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에 해당하는 글 2건

지금까지 시각적 인상을 위주로 하와이에서의 며칠을 적었습니다.
그냥 마무리하기 아쉬운 점은, 연대기 순으로 적다보니 하와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미묘한 느낌을 잘 살리지 못한듯 해서입니다. 그래서 번외편으로 마지막 글 하나를 더 적습니다.

하와이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제목처럼 '무지개 낙원(rainbow paradise)'입니다. 하와이는 말만 미국 땅이지, 백인의 비율이 40%정도 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는 일본인이 25%, 기타 원주민과 필리핀, 동양 그리고 혼혈입니다. 한국인도 2%나 되며 무시 못할 소수집단이지요.

이들 모두가 스펙트럼처럼 어울려 살기에 하와이는 무지개입니다. 빅 아일랜드 동쪽 힐로 지역 같은 경우, 동양계가 자리잡고 텃세를 부릴 정도로 본토와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좀 씁쓸한 점도 있지요. 진주만을 공습한 일본이 섬을 상당히 장악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들의 초기 정착과 근면 등 노력의 산물임은 부인 못합니다. 제가 주목하는건, 소문 없이 인력의 이주와 경제력만 이용하되, 물리적으로 지배하지 않으면서 제 나라처럼 드나드는 일본의 확장성입니다. 하와이 뿐 아니라 남미도 그렇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주의 볼륨도 적고 주도성이 약합니다. 좁디 좁은 한반도에서 서로 피 터지게 바삐 지내지요.

미국은 더합니다. 은근 슬쩍 눌러앉아 하와이를 병합했지요. 나중엔 하와이가 준주에서 마지막 50번째 주로 복속해 왔습니다만.
평화로운 섬 하와이의 왕조를 아우른 후, 자신들의 군사 기지로 삼았지요. 이올라니 궁전을 일컬어 미국 유일의 왕궁이라고 선전합니다. 말은 맞지만, 망명자들이 세운 나라에서 하는 농담치곤 질이 안 좋습니다.

부수로 사탕수수 농장과 파인애플 게다가 질 좋은 커피까지 얻었습니다. 포스팅에서 따로 소개는 못했지만, 하와이의 코나 커피는 매우 독특합니다. 그 향이 부드럽고 은은해서 처음에는 약하다고 느끼지만 나중에는 그 부드러움에 빠지게 됩니다.
하와이의 인삼이라고 불리우는 마카데미아는 어떤가요. 화산의 풍부한 영양을 토대로 7년간 키워야 나는 작물입니다. 통상 3모작 하는 하와이에서 이례적이지요. 그 맛이 매우 담백하고 고소해서 전 참 좋아합니다. 올 때 한 박스를 사왔건만 벌써 다 먹어 갑니다.

흔히 여행 팸플릿에서 하와이를 지상의 낙원이라고 합니다. 실은 그 풍경을 의미하지만, 전 하와이의 살이 자체가 낙원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절할듯 그윽한 향기의 레이를 목에 걸고, 항상 낙천적인 원주민 문화. 그에 동화된 폴리네시안과 아시안들. 뒤늦게 숟가락 들고 와서 과실을 따먹는 미국인까지도 모두 다툼없이 어울려 삽니다. '알로하' 밝게 인사하고 '마할로' 고맙다고 손을 흔들어 대는 그 모습에서 고국에 두고온 고민들은 외면하게 됩니다.
어디에서나 아름답고 청정한 자연이 펼쳐지는 그 곳.
단순한 자연의 아름다움만도 즐겁지만, 그 이면이 아름다운 그 곳, 저는 하와이를 무지개처럼 어울려 사는 무지개 낙원이라 부릅니다.

The end of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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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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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랜만에 보는 하와이 푸른하늘, 색깔 너무 이쁩니다
  2. 저도 제 삶의 피크에서 경험한 하와이가 그립습니다.
  3. 갈 뻔 했는데 못 간(아니, 안 간 건가??) 아쉬움이 남는 하와이~~

    그렇게 맛난 커피가 있었으면 갈 껄 그랬죠??...ㅋㅋ
    부드러운 커피 못 만난 것이 아쉬워
    커피믹스나 먹으러 가야겠습당!!..ㅎㅎ

    오늘도 좋은 날~~~
    주문은 팍팍!!!
    • 미 백악관에서 대 먹는다는 코나 커피입니다.
      원두커피 안 받는 우리나라 분들도 좋아할듯 합니다.
      참 향이 풍부하고 부드럽지요.
  4. Inuit님이...연속중계를 하셔서 이번 여름 휴가는 안가도 간 듯 합니다. 사진 한장 한장이 더운 여름 사무실 공기를 시원하게 해주네요.

    덕분에 이런 저런 핑계를 역어서 올해 크리스마스경에 하와이 예약을 했습니다. 겨울에 가보기는 처음인데...저도 다녀와서 몇가지 공유를 하겠습니다.

