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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여행이 가장 행복했던 이유  하나는 맥주입니다.


와인벨트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이라면 맥주 벨트는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체코지요위도에 따라 좋은 보리냐 포도냐가 다르니까요. 전 지금까지 맥주벨트 5개국 벨기에만 가봤습니다. 따라서 이번 여행에서는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벨기에 맥주를 다양하게 맛볼 작정을 하고 갔습니다.

 

German Beer

잠깐, 독일을 제쳐놓고 바로 벨기에가 최고라고?

 

독일맥주는 순수령이라는 양날의 칼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중세에 맥주가 대중화되자 재료에 싼걸 섞는다든지 음식갖고 장난치는 사람이 나오게 마련이었겠지요. 신성로마제국의 바바로사 황제는 맥아, , 정제한 이외에 다른 불순물을 넣으면 위법이라 선언했습니다. 당시 술을 만든 맥주 장인이 가죽바지를 입고 자기가 만든 맥주를 부은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날 의자가 붙냐 안붙냐에 따라 그자리에서 목을 쳤다는 이야기가 있을만큼 강력히 시행했지요. 추후 바이스비어(Weissbier) 유명해진 바바리아 지방의 밀맥주는 사실 맥주 순수령을 위반한겁니다. 하지만 독일의 장인들은 순수령의 강한 전통위에 맥주기술을 발달시켰습니다. 빵으로치면 밀가루, , 소금만 갖고 최고의 빵을 만들어야하는 이치입니다. 따라서 독일맥주는 재료 자체를 다루는 기술은 최고이며 근원적 맛을 내는데 탁월하지만 레시피는 매우 경직되어 있습니다.


뮌헨 맥주의 제왕, Augustiner


 

Belgian Beer

반면 벨기에 맥주는 자유분방합니다. 레시피로 과일향을 내는게 아니라 실제 과일을 조금 넣기도 하지요. 한때 우리나라에서 유명했다가 맛이 가버린 Hoegaarden 비롯해 Leffe, Duvel 맛봤을때 신비감이란.. 제법에 있어서 장인적 엄격함은 지키되, 요리를 하듯 다양한 실험으로 찬란한 조합들을 만들어 냅니다.

 

벨기에 맥주의 백미, 수도원 맥주

속칭 수도원 맥주는 벨기에 맥주중에서도 꽃이지요. 중세를 거치면서 수도원은 수도사를 포용하고 종교적 역할만 한게 아니라, 맥주나 치즈 같은 생산을 담당했습니다. 1차적으로는 수도사의 호구지책을 마련하기 위한 기본적 경제활동이었지만, 대형 수도원은 영리사업으로 접근했고, 시간이 여유로운 수도사들의 좋은 취미와 탐구생활이기도 했습니다연원이 그렇다보니 수도원 맥주는 제법의 진솔함과 뛰어난 연구력이 바탕이 되어 최고급 벨기에 맥주를 탄생시켰습니다.  


Trappist beer

한편 수도원 맥주가 유명세를 타니 너도 나도 수도원 레시피를 가지고 만들어 품질관리 이슈가 대두됩니다. 그래서 순수한 수도원의 원칙을 지키고 수도원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맥주를 "트라피스트 맥주" 합니다. 현재 트라피스트 맥주는 10곳입니다. 실은, 이번 여행 전까지도 제 굳게 믿고 있던 숫자는 8개였습니다. 벨기에 6(Achel, Orval, Chimay, Rochefort, Westmalle, Westvleteren), 네덜란드 1 (La Trappe), 그리고 오스트리아 (Stift Engelszell). 근데 돌아와서 찾아보니 최근에 2개의 수도원 양조장이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Orval, Chimay, Rochefort, Westmalle, La Trappe 맛봤네요.

 

네덜란드 유일의 트라피스트 맥주 la Trappe


Duvel, Chimay 가격이 후덜덜


성배를 닮은 Orval 특유의 잔


맥주 종류에 비해 날짜가 부족해, 한병사서 맛만 본 아이들



Abbey beer

반면, 직접 수도원에서 만들지 않고, 수도원의 레시피를 인수하거나 라이센스를 받아 대형공장에서 만드는 수도원식 맥주를 "애비 맥주" 합니다. 레페가 대표적이지요. 솔직히 제가 아주 이뻐하던 레페지만, 벨기에 본토에 있는 동안만큼은  짝퉁쯤으로 여겼습니다.

