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세미나 통해 미래 세상을 한번 보자.. 취지는 좋은데 어떻게 할지가 문제입니다.

 

방향

일단 5 이내의 범위인 신기술은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아이들이 대학을 가고 졸업을 후의 직업세계에서 어떤 코어 기술이 좋을지, 어떤 응용분야가 재미있고 유망한지를 알고 싶기 때문입니다.

 

반면 미래는 예측이 불가능하므로, 예측하겠다는 욕심은 버리기로 했습니다. 다만 가능한 미래(possible futures) 생각해보는데 의의를 찾기로 했습니다. 미래학에서 사용하는 방법론이지요.

 


재료

그래서 선정한게 'KISTI 미래 유망 기술 11' 리스트입니다. 리스트가 좋은 이유는, 일단 국가 기술개발 로드맵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바라보는 지평이 깁니다. 또한, 퀄리티가 아주 좋지는 않을지라도, 나름 기술예측 방법론에 따라 용역을 맡겨 정리한 결과이므로 딱히 다른 리스트를 찾아도 좋으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게다가, 기술 연구를 위한 사이트이므로 유관기술 참고자료의 링크가 많아 주제를 탐구하기에 매우 편리합니다. 따라서 KISTI 리스트를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미래 유망 기술 11

그래서 선정된 11 기술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진단, 치료용 NANO 머신
  2. 뇌신경 모방 반도체 소자
  3. 소프트 로봇
  4. 자연모사 감각 센서
  5. 생각대로 움직이는 기계제어기술
  6. 기능성 분자전자 소자
  7. 양자 컴퓨팅
  8. 슈퍼 박테리아 대응기술
  9. 친환경 탄소제로 엔진
  10. 인공 광합성 기반 청정에너지 생산기술
  11. 도시,해양,사막 녹색화 기술

(KISTI, 2015)

 

세미나의 운영 원칙

다음은 제가 작성한 세미나의 목표와 진행방식입니다.

 


아이들이 수험공부를 하는지라 많은 시간을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도우며 역할을 분담하기로 했습니다

첫째, 기술 관련된 부분은 KISTI 사이트를 보고 제가 정리만 합니다

반면 아이들은 해당 주제와 관련하여 뉴스를 보고 미래가 어떻게 될지 생각을 주말에 모여 토론을 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바쁘다고 손사래 치지 않고 아이들도 재밌겠다며 흔쾌히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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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 제주도 자전거 일주를 포스트 많은 부모님 독자분들께 공감을 얻은듯 합니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제가 블로그에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적지 않은 동안 어떤 공부를 했는지 여쭤본 분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아이가 입시 공부에 치중하면서 자연 아빠가 해줄 몫은 적어진 요즘이긴 합니다.

 

하지만, 올해 봄에서 여름까지 몇주간 걸쳐서 했던 내부 세미나가 있는데 저희 가족에게 매우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블로그 오래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저와 딸이 오랫동안 대화하고 고민을 나누면서 찾은 꿈이 ' 건축가 만들기'였습니다. 딸의 재능과 적성에 맞는 직업이었고, 꿈을 이루려 딸은 열심히 고등학생 시절을 보냈지요. 그런데,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과연 저성장 시대에 건축가라는 꿈이 장기적으로 좋은 꿈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개발이 많은 해외로 가는게 목표였는데, 국내라면 건축은 매우 성숙산업이니까요.

 

마침 아들도 있으면 진로를 택해야 하고, 최소한 과를 정해야 하는데, 전공학과가 인생을 좌우하진 않지만 성적에 맞춰 그냥 정하기도 애매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다가올 미래가 어떻게 것인지 자유롭게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지요.

 

그게 바로 미래 신기술 세미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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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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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예측하는게 아니다. 만들어가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 선생의 말씀이지요. 이 한 문장에 전략의 다양한 사조가 내포되어 있음을 아십니까.

