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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들에게 유럽식 독서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전에도 말했듯 존 스튜어트 밀이 받은 방식도 많은 영향을 미쳤지만, 유럽의 귀족 자제들은 공립교육이 없을 당시부터 지혜와 지식을 가르치기 위한 방법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래서 저도 참고하여 저만의 교육을 해왔지요. 아이들 크면서 틀이 조금씩 흔들리는 느낌이 있어, 다시 방법도 점검하고 영감을 얻을 요량으로 집어든 책입니다.

최효찬

명사의 가정교육
국내의 연암과 율곡은 물론 미국 유럽의 명사들을 대상으로 어려서부터 받은 가정교육을 잘 정리해 놓았습니다. 꼭 독서교육이라 말하기 어려운 것은 카네기처럼 돈이 없어 책을 못보고 민담이나 민요에서 상상력을 발휘한 사례도 있습니다. 그러니 크게보면 가정교육이라 말하는게 맞겠지요. 각각의 주요 특징을 정리해 봤습니다.

처칠: 외국어로 책 읽기. 고전
케네디: 신문읽기와 토론, 여행기, 역할모델(=처칠)
네루: 메일, 독서메모
루스벨트: 고전읽기, 읽은 것을 충분히 소화(심상과 느낌)
버핏: 선택과 집중, 신문읽기, "장점노트"
카네기: (책이 없어) 민담, 민요. "신문투고"
헤세: 음악, 직업교육을 통한 체험학습, 동/서양 균형감
연암: 끌리는 책 읽기 (고전 경시), '결점 상세 묘사', 천천히 음미, 연행(燕行)
: 아버지 서재에서 같이 공부, 동생 가르치기, 아버지와 산책, 책쓰기, 고전읽기, 여행
율곡: 어머니의 맞춤교육, 독서휴가, 숙독&정독, 독서리스트(개론->심화->보충), 고전읽기, 역사 읽기

재미난 사실은, 유명한 사람들은 알고보니 모두 어려서 책벌레였다'는 식의 틀에 박힌 답을 도출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처칠이나 케네디는 어려서 공부잘하는 우등생도 아니었고, 카네기나 버핏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 책을 마음껏 읽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인류의 지혜에 액세스를 했고 점점 처지를 개선해가면서 책에 가까이 간 것은 공통적입니다.

책만해도 대부분이 고전을 위주로 했지만, 연암 박지원의 경우, 주류 서적은 흥미를 못느끼고 '잡서'를 즐겨 읽었습니다. 그 탓인지 실학의 대가가 되고 말았지요.

여행으로 세상을 배우다
또 중요한건, 그랜드투어라고 하는, 유럽 특유의 여행을 통한 세상공부입니다. 귀족의 자제들은 아버지의 지인이 있는 외국에 가서 수개월에서 수년을 머물면서 이국의 문화를 배웁니다. 서로 바꿔서 하니 결과적으로는 피장파장이지요. 오래 머물지 않더라도 천천히 여행을 하면서 공부한 내용을 다시 점검하고,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돌아와서 새로운 각오와 동기로 공부를 하게 되지요. 저도 그런 면에서 아이들 학원보내느니 여행을 자주 시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식보다 지혜
결국 공부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자신에 맞게 효과적이면 될 뿐이지요. 하지만, 중요한건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신문만 들입다 읽어 세상을 깨우친 케네디나 버핏의 사례가 시사하는 바는 큽니다.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적 있습니다.
"좋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시간이 충분치 않으니, 기왕 읽는거 좋은 책, 도움되는 책을 읽는게 중요한 것이다.

그러면 어떤 책이 좋은거냐. 두가지를 보면 된다. 시간으로 검증받은 건 고전이라 부른단다. 양적으로 검증받은건 베스트셀러라고 하는데, 유행과 구별이 안가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할 필요는 있다.