 

여기서 반전. 상업성의 집요함은 대중적 입맛에 소구하는 방법을 아는듯 합니다. 가장 인기좋은 레페 블론드는 물론이고, 좀더 진하고 강한 맛을 원하는 사람을 위한 레페 로얄 다양한 라인업이 있는데, 이게 맛있습니다. 특히, 병발효를 해야하는 트라피스트 맥주의 특성 , 애비 맥주를 드래프트로 먹으면 맛은 단연 최고였습니다.


그냥 레페도 맛있는데 로열은 그냥.. ㅠㅜ

 



Draft

벨기에 맥주 종류가 브랜드만 500개고 양조장이 내는 계절별, 제조 방식별 가짓수를 곱하면 수천종입니다. 따라서 매일 한가지 다른걸 마셔도 1년에 모든 맥주를 맛보기 힘든 곳이지요. 하지만 이번에도 새삼 느낀건, '맥주는 역시 양조장 근처가 최고' 것입니다. 안트베르펜, 헨트, 브뤼헤, 리에주, 알스트 브뤼셀 이외의 여러 도시를 갔는데 로컬 비어 드래프트를 달라고 하면 그게 필스너 계열이건, 에일 계열이건 상관없이 맛이 좋았습니다.

심지어 암스테르담에서 하이네켄을 생맥주로 맛봤는데 맛은 제가 알던 하이네켄이 아니었습니다. 하이네켄 공장에서 먹는 맛은 윗길이었구요.


하이네켄도 공장에서 마시면 최고급 맥주 안부러운


브뤼헤 특산인데 이름이 좀... Zot


 

Lambic

마지막으로 브뤼셀 인근에서만 마실 있는 람빅을 설명하고 마치겠습니다. 람빅은 제법이 영국의 에일, 또는 우리나라 막걸리와 같습니다. 자연에 떠다니는 효모를 이용해 상면발효합니다람빅이 에일과 구분가는 묵은 효모를 이용해 세번의 여름을 거치는 장기 발효를 한다는 점입니다처음 마시면 시큼한 느낌에 과일향이 진해 이게 맥주야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심지어 람빅에 과일맛을 더한 Kriek 체리주스와 같습니다. 먹다가 사고나는 유형이지요. 벨기에의 유명 요리인 홍합찜과 아주 어울리는 맛입니다. 브뤼셀에 도착한 날 처음 마시고 뒤로 못찾다가 결국 첫날 갔던 곳에 다시 가서 한번 맛보고야 브뤼셀을 떠났습니다.


벨기에 가는 한국 여인들, 특히 조심


홍합의 새로운 경지


 

맥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단번에 맥주를 사랑하게 만드는 벨기에 맥주. 다양한 매력에 흠뻑 빠졌고 풍성했던 여행이었습니다. 벨기에 맥주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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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맥주 먹고 싶다...
    그래도 제겐 독일에서 마셨던 바이스비어가 최고!
  2. 벨기에 맥주도 상당히 맛있나보군요..
  3. 술 좋아 하는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닷..
  4. 어찌 요즘 활동이 주춤하시네요.
    수년간 이곳을 들락날락 하는 사람으로서 새로운 소식에 목 말라 합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구요.
secret
보헤미아 

이 단어 하나로 많은 것이 함축되어 뇌리를 스쳐가는 체코입니다. 남루함과 낭만, 자유와 분방, 음악과 방랑.. 물론 보헤미아가 체코와 등가의 정서는 아니지만 꽤 많은 설명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라하의 봄
하지만, 오늘의 체코를 읽는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공산통치입니다. 그로 인해 가난해졌고, 그로 인해 정신이 피폐해졌고, 서로 불신하며 아직도 불안감을 말끔히 씻어내리지 못한 체코입니다. 
책에서는 공산시절을 묻는걸 금기로 강조합니다만, 출장 때 언뜻 나오는 이야기 속에서 그래도 생각보다 덤덤해진 정서를 읽을 수는 있었습니다.

