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은 꽝'에 해당하는 글 6건

당신, 남은 인생 동안 계속 설탕물(sugar water)만 팔고 살거요?
이 한마디로 스티브 잡스는 펩시콜라의 존 스컬리(John Sculley)를 영입했습니다. 여기까지는 행복한 동화지만 이후는 비극의 반전입니다. 둘은 반목을 거듭하고 결국 스컬리의 손에 의해 잡스는 자신의 육화인 애플을 떠나게 됩니다. 이는 전략의 문제도, 시스템의 문제도 아닌, 단지 리더간 갈등이 전사적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극명한 사례입니다.

Diana McLain Smith

(원제) Divide or conquer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매우 유니크한 책입니다. 일단 주류학계에서 잘 다루지 않는 갈등의 문제를 리더간 갈등으로 좁혀서 기업 맥락으로 들였으니 재미난 주제입니다.

하지만 책은 내용이 그리 실하지 않습니다. 사람간의 갈등은 학술적으로는 그 난이도가 '권력' 급입니다. 복잡하고 인과관계가 모호하면서 전개양상이 심리적 수준의 불확실성을 내포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니터 그룹의 컨설턴트 답게, 저자는 프레임워크의 건립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깊이가 부족한 탓인지 사례가 적은 탓인지, 아니면 문제의 본질이 그런 것인지, 구조적이긴하지만 다소 허무합니다. 마치 코끼리 냉장고에 넣는 3단계를 보는 느낌입니다. 프레임에 따른 상황의 통제가능성은 고사하고 그대로 재연이나 될까 의문스러울 정도로 명료하지 않습니다.

책의 주장은, 양자택일의 이슈를 관계중심으로 재조명하고 변화를 노려보라는게 핵심입니다. '대화의 심리학'에서 말하는 갈등 대화와도 유사합니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함으로 치유의 힘을 얻는다는 건 동의할만합니다. 그러나, 갈등 당사자의 상호작용 패턴 분석으로 들어가면, 거의 프로이트 시대의 세계관을 차용합니다. 어려서 어떤 아버지 밑에 자라서 어떤 반응을 보인다는 식이지요. 놀랍게도 꽤 합리적인 서구의 지식인들이 프로이트에 매몰된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튼 매우 재미나면서 협소한 주제라, 꽤 많이 배울것을 기대했던 제 상상은 깨졌습니다. 특히 출판의 관점에서는, 컨설팅 사 특유의 난삽한 번역이 한 몫 한것도 틀림없습니다. 국부적으로는 말이 통하는데 책 전체는 무슨 모양인지 알아보기 힘든 공동작업적 특성 말이지요. 게다가, 도입부는 내내 스티브 잡스 이야기, 그리고 나머지 2/3는 지겨운 댄과 스투의 사례로 꽉 차 있어 매우 지루합니다.

하지만, 참신한 주제를 선정하고 실제 업무에 적용했던 저자의 내공은 무시하지 못합니다. 전체 맥락이나 프레임워크는 허접해도 부분 부분의 문장들은 꽤 강합니다. 깊은 혜안이 느껴지는 문장들이 수십개입니다. 몇 개는 트위팅으로 갈무리해 놓았습니다.

우리는 조직내 관계에 문제가 있을 때 관계속의 개인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 시각을 왜곡시키고 오히려 자기실현적 예언이 된다. 반대로 한발 떨어져서 상호작용의 패턴에 집중해야 한다. -D.M. Smith

If you have a good cooling system, you'll be reflective. If you have only hot system, you'll be reflexive. Relationship starts here.

What is believed to be a pure fact is often turned out to be an interpretation, with high level of abstraction.

그나마 이런 문장들 보는 재미로 지루함을 겨우 넘긴 책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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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현재 저에게 해당하는 상황이군요...상호작용...리더간의 갈등은 정말 치명적입니다...
  2. 입사하자 마자 현장을 뛰어넘고 사무실로 직행하여 플랜트 최고 계급들과 생활을 같이하면서 바라본 리더들사이의 눈에 안보이는 미묘한 갈등을 매우 감명(?) 깊게 바라보면서 웃었던 경험이 새삼 떠오르네요.. 안보고 있는거 같아도 아랫사람들도 다 알고 비웃지요 흐흐.. 업무적인게 아니고 개인적인 권력 영향력 다툼이라던가 ㅋㅋㅋ

    그래서 현장 사람들은 죽어나는 일이 가끔 생기는거 보면 리더들의 역량이 매우 중요한가 봅니다.

    제가 몸담은 그룹의 최상위 리더님께서는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부하들을 매우 까다롭고 격있는 틀에 끼워넣고 굴리는걸 좋아하는 타잎이라지요? 그래서 퇴사를 일주일에 두세번씩 고민하게 되더라구요..
    (아이폰 24개월 할부 아니면 관뒀을지도... )

    것보다 직급이 그정도 됬으면 좀 빨리 퇴근했으면 좋겠어요. 아랫사람들 퇴근도 못하고 제 옆 과장님은 특히 신혼인데 눈치보면서 퇴근도 못하고 흑흑 ㅠ;; 높은 사람들은 솔직히 칼퇴근 해야되요 그래야 아래사람들이 맘놓고 퇴근하지 ㅠㅜ;;

    여튼 리더들의 반목과 아이러니에 관해서 경험한게 너무 많아서 갑자기 장문의 리플을 남기고 사라집니다. 요즘 힘들어요 흑흑 ㅜ;; 보고서도 맨날 퇴짜맞고 ㅠㅜ;;;
    • 헉..Jjun님도 사셨군요 아이폰..흑..갖고 싶어요.
      술김에 질러버릴까요..크크크크.
    • 권력 게임은 조직의 본질적 속성이라서 아예 없을 수는 없지요. 다만 건전한 선에서 생산적인 부분을 견지하면 그나마 낫습니다.

      그 외의 부분은 리더간 갈등보다는 리더십 자체에 대해 개선이 필요한 관리자로 인해 고생하는걸로 보이네요.