딱 거기까지다. 어떤 책을 읽든 많이 생각하고 배우는게 중요하다. 또 책 아닌데서라도 같은 경험과 사고를 한다면 의미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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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이 하나이고 , 댓글  10개가 달렸습니다.
  1. 그럼에도 고전 만큼 깊은 지혜를 키워줄 수 있는 것도 드물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외에는 이렇다 할 여행을 하지 않았는데, 차츰차츰 떠나봐야 할 것 같아요.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이 책의 미덕은 말씀하신대로 "명사는 어려서부터 책벌레였다"는 생각을 답습하지 않는 데 있는 듯합니다. :)
    • 맞습니다. 고전도 중요하고 여행도 중요한듯 해요.
      특히, leopord님도 여행이란 새로운 세계에도 발을 들여, 즐거움을 누려보시기 바랍니다. ^^
  2. 정말 옮은 말만 쓰셨군요. 저같은 경우 베스트 셀러만 읽고 자랐는데.
    아이들에겐 꼭 고전부터 읽으라고 하고 싶습니다.
    왜 고전이라고 불리느냐는 읽고 난 다음에 알수가 있지요.
    -고전을 이제서야 읽는다는게 후회스럽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고전은 어찌 보면 베스트셀러의 왕중왕이기도 하지요.
      특히, 시대를 넘어서도 울림을 주는 글이란게, 그만큼 인간의 본성과 사물의 원리를 꿰뚫은 글이 많겠지요.
  3. 음~~ inuit님 댁은 밀씨 아저씨 댁과 비슷할 듯 합니다.^^

    저희집은 영~~~...ㅎㅎ

    "어머니 책 좀 읽으세요!"라는 큰 아들 말이 가슴에 꽂혀있습니다.
    제 딴에 책 끼고사는데 아들 눈에는 차지 않나 봅니다.

    헐~~ 그럼 얼마나 더 읽으라는 것이여~~ ㅋㅋ ;;;

    아들 눈치보며 블러그 놀러댕기는 중입니다..ㅋㄷ
    발이 시러울만큼 추워졌어요.
    건강조심하세요~~
    • 그러게말입니다. 이미 갖고 있는 석사학위에 마이스터 공부까지 토댁님처럼 열공인 엄마를 갖고 있다는데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아직 모르나봅니다. 하지만 크면서 차츰 알겠지요.. ^^
  4. 감사^^
    애들 병수발에 1주일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훌쩍 사라졌네요..,
    오늘에서야 한숨돌리며 밀린 업무들 정리하고, 점심먹구 리더기에 쌓여 있는 글들을 읽는데, 꼭 저를 위한 포스팅 같다는 느낌^^ ㅎㅎ
    독서의 중요성을 알지만 지금까지는 체계적이지 못하고 있다고 자책하고 있었던 시점인데, 방향을 제시해주시네요^^ 책주문해서 읽어보고 울녀석들을 괴롭혀(?)줘야 할듯 합니다... ㅎㅎ... 아니면 제가 괴로울 것도 같기도 하구요^^ 좌우간 감사드립니다.
    • 요즘 환절기에 일교차가 심해, 아픈 아이들이 많더군요.
      애들이 다 아팠으면 속도 상하고 몸도 고생하셨겠습니다.
      책은... 목적의식이 과다하지 않아도, 함께 읽는 그 자체로도 풍성한 이야기와 온기를 불러주는듯 합니다. 아이들과 행복한 가을되시길. ^^
  5. 애들은 부모를 닮는다는 말씀 뜨끔합니다.
    15개월 밖에 안된 녀석이 쇼파에 누워서 TV 리모콘 돌리는 거 보고 깜짝 놀랐어요. ㅠ_ㅠ
secret
연말이면 블로그계가 가볍게 흥분하는 관례적 행사가 있습니다. 블로그 어워드지요.