체코 산
스웨덴 편처럼 체코 키워드를 적어볼까요? 작가로는 밀란 쿤데라와 카프카가 있습니다. 음악가는 스메타나, 드보르작 등 수두룩합니다. 테니스 선수인 나브라틸로바도 체코 출신이지요.

맥주
그러나, 보헤미아와 프라하의 봄에 이은 세번째 축이 되는 키워드를 꼽으라면 단연 맥주를 들겠습니다. 전에 체코 맥주에 대한 글에서도 언급했듯, 필스너와 버드와이저가 실재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품성
고지식하고 무뚝뚝한 편이지만 상당히 지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체코입니다. 프라하 성에서 보듯, 한 때 시대를 풍미했던 자존심도 세고, 동유럽이랑 한 묶음으로 치는걸 질색합니다. 유럽과 동유럽의 가교 역할을 자임하지요.
그런면에서 기업정신도 좋고, 인적 자원도 명민하여 우리나라 공장들이 많이 있습니다. 프라하 공항에서 우리 공장까지 세 시간을 차로 징그럽게 달려도 내내 평원만 펼쳐지는 풍경에 저으기 놀랐더랬습니다. 지금은 빈 들판이지만, 이게 다 나중에 비빌 언덕이 될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프라하의 관광지 이외에 숨은 역동성과 저력이 있는 나라, 체코입니다. 혹시 프라하 여행갈 분은 예쁜 도시야경 말고 다른 매력을 찾아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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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 독일보다 체코맥주가 훨씬~~~ 맛있더라구요.
    독일 맥주 종류가 워낙 많아서 다 못 먹어 봤기 때문에 그런걸 수도 있겠지만, 필스너 우르켈이란 체코 흑맥주, 좀 쌉쌀하고 깔끔한것이 시원하고 넘 맛있었어요.
    • 클리티에님은 미식가에 애주가 기질도 보이는듯 합니다. ^^
      우르켈 맛의 깊이를 제대로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우르켈 드래프트는 정말 놀라울 정도로 맛이 좋더군요.
secret
비행기 타기전 약간의 여유. 절친은 오후 시간을 빼내어 프랑크프루트 인근을 보여줍니다.

오늘이 목적지는 뤼더스하임(Rüdesheim)입니다. 뤼더스하임의 특징이라면 두 가지, 라인강과 와인입니다. 그리고 그 둘이 만나 만든 유복하고 아름다운 마을이 소복히 내려앉아 있지요.

독일의 젖줄인 라인강은 상상 이상으로 크고 물살도 거셉니다. 라인강의 기적이라 칭해지는 이유로, 한강과 비견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부분은 완전 오산입니다. 거대한 화물선 여러대가 동시에 다닐 정도로 강의 폭과 깊이가 넉넉합니다.

취리히의 호수, 루체른의 호수가 흘러흘러, 프랑크푸르트를 지나는 마인강을 포함해 각지의 강물이 만나 라인 강을 이룹니다. 고대에는 라인강이 그 물이라는 생명 요소로 인구를 흥하게 했고, 현대에는 그 유량으로 물동을 담당하며 경제적 가치를 주었으니 대단한 강이기도 합니다.

라인 강에 대한 이야기는 새록새록이지요. 로마가 서양 세상의 전부일 시절, 카이사르가 북벌을 하다가 기후와 풍토가 척박하던 차에, 라인강을 보고 더 이상 정복하지 않기로 합니다. 이로서 라인강이 로마제국의 북쪽 경계가 되었고, 라인 강 이북은 자유는 구했으되, 문명의 혜택을 못 받은 야만으로 중세까지 지내게 되지요.

또 한 가지 이야기는, 그리드락 사례입니다. 라인 강을 건너는 사람에게 세금을 징수하는 것이 유행이 되어 강 양안에 빼곡히 세금 징수 목적의 성들이 들어차고, 이는 소유의 과도한 분권화를 초래해 결국 라인 강 통행이 올 스톱 되는 결과를 보이지요. 아이러니컬 하게도 그 멍청하고 잔혹한 성들이, 지금은 로렐라이 등등 관광지로 남아 돈을 벌어주고 있습니다만.