      아이폰이 근속기간을 늘려주는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을줄은 몰랐습니다. ^^;;
    • 엘윙//
      술김.. ^^;;
      술 깨기 전에 제가 뽐뿌 좀 넣어드릴걸 그랬습니다. ^^
  3. 음..제가 있는 조직에서는 리더간의 갈등은 별로 없습니다. 위계질서가 확실해서인지..인화중심의 경영덕분인지 모르지만요. ㅎㅎ 갈수록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것이 절절히 느껴집니다.
    • 그런면에서 엘윙전자는 분위기가 좋은듯 해요.
      그래도 그럼 뭐합니까. 어디있건 엘윙님이 행복해야죠. ^^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건 정말 맞아요. 동감입니다. 그런 면에서.. 제 책은 소개좀 많이 하셨삼? -_-;;;
  4. (미투데이에 올라온 추천글을 보고) 혹해서 사서 읽다가, 정신이 산만해져서 중간에 그만두었답니다. 책 말미가 흥미롭다고 하던데, 다시 책을 읽으려고 하니 솔직히 겁이 나더군요. ㅡ.ㅡa;;;
    • 음.. 끝이라고 더 멋지진 않은듯하고요.. 전체 모양만 잡으셨으면 굳이 다시 안 읽으셔도 될겁니다. ^^
  5. 아...대기업 임원들의 정치 다툼, 대학 병원 교수들의 알력다툼, 대학교 교수들의 파워게임도 정말 대단하더군요-_-;;; 저런 사람들이 리더로서 시너지를 낼까 의심스러운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더군요.

    말단 직원의 다툼은 말썽쟁이 하나 자르는 것으로 해결이 될지 모르지만 리더간의 다툼은 조직 전체의 존립을 좌우할테니... 정말 쉽지 않은 일일 것 같습니다. 댓글에서 말씀하신대로 '리더쉽'의 문제도-_-;;;
    • 여럿 모여 있는 곳은 다 그런 면이 있다고 봐야죠.
      하지만 말씀한 부분은 그 정도가 심한 곳입니다. 병원, 교수 등. 조직 특성이라고 봐야죠.
      어느정도를 넘어서면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6. 비밀댓글입니다
    • 안녕하세요. 관심과 제안 고맙습니다. ^^
      하지만 제가 표방하는 부분과 워낙 달라서 참여는 어렵겠네요.
      하시는 일 성과 있으시길 빕니다.
      연말 잘 보내세요. ^^
secret
너무도 유명한 헨리 페트로스키는, 곧잘 '테크놀로지의 계관시인(the poet laureate of technology)'라 불리웁니다. 기술에 대한 정통한 지식과 안팎을 꿰뚫는 예리한 시각을 치밀하게 서술하기로 유명하지요. 그의 책을 언젠가 한번 봐야지하다가, 디자인에 대한 관심으로 이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Henry Petroski

(Title) Small things considered: Why there is no perfect design

No perfect design
책의 핵심 명제는 원제와 같습니다.
"완벽한 디자인은 없다."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모든 디자인은 의사결정의 구현이라는 점입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제한된 정보 속에서 어떤 식으로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둘째, 모든 디자인은 오직 상황속에서 기능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기술이 변하거나 사용자의 습관이 변한다든지 상황이 바뀌면 디자인의 장점이 단점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C'mon Henry
그런데 곰곰 따져보면 디자인 아니라 그 어떤 것도 '완벽'하기는 쉽지 않지요. 그런데 인간의 다양한 주관과 심미에 판정을 맡기는 디자인에서의 완벽을 말하다니요. 아무도 원하지 않는 이상을 놓고 페트로스키 씨, 한권 내내 열변 토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못해 우습습니다.

심지어 디자인은 고사하고 수치의 세계에서 머무는 공학(engineering)도 완벽과는 거리가 먼 학문입니다. 공학은 시간과 효율이라는 목적에 완벽성을 기꺼이 내어주고, 근사의 세계에서 실용을 추구합니다. 보다 엄정하다는 자연과학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디자인의 완벽성에 대해 한 권 내내 떠드는건 허수아비 세워 놓고 때리는 격입니다.


Onion peeling writing style
물론, 어떤 디자인도 더 나아질 구석이 있다는 점, 또 어느 디자인도 상황과 사용자의 습관을 거듭 살펴야 적절해진다는 점에서, 완벽성의 추구라는 방향성을 제시하자는 의도는 압니다.
하지만, 책 내용 읽다보면 저같이 성미 급한 사람은 그 지극한 미시감에 질려버립니다. 물체의 디테일을 파고 또 파고, 잘게 나눠 씹고 다시 곱씹습니다. 양파 껍질 까듯 한 없이 벗겨냅니다. 한 두 챕터는 그의 세심한 디테일에 경탄을 보냈지만, 중반 즈음 가서는 둔감한 지루함이 되었고, 막판되니 페트로스키 좀스러운 까칠함이 거추장스럽습니다.
물론 그의 사고 과정을 쫓아가면서 디자인적 요소를 사유하고 훈련하는데는 훌륭한 교재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냥 디자인에 대한 그의 시각이 어떤지 감잡아 보려는 사람에겐 갑갑한 극미세입니다.


Design is life
차라리 제가 배운건 '삶 자체가 디자인'이라는 점입니다.
저는 두가지 결론을 냈습니다.

Design is solution
디자인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다. 그 해결책은 구현물의 형태를 넘어 총체적으로 현실화된다. 사물과 사상과 절차의 조합으로 나온다.

Design is resolution
디자인은 결정이다. 주어진 환경과 입력요소를 살펴서 매순간 결정을 해야한다. 결정되지 않은 디자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매일의 일상과 성취가 모두 디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데이트를 하는 것도 디자인입니다. 연인과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목표를 위해 어떤 옷을 차려 입을지, 어떤 음식을 먹을지, 어떤 동선과 경험을 순서지을지 디자인해야 합니다. 음식을 먹더라도 메뉴의 조합과 필요한 경비와 주머니 사정, 최근 메뉴 선택 이력, 날씨, 갈증도, 시간, 어둡고 밝음, 후속 일정, 주변 분위기 등을 고려해서 식사 장소와 테이블과 메뉴, 그리고 곁들이는 음료를 의사결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결정이 식사라는 디자인이되고 다음 일정의 제약요소나 촉진요소가 됩니다.


That's enough
책의 번역은 품질이 매우 낮습니다. 원서로 보는게 나을 정도로 초벌 번역의 혐의가 짙습니다. 번역의 완성도보다는 숙련도 이슈입니다.
그리고 질낮은 번역 탓을 무시하긴 힘들지만, 그와 별개로 헨리씨도 참 수다스럽습니다. 나름 간략하고 포인트 있는 이야기를 너무 장황하게 늘어놓습니다. 그의 책을 시리즈로 읽으려던 제 계획은 무한 연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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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단 저는 저자를 기억해두어야겠네요a
  2. 안 사기 잘 했네요_-_...... 친히 몰모트가 되어 주시다니...
    이것저것 보면 볼수록 핵심은 두루 통하는 것 같습니다.
  3. 이베이에서 우리 나라 호미가 최고의 가드닝툴로 팔리고 있다는 기사도 본 적이 있는데 ^^

    디자인은 생활이라는 것에 동감합니다.

    IT쪽에서는 입출력 장치의 발명이 새로운 디자인을 추구하게 하고, 그렇게 추구한 디자인이 새로운 입출력 장치를 만들게 하는 것 같더군요.

