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해결'에 해당하는 글 3건

Donald Gause & Gerald Weinberg

원제: Are your lights on?

꽤나 도발적인 제목입니다.
사실 살아가는 모든 과정을 문제해결이라는 관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노력이 필요없는 놀고 먹기를 볼까요?
먹는다는 행위는 배고픔이라는 기본적인 문제의 해결책이지요. 직장인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무엇을 먹을까에 이르면 아주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배고프지 않아도 먹는 경우라면 배고픔 이외의 다른 욕구나 결핍, 관계 유지 등 필요성에 의해 먹게 되는 것입니다. 이 또한 문제 해결의 한 방법으로 먹기가 택해진 것입니다.
빈둥거리기 위해서도 문제 해결과정이 필요합니다. 빈둥거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제한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그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금전적인 문제일 수 있고, 가족내에서의 지지 확보라는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것중 하나가 잘못되면 빈둥거리기는 매우 힘들어집니다. 제한조건을 만족한다해도 무엇을 하고 빈둥거리는 것이 좋은지는 개인의 취향, 주위 친구들, 지역적 특성, 계절은 물론이고 때에 따라서는 최신 정보와 기술 동향을 꿰뚫고 있어야 빈둥거릴 수 있는 것이지요.

조금 생산적인 관점으로 옮겨서, 일하는 상황을 볼까요.
큰 틀에서 보면, 회사 생활의 대부분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컨설팅이나 전략하는 사람들 이외에는 문제의 개념 자체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대개의 문제란 것이 정형화 되어서 일반적인 '업무능력'이라는 수준에서 문제해결방식을 다루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해결이라는 상위 개념에서 일상과 업무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 것은, 지식산업이 익어갈수록 정형화된 문제보다는 새로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정형화된 업무능력으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수많은 문제를 풀며 훈련을 하지만, 이것은 먹기 좋게 매우 잘 정의된 문제이고 실제 문제는 복잡다단할 뿐더러 문제 자체가 모호하다는 것입니다.

이책은 이러한 '문제 다시 바라보기'에 대한 책입니다.
비교적 짧은 이책의 핵심은 결국 무엇이 문제인가, 누구의 문제인가에 대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쉬운 두가지 명제에 다양한 함의가 있습니다.

문제 자체만 놓고 보아도 그렇습니다. 이 책에서 나온 내용을 한마디로 줄이면 이렇게 요약이 가능합니다.
Problem = max(Desired-Perceived, ε)
이 말은 현재 상황을 개선하여도 문제가 해결되지만, 문제라고 느끼는 것을 재조명하거나(Perceived), 희망사항(Desired)이라는 주어진 문제 자체를 고쳐서 해결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또는 현재와의 간극(ε)이 별것 아니라는 점을 논증해도 해결이 가능하겠지요.

이러한 현재와 바람직한 상황간의 간극에서 생기는 vector의 크기와 방향성 자체는 누구의 문제인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다보면 문제자체의 복잡성이라는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누구의 문제인가를 파악하면 문제해결의 종료판단과 주어진 제약조건, 그리고 실마리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컨설팅 바닥에서 project champion을 그리 애타게 부르짖는 이유도 단지 돈을 지불하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책에서는 다음의 6가지 질문을 던집니다만 구분자체가 그리 큰 의미는 없습니다..
1. What is the problem?
2. What is "the" problem?
3. What is the problem really?
4. Whose problem is it?
5. Where does it come from?
6. Do we really want to solve it?
진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마지막 질문 하나입니다.
"이 문제를 풀기를 진정 원하긴 하는 것인가?"
이것이 문제 정의의 한 부분으로 이것을 다룰만치 의미있는 것인지를 논외로 한다면, 실용적인 관점이라는 것은 짚고 넘어갈만 합니다.