결국 이 라인강을 직접 보니 역사의 중요한 꼭지가 훤히 보이더군요. 저 거세고 깊은 강은 건넌다는 개념의 교통에는 중요한 장애가 되었고, 따라 흐른다는 개념의 교통에는 완연한 혜택이었습니다. 이렇게 라인 강 구비구비가 역사와 얽혀 흐르고 있습니다.

뤼더스하임 마을 위편의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강 저 건너에 보이는 독일 마을이 왠지 짠합니다. 어찌나 도시가 산에 예쁘게 정렬되었는지, 한번 거리를 직접 거닐어 보고 싶더군요.

강 어디에서도 잘 보이는 전망대 기념탑입니다. 평탄한 독일 지형치고는 주목할만한 언덕이고 탑은 우뚝하니 높습니다.

보통 범상한게 아니라 자세히 들여다 보았지만 영어 안내가 전혀 없어 잘 모르겠습니다. 궁금해하는 저를 위히 친구가 현지직원에게 전화로 물어보니, 비스마르크의 보불전쟁 승전탑이라고 합니다.

프러시아가 프랑스를 힘으로 제압하고 유럽의 중심으로 거듭난 그 통일전쟁이지요. 이 전쟁에 이기고 비스마르크는 베르사이유 거울방에서 독일제국의 성립을 선포했던, 프랑스로는 아주 치욕적인 사건이기도 합니다. 

프랑스는 나폴레옹 3세가 퇴위하며 파리 코뮌이 들어서 내전으로 전개된 복잡한 상황이고, 독일은 갈갈이 찢어져 유럽의 열강들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앞마당 역할만 하다가, 비로소 하나된 중심국가로 합쳐져 합스부르크 시절의 위엄을 되찾은 계기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패권주의가 다시 세계1차대전의 빌미가 되니, 역사는 돌고 돈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튼, 기개가 활개만큼 대단한 저 독수리의 웅대함이 당시 프랑크푸르트에서 보불전쟁 이후 프랑스와 강화조약을 맺은 비스마르크의 치솟는 만족감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예전 피비린내는 역사에 남아 있고, 마을은 포도향이 가득합니다. 아주 놀랍게도 뢰더스하임은 와인 산지입니다. 마을 인근이 온통 포도밭이고, 질좋은 리스링(Riesling) 와인과 아이스바인이 생산됩니다. 매년 와인 축제 (Wein Fest)를 개최하는ㄷ, 그 자체가 장관인가 봅니다.
강이 좋고, 와인이 잘되어서인지 마을 전체가 넉넉하고 아름답습니다. 골목 골목 하나도 놓치기 싫게 예쁩니다. 마치 테마파크에 온듯 합니다. 다른 점이라면, 실제 살림집이란 점과, 골목을 돌고 집을 돌아도 뒷편의 남루함이 없이 환상이 실존으로 계속 이어진다는 점이지요.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집에 들어가 점심을 먹었습니다.
음식도 맛나지만, 와인이 아주 질 좋습니다. 독일에서 맥주가 아닌 와인을 시키게 되다니 제게는 상상도 힘든 일이지만, 항상 산지제일주의, 또는 특산추구형이라는 의미로 보면 뤼더스하임은 분명 와인을 마셔야 하는 곳입니다.
식사 후, 공항까지 배웅해주며 친구가 넣어준 뤼더스하임의 와인. 그 마음이 고맙고 찡합니다. 아주 신나는 일 있을 때 이 와인을 따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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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요~
    방문하셨던 도시 이름이 다른 듯하여 댓글 달아요^^
    말씀하신 도시는 Ruedesheim인 듯하네요.
    사실 업무차 Walldorf라는 곳에 있는데, 이 글을 읽고 찾아가보려고 구글맵을 뒤졌었거든요. ^^
    그런데 Roedersheim으로 찾을 수가 없어서요^^
    확인 부탁드려요^^
    • 네. 지적 고맙습니다.
      제가 스펠을 잘못 알았네요. 뢰더스하임이 아니고 뤼더스하임이 맞습니다.