    오늘 번역 완료한 아이폰 관련된 글에서 애플이 OS를 만들 때 이간의 '심리'까지 이용하는 것을 보고 좋은 디자인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 하하하하. 호미가 그렇게 인기랍니까.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무척 흥미롭습니다. ^^

      바쁠텐데 긴글 번역하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기대하고 있었는데 가서 읽어야겠습니다. ^^
secret

전략의 탄생

Biz/Review 2009.11.18 23:13
  •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합니다. 누가 옳은지 말만 들어서는 판단이 힘듭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경쟁사와 가격경쟁 중입니다. 가격을 따라내리지 않으면 점유율이 떨어지고, 맞대응을 하면 수익성이 나빠집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 브랜드 평판이 안 좋은 어떤 제품이 있습니다. 하지만 품질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이를 어찌 알릴까요?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든 적절한 방법을 찾아내 왔습니다. 그런데, 항상 옳은 판단을 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Avinash Dixit &

(Title) The art of strategy

이 부분을 잘 정리한 책이 바로 '전략의 탄생'입니다.

This book won't tell any strategy that you expect
먼저 반드시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전략에 대해 기대한다면 이 책은 절대 기대에 못미칩니다. 왜냐면 흔히 생각하는 기업 전략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에 '전략이 미래를 보는 관점'들을 정리하면서, 미래를 최대한 예측하는 결정론적 세계관과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결과를 이끌 준비를 하는 실행론적 관점을 말했습니다. 이 두가지 전략은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가야할 방향에 무게중심을 둡니다. 매우 정적(static)입니다. 즉 모든 것이 고정되어 있다고 가정한 채, 비선형적 변화 양상을 인정하고 고려하는게 실행론이라면, 보이는 부분까지를 선형화하여 풍부한 이해속에 최적해(optimal solution)를 찾는게 결정론적 전략입니다. 그래서 두 방법론 사이에 우열이 있는게 아니라 가정과 한계속에 적절한 활용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You are moving and I am too
이와 다소 다른 관점에서 미래를 보는 학파가 있습니다. 환경보다는 아예 적수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응에 촛점을 맞춥니다. 어떤 상황일까요? 사실 우리가 늘 겪는 경험입니다. 바로 게임 상황이지요. 가위바위보도 대표적 사례입니다. 즉 모두가 전략의 주체로서 각자가 최선의 대응을 할 때 그런 움직임과 판단을 고려해서 다시 나의 판단을 하는 과정입니다. 이는 매우 동적(dynamic)인 접근법입니다. 그 변수의 복잡도로 인해 해석의 시간축은 매우 짧습니다. 다른 전략에 비해서는 찰나적 지평을 고려합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큰 틀에서 방향이 정해졌을 때, 단위 목표의 달성에 가장 적합합니다. 다분히 전술적(tactical)이지요. 그래서 책의 원제도 '전략의 기술(The art of strategy)'인 겁니다. 사실, '전략의 탄생'이라는 거창한 제목은, 진실을 호도할 뿐 아니라 사기의 혐의마저 농후합니다. 전략적 '기술'을 이야기하는 저자는 학문적으로 솔직했습니다. 우리나라 번역측의 과욕이지요.

Strategy in the game
그렇다면 전략이란 말 자체도 거둬야 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게임론에서는 이렇게 정의합니다.
Strategy (in the game theory) is complete plan of actions.

전략은 모든 상황에 대한 행동계획이다.

즉, 정의상 '게임론적 대응 계획'을 전략이라고 부르니 거짓이나 사기는 아닙니다. 다만, 전략적 '관점' 이상의 포괄성이 모자라다는 의구심은 지우기 힘들지만, 전략적 행동에 대한 대응은 전략 본원의 목적을 내포하니까 그다지 중요한 이슈는 아닙니다.

Beyond the prisoners' dilemma
전체 개념체계를 게임론으로 부르든 행동주의 경제학이라 부르든 상관없습니다. 항상 생각할 건 '적도 나만큼 생각할테고 그 사고 위에 내가 다시 한층 사고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흔히 게임론하면 '죄수의 딜레마'만 생각하기 쉽지만 그보다 더 많은 내용이 있습니다. 다만 가장 이해가 쉽고 상황을 잘 대변하여 죄수의 딜레마가 유명할 뿐입니다. 예컨대 치킨 게임(chicken game)이나 성대결(battle of sexes) 등의 이름을 들어 보셨을겁니다.

이외에도 불확실성 하에서 전략적 수를 두는 방법, 순서가 중요한 경우와 아닌 경우를 보는 법, 내지르는 것(commit), 정보비대칭 하에서 신호를 주고 받는 법, 벼랑끝 전술, 그리고 인센티브의 설계 등 꽤 다양한 상황을 게임론적으로 풀어가게 됩니다.

Solutions of Solomon
여기까지 설명만 들어도 알쏭달쏭할지 모르겠습니다. 쉽게 앞의 예를 들지요.

솔로몬 왕은 자기 아이라고 우기는 두 여자 앞에서 아이를 반으로 자르라고 합니다. 승부를 위해 베팅을 시킵니다. 친엄마는 베팅의 결과로 아이가 죽게 됨을 알고 베팅을 중지하지요. 여기에서 중요한 단서가 나옵니다. 행동은 말로 가려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친엄마는 게임의 패배를 택함으로서 자신이 알고 있는 진실을 부지불식간 신호(signaling)합니다. 비대칭 정보상황에서 신호를 끌어내는 방법에 주목해야 합니다.

가격 경쟁이 벌어지면 출혈로 당사자가 위험합니다. 그러나 수급곡선이 탄력적이든지 가격 인하의 매력이 크면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그렇다고 가격 담합을 하면 공정거래에 대한 위반으로 처벌을 받습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한게 최저가격 보상제입니다. 시그널은 단순합니다. "난 가격을 안내리겠다. 만일 네가 가격을 내리면 내가 가격전쟁으로 보복하겠다." 게다가 상대업체의 가격 감시를 하는 비용도 안듭니다. 소비자가 알아서  증빙해 오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무언의 담합이 유지되겠지요.

제조사는 품질 좋은걸 아는데, 소비자는 모르는 정보비대칭. 이를 타파하는 방법은 품질 보증을 하는 겁니다. 품질이 좋은걸 아는 나는 보증의 댓가가 비싸지 않다는걸 아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따라서 내 돈을 걸고 품질을 시그널링 합니다. 소비자는 말을 믿는게 아니라 보증을 믿고 품질을 수용하게 되지요. 결과는 둘다 만족입니다. 바로 현대차가 미국에서 10년 보증으로 브랜드 대약진의 발판을 마련한 사례가 해당합니다.