    항상 아스라한 추억의 포스팅 감사합니다.
    • 글이 좀 길어서 부담스러웠는데 즐겁게 읽어주셨다니 기쁩니다.
      게다가 하와이 펌프질을 한게 아닌가 죄송하기도 하지만, 가야할 곳을 가실거라 믿습니다. ^^

      예약까지 하셨다니 남은 한해가 푸근하고 기분 좋으시겠어요. ^^
  5. 연달아 좋은 구경많이 합니다. 해외에는 한번도 나가본적 없는지라..ㅎㅎ..
    하와이 어린시절부터 먼나라의 이야기로만 들렸는데..언젠가 기회가 있겠죠..
  6. 무지개 낙원.. 저도 한번쯤은 꼭 가고 싶네요.. ㅎㅎ
  7. Inuit님 덕분에 하와이를 그냥 다녀온 듯 합니다. 아내와 딸아이와 함께 너무나도 가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8. 여행지에만의 차를 사오는게 습관중 하나입니다. 코나커피인건가요? ^^ 글을 읽는것 만으로도 언젠가의 득템 목록입니다. ㅋㅋ
    • 언젠가 필요할지 모르는 팁을 드리자면.. 코나 커피는 시내 마트에서 사는게 훨씬 쌉니다. 공항 면세점 오면 금방 몇배가 되지요.
    • 아하핫~ ^^ 사실 그래서 전 어느곳에 가도 ㅡ.ㅡ;; 늘 마트에 가서 삽니다. 으흐흐흐~~ 이미 세상은 마트가 지배했더라고요~ ㅎㅎ
    • 역시 쇼핑의 제왕다운 명쾌한 정리! ^^
  9. 마냥 환상적인 이미지였는데 가슴 아픈 흔적이 있군요.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섬을 자기 것으로 만든 미국도, 자신들이 남긴 상처에 안착한 일본도 그렇고..
    시간이 지나면 과거의 일들을 잊게 되나봐요.
    저는 그러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어요. ^^
    gmail 초대 감사합니다~
    블로그도 만들고 백업까지 해놨는데 주소가 바뀌고 자동 링크가 안되서 고민하고 있어요. 히히
    • 그레이스님이야 절대 안 그럴 사람이죠. ^^

      gmail로 열어가는 새로운 세상 재미나시길 바래요.
      할게 많을겁니다. 트위터도 연동되고.. 메일, 일정, RSS리더까지..
  10. 멋지네요~~
    자주들려야겠군,~~
  11. 하와이.. 저는 작년에 신혼여행으로 하와이를 갔었지요.
    저는 서울에서 하와이 도착해서 잠깐 호놀루누, 서울가기전 1박 와이키키 그리고 나머지는 마우이에 있었는데요..
    같은 하와이인데 마우이랑 오하후는 좀 틀린 것 같아요.
    일단 돌아다니면서 눈에 띄게 다른 점은 오하우에 비해서 마우이는 백인이 월등하게 많더군요. 마우이 가는 미국 국내선 공항에서부터 그렇더군요.
    또 오하후는 도심이 좀 발달했지만 마우이는 그냥 한적한 시골 읍내 정도인 듯해요.
    날씨나 자연풍광은 둘다 너무 너무 좋고요..
    만약에 한적하게 책도 보고 자연도 즐기신다면 마우이도 추천합니다.
    특히 사람많은 것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마우이 강추 입니다. ^^
    하와이 정말 낙원인 것 같아요.. 천연의 풍광에 미국이라는 국가의 인프라가 있는..
    • 마우이.. 정말 쉬기에 딱이고, 신혼여행지로도 최적이지요.
      말씀듣고 보니 저도 나중에 한번 가보고 싶네요.

      마지막 말씀이 딱 정리가 됩니다. 천연의 풍광에 미국의 인프라라..
secret
보통, 하와이 다녀왔다고 하면서 정작 하와이는 밟지도 못하고 온다는 점을 알고 있나요?
흔히 말하는 하와이는 주도(洲都) 호놀룰루가 있는 오아후 섬입니다. 앞서 말했듯, 오아후 섬은 하와이 제도의 경제 중심입니다. 하와이 인구를 130만명 보는데, 그 중 90만명이 사는 곳입니다. 그래서 오아후가 하와이를 대표하게 되지요. 그리고, 실제 하와이는 남동쪽에 위치한 가장 큰 섬의 이름입니다. 지금은 쉽게 큰 섬, 빅 아일랜드(big island)라 부릅니다.