Strengths and shortfalls of deterministic strategies
미래에 대한 관점에 따라 결정론적(deterministic) 전략과 실행론적(executive) 전략으로 대별할 수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하고 그대로 대비하는게 결정론적 전략입니다. 결정론이란 말 자체가 사실 실행파들이 덧씌운 개념이므로 억울한 측면도 있지요. 그 전에 무대책, 무방비로 미래에 맞서는걸 막기 위해 만들어진게 (결정론적) 전략이니까요. 최대의 예측으로 최적의 자원할당을 통해 준비함으로 많은 조직들이 더 나은 생존력과 경쟁 우위를 갖게 되었습니다. 손빈의 사례가 그렇습니다.
제나라 위왕과 전기가 경마로 내기를 하는데 전기가 항상 졌다. 위왕은 말을 워낙 좋아해서 최고의 명마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손빈이 전기에게 조언을 했다. "장군의 최하마로 최상마를 대하고, 최상마로 중마를 이기고, 중마로 최하마를 대하십시오" 결과는 2:1 승.
전기새마(田忌賽馬)라는 고사입니다. 손빈은 게임의 룰을 정확히 파악했지요. 패배의 질이 아니라 양을 다루는 게임이니까, 큰 패배 하나를 작은 승리 둘과 바꿨습니다. 바로 이게 (결정론적) 전략의 핵심입니다. 우리 자원의 최선 순위를 대책 없이 우리식대로만 뽑아 대응하면 필패지만, 상대의 수순이나 미래 환경을 예측해서 자원의 할당 순위를 바꿔 승리를 꾀합니다. 매우 합리적인 방법이지요.

하지만, 현실은 복잡 다단하여 예측이 쉽지 않습니다. 만일 위왕이 중마와 최하마를 바꿔내기만 해도 게임은 패배입니다. 즉 상대도 자원 할당을 변경한다면 서로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느라 부산합니다. 소위 말하는 게임론(game theory)적 상황으로 들어가지요. 따라서 전략의 성공률은 각자의 전략이 충돌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떨어져 갑니다.

Executive strategists
실행론적 전략은 이 틈을 파고 듭니다. 미래예측에 지나친 공을 들여봤자 소용없음을 역설합니다. 대신, 미래에 대응하는 실행력을 강조하지요. 실행파도 두가지 사조가 있습니다. 조직의 실행력을 강조하는 전략경영파와 유연한 미래예측을 강조하는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Strategic management
전략경영파는 조직의 전략적 정렬상태를 지고의 선으로 여깁니다. 무슨 일이 벌어져도 즉각 대처하고 실행 가능하다면 걱정이 없다는 철학이지요. 차란과 보시디의 '실행에 집중하라'가 그 대표격이지요. r그러다보니 전략경영파는 HR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전략경영을 HR 매니저가 주도하지는 못합니다. 단지 HR이 가미된 전략이랄까요.
또 이 진영에서는 전략은 실행이지 아이디어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전략은 비밀이 아니다. 누구에게도 알려줄 수 있다. 실행은 우리만 가능하기 때문이다."라는 철학이 강합니다. 예컨대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즐거운 근무환경도 그 사례입니다. 실전적 도구로는 BSC도 경영전략과 실행론적 전략파의 개가입니다.

Scenario planning
시나리오 플래닝은 단 하나의 직선적 미래를 상상하고 가느니 가능한 미래상을 본질을 궁구합니다. 연구의 결과는 미래 공간(future space)이지요. 있음직한 복수의 미래를 생생하게 상상하여 각각의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준비합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의 최대 장점은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이고, 장기적인 경쟁력을 목적합니다.

강조하고 싶은 점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 말하는 비교에서 제가 결정론적 세계관이 의미 없다고 결론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세상의 90% 전략은 결정론적 프레임 위에서 돌아가고 유효합니다. 결정론적 세계관은 세계를 선형으로 가정합니다. 그 가정의 한계를 이해한다면 가정의 단순화에서 얻는 장점을 십분 활용하게 되지요. 반대로, 선형화한 모형을 맹종하면 비현실적이 되는건 당연하겠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비선형의 세계관을 직접 다룹니다. 다양한 변수가 주는 영향력과 그 상호작용을 직접 모델화합니다. 따라서 미래에 대한 설명력이 높아지지요. 미래를 맞출 수 있다는게 아니라 미래의 전개양상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깊게 합니다. 반면, 시나리오 플래닝은 단점은 실행이 꽤나 어렵다는 점이지요.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해서는 한번 더 포스팅이 있을 예정입니다.