      동상 있는 주소를 링크 남기니 참고하세요. ^^
      (http://maps.google.com/maps?q=49.981633,+7.899621&num=1&sll=49.995123,8.267426&sspn=0.114836,0.256119&ie=UTF8&ll=49.980212,7.900919&spn=0.005892,0.011019&z=17&iwloc=A)
  2. 예전에 '어린아이가 똑같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아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의 말씀을 어느 분의 글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30대 초반이고, 한 아기의 아빠로서 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Inuit님처럼 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노력해 보려 합니다. 늘 좋은 글 감사드려요~
    • 네. 저도 그말에 공감합니다. 아이가 닯고 싶은 역할모델이 어떠냐에 따라 삶이 많이 좌우된다는 부분 말입니다.

      제가 얼마나 그 역할을 할지는 몰라도, 딸과 아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생각하게 해주고 싶은 욕심이 있긴 합니다. ^^

      라딘님도 속이 깊으신듯 하니, 아이 크면 멋진 아빠가 되실겁니다.
  3. 비밀댓글입니다
    • 추석직전에 출장은 다녀왔고, 글만 뒤늦게 올리는거야. ^^;

      내가 어제 밤에 알려줬더니, 딸이 기특한 짓을 했네 그려. ^^
      생일 축하해. 바쁜일좀 지나고 10월에 식사한번 하자꾸나.
  4. 나 여기 게르만하우스로 일단 첫날 숙소 에약 했어.. 근데 벌써 결재도 되버렸네 ..ㅠㅠ
    • 댓글을 이제 봤네. 여기 정말 괜찮은 동네야. 나중에 식구랑 프랑크푸르트 가면 다시 들를 계획임..
secret
마지막 공식 일정은 함부르크입니다. 세상에 내가 함부르크를 가볼 줄이야.
햄버거(hamburger)의 어원이 된 함부르크는 인구 백사십만명의 독일 2대 도시입니다.

하지만, 함부르크는 독일이라는 키워드로 읽으면 어렵습니다. 도시의 모토인 세계로의 관문(Tor zur welt; gateway to the world) 또는 시대를 풍미한 한사 동맹(Hanseatic league)의 맹주로서, 북유럽을 포괄하는 정서로 읽어야 하지요.

실제로 궁궐을 능가하는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지닌 시청사입니다. 하지만, 북해에서 내륙으로 근 100km를 들어온 내륙의 항도 함부르크는, 온라인 게임에서 많이 나오는  길드라는 개념의 진원지이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기능하지만 지배하지 않는 함부르크만의 독특한 시청사의 자태를 뽑아내게 되지요.

사실, 전 함부르크에서 개인적인 대실패를 겪었습니다. 독일이고, 두번째로 큰 도시라 기대가 컸지요. 특히 직전 일정이 척박한 런던인지라 독일의 푸근한 맥주 한잔으로 여행의 고달픔을 달래보려 했습니다.

왠걸. 모든 도시의 중심가인 구시가를 찾아 가보았지만, 독일하면 떠오르는 맥주집(bräuhaus)이 없습니다. 이리저리 걸어봐도 그림자도 안 보입니다. 답답해서, 지나가는 지극히 도회풍의 쉬크한 중년여인에게 물어봤습니다.

"여기.. 근방에 맥주집은 없나요?"
"음.. 그런건 여기 없습니다. 술마시고 떠들고 노는건 남부 독일이나 가야 있지요.."

이건 완전 내 마음 제2의 고향 뮌헨을 깡촌 취급하는 놀라운 선언입니다. 하지만, 그 도도함이 잘 어울리는게 또 함부르크입니다. 다음날 비즈니스 미팅 후, 식사 자리에서 현지인에게 물어봐도 같은 대답이었습니다. 그 큰 구시가 통틀어 딱 하나 브로이하우스가 있고 그것도 찾기 힘든 위치에 있다고 합니다.