Rough translation
전 비즈니스 스쿨에서 체계적으로 수련을 거친 내용이라 기억을 되살리며 즐겁게 읽었지만, 이런 개념이 생소한 분들은 마냥 쉽게 읽히지는 않을겁니다. 그러나 시간들여 꼼꼼히 읽으면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문제는 번역이 함량 미달이라는 점입니다. 행동경제학이나 게임론은 이미 학문적으로 많이 소개된 바라 학술적 함의를 보존해야 하는데 단순히 번역만 된듯 해서 아쉽습니다.

confidence game과 assurance game을 둘 다 확신게임으로 번역하는 부주의 정도는 애교입니다. 흥정에 해당하는 bargain을 협상이라 일컫거나 우리나라에 이미 잘 알려진 최후통첩게임을 '얼티메이텀 게임'으로 적은 것은 역자가 해당 주제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가장 마음에 안든 역어는 공약이라 일컫는 commitment입니다. 저도 영문교재로 공부한지라 우리나라에서 어떤 술어가 통용되는지 모르겠지만 약속에 무게 중심을 두는 공약은 반쪽만 반영하는 개념입니다. 제가 위에서 내지른다고 표현했듯 행동을 수반하거나 결심한 상태를 뜻하기 때문에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공약으로 생각하고 책 읽으면 해당 챕터는 오해의 소지가 많을겁니다.

다소 두툼하긴 하지만 유익한 책입니다. 특히 포커 치면 매번 돈 잃는다는 분은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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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백  2 , 댓글  28개가 달렸습니다.
  1. 저는 포커치면 항상 따지만 꼭 원서로 읽어봐야 겠습니다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2. 서평하신 것 읽다보면 전략의 탄생이란 느낌보다는 책 내용이 결정의 기준 이런 느낌입니다. 책은 안 읽어서 모르겠지만 책 표지는 맘에 든다는.. ^^:;;;
  3. 우리나라에서 '전략적 사고'라고 번역된 'Thinking strategically'라는 책의 저자의 신작이군요. 게임이론에 관한 책이었는데, 이 책도 게임이론이 주가 된 책 같습니다. 서점에서 들춰보다가 전작보다 비슷한 듯하여 내려 놓았었죠. 흔히 '제목의 승리'라는 말이 있는데, 이 책도 그러한 듯합니다. ^^
  4. 저도 이거 읽고 있는데 역시 아는 것에 따라 해석하는 수준이 다르군요, 리뷰 못 쓰겠다;;;

    그리고 전 고스톱은 항상 따는데 포카는 항상 잃습니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_-
    • 승환님 리뷰도 궁금하군요.
      함의가 풍부한 책이니 말입니다.

      고스톱은 확률의 게임이고 포커는 심리의 게임이지요. 둘의 핵심역량이 다릅니다. ^^
  5. 제대로 된 번역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네요.
    inuit님은 이 분야에 해박하시군요. 저에겐 생소한 분야라 부럽기만 합니다ㅎㅎ
    • 네 번역이 참 중요합니다.
      어떤 책은 번역에 따라 죽고살고 하지요. ^^

      전략은 생업도 그렇고 흥미가 있는 분야라 공부를 좀 했습니다. ;;;
  6. 언제 이렇게 많은 책들을 읽으시는지? 역시 독서는 습관인건가요? 두툼하건 얇건 일정하게 꾸준히만 읽는다면 언젠간 다 읽게 될 텐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 네. 책 읽는걸 기본적으로 좋아합니다. 주말에 주로 읽어요.
      말씀처럼 꾸준함 앞에 못 이길 장벽은 없지요.
  7. 말씀하신대로 게임이론 관련도서로군요. 학부 레벨이지만 지금 배우고 있는 내용이 나와서 새삼 반갑습니다.ㅎㅎ

    commitment를 '내지르기'로 번역한다면 그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 commitment.. 매우 중요한 개념인데 말이죠. ^^
      지금 배우고 계신다면 이 책을 보조교재처럼 봐도 재미있겠네요. 사례도 풍부하고. ^^
  8. commitment란 단어, 참 번역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게임이론 책을 들춰보니 왕규호, 조인구 교수님 책에서는 번복할 수 없다는(irreversible) 의미를 강조해 '맹약'이라 번역했고, 김영세 교수님 책에서는 위 책처럼 '공약'이라 번역했습니다. 세분 모두 게임이론 쪽을 오래 연구하신 분들이죠. 하지만 뭘로 번역해도 부연설명 없이 정확한 개념을 알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

    학부때 게임이론, 인센티브의 경제학을 들었는데 두 수업에서 모두 그냥 'commitment'라고 호칭했습니다. ^^
    • 맞습니다. 번역이 생각보다 어렵지요.
      맹약이란말은 저도 수긍이 갑니다.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공약은 다른 뜻이 교차해서 영 맥 빠집니다. 영어로 배울 땐 고민해본적이 없는데, 책에서 사용한다면 고민 좀 되겠네요. ^^
  9. 꽤 두툼해보이는데 역시 배경지식이 있으셔서 술술 읽으시는 건가요? ㅋㅋ (블로거중에 1년에 천 권을 읽는다는 분이 계신데 그게 가능하냐고 누군가 물었더니 처음 개념 못 잡을 때 읽는 책은 2~3권 읽는데 몇 주도 걸리지만 그 이후에는 비슷한 주제나 소재의 책은 내용이 대동소이해서 아는 부분 스킵하고 새로운 부분만 쉭쉭 읽으면 하루에 10권도 읽는다는 얘기를 듣고 '아하~!' 했습니다.

    전 만화책 단행본 한 권을 읽어도 한 시간이 걸리는지라orz
    • 만화책이 은근히 오래걸리지 않아요?
      그림의 디테일까지 즐기면 시간이 꽤 걸리죠. 대사만 훑고 지나가면 모를까.

      마찬가지로 경영서도 어떤건 완보하고 어떤건 속보로 갑니다. 이 책은 초반 이후부터 속도를 내서 읽었던듯 해요. 저자 내공 파악한 후에.
  10. 정말 간략하게 잘 정리해주셨네요. 이번 글은 참 와닿는 부분이 많네요. 언제나처럼 잘 읽고 많은 것을 배워 갑니다. ^^
  11. 저야말로 읽어봐야겠습니다. 포커 뿐 아니라 모든 게임에서 따본 적이 없어요 ㅡ.ㅡ
  12. 항상 좋은 글,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저는 포커는 줄곧 따는 편인데, 고스톱은 매번 잃습니다. 심리에는 강하지만 운은 없는 놈일까요? ^^
    게임이론 관련하여 추천도서 있으시면 부탁드려봅니다!
    • 이 책이 게임 관련한 부분은 잘 망라되어 있습니다.
      많이 지루하지도 않아서 제이크님이라면 재미나게 읽으실 수 있을겁니다.
  13. 우연하게 링크 타고 와서 좋은 글 보고 갑니다.
    꽤 예전 글이군요. 가끔 눈팅하러 오겠습니다.
  14. 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 마이클 폴라니의 『개인적 지식』 리뷰를 쓰다가 commitment 개념을 보충하고 싶어서 이 포스팅을 인용했습니다. '내지르기'라는 말이 적절한 표현인 듯해서요. :)
secret
Q: 현대적 기업이 나타났던 때, 인사 업무는 어디서 담당했을까요?
A: 구매부서였다고 합니다. (마우스로 드래그 하세요.)