장황하게 글을 썼습니다만, 제 글을 읽고 이책을 쉽게 집어들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문제 자체의 정의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것은 문제해결 자체를 업으로 삼는 사람에게는 신선하게 와닿는 몇개의 문장이 남습니다만, 제목만으로 유추하여 문제 해결 자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을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이책은 문제자체를 잘 정의하는 것이 문제 풀기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고, 따라서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또한 문제 정의 자체에 대한 내용도 어찌보면 심화학습이라고 간주해야 할 정도로, 체계적이거나 아카데믹한 기본적인 이야기는 생략이 되어 있는 편입니다. 몇가지 팁을 빼고는 전반적으로 공허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 자체를 구조론적으로 형식화하다보니 문제 해결하는 사람의 열정과 관계속의 의미 그리고 동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관점은 매우 미약하다는 점입니다. 실제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이부분인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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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6개가 달렸습니다.
  1. 책을 정말 많이 읽으시는군요. 존경합니다. ㅜ_ㅠ
    예전에는 시간떼우려고 소설만 읽었는데 요즘은 inuit님 서평보고 리스트를 만들어서 읽을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크하하! 그런데..ㄱ- 제가 책 읽는 속도보나 서평에 글 올리시는 속도가 더 빨라서 난감하군요. -_ㅜ
  2. 아..그리고 " 제목만으로 유추하여 문제 해결 자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을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 왠지 찔리네요.-_ㅜ
    • 아니, 누구라도 그렇게 느낄것 같아서요.. (라고 말하면서 엘윙님을 염두에 두었음을 넌지시 지적하다.)
  3. 이 문제 풀기를 진정 원하긴 하는 것인가?.....늘 생각하며 지내야 하겠습니다
secret
비르발 포스팅을 하고 나서 식사중에 아이들에게 유사한 문제를 내 보았습니다.

1. 담벼락의 선 문제 (앞 포스팅 문제)
처음부터 문제가 좀 강했는지 갈피를 못잡고 두 녀석이 자꾸 페인트로 칠해서 줄이고 싶어 하더군요. ^^
하나의 답을 가르쳐 주었을때 아이들이 환히 웃으며 눈이 반짝하는 그 느낌이란..


2. 자동차 문제
많이들 아시는 문제지요.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 자동차를 타고 가는데, 버스 정류장에 세명이 기다리고 있어. 한명은 다 쓰러져 가는 할머니, 또한명은 예전에 내 생명을 구해준 의사, 나머지는 내 이상형의 사람이야. 비바람이 심해 차도 잘 안다니는 날인데 내 차는 2인승이라서 단 한사람만 더 탈 수 있어. 누굴 태울까?"


큰 녀석은 의사라고 자신있게 답합니다. 그분이 없었으면 지금의 나는 없으니까.
작은 녀석은 할머니라고 합니다. 그대로 두면 돌아가실지 모르니까. 그러면 흉칙하니까. -_-;;;

아빠가 하나의 새로운 답을 말해주니, 아이들의 반발이 거셉니다. -_-


3. 돼지우리 문제

"어느 농부가 와서 하소연을 하더래. 이 농부는 돼지를 키우고 있대. 그런데 이 돼지들을 한 우리에 넣으면 한 녀석이 다른 돼지의 등을 올라타고 우리 밖으로 도망가기 때문에 한 우리에는 반드시 한마리만 들어가야 한대. 문제는 돼지는 다섯마리인데 우리의 면을 두르는 널빤지는 16장 밖에 없는거지. 한 우리를 짓는데 네장이 필요하니까 한마리가 남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셈을 할 줄 아는 큰 녀석이 이런 저런 의견을 내 놓습니다.

아주 쉽네..


알았어요 아빠..


그럼..