브람스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비틀즈가 음악을 성숙시켜 데뷔했던 도시 함부르크입니다. 독일 아닌 유럽의 항구로 기능하는 그 용도와 크기는 인정하지만, 관광면에 있어서는 낙제점이었습니다. 

세상에, 한자 동맹과 길드의 수많은 스토리와 항구도시의 한많은 사연은 다 어디에 두었습니까. 요즘 들어서야 관광산업의 유망함에 눈뜨고 도시가 용왕매진한다고 하지만, 그 방향은 '가진 것을 버리고, 없는 것을 사는' 형국입니다. 큰 돈 들여 호수를 짓고 그 주위에 막대한 돈으로 인공환경을 조성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함부르크에 바라는게 뭡니까. 한자 동맹 시절의 많은 이야기를 자아낸 산실을 눈으로 확인하고, 비틀즈의 흔적을 찾고, 하다 못해 원조 햄버거도 맛보고 싶은거 아닙니까. 현지 택시 기사가 비틀즈를 모를 정도라면 말 다했지요.

함부르크는 뮌헨이나 베를린, 취리히 등에서 배울 바가 참 많아 보입니다. 마치 서울처럼, 가진게 참 많지만 제대로 못 보여주고 엄한데 돈 쓰는 도시가 유럽에도 또 있다는걸 깨달은 씁쓸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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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다녀온 직후. 
항상 마음으로 성원해주는 가족에게, 그만큼 잘 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가득입니다.
아침부터 비가 오락가락하니, 놀이공원이 생각납니다. 사람이 붐비지 않아 좋을듯 합니다.
연간회원을 수년간 해온지라, 애들이 제 동네처럼 지리에 훤한 정도입니다.
그래서 놀이공원에서 특별히 무얼하려는 것보다, 잘 차린 공원가듯 소일가는게 저희 가족 컨셉입니다. 

생각보다는 사람이 많았지만, 평소보다야 훨씬 적습니다.
오랫만에 사파리를 갔는데, 5분도 안 기다립니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사막여우나, 손오공의 모티브가 된 황금원숭이 등등 새로 볼만한 볼거리가 있더군요.

무엇보다 즐거운 시간은 맥주. 
이곳 맥주는 독일 맥주 안부럽게 제대로 맛을 냅니다. 
맥주 한잔 하는 이 시간이 세상 무엇보다 값집니다. 
비가 보슬보슬오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곁을 지키고, 질좋은 맥주까지..

계획없이 나선 길이지만, 기억에 남도록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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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제사 하루일을 마치고 집으로 오니
    오늘 생일 이였던 쩡으니는 혼자ㅜ잠들어ㅠ있네요.
    요즘 하루가 어이 지나는지...

    저도 함께 다녀 온 기분이 되네요^^
    • 이런.. 막내 생일을 결국 소홍히 지내버린 셈이군요.
      하지만, 쩡은양이 탓하지 못할게, 부모님이 이쁘게 낳아주고, 똑똑하게 키워주신 그 은혜가 대단하기만 하니말입니다. ^^
  2. 달빛쇼도 보셨군요.
    저희가족도 2년간회원인데 이번 주말에는 다른 곳을 갔었네요.
    아내의 음주단속으로 저는 그 곳 맥주는 맛을 못보았습니다.
    다음에는 직무유기를 해봐야겠습니다.^^
    • 아.. 회원권 갖고 계시면서 맥주맛을 못봤다면 참 아쉬운 일이네요.
      밀맥주 시켜서 드셔보세요. 정말 맛이 괜찮습니다. ^^
  3. 평온한 하루^^
    가끔 포스팅되는 글을 보면 심심치 않게 맥주 이야기를 하시네요..
    언젠가 책을 쓰고 싶다고도 말씀하셨던 것 같은데..
    같이 시원한 맥주한잔 하면 좋겠다는 생각 잠시해봅니다. ㅎㅎ
    우리는 걍 있으면 마시는 스탈들이라서.. 질보다 양....^^
    • 네, 정말 기억력 좋으시네요.
      제가 맥주를 좋아합니다. 원래 두번째 책으로 생각했다가 많이 뒤로 미뤘습니다만, 언젠가 내공이 쌓이면 글로 엮어내고 싶습니다.
      맥주는 그 맛과 스토리가 정말 풍부하거든요. ^^
  4. 요긴 어딘가요? ^^
    맥주를 좋아하시는 분...
    저두 언젠간 위스키로 책을 써보고 싶은 맘입니다.
    50세에 떠나는 스코틀랜드 여행이 끝나면....
    어제 밤은 얼마전 가져온 웨팅어 골드로 마무리 했습니다.
    • 에버랜드입니다.
      스코트랜드 여행 끝나고 꼭 책 쓰세요.
      알려주시면 저도 사보겠습니다. 미리 예약합니다. ^^
  5. 에버랜드 맞죠? 저도 저 맥주 먹었던 거 같은데 ㅎ.ㅎ;;;
secret
말도 안돼..