How do you see future?
전략이 논의하는 수많은 토픽과 테마가 있는데, 제가 설명하는 층위를 염두에 두면 각 전략의 입장차이와 용도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 생활에서도 쓸모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관점으로 미래의 인생을 보며 살아가고 계시나요? 결정론인가요, 실행론인가요, 아님  검프의 초콜릿 상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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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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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  10개가 달렸습니다.
  1. 시기 적절한 타이밍에 농밀한 포스팅을 보고 감격하여 댓글을 남기고 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조직은 Strategic Management의 관점에서, 경영자는 Scenario Planning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입니다. 결국 두마리 토끼처럼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미리 다양한 경우의 수를 깊이 고민해두고 방향을 결정하되, 변수에 따라 높은 기동력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을 준비해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저도 피터드러커 선생님의 저 말을 참 좋아합니다만, 알 리스는 "The only way to predict the future is to look at the past."라는 말을 남기기도 해서 아이러니 합니다. ^^;
    • 기업가다운 말이군요.
      맞습니다. 저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어요.
      조직은 전략적 정렬을 무조건 유지해야 하고, 그 전략적 방향성은 적절히 가져가야하지요. 그 때라면 결정론적 방법론도 유용합니다. 생각과 다르게. 이부분은 기회가 되면 다시 글을 쓸 작정입니다.
  2. Inuit님도 이미 지적하셨지만, 결정론적 전략과 시나리오플래닝의 한계는 숨은변수(Hidden variable)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결정론적 전략과 시나리오 플래닝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책에 빼앗겼던 Inuit님이 돌아오신 느낌입니다.) ^.^
    • 하하.. 마지막 말에 웃었습니다.
      그간의 포스팅은 좀 날로 먹었다는 뜻이려나요. ^^
      여러 모로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번 책 mu님도 감수를 좀 해주셔야 하는데.. 뇌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거든요. (출판사에서 다 잘렸지만. ^^)
  3. 전 실행론으로 미래를 보고 사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올 일년내내 무너졌지요. *^^* 어느정도 구체적인 변수를 감지하기전에는 행동하지 않으니 아무것도 안하는것으로 보일수도 있겠습니다만, 환경이 나빠지면 변수가 구체화되어 호전시키는 경향이 이런 관점으로 일을 처리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뭐, 그냥 글읽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제대로 읽고 이해한건지~
    처음에 전략적이란 소제목에 실행에 집중하라고 되어 있고 시나리오플래닝을 실행론이라 한것으로 읽혀서 엄청 헷갈렸습니다. 덕분에 아이팟 rss로 담아 두어번 더 읽고나서야 이해했다는~ 그런데 이렇게 이해했다고 적었는데 그게 아니에요~라고 답변이 적히면? ^^;;;; 아하하하하하하하~~~~~ ㅠㅠ
    • 모드님 다운 삶인데요.
      거침없이 고고씽.

      (근데, 실행론적 전략은 전략경영과 시나리오플래닝 둘 다 의도하고 적긴 했습니다 제가.) ^^
  4. 평소에 서핑을 잘 안하는 무지몽매한 나부랭이로 살다가 오늘 링크를 타고 넘고 넘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재미있는 글 잘 읽고 갑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던 분야라 (저는 엄청난 결정론자였던 건가요 ^^;) 그다지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만, 이 포스팅을 보고 나니 최소한의 '검토' 수준일지라도 시나리오 플래닝이 의사결정권자의 판단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이 드네요. 공부해야겠습니다.


    저는 최근 약간 갑갑해하고 있었습니다.

    당장 본부가 크게 바뀌어 내년 사업계획을 새로운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새롭게 수립해야 하는데, 막상 단기 전략을 세울 때는 너무나 뻔하고 뻔한 소리들만 하게 되어 요즘 약간 갑갑한 것 같습니다. 점점 '조직'은 포기하고 그 조직안에서 '나'만 살아날 생각을 하게 되네요.
    요즘에는 제 자신이 나부랭이의 입장에서 조직 전체를 조망하고 움직일 능력이 안되다 보니 '한방'에 조직을 움직일 수 있는 무언가(이를테면, 새로운 유망 시장으로의 성공적이고 충격적인 진입, 과 같은)를 바라며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그래도 숨통이 트이는 블로그를 발견하게 된 것 같아 반가운 마음에 덧글을 남기고 갑니다. 앞으로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 긴 댓글 고맙습니다.
      한번 시나리오 개념으로 미래를 보시는것도 의미가 있을테니 관심가져보시면 좋을겁니다.
      종종 놀러와서 이야기 나누기 바랍니다.
  5. 산나선배 블로그에서 늘 뵙다가 처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위의 이야기,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책도 직접 보고 싶군요. 다만 현실에 적용함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비즈니스 환경과 인더스트리의 특성이 중요한 단서를 줄지도 모르겠다...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일하고있는 원자재 트레이딩 분야는 어떨까요? 짧은 호흡으로 결론내릴수 없군요.
    이런 좋은 생각꺼리를 받아갈수 있어서, 꼭 공짜선물이라도 받아가는 기분입니다. 앞으로 자주 놀러와서 답글 올리겠습니다...^^
    • 반갑습니다. 산나님 소개라면 더욱 귀빈이십니다. ^^