Meaning of blog award
블로그 어워드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컨텐츠 생산자로서의 블로거는 자신이 1년간 소통했던 결과의 사회적 위치를 특정한 잣대에 맞춰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반면, 컨텐츠 소비자로서의 블로거는 늘 가던 블로그만 찾다가 새로운 블로그를 알게 되는 장점,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던 블로그에 대해서 남들의 평가는 어떤지 알아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Pros and cons
이런 블로그 어워드 행사에 대해서는 항상 격렬한 찬반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똑같은 블로거인데 누가 낫고 말고를 따지는게 어불성설이라는 평등근본주의자도 있고, 랭킹(ranking) 리스트의 상업화와 주목의 불평등을 지적하는 구조적 회의론자가 있습니다. 아주 일부지만 랭킹 마감선(cut off)의 언저리에서 강렬한 선망과 질시가 교번하는 반발적 비판론자도 보일 때가 있지요.
제 입장을 묻는다면 전 찬성파입니다. 랭킹 자체는 필요합니다. 우선 재미가 있고, 그 자체가 꽤 많은 사람에게 의미있는 정보가 되니까요.

Necessity of ranking
랭킹 또는 리스트의 의미를 과소평가하면 안 됩니다. 흔히 서울대 없애면 교육 문제가 해결된다는 피상적 주장을 많이 보는데, 사회적 효용으로 보면 서울대 없애면 새로운 서울대가 나오게 되어있습니다. 랭킹이라는 말이 부담스러우면 리스트라고 봐도 되는데, 특정 리스트는 경제적 효익으로 인해 수요자가 항상 있기 때문이지요.

Problem of ranking
제가 어떤 랭킹이 문제가 있다고 보는건 공정하지 못한 경쟁을 유발할 때입니다. 예컨대 승강의 고착화가 생긴다든지, 상위 랭커가 독점적 권력을 행사한다든지의 예입니다. 물론, 상위 랭커가 어느 정도 선발적 지위를 점하는건 시스템의 문제가 아닙니다. 예컨대, 오프라인 서점이 제공하는 고유한 가치 중 하나가 베스트 셀러 코너입니다. 서점 가 보시면 항상 그 앞에 사람이 몰려있습니다. 따라서 어떻게든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들면 계속 잘 팔리게 됩니다. 하지만, 베스트셀러 이외에 신간 코너, 화제의 책 등 다른 보완적 리스트가 있어서 베스트 셀러 리스트에 든 책이 우월적일지언정 독점적이지는 않지요.

따라서 제 관점은 명료합니다. 랭킹 자체는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완벽한 랭킹은 없다는 점입니다. 어찌보면 재미삼아 넘어갈 수도 있고 어떻게 생각하면 너무 불합리해서 외면하게 되는 랭킹도 있겠지요. 결국 이 점에서 랭킹 시스템 자체는 사라지지 않고 진화적으로 변신할겁니다.

Filters in ranking
제가 생각하기에 안 좋은 블로그 랭킹은 이렇습니다. 랭킹의 왜곡이 구조화된 경우지요. 예컨대 한 때의 구조로 기간을 평가하거나 포인트 산정 자체에 편이가 생겨 편향이 예정된 선정을 하는 경우지요. 특정 시스템을 예로 들어 미안하지만 우리나라 대표 메타 블로그인 올블로그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올블로그는 추천 버튼이 있어  모든 글에 메타 사용자의 선호도가 묻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점을 이용하면 하나의 랭킹이 되지요. 주요 인자는 전체 모수투표방식입니다. 이 두 가지가 잘 작동하면 포스트 추천은 좋은 투표(voting system)가 됩니다.
우선 대표성 있는 모집단이 필요하다는 점은 당시 우리나라의 독보적 메타 블로그라는 점에서 충분한 샘플은 됩니다. 반면, 투표방식은 몇 개의 필터가 끼어 듭니다. 로그인 여부에 따라 시스템 애호자만 참여하는 1차 필터가 끼고, 투표 버튼을 누르는 개인적 귀찮음에서 2차 필터가 존재하며, 아이피 중복허용 여부에 따라 투표수가 차이난다는 점에서 또 하나 필터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불완전성에도 불구하고 올블 Top 100은 매년 매우 흥미로운 랭킹을 제공했습니다. 비교적 일찍 블로깅을 시작해서 올블 Top 100의 하위 랭커로서 디딤돌이 되었던(^^;) 저는 순위에 상관없이 아주 재미있는 행사로 기억합니다.