이기중

서점에서 이 책을 처음 보는 순간, 전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다음에 쓰고 싶었던 책이 바로 맥주에 관한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술을 많이 마시지 않지만, 단연 맥주 애호가를 자처하는 저입니다. 우리나라에 알려진 맥주는 솔직히 곁가지 중에서도 방계 쯤 됩니다. 라거 계열이지만, 거품이 가볍고, 홉의 맛을 잦혀서 맥주 본연의 맛을 즐기기에 많이 부족합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맥주는 와인보다 열위의 카테고리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천 달러 넘는 와인은 많아도 맥주는 그렇지 않지요. 게다가 와인은 빈티지니 떼루와니 갖은 스토리로 스스로를 신비화하지만 맥주는 꽤 많은 사람들이 그냥 거품있는 술 정도만 압니다. 사실 그 맛의 넓은 스펙트럼과 다양한 깊이는 와인과 비교가 안되는데 말입니다. 원료로만 따져도 보리와 밀이라는 큰 두 축이 있어, 맥주는 그 맛의 다양성이 풍성합니다.

책은 매우 폭 넓은 맥주의 범주를 차근히 좇아가면서 정리를 했습니다. 가장 재미난 컨셉은 50일간 맥주 여행을 따라 내용을 적은 것이지요. 맥주 벨트라 불리우는 북부 유럽 6개국 (아일랜드, 영국,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체코)의 유명 도시에서 맛 볼 맥주를 적어놓고 하나하나 퀘스트를 수행하듯 시음하고 그 정취를 적었습니다.

무작정 마셔대는게 아니라 인류학 전공자답게 미리 맥주의 지도를 가설로 머리에 넣고 직접 체험을 통해 실제 지도를 완성합니다.

간과하기 쉬운 사실이지만, 맥주의 한국적 등가는 막걸리입니다. 와인은 과실주고 맥주나 막걸리는 곡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막걸리를 'Korean rice wine'이라고 부르는건 어폐가 있지요. 그 곡물도 밀을 넣느냐, 보리를 넣느냐에 따라 맛의 출발점이 다릅니다. 그리고 싹튼 보리 (malt, 맥아)와 홉(hop)의 혼합으로 달콤한 부드러움과 상쾌한 쌉쌀함이 밸런스를 갖추게 됩니다.