      말씀처럼 인더스트리 특성이 있습니다. 파괴적 변동이 있는 경우는 작은 확률이라도 기대값이 높아서 준비가 철저해야 합니다. 오일 산업이 시나리오 플래닝을 정립했듯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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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설득학

Biz/Review 2008.11.08 08:47
A: 우리 이번 휴가는 바다로 갈까?
B: 저번에도 당신이 바다로 가자고 해서 따라갔다 바가지 쓰고 고생만 했잖아요.
A: 그때 당신도 흔쾌히 동의했잖아!
B: 그야 당신이 좋아하리라 생각해서 그런거죠.
A: 그럼 그때 장소 선정 잘못한게 다 내 탓이란 말이야?
B: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어요. 지금 나한테 오히려 따지는건가요?
A: 따지는게 아니라.. 책임을 나한테만 미루고 있잖아!!
B: 당신 나한테 소리지르고 있는건가요?
A: 소리지르는게 아니라, 답답해서 그런거지!
B: 소리지르는거 맞네요. 날 사랑하긴 하는건가요?

바다로 가고 싶었던 A, 어디로든 그와 함께 분명 가고 싶었던 B였습니다. 둘은 그 목적을 이뤘을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Jay Heinrichs

(원제) Thank you for arguing

부제가 '실전에서 배우는 전설의 설득기술'입니다. 뭐 그리 대단한 책은 아니지만, 읽어볼만 합니다. 설득에 필요한 여러 기법을 적었습니다.

이 책의 핵심은 수사학적 설득입니다. 앞 글에서 적었던 중뇌에 호소하는 설득이 메인 테마입니다. 논리를 통한 설득도 몇개 챕터에 걸쳐 나오지만, 이 책에서만큼은 논리학이 수사학의 시녀입니다. 수사학을 좀 더 강하게 하기위한 논리 보강이지요.

제가 가장 크게 배운 부분이자, 이 책의 보석같은 가치는 두 가지 교훈입니다.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제와 설득도구입니다.

1. 시제
  • 과거: 책임의 소재
  • 현재: 가치의 이슈
  • 미래: 선택의 논의
공식처럼 외우기 바랍니다. 각 시제별로 논의의 테마가 달라진다는 발견은 그 의미가 큽니다. 저 위의 커플도 그렇습니다. 제가 임의로 만든 이야기지만 그리 낯선 이야기도 아닙니다. 휴가지 선정이야기의 시작에서 과거 이야기로 가니 책임소재가 대두됩니다. 거기서 한참 싸우면 현재 시제로 넘어와서 가치의 문제로 다툽니다. 너가 내 편이냐, 옳냐 그르냐, 사랑하는거 맞니 등등.
시제 개념을 명확히 머리에 넣고 있으면 저런 상황에서 재빨리 빠져 나올 수 있습니다.

어 그래. 작년에 당신이 동의해줘서 꽤 즐거웠었어. 당신도 그렇지? 이번엔 당신이 좋아할만한 남해바다로 가볼까? 아니면 아예 산으로 가볼까? 당신은 어떤게 더 낫겠어?
나도 바다 보는건 좋은데, 비용이 비싸지 않으면 좋겠어요.
그럼, 당신 이모님 사시는 전주로 갈까? 거기에 자리잡고 근처 바다로 당일치기 하면 되잖아. 당신은 오랫만에 이모님 방문도 겸하고.
당신.. 이모님 안 좋아하잖아요. 괜찮겠어요?
어, 난 상관없어. 당신만 좋다면.

마치 미로를 벗어나는 지도와도 같지요? 너무 단순해서 별 내용 아닌듯 보입니다.
그러나 저도 비즈니스 미팅에서, 이 시제변환의 개념을 통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많이 보았습니다.


2. 도구
  • Logos: 논리를 바탕으로 한 주장
  • Ethos: 인격을 바탕으로 한 주장
  • Pathos: 감정에 기반한 주장
어디에 호소하는지에 따른 분류입니다. 제가 말하는 '설득의 3계층'과도 일견 유사합니다. 차이는 뇌의 처리에 따른 제 분류와 다르게, 설득 내용의 의미 단위에 따른 분류라는 점입니다.
시제와 마찬가지로, 세가지 도구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게 첫째고, 그 조합을 적절히 이루는게 둘째 과제입니다. 이를 잘하면 설득의 귀재가 되는겁니다.