글이 길어져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잇겠습니다. 과거 블로그 어워드와 현재 블로그 어워드의 맥을 짚어 보는 글로 기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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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  3 , 댓글  14개가 달렸습니다.
  1. 순위놀이에 관심이 가던 것이 잠깐인 것도 당연한 수순인 모양입니다. 내 잔치가 아니라서 그런지 요즘은 영.. : } 블로고스피어의 크기나 세계관 자각을 위한 가이드 차원에서 리스트가 가진 의미와 필요성은 동감합니다. 허나, 순위는 불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 네. 저도 동감합니다. 순위에서 더 민감해지는 경우를 봅니다.
      말타면 경마잡고 싶다고, 리스트 나오면 순위까지 바라는 경우가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
  2. 예전에는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최근에는 뭐랄까...끼리끼리 잔치상이라거나 etc의 의미가 강해서 아쉬워요.
    전 그냥 관망파 정도가 되어가고 있지요. 물론 Inuit님이 이야기하는 좋은 점이나 역할 등은 찬성하지만, 현재의 방식은 별로라고 생각해요. ^^;
    • 문제는 누구나 동의할만한 방식이 존재하기 힘들어서 수용의 지체현상이 생기게 되어있다는 점이죠. ^^
  3. 와우..ㅠㅠ
    전 100위는 커녕 한 만위는 들려나요 크크
    사실 전 블로그에 개인적인 심경이나 개인적인 생각이나 이도저도 안되면 일기를 올리는 경우도 다반사라 남의 주목을 받기가 많이 힘들긴 하지만 순위권 놀이가 재미를 주는지라 볼때마다 아 순위들고싶다 하긴 하더라구요 크크크
    • 네. 디젤님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축구 블로거 top 5에 드십니다. ^^
      아, 프로필 사진이 섹시한 top 1도..? ^^
  4. 전 뭐 그러려니...'_';;
  5. 개인적으로 많은걸 생각하고 떠올리게 한 글입니다. (어떤 부분일까요? ^^) 오랜만에 감사 인사~
    • 글쎄 어느부분일까요.. ^^

      오랫만에 말씀나누는듯 해요. 네이버 블로그는 가끔 들렀는데 로긴이 필요해서 흔적 못남기고 왔네요. ^^
  6. 순위가 문제가 아니라 순위를 결정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으면 그게 문제인거죠.

    전 순위를 없애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편인데... 제가 주장하는 것은 순위를 정하되 많은 사람들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객관적이고 오해없는 순위를 매기기 위해 애써야 하고, 그런 순위를 '다양화' 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라죠.

    학교에서 등수를 매기는 것을 뭐라고 하지는 않는데 시험의 '평균 점수'나 '총점'으로만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성적 향상이 많이 된 사람의 순위도 매기고, 꾸준히 성적이 향상되고 있는 사람의 순위도 매기고, 그림 잘 그리는 애들, 노래 잘 부르는 애들, 달리기 잘 하는 애들...평가 기준을 다양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 물론 이렇게 하려면 많은 장애물이 있지만... 어떤 순위를 매기기로 결정했고 그 기준만 명확하면 순위는 많을 수록 좋다는 입장입니다.^^
    • 네. 순위란게 그 자체로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거라 어려운듯 해요.
      하다못해 피겨스케이팅도 말이 많았잖습니까.
      축구의 판정도 어찌보면 랭킹의 공정성을 보여주는 미니 케이스구요. ^^
  7. 이번 어워드에서 맘에 안들었던 것은 딱 하나
    처음에 대회 공지가 떳을 때 참석인원이
    블로거 100인, 업계100인이라고 나왔었죠.

    그거보고 어이가 없어서 그냥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블로그마케팅 업체들이랑 파워블로거들이랑 미팅하는 시간이냐고 ㅎㅎ

    다행히 정식 공지가 떳을 때는 수정되었지만...

    과연 공신력을 가질 수 있을 지 없을지는
    대회를 여는 그들이 만들어내는 결과가
    보여주겠죠 뭐 ^^
    • 아. 공지가 그렇게 떴었나요.
      100 대 100 미팅. 재미있겠네요. 하하

      말씀처럼, 진행과 결과에 의해 성공이 갈라지게 될겁니다. ^^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