채용이란 어찌 보면 노동력의 구매입니다. 구매의 달인인 구매부서에서 채용과 해고를 담당하는게 옳다고 생각한 시절도 있었지요. 황당하지만 어찌 생각하면 이해도 갑니다. 

하지만, 인사가 만사라는게 경영의 철칙입니다. 현대 경영의 요체도 인적자원 또는 HR의 효율적 운용입니다. 무형자산을 보면 그렇습니다. 문화나 조직의 힘은 눈에 보이지 않으나 금전적 가치로 표현되니까요. 결국, 구매와 경영 사이의 간극만큼이나 인사업무를 바라보는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그리고 경영에 기여하는 인사, 보다 상위 개념의 HR인 전략적 HR을 지향하는 책이 한 권 나왔습니다. 

Ralph Christensen

(원제) Roadmap to strategic HR: Turning a great idea into a business reality

제가 회사에서 전략과 HR을 담당하고 있어서인지, 책을 좋아해서인지 easysun님께서 선물로 보내주신 책입니다.

Simple Message
책의 핵심 주장은 간명합니다. 
전략적 HR이란 비즈니스와 결합된 HR이다.

Understandings required
너무 간단해서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지만, 배경을 알면 이해됩니다. 세가지 사항입니다.

첫째, 인사 업무의 역할에 대한 인식은 분산이 큽니다. 앞서 구매에서 경영까지라고 설명했습니다.
둘째, 미국 기업에서의 인사는 전형적인 지원, 보조업무입니다. 우리나라는 IMF 전까지만 해도 인사부서는 고위 경영자로 가는데 필수 코스였습니다. 지금은 다소 전문화되었지만, 아직도 인사부서의 무게감이 큽니다. 미국이라는 상황에 매몰된 절실한 부르짖음입니다.
셋째, '미국'에서 '경영' 관점의 역할론을 부르짖은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저자의 자신감이 책으로 표출된 점입니다.


How to Action
아쉽게도 책은 매우 복잡하게 실천사항을 적어 놓았습니다. 읽다보면 기절할 정도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책의 핵심주장이 간명하듯, 실천 과제도 명료합니다. 두 가지입니다.

  1. 사업과 연관하라 (Strategy): 당신이 HR 부서장이라면 가장 먼저 할 일은, 당신 스탭을 전략회의나 비즈니스 결정 회의에 들여보내는 것입니다. 목적은 단 하나. 사업을 이해하려고 입니다. 실제로, 인사부서가 회사의 중요 전략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인사는 최전선으로 나가야 합니다.
  2. 현업에 이관하라 (Line management): 결국 전략의 완벽한 이해는 실행단에서 이뤄집니다. 따라서, 인사부서는 현업 조직이 인사를 책임지고 수행하게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저자는 이를 범주화 합니다. 전사적 차원의 전략적 인사를 HR, 현업에서 하는 인사를 hr로 규정합니다. 이 과정은 매우 두렵고 위험합니다만, 전략적 HR의 핵심입니다. 대개의 인사-비즈니스 결합은 이 단계에서 실패한다고 저는 봅니다.

지금까지가 책의 핵심구조입니다. 나머지는 풍부한 사례를 체계화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So hard to understand
불행히도, 책은 지독히 어렵습니다. 레이먼 님이 지적했듯, 번역이 깔끔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꼼꼼하지만 번역글 다루는데 있어 전문적이지 않아서 그런가 봅니다. 예를 들면, 현장 경영진이란 말 때문에 저도 많이 헤멨습니다. 그룹사 구조를 떠올리며 읽기 때문입니다. 하도 답답해 아마존 원문 대조를 해보고서야 이해가 갔습니다. 제가 위에 썼듯 '현업'이 어울리는 역어일겁니다. (예전 인사 교과서에서는 이 부분을 라인 조직 또는 계선 조직이라고 불렀지요.)


Good templates for HR community
이 책의 장점은 저자가 경험한 방법을 상세히 적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영감을 주는 다양하고 상세한 템플릿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반면, 이 책이 일반 경영서라고 보긴 매우 힘듭니다. 어떤 분야든 두루 알아서 나쁠거야 없지만, 이 책은 HR 관리자, 그 중 리더급 이상에게 더 잘 맞습니다. CEO가 읽으면 최상입니다. 반면, 하위직 인사팀원이라면 돌산에 눌려 하늘만 바라보는 손오공의 갑갑함을 느낄테고, HR 비관련자가 읽으면 뜬금없는 디테일에 금방 질려버립니다. 


Linkage to Strategy 
전 인사담당이지만 인사를 모릅니다. 채용, 노무, 급여, 인사기획 등 인사 업무는 제 인사팀장이 백배 잘 압니다. 하지만, 제 산하에 전략팀과 인사팀이 함께 있어 생기는 시너지가 큽니다. 제가 이 책에서 크게 배운건 한가지입니다.
"모든 걸 HR의 렌즈로 보자."
지금보다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반면 전략가로서 비평도 있습니다. 전략에 대한 이해가 시대 지체 현상을 겪습니다. 책에서는 전략을 확정성의 영역으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그 이후에 전략 기반의 HR과제로 전환하여 실행을 시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대 전략에서 확정성은 무의미합니다. 따라서 전략적 HR은 필수적으로 유연성(flexibility)를 전제로한 전략을 내포해야 합니다. 아예 전략과 동떨어진 HR이 태반인 상황에서 결정적 흠결이라 하긴 어렵지만, 저자의 취지라면 이 점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 좋습니다.