총평
이 책의 고갱이도 이 부분에 담겨 있습니다.

로고스, 에토스가 파토스를 깔봐도 결국 모든걸 차지하는건 파토스다.
그 파토스를 담당하는건 수사학이다.
수사학은 진리를 다루는게 아니다. 그건 논리학의 영역이다.
수사학은 승부를 목적으로 한다.

결국, 제가 말한 '설득의 3계층' 중 중뇌에 호소하는 설득이라 보면 됩니다. 책에 나오는 무수한 곁가지는 어떻게 수사학적 (때론 논리적) 도구를 사용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까를 적어 놓았습니다. 자문자답법, 교차대구법, 고조법 등 실전에 쓸만한 도구도 있지만, 개별적 도구를 배우기엔 교훈의 함량이 진하지 못합니다.

특히, 지겹도록 반복되는 심슨이나 자기 아이들 사례는 이 책의 전문성마저 의심하게 만듭니다. 쉽게 접근가능한 길잡이라기 보다는, 장난감 칼 같은 인상입니다. 이 책의 풍미는, 오로지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재료 자체의 고농축에 기댔다 봐도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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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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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뇌에 호소하는 설득이라...
    요즘 inuit님 때문에 구뇌에 관심이 가 번햄의 '비열한 유전자'를 읽으려는데,
    이미 절판되었더군요 ㅠ.ㅠ
  2. 수사학은 진리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승부를 목적으로 하는 것! 이군요!!
    희찬이가 디베이트 클럽에서 논쟁하면서 이건 설득하는 것보담 '이기는 게 미션' 이라고 말할 때마다 좀 난감한 기분이 들었었는데, 불현듯 깨달아지는 기분이에요. 그렇구나... 흠.
    • 네. 아리스토텔레스 선생의 견해도 그렇습니다.
      수사학은 진위의 문제가 아니라 승패의 문제라고.

      서구에서 특히 그런 시각이 강한데, 나름 의미있는 관점이라 생각합니다. ^^
  3. 설득...
    제 생각을 타인이 잘 이해하도록 전달할 줄만이라도 알았으면 좋겠져용.
    이 무지의 마라통은 언제까지 할라나...에고..^^

    좋은 한 주 신나는 한주 시작하세요~~~아시졍?^^
    • 오늘은 buckshot님네서 댓글 링크타고 한번 와 봤습니당
      매일 오는 같은 길 말고,
      새로운 길로 오면 어떤 느낌일까해서리..ㅎㅎ

      햇살이 참 좋네요^^
    • 하하 두번 다녀가실동안 집을 비웠군요. ^^;
      오늘 낮엔, 파란 하늘도 노란 은행도 붉은 단풍마저 참 곱던 날이었습니다.
      아파서 헤메던 눈에 비장한 아름다움이었지요.
    • 어머 아프셨어요?
      우째요~~
      지금은 괜찮으시죠?
      전 수업받으러 왔어요. 아직 수업 중!! ㅋㅋ
    • 수업중에 딴짓하시면 안되는거죠.. ^^;;
  4. 사랑과 전쟁 전매특허 대사가 위에.. ㅋㅋ
    가장 처음의 대화를 설득하는 방법이 아래쪽 노란색에 나온 말인가봐요.
    사실 전 잘 모르겠습니다. 아래처럼 말하려면 어린시절 훈련되어진것이
    아니라면 인간으로서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똑똑한 사람이 항상 현명한건 아니란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많이 부정적인 의견이죠? 그런데 저런 대화가 애초부터 되는 사람과 애초부터 안되는 사람은 봤는데 변화하는 사람은 너무 보기 힘들어서요. 뭐, 그래서 이런책이 나오는것이겠죠? 공부라도 해서 좀 변해봐~ 이런 의미로요~ ㅇㅇ ^^
    • 핵심은 두가지입니다.
      1. 대화중에서 저런 나락으로 빠지는 전형적인 구조가 있음을 인식하는것
      2. 가급적 미래형 대화로 옮기는 노력을 하는것.

      이 두개만 염두에 둬도, 많은 말싸움이 마법처럼 논의로 바뀝니다. 한번 해보세요. ^^
  5. 설득을 유쾌하게 하는군요.
    이 책 꼭 사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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