는데 아챔까지 뛰면 강등이 바로 눈앞이다. 시즌 끝나면 돈되는 사샤, 김정우, 라돈치치까지 대거 팔아야 할게 빤하고, 최악의 경우 신태용 감독+홍철까지 세트로 빠져나갈 수도 있는 상황. 올해보다 더 거센 도전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보는게 성남 응원하는 재미랄까.. 


아무튼, 부임 첫해 준우승 두개, 둘째 해 아시아 제패, 셋째 해 FA 우승을 연이어 이룬 신태용 감독과 그와 혼연일체가 된 노란 전사에게 경의를 표한다.  내년 걱정은 내년에 하고, 남은 시즌은 우승의 감흥을 그냥 느껴도 충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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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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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승 정말 축하합니다~!! 내년엔 우리도 우승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성남팬 동생이 우승컵을 드는 사진을 보내온게 아니라 시스타 사진을 보내줘서 한참을 웃었어요ㅋㅋㅋ
    • 아하하.. 경기 때보다 공연 때 성남팬 호응이 컸다더군요..ㅋㅋ
      근데 전 씨스타가 누군지 잘 몰라서.. ;;
    • 요즘 한참 잘나가는 걸그룹이래요~ 그 중에 효린이라는 멤버가 요즘 뜨고 있는데요, 이쁘기도 이쁘지만 노래를 참 맛깔나게 불러서 뜨고 있답니다.ㅎㅎ

      근데 정작 시스타 노래는 참...-_-;;

      아무튼 그렇답니다.히히
    • 한명 눈에 익은 여아가 있던데, 아마 그이가 효린이 아니었나 싶네요.
  2. 씨스타가 뉘신지 모르는 아쥠 1 인~~~^^
    저희 집은 야구를 더 조아라하네요.
    요즘 울집 남정네들이 야구보느라 티브를 점령하는 바람에
    쩡으니랑 저는 걍 놀아요~~^^

    즐거운 가을 하루 되세요^^
  3. 프랑스를 일주하는 뚜르 드 프랑스 경기의 코스 및 종합우승자에게는 노란 색 저지를 줍니다. 자전거 동호인들이 '황금저지'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레이스 중에 관중들이 '누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지'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한 데서 이어진 전통이라는데요. 성남의 노란색 유니폼을 보면 마치 그 황금저지가 떠올라요. 아무튼 대단한 팀입니다.

    우승 축하드려요.
    • 저도 저지 색 보면서 황금빛을 떠올렸는데, 재미난 사례를 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4. 우리성남은 역시 뭐가 다른 듯 ㅋ
secret
어제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전이 있었습니다.
몇달 전부터 손꼽아 기다려온 아이와 함께 탄천종합운동장에 관람을 갔지요.

전에 전북전 때보다 잔디는 상태가 더 심해졌고, 성남시설관리공단에서 긴급 보수한다해서 기대를 했지만, 아직도 실망스럽습니다.
우선 파란잔디가 전체 40%도 안되게 듬성듬성 심어져, 미로를 방불케 했습니다.
그리고, 매트잔디를 깔아 놓은셈이라 짧은 시간 동안 뿌리를 내리지 못해, 경기중 푹푹 패였습니다. 성남선수나 수원선수들 다칠까봐 우려스러웠습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지만 잔디문제는 흥미로운 두가지 현상을 보여줬습니다.

첫째, 몰리나의 코너킥 불발처럼 잔디로 인해 킥에 불안감이나 동작에 흔들림이 있을 때가 종종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건 비오는 날도 마찬가지니 넘어가고..

둘째, 수원은 잔디 상태의 불규칙성을 고려해서 전략차원에서의 롱패스를 구사했고, 성남은 평상시 보다 더 짧은 잔패스나 힐킥, 드리블 등 스탠딩 피치의 상황에 따른 전술적 적응을 들고 나왔습니다.

결과는 그런 세팅과 별로 무관했지요.
물오른 라돈치치의 저돌적 돌파와 몰리나의 후방조율능력에서 빛이 난 성남의 대승.

경기 끝난 아들이 말합니다.

"아빠 오늘은 치킨 먹는 날이에요. 닭 잡았잖아요."

"어, 그래. ^^"


 Note. 수원 팬들께는 죄송.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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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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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역시 똑똑한 아드님이세요.ㅋㅋㅋ

    잔디가 저렇게 된 이유가 새로 당선된 시장과 성남시설관리공단 이사장간의 알력싸움에서 벌어진 일이었다고 하더라구요. 이전 시장도 비리혐의가 있는 이사장에게 나가라고 했는데 안나가고 버텨서 할 수 없이 놔뒀는데 이젠 시장이 바뀌었으니까 나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잔디는 금방 바뀐대요^^;

    너무 오랫만에 방문해서 또 축덕축덕한 이야기만 남기고 갑니다. 잘 지내시죠?^ㅇ^
    • 아니에요 띠용님.
      너무 반갑고 좋습니다.

      다만 아쉬운건 띠용님 블로그가 휴업중이라 제가 연락 전할길이 없단사실이죠.. 트윗은 잘 안하시죠? 미투쪽..?
  2. 흐흐 치킨은 왜 모든 종류가 맛있을까요? -_-;
    후라이드, 양념, 오븐, 파닭, 치킨카레,치킨피자,치킨...

    참 아드님과의 대화가 부럽습니다. 저도 아들낳으면 저런 대화를 이끌어 나가야 할텐데 어째 같이 게임을 하고 있을거같은 불안감이 -_-;;;
  3. 비밀댓글입니다
    • 너무 많은 일을, 오랜 시간 범위까지 고려해서 고민하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크게 보되, 행동은 발앞을 보고 결단하고 나아가고 또 한번 생각하고.. 그런 식으로 하면 될겁니다.
  4. 잔디상태가 저러한데도 경기가 열렸다는게 너무나 어이없네요.
    AFC 관계자들도 왔을텐데 그라운드를 보고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말을 했을지.. K-리그 팀들간의 경기여서 다행이지 해외팀과의 경기였으면 이건 진짜 해외뉴스감인걸요.
    저게 그나마 정리한 상태라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가 낮아서 그렇지 ACL이 꽤 유명하고 큰 행사입니다. 당연히 아시아 전역에 위성중계 된 경기지요.

      나라망신은 둘째치고도, 시설관리하는 공단이 명백히 직무유기한 점이 더 큰 문제라고 봅니다. 돈많은 성남에서 그 세금 다 어디 쓰고 저렇게 방치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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