Humble Mormon
책은, 거칠게 비유하면 '어느 HR 매니저의 성공수기'입니다. "내가 이만큼 했다" 자랑할만 합니다. 그러나, 경험의 충실한 기록이 일반적 길잡이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딱 수기입니다. 기업별 특성도 있고, 시대적 차이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저자에 정이 가는건 그야말로 브리검 영 대학 출신 답기 때문입니다. 청교도를 넘어 구도자적 자세입니다. 일단사 일표음입니다. 저자는 언제든지 주유소 알바할 각오로 일에 임했다고 합니다. BYU 출신이 그랬다면 전 믿습니다. 제 예전 미국인 싸부님을 꼭 닮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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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  3 , 댓글  10개가 달렸습니다.
  1. 드디어 서평을 올리셨네요. 오매불망 학수고대했던 포스트입니다.

    역시나 통찰력을 가지신 분의 깊이가 팍팍 전해옵니다. 지식이 일천한 제가 달리 표현할 수 없던 핵심과 정곡을 쉽게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
    질문하나 있습니다. 현업조직이라 함은 다른 부서 혹은 팀이라는 의미인지요?
    다시 한 번 더 고맙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 기다리셨다니 고맙고도 민망합니다. ^^

      현업조직은, 통상적으로 조직의 산출물을 직접 내는데 기여하는 부서를 말합니다. 스탭이 아닌 직원들이죠.
      영업, 생산, 개발부서 등입니다.
    • 저의 짐작과 동일하네요. 그렇다면 현업 조직이 인사를 책임지고 수행할려면 많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를까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현업조직에게 이러한 전략을 전달하고 설득시키는 것 역시 만만치 않은 반발이 예상되네요.
    • 맞습니다.
      그래서 책 내내 이어지는 내용이, 현업에 이관하는걸 두려워 하지 말라는 내용, 그리고 그걸 잘 운영하기 위한 커미티, 여기에 HR이 들어가서 도와야 한다는 점, 이를 위한 템플릿 등등이 장황하게 이어지지요.
      그리고 현업에서 너희들 일을 왜 우리 시키느냐 반항 다루는 법, 또 너무 up되어 오버하는 경우 다루는 법 등도 나와 있구요. ^^
  2. Thanks! 3월 중에는 읽겠다고 하시더니.. 역시.. 서평 감사합니다.
  3. 어려운 책 읽으셨군요... 저도 인사로 입사를 했던지라 모든것은 HR로 통한다는 말에 어느정도 공감합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코카콜라하면 1등 브랜드를 떠올리지만 그 브랜드를 만든건 사람이라고 ^^ 집필은 잘 되어가시죠? ㅋ
    • 이야.. 미도리님이 인사에서 시작하셨군요.
      말씀처럼 성공적인 브랜드는 조직적으로도 정렬이 되어야 유지됩니다.
      이 책에서도 끝없이 강조하는게, HR이 직접 고객을 만나라, 들어라. 이런겁니다.

      집필은.. 이번 주말은 좀 땡땡이를 쳤습니다. ^^;
  4. 잭웰치 선생의 저서 'Winning"에서 기업의 모든 중요한 의사결정 회의에
    인사 담당 임원이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겠지요.

    쓸모있는 전략가를 꿈꾸며 공부하고 있기에 HR은 전략 만큼이나 항상
    숙제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제 일년 후에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던지 간에 학습이 아닌
    현실의 문제 속에서 헤매고 있겠죠 ^^

    햇살 따스해진 일요일 오후네요.
    항상 감사히 구독하고 있습니다. ^_^
    • 모든게 HR이듯, 전략도 조직 구석구석까지 스미는 일 같아요.
      그래서, 넓게 관심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깊이를 희생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한 해 동안 여러가지로 많이 담으시기 바라겠습니다. ^^
secret
두가지 궁금증입니다.
1. 매킨토시로 확고한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던 애플은 한때 업계의 뒤안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아이팟과 함께 화려하게 재등장했지요. 왜 그럴까요.
2. 베타 방식의 비디오 녹화로 VHS 방식에 무참히 밟힌 소니입니다. CD와 미니디스크라는 선도적 제품을 가지고도 왜 또다시 MP3P에게 주도권을 완전히 빼았겼을까요.

Michael Raynor

(원제) Strategy paradox

전에도 말했듯, 전략도 두가지 범주로 구분 가능 합니다. 순수 전략을 강조하는 기업전략과, 실행력을 강조하는 전략경영이지요. '위대한 전략의 함정'은 오랫만에 읽는 순수 전략책입니다. 제 소임이 전략 담당 임원이기도 한지라 내내 신나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생산성 프론티어
책이 다루는 핵심 개념은 전략 패러독스 (strategy paradox)입니다. 가장 확실한 전략이 가장 크게 실패할전략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선 생산성 프론티어 (productivity frontier)를 이해해야 합니다. (책은 이 개념을 독자가 안다고 전제하여 이해가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가장 외곽의 곡선이 생산성 프론티어입니다. 모든 기업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프론티어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그일정과 환경은 불확실성에 노정되어 있지요. 첫째 질문의 주인공인 애플은 전형적인 제품 차별화 전략입니다. 고비용-고가치입니다. 하지만, PC 업체들이 적정한 가치에 저비용을 달성하는 바람에 애플은 프론티어 안으로 감싸졌지요. 그 후 재기의 시간까지 어정쩡한 기업으로남았던겁니다. 다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귀환해서야 생산성 프론티어에 당도했습니다. 이번엔 새로운 프론티어를 확정했지요.

고독한 선택, 그리고 외골수 집중
다시 전략 패러독스로 갑니다. 어떤 기업이든 프론티어로 이동해야 우위를 점합니다. 그 길은 명확한 선택을 요구합니다. 비용우위든 차별화든. 그래서 선택과 집중을 합니다. 몇번 말했지만 선택과 집중은 매우 무서운 말입니다. 선택은 배제하는 대안을 거들떠 보지 않겠다는 서약이고, 집중은 택한 대안에 목숨걸고 올인하겠다는 맹세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부분을 패키징한게 전략 패러독스입니다. 가장 확실해 보이는 전략에 가장 집중 (또는 올인)하게 됩니다.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생기면 가장 크게 자빠지게 됩니다. 이게 전략 패러독스의 핵심입니다. 소니의 거듭된 실패도 그런 연유입니다. 베타의 실패를 거울삼아 절대로 실패하지 않도록 전략을 잘 수립했기에 큰 실패를 했습니다. 사실 실패의 원인은 전략의 오류가 아닌 환경의 변화였으니까요.

답은 전략적 옵션
여기까지라면, 제 상상의 범위를 넘지 않습니다만, 책의 독창성은 그 해결책에 있습니다. 레이너 씨는 전략의 핵심을 '전략적 옵션' 관리라고 파악합니다. 실천 과제는 두가지입니다.