지역적으로는 에일이 강한 영국+아일랜드, 필즈너 계열의 라거가 강한 독일과 체코, 그리고 밀맥주를 포함한 모든 맥주가 맛있는 맥주의 아티스트 벨기에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좋아라하는 악마의 맥주 두블(Duvel)을 포함해 레페(Leffe), 후가르든(Hoegaarden) 등이 다 벨기에 출신이지요. 물론 마시는 빵 기네스나, 눈물나게 맛좋은 뮌헨 밀맥주 아우구스티너까지 책에 망라되어 있습니다.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미리 말하자면, 책은 내내 먹음직스럽지는 않고 오히려 백과사전처럼 퍽퍽합니다. 나중엔 뒷심이 달리는지 김빠진 맥주마냥 지루하게 나열적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맥주의 세계를 제대로 다룬, 정교하고 상세한 지도를 얻었다는 것으로도 무척 기쁩니다. 저는 굳이 책을 안 써도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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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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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등. 그런데 저 책도 일단 마셔봐야 실감이 날 듯 해요;;;^^
  2. 흠.. 유럽 쇼핑 견문록이라던가.. ㅡ.ㅡ;;;
  3. 맥주가 입으로 마셔봐야 아는 음식이라서 책으로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언정 실감은 덜하겠네요 히히;;
    • 띠용님도 맥주 맛을 좀 아시는군요. ^^
      모르는 맛을 실감나게 해주기보다는 맛들 사이의 위치를 자리잡아주는 책입니다. ^^
  4. 음주는 목 하면서 음주자리는 쪼아라하는 토댁입니당.
    넘들은 제가 아주 잘 마시는 줄 안다능..ㅋ
    근데 맥주는 한 모금에 얼굴 빨갛고 소주는 두 잔에 뻘겋게 되지요..우쨰 정신은 말짱한데 얼굴색이 바뀌는쥐~~~

    울 inuit님~~~
    오늘도 즐거운 날 되셔야되욤!!'
    요즘 이 토댁이 게을러 온라인주문을 팍팍 넣어드리지 않았더니 down되셨군요..^^
    오늘부터 또 팍팍 넣어드릴테니 UP UP 하세욤~~~아자!!
  5. 와~ 좋은 책이군요. 저도 맥주를 꽤 좋아하거든요.
    부어라 마셔라 하는 한국의 호프집 맥주 말고,
    뭐...이름은 잘 모르지만 맛난 다양한 맥주가 좋아요.
    일본 맥주 소개하는 책은 없나요? 지금 일본에 있어서..ㅎ
    • 네. 저도 들이 마시는것 보다 맛난 맥주 음미하는게 좋습니다.
      일본은 딱 아사히 기린 삿뽀로 아닌가요. ^^;;
      책은 잘 모르겠습니다.
  6. 저도 맥주에 대한 블로그를 하고 싶었는데,, 이 책도 선물로 받았고, 살찐돼지의 사진관 님의 블로그를 보고 접었습니다. ^^ 링크 붙입니다(세계 맥주 시음 / 소개에 대한 블로그) http://fatpig.tistory.com/185
  7. 어쩌다 한번 얻어먹은 벨기에 맥주는 정말 맛있다는 이미지가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이 책도 구입을 해야겠군요. 감사합니다.
    • 네. 제게 위 여섯 나라 맥주중 딱 하나만 고르라고 하면 전 주저없이 벨기에 맥주 고릅니다. ^^
  8. 그렇죠. 맛의 풍성함으로 따지면 맥주가 와인보다 월등하죠. 미국에도 벨기에 후예들이 만든 괜찮은 동네맥주 꽤 있습니다.
    • 저도 미국에서 수제 맥주에 가까운 브루어리 맥주를 마셔봤는데 참 좋았습니다.
      특히 미국은 와인보다 맥주랑 친한경향도 있고.. ^^
  9. 저도 '유럽 맥주 견문록' 읽으면서 유럽여행 지름신과 접신했습니다. ^^;
    맥주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서 많이 배웠습니다.
  10. 암만 마셔도 술맛은 모르겠어요..
    -_ㅜ 와인이나 맥주나..맛있다는 분들이 부럽습니다.
  11. 맨처음에 쓰신 책은 무엇인가요 ㅎㅎ
  12. 하늘아래 새로운 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게 이미 만들어져있고 내가 만들려고 했던 것보다 훨씬 나은 상황을 종종 겪고 있네요.

    전 곡주보단 과실주를 좋아해서 에일보단 사이다(Cider)쪽이 더 좋던데요. :)
  13. inuit님 팬입니다..ㅎㅎ
    맥주에 대한 inuit님의 고견 또한 궁금한 데 책을 안쓰신다면 다음 주제가 궁금하네요..^^
    • 고맙습니다. ^^
      다음 책은 이리저리 생각만 굴리고 있어요.
      어느날 계시처럼 토픽이 떠오를거라 믿으면서요. -_-;;

      종종 찾아와 이야기 나누셨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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