와이키키의 기후는 매우 좋습니다. 사시사철 기온이 일정하면서 습하지 않습니다. 비가 와도 잠깐 오고 말지요. 전에 다이아몬드 헤드 올랐을 때도 비가 저 멀리 오는가 싶더니, 휙 지나가면 또 쨍쨍입니다. 이렇게 좋은 날씨는 오아후 섬 전체가 해당되는게 아니라, 오로지 호놀룰루나 와이키키만 받는 축복입니다.
지형을 보면 오아후 섬은 북에서 남동으로 높은 산맥이 있습니다.
마침 북위 20도인 이 지역은 연중 북동무역풍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습한 비구름이 산을 넘으면서 비를 뿌리고 와이키키가 있는 남쪽 섬에는 건조하고 온화한 바람만 전하지요.
사진에서 보듯 오른 쪽인 북쪽에서 맑은 하늘의 구름이 왼편의 산맥에 닿으면서 비구름이 되는걸 볼 수 있습니다. 바람 역시 북에서 남으로 일정하게 불지요.
또 그러다보니 무지개가 잦습니다. 하와이의 상징 중 하나가 무지개입니다. 하와이의 별명도 무지개 주(Rainbow state)입니다. 운이 좋았는지 저희도 태어나서 가장 큰 무지개를 한 시간도 넘게 질리지도 않고 오래 보았더랬지요.
하와이 법칙에서도 말하듯, 'no rain, no rainbow'가 맞는듯 합니다.

더 재미난건, 산맥의 중간이 뚫려 있다는 점입니다. 바로 61번 Pali Hwy인데, 바로 이 지점에 바람산이 있습니다. 온 바람이 트인 협곡으로 몰리니 그 바람이 보통이 아니겠지요.

오아후 섬에 대해 이 정도만 알아도 꽤 많은 현상들을 이해하게 됩니다.
둘째 날은 오아후 섬을 한바퀴 빠르게 돌았습니다.

우리나라에 특히 유명한 한국지도 마을입니다. 집들이 우연찮게 한반도 지도 모양으로 들어 앉았습니다.

사실 와이키키 해변이 놀기 좋아 유명할 뿐, 아름답기로는 동쪽이나 북쪽 해안 발치도 못 따라 갑니다. 어디를 봐도 풍경이 예사롭지 않지요.

본명은 모꼴리이(Mokolii) 섬이지만 중국인 모자 섬이라 알려진 곳입니다. 그 모양이 독특하지요. 그냥 마주치기 어려운건, 섬의 맞은 편이 사탕수수 농장이었고, 과거 일본, 한국 사람은 물론 많은 중국인들이 일하면서 애환을 묻은 그 곳이란 점입니다.
중국인 모자섬이 코앞인 쿠알로아(Kualoa) 공원은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한참을 있어도 떠나기가 싫더군요. 도시락 챙겨와서 하루 종일 느긋하게 있어도 좋은 곳입니다.
특히 물이 어찌나 맑은지 강보다 더 투명합니다. 이런 바다는 처음 봅니다.

푸른 하늘, 푸른 물, 푸른 야자가 어울리는 그 곳 오아후 섬은 참 인상 깊은 곳이었습니다.

아이들도 하루 종일 신이 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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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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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사진 보는 내내 '로스트의 이 장면을 여기서 찍은 건가? 아니 저긴가?' 하면서 봤습니다orz

    가보고 싶네요. 물 정말 맑네요.
  2. 하와이에 대해 몰랐던 사실(정작 하와이섬은 밟지도 못하고 오는 경우가 많다)을 알고 갑니다. 나중에 친구들하고 있을 때 아는 체하면서 써먹어야겠습니다. :)
    • 네. 제가 작년에 처음 하와이 갔을 때 깜짝 놀란 일이기도 하지요.
      갑자기 가게 되어서 아무 사전 정보가 없었는데, 제가 막연히 생각했던 그 곳이 아닌 쬐끄만 섬에 내렸다기에 황당했지요.
  3. 정말이지 이런 포스팅을 볼 때마다 역마살이 도지는 기분입니다.ㅠㅠ
    저는 아직 신입사원이라 여행이고 뭣이고 엄두도 못내겠네요.^^ 부럽습니다.
  4. 아아아.... 물색은 거의 예술이군요.. -_-
  5. 아윽.. 부러워요. 특히.. 보호자를 자처하며 느긋하게 책을 읽는 부분.. 언제쯤 그럴수 있으려나요.. ㅋㅋ 애들이 5년은 더 커야겠죠? ㅎㅎ 휴가 잘 보내고 오십셔~
    • 네. 언젠가 싶어도 금방이에요.
      또 조금 지나면.. 아예 같이 따라오지도 않게 되겠지요..
  6. 저도가고싶네요. 좋은 사진보여주셨서 감사해요.
    기분전환 저까지 갔다온듯한 느낌이 드네요.
  7. 니가 가라 하와이~~~
    라고 말하는 친구가 어디 없을까 물색하고 싶습니다.
    멋진 풍경 속에 사탕수수 농장이 있었다는 걸 새삼 되새기게 됩니다.
  8. 와아아...너무 멋있습니다....ㅜㅜ..
    저도 꼭 언젠가 하와이 가보고 싶네요....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