첫째, 전략 역할 분담입니다. 레이너 씨는 계층구조의 시간 지평설을 채택합니다. 조직의 공식 타이틀과 관계 없이 더먼 시간 지평을 고민하고 관장하는 사람을 상위계층으로 간주합니다. 그래서 HQ-사업부 이원론을 제안합니다. 각 사업부는 집중에전념합니다. HQ는 불확실성 관리와 전략적 대안 또는 옵션관리를 합니다. 그 둘이 뒤바뀌면 재앙입니다. 

둘째, 불확실성 관리 방안입니다. 레이너 씨는 두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미래 상황의 예측은 시나리오 기법을 활용할 것, 그리고 대안 창출과 실행을 실물 옵션 (real option)으로 모델링 하는것입니다. 제가 한 때 실물 옵션에푹 빠졌다 요즘은 아예 잊고 살았습니다. 이젠 차츰 아스라해져 가던 차에 머리가 반짝하는 멋진 아이디어입니다. 실천적으로는이사회의 역할이 강조됩니다. 경영에 깊게 관여하지 말고 판정단 역할을 하라는거지요. 실질적 대안마련은 경영진이, 이사회는위험평가와 찬반을 나누면 위험 관리가 향상될 것입니다.

실패 연구
크리스텐슨과 함께 연구한 레이너 씨입니다. 이 책 역시 범상치 않습니다. 제가 Good to great이나 기타 경영서에서 계속 부르짖던, 사후적 연구가 갖는 불완전성에서 출발합니다. 진정한 교훈은 성공 스토리 뿐 아니라 실패 연구(failure study)를 통해야 제대로 안다고 말합니다. 딱 맞습니다. 고위험 전략의 결과는 대성공 아니면 사멸이기 때문입니다. 사멸은 기록되지 않습니다. 실패를 외면하면 고위험을 바로 대성공과 등치하게 됩니다. 자연 대실패를 양산하겠지요.

아쉬운 번역
반면, 책의 번역은 입에서 고운말 안 나옵니다. 저는 그나마 이 분야를 공부했으니 추정이라도 합니다만, 기초 지식 없는 사람은 어찌보라고 번역이 엉망인지 모르겠습니다. 용어의 부주의는 물론, 주요 골자를 문장흐름에 묻어버려 글 따라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캐나다 기업의 인수합병에 나오는 C$(캐나다 달러)를 코르도바 (C$, 니카라구아 통화)로 끝끝내 표기하는 고집과 미련은 누구의 탓을 해야할지. 아마, 번역만 깔끔했으면 올해의 top 5에 일찌감치 예약했을걸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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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  3 , 댓글  18개가 달렸습니다.
  1. Inuit님의 다른 글과는 달리 이번 포스트에는 댓글이 달리지 않았네요. 대부분 포스팅되기 무섭게 댓글이 주욱 달리는 일반적 모습과는 사뭇 대조되네요. 오늘이 토요일이라 모두들 가족과 시간 보내느라 아직 컴퓨터 앞에 앉지 않아서 그럴수도 있겠네요.

    이 글의 끝부분에 저는 흥미가 느껴집니다. 주로 성공학, 성공한 기업에 대한 이야기만 접해온 저로서는 실패 연구에 대한 가치를 무시하고 있었다는 뉘우침을 전해 줍니다.

    그리고 번역서의 최고의 문제점, 엉성한 번역이 얼마나 독자들의 책읽기의 고통을 가중한다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래서 제가 읽은 책 중에서 이상한 번역을 고생한 사례를 트랙백으로 걸고 갑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 소재가 딱딱했을 수도 있구요. ^^
      실패연구는 정말 중요합니다.
      부존재가 말하는 교훈을 찾는 작업이니까요.
    • 실패연구도 사업리스크 측정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다만 실패하지 않는 것이 성공은 아니니까 실패케이스는 좋은 안타를 위한 교훈들이라고도 볼 수 있죠 : )
      크리스텐슨 교수님 fan 인데 함께 수학하신 분이 쓰신 책이라면 일단 읽고 봐야겠군요 ^^ 소개 감사합니다.
    • 네. 부연설명하자면 실패연구와 성공사례연구가 상보로 작용하면 입체적인 윤곽을 알거란 뜻입니다.
      실패사례만 단일연구하는 것 보다는 좀 더 포괄적으로 언급하고 있지요.
  2. 비밀댓글입니다
  3. 비밀댓글입니다
  4. 책 내용이 쉽지는 않겠구나..라고 생각하면서도, 사 봐야겠구나...라고 마음 먹던 중, 마지막에서 망설여 지네요. 좀 고민해 봐야 겠습니다. ^^

    Inuit 님이 집필하시는 책은 한글로 씌여지겠죠? ^_^
  5. (상품 왔어요^^)
    오옷 어렵군요...
    책 쓰신다면서요
    잘 되가고 있으시나요?
  6. 더 먼시간 지평을 고민하고 관장하는 사람을 상위계층으로 간주한다...
    비단 조직 경영 - 아 물론 경영 역시 비즈니스 영역에 국한되는 것만은 또 당연 아니지만 말이죠 - 에서만이 아닌, 그냥 우리 인생, 자기 삶의 운용에도 중요한 통찰을 주는 말씀으로 읽힙니다. 흠...
    • 그쵸.
      또 그게 fair하다는 생각도 들구요. ^^
      살면서 그런 사람에게 자문하고 기대게 되잖습니까.
  7. 번역이 아쉽게 되어있더라도 Inuit님의 글을 읽고 책을 보면 조금 나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8. 이번 서평의 첫 단락을 읽고서 냅다 책을 구입하려다가...
    번역 이야기에 멈칫하고 있습니다. ^^;
    그래도 inut 님이 추천하신 책이니 그것만으로도 일독할 이유는 충분합니다만

    들를때마다 좋은 글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어제는 때늦은 몸살에 걸려 하루종일 골골 거렸네요.
    낮에는 따뜻하지만 밤에는 아직도 쌀쌀한 계절이네요. ^^
    inut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 번역이 skillful하지 않아서 그렇지 어찌어찌 알아먹을만 하기도 합니다. ^^;;

      건강 조심하세요.
      주말 지나면 다시 예년 기온이라더군요.
      본격 황사 오기전에 빨리 낫길 바랍니다.
secret
우리나라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사가 누굴까요? 미술지존 또는 미술대통령이라고 불리우는 홍라희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관장입니다. 비자금 사건과 어우러지면서 묘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돈이 많아 미술을 좋아하는지, 미술이 돈이 되는지, 명예인지 실속인지, 투자인지 투기인지, 투자라면 그 성공요인은 안목인지 자본인지.. 알기 힘든 일입니다.
그나저나 홍관장 또는 그 일가 소유의 수집품 수천점이 조단위로 추정된다고 하지요.

오늘자 신문에서는 국내 양대 경매사인 K옥션과 서울옥션이 대형 경매를 개최한다는 소식과 함께, 이중섭의 '새와 애들'의 추정가를 15억선, 박수근, 천경자도 7억선이라고 흘리고 있습니다.