원래 문제에서 의도했던 답도 나중에 가르쳐 주었지만 큰아이의 두가지 답이 다 일리가 있고 훌륭한 답이라고 칭찬을 많이 해 주었습니다.
비르발만 대단한 것이 아니라, 사고가 유연하면 아이도 이렇게 기르발한 답을 낼 수 있는 것이 즐겁고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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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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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11개가 달렸습니다.
  1. 저기 놀러 왔다가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
    └┴┴┴┴┘이렇게 우리를 짜는게 정답인가요 혹시?
  2. 15장이면 방 다섯개를 쉽게 만들 수 있는데 왜 16장일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a
  3. 역시 그렇군요 ^^
    15장으로 방 다섯개는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
    하지만 제가 생각해봐도 전 아이의 답이 더 멋지다고 생각되네요 ;)
  4. 아하 ㅡㅡㅋ
    ┌┬┬┐
    ├┼┼┘
    └┴┘ 이거였군요...
  5. 음....... 갑자기 머리가 아프군요 ^^ㅋ;;
    첫번째 문제의 답을 들었을때 저도 반발을 거세개 했었지요 -_-; 친형이 문제를 냈던지라....
    방 5개는 생각보다 쉽군요 오호호
  6. 아이들의 대답이 더 재밌네요. 사고가 참 유연한거 같습니다.
    • 지들은 되는 대로 이야기하는데, 듣는 사람은 곰곰히 생각하며 배울점이 많더군요.
      아마도 엘윙님이 결혼해서 애 낳으면 더 재미난 에피소드가 많을 듯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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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is & Anita Vas

제가 지금까지 들었던 sulution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이 있습니다. 단순한 퀴즈라고 생각하고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답을 들었을때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깨달음이 있었지요. 그래서 20여년전에 들었음에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Q. 어느날 황제가 벽에 선을 긋고 말했다. "벽을 부수거나 선을 지우지 말고 이 선을 짧게 만들어 보아라."
모두들 끙끙 앓기만 하고 속시원히 해결할 수가 없었다.

A.


이 문제를 풀었던 신하가 바로 비르발(Birbal)이라는 무굴의 대 재상이라고 합니다.
원제가 'Solve your ploblem: The Birbal way'인 이 책은 비르발이 그가 섬겼던 무굴의 3대 황제 악바르(Akbar)와 주고받았던 문제와 그 해결에 대해 모아놓은 것입니다.

70개가 넘는 짧은 글들은 다소 우화적입니다.
어떤 것들은 창의적으로 문제를 재해석하고, 어떤 것은 사람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어 해결하기도 합니다. 일부는 황제와의 수직적 관계하에서 에둘러 말하지만 인간적으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반발심도 보입니다.

책에 소개된 모든 이야기가 다 비르발의 것은 아닐테지요. 민간에서 추앙받는 사람은 그 존경 만큼의 윤색과 차명이 이뤄지므로, 기발하거나 재미난 이야기는 비르발의 이름으로 구전되어 내려오게 마련이니까요.

하여튼 책만 보면 드넓은 영토를 가진 무굴 제국의 악바르황제는 퀴즈의 황제 같습니다. 매일 문제만 내고 그 풀이에 치중하는.. 물론 퀴즈 제일 잘푸는 사람이 그런 나라의 재상이 되어야겠지요.

다 읽고나면 그리 기발한 이야기는 없습니다만, 가볍게 옛이야기를 읽는 기분으로 머리를 유연하게 하기에는 좋은 책 같습니다. 저는 딸아이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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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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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옆에 선을 하나 더 그어서 짧게 보이게 만들거나, 유리(렌즈)를 덧씌워서 짧게 보이게 하는 방법은 어떨까요? 비르발의 해답이 궁금합니다.^ㅡ^
  2. 미니베스트 2006.02.06 08:41 신고
    문제한가지.

    옛날에 왕이 신하들에게 문제를 냈답니다.
    "슬픈것은 기쁘게 하고, 기쁜것은 슬프게 만드는 것을 만들어 오라"

    신하들이 며칠 후 왕께 답을 대령했습니다. 무엇일까요?
  3. 문제는 외로워 답과 같이 다닌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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