도대체 명화는 왜 그리 비싼걸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Piroschica Dossi

(원제) Hype! Kunst und Geld

원제인 '예술과 돈'보다 훨씬 감각적인 번역제목입니다.

고흐의 '가셰박사의 초상화' 같은 경우 1990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8250만달러로 최고 액수의 낙찰가를 기록했습니다. 과연 천문학적인 액수의 명화는 왜 그런 값을 갖는가요. 정당한 가격인지 너무 큰 액수라 짐작도 안가게 가물가물 합니다.

예술가의 아내이자, 미술사를 전공한 피로시카씨는 매우 꼼꼼하면서 날렵한 솜씨로 미술계의 가치사슬을 드러냅니다. 가히 포정해우의 솜씨입니다.

 
Value chain of arts
책과 다르게 제 나름의 이해를 적어봅니다.
미술의 가치사슬을 대략 늘어놓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술가 -> 화랑/화상 -> 비평가 -> 미술관/경매사 -> 수집가

먼저 미술가입니다.
가치사슬의 출발이자 전체를 관통하는 컨텐츠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믿음과는 달리, 최소한 상업적 미술세계의 영역에서, 그 점수인 가격을 구성함에 있어 재능만으로 어필할 수는 없습니다. 고객의 눈을 잡아끌고 마음을 사로잡는 "첨가물적" 요소가 필요합니다. 이는 시대정신에 적절히 영합하는 기지와 우연적, 필연적 경로로 구성되는 이력 또는 스토리입니다.
희귀하게도 당대에 재능을 보상받은 피카소는 최고의 마케터였습니다. 그의 성공원칙을 줄여 말하면 MAYA(Most advanced, yet acceptable)입니다. 파격과 친근함의 절묘한 균형이겠지요.


화상
은 독특한 이중성을 지닙니다.
미술가에게는 상업적 접촉점이지만, 전체 가치사슬에서는 예술의 보루입니다. 그나마 예술의 안목으로 예술을 정량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 드 푸리 등 경매사들은 음습한 도매상에서 번지르르한 명품중개인으로 변신했습니다. 저는 명화와 관련된 모든 비합리성의 배후인물로 지목하고 싶습니다. 현란하고 환상적인 우미함, 천문학적 낙찰금액, 대중의 호기심을 극대화하는 언론 플레이, 사기에 가까운 담합 그리고 창작에 대한 보상의 양극화까지 말입니다.

비평가는 요즘들어 그 존재감이 극도로 축소된 직종입니다.
원래는 미술품의 평가를 통해 거래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었으나, 다국적 대자본 화상이나 미술관에서 무게감 있는 평가를 내리고 대중 또는 구매자와 경제적 연결고리가 약해지면서 거의 사라진 직업이라고 간주합니다. 실존하지만 존재감이 없다는 뜻에서 말입니다.

미술관 역시 근년들어 그 의미가 급속히 퇴조했습니다.
상업적 의미로는 '미술품의 관뚜껑을 닫는 역할'이라고 칭해집니다. 상품을 시장에서 거두기 때문이지요. 본래 예술품의 대중적 감상 또는 공유를 위한 미술관은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민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공적 보조가 줄면서 자본에 종속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미국의 주요 미술관은 기업 자본과 어떤 방식이든 연계되었지요. 우리나라 최고의 미술관이 그렇듯 말이지요. 심지어 미국과 영국에서 미술관은 화상의 작품가격을 추인하는 자본의 시녀 역할까지 전락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수집가는 몇가지 추동력으로 수요를 창출합니다.
스스로 감정의 전이를 통한 수집벽, 따라올 수 없는 신분적 진입장벽의 구축, 합법적으로 탈세하는 수단, 그리고 수집자체를 완결하여 기존 수집품의 가치를 높이는 투자활동이지요. 각각은 별개로 또 조합으로 작용합니다. 결국 세게 지르는거죠.

Artistar from hungry artists 
호주의 조형미술가 연봉평균이 3,100달러입니다. 독일 미술가 연평균 수입은 11,000유로이구요. 
고달프고 배고픈 직업인 미술은 그래도 끊임없는 저변을 이어갑니다. 근원은 인간의 창작욕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확률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작품은 나오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자본은 항상 기회를 찾아 움직입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어처구니 없지만 눈돌아갈 일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바로 정보의 비대칭성입니다. 명품으로 믿어지면 희소성의 세계로 승천하고 부르는게 가격이 됩니다. 가격은 유일성을 클레임하고 다시 욕망을 창출해 가격을 상승시킵니다. 미술계의 스타가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저는 "artistar"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앙드레 톰킨스(Andre Thomkins)는 strategygetarts (strategy get arts)라는 문구를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읽으나 뒤로 읽으나 똑같죠. 이 책을 읽고 나면 최소한 예술품 가격이 재능과 창의성의 보상이 아니란 점은 또렷이 깨닫습니다. 전략과 모략이 가격을 만들고 어느 시점 이후에는 미술창조자는 물론 가격창조자의 손아귀마저 빠져나갑니다.

그렇다고 이 가격이 거품일까요? 아니 최소한 거품이 빠질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하나의 가격은 변동성에 심히 노출되어 있지만, 전체적 가격은 수준을 유지하리라 생각합니다. 명품은 통계적 모듬으로서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모듬은 자본과 인간의 욕망이 교차하는 지점인지라 어떤 재화든 그 상징의 자리를 메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미술품의 가격형성 토대를 알고자 가볍게 읽은 책인데, 기대 이상의 깊은 실체를 마주했습니다. 매우 꼼꼼하면서 통찰력이 있는 저자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번역은 군데군데 드러나는 오역이 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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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  6개가 달렸습니다.
  1. 일등!! 그림 그리면 배고프다는 어머니의 말이 떠오르네요 ㅜ.ㅜ
    • 진리를 말씀하셨네요.
      당그니님은 벗어나셨지만. ^^

      (댓글이 스팸으로 처리되었었네요.
      제가 그럴리야 없고..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죄송합니다.)
  2. 모든 시장은 다 나름 게임의 룰이 있고, 그 룰을 파악하는 것은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3. 마치 제품이 공장에서 생산되어서 도매/소매업자를 거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보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림의 가치가 어떻게 책정이 되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암만 봐도 잘 모르겠는데..역시 아무나 그런 업종에 종사하는 것이 아닌모양입니다.
    전에 SEPT시험을 보는데 거금을 들여서 예술품을 사는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더군요. 숨이 턱 막힌 기억이 납니다. ㅎㅎ
    • 음, 우리말로 물어도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
      반문해도 되나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