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관리'에 해당하는 글 4건

제 블로그 이웃이신 m님께서 공개상담을 요청하셨습니다. m님은 커뮤니케이션 관련한 글에 가장 많은 댓글 소통을 해주신 열성 독자십니다. 또한 전산 컨설턴트로서 MBA 공부를 계획 중입니다. 내일 면접이라고 합니다.

m's Question
(앞은 생략) 전략 담당 임원을 하신다고 하셨는데, 그것이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습니다. 회사의 방향을 정하는 일이란 생각만 막연하게 듭니다. 혹시 MBA에 입학해서 공부를 한다면 어떤 과목들을 하면 관련된 일을 하는데 좋은지, 제가 생각하는게 전략 담당 임직원이 하는 일인지 궁금해서 여쭙게 되었습니다.

하고자 하는 것이 IT를 회사의 전략으로 삼아 IT-driven innovation이 제 목표입니다. 


That's CIO
말씀하신 그대로 "IT를 회사의 전략으로 삼아 IT-driven innovation"하는건 통상 CIO (chief information officer)의 역할입니다. 하고픈 내용에 전략이 들어가지만 꼭 전략 담당이 되실 필요는 없습니다. 바로 CIO 역할이 딱 맞으니까요.

CIO 역시 다른 C-level officer처럼 벤처붐이 일면서 생긴 타이틀입니다. 대개 CEO-COO-CFO-CSO-CTO 등에 비해 CIO는 좀 더 후선 (back office)조직입니다. 기술 임원에 CTO (chief technology officer)가 있지만 CTO가 기술 자체를 다루는데 비해, CIO는 정보의 흐름과 IT 인프라를 다룬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거칠게 가르면 CTO는 개발센터장이나 연구소장 급이고 CIO는 전산 총괄 부서장이란 말이지요.


CIO is meaningFULL
다 아실 이야기를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CIO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과소평가되기 때문입니다. CFO도 종종 재무담당임원을 좋게 포장해서 부르지 진정한 CFO는 그리 많지 않은데, 제대로 된 CIO는 더더욱 많지 않습니다.

CIO는 정보기술(IT)와 비즈니스, 그리고 전략까지 아울러 조직에 최선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그 결과로 사업을 함께 성장시키는 동반자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깊은 직책입니다.


Why CIO looks small
그렇다면 CIO는 왜 각광받지 못할까요.
  1. CIO는 모든 조직에서 다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IT 기술이 비즈니스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에서 중요하지요. 예컨대, 구글이나 NHN 같이 사업을 위한 서버를 많이 운영하는 입장이라면 구매와 운용이라는 비용측면, 비즈니스에 직접 연관짓는다는 사업 측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일반 기업이라면 ERP, CRM 등 유행따라 한번씩 시스템 깔고 잠잠해질 공산이 많습니다.
  2. CIO의 근본적인 딜레마가 있습니다. 바로 투자효과 (ROI)를 증명하는 일입니다. CIO의 자원은 예산(budget)이고, 그를 정당화하려면 효과를 선행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그러나, IT ROI는 유령 같은 존재입니다. 얼기설기 계산은 가능하지만 제공하는 사람이나 보고 받는 사람이나 모두 믿기 힘들어 합니다. 결국, 힘있는 부서가 추진하지 않으면 시스템 도입조차 어려울 정도로 ROI 증명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CIO가 실적 내기 어렵고, 힘있는 CIO 나오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3. CIO 들의 업보가 있습니다. 마치 컨설턴트들이 한탕하고 빠지듯, 컨설턴트 끼고 CIO끼리 담합해서 IT 시스템을 묻지마 도입한 사례들이 많습니다. CRM, ERP, BSC, SCM 등등 수두룩이지요. 진짜 담합이 아니라, 기업 뒷골목의 루머로 대세화 함을 말합니다. ROI 증명이 힘드니, 'A사, B사도 다 도입 직전입니다.' 이런 식으로 도입을 정당화 합니다. 그 부메랑으로 경영진들은 세글자 IT 시스템에 학습된 앨러지 반응을 보입니다. 경기 후퇴시 가장 먼저 예산 삭감되는 분야도 IT구요. 
  4. 이렇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IT 멤버들이 비즈니스를 잘 이해 못합니다. 업의 특성이 어떻든, 한번 배운 초식을 여기저기 쓰는데 관심이 많습니다. 비즈니스 특성과 조직 편제, 고객 특성에 따라 도입하는 시스템을 다르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대개 검증과 안정성에 급급한 나머지, 써 본 시스템 또 써 먹기에 바쁩니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산출물의 편차와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조직 특정적 리스크(organization specific risk)때문입니다. 실제 비즈니스를 뼈 속 깊이 이해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IT 부서라면 사랑받지 않을리 없습니다.


Stick to your dream
다시 질문으로 돌아갑니다.
결국, m님은 IT 컨설턴트로서 상위 업무를 원하십니다. 제 판단에 그 목적은 CIO라는 명확한 목표를 세우시면 무리없을겁니다. 그 다음 career path는 후에 생각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지금 짧은 기간의 job 시장을 보고 전략이니 재무니 하는 쪽으로 바꾸신다해도 결국 이 꿈의 문제를 개인적으로 푸셔야 할겁니다. 그 꿈이 명확히 그려지면 전술적으로는 기획이든 전략이든 재무든 회사마다 다른 이름의 타이틀을 달아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남는 CIO,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IT 경륜을 이용해 사업을 번창시킨 리더로 남겠다는 그 목표는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추구할 가치가 있습니다.


What m could do
그러기 위해서 해야할 부분은 명확합니다. 

-먼저 꿈을 명확히 하십시오.
-가능한 구체적으로 적어보세요.

경영 관련한 스킬셋
-전략: 기업 경영 전략을 습득하십시오. 
-재무: 매우 중요합니다. 회계 뿐 아니라 간단한 기업 재무도 소양을 쌓기 바랍니다.
-인사: 조직 관련한 부분 또는 흔히 전략경영 (SEM) 부분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특히 혁신에 관한 공부가 도움될겁니다. 변화관리도 키워드입니다.
-커뮤니케이션: 프리젠테이션, 비즈니스 글쓰기, 협상 등도 필수입니다.

인더스트리 관련한 지식
-원하는 인더스트리를 두세개 정하세요. (IT가 중요도를 띄는 산업)
-그 인더스트리의 핵심 경쟁요소를 세가지 정도 정리하고 숙지하세요.
-내가 그 인더스트리에 들어가면 어떻게 우월한 사업을 할지 고민하세요.
-이 훈련을 반복하면서 실제 비즈니스 경험을 쌓기 바랍니다. (인턴이나 스탭 직군)

이런 과정을 염두에 두고 공부하시면 도움이 될겁니다. 어줍잖게 훈수하듯 말씀드렸다면 양해를 구합니다. 바삐 써서 글이 매우 거칩니다.

앞날에 행운이 깃들기 바랍니다.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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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트랙백  5 , 댓글  30개가 달렸습니다.
  1. 비밀댓글입니다
  2. 우연히 검색한 글에서 이렇게 금덩어리 글을 찾을줄이야 몰랐습니다.. 덩달아 저도 감사드립니다.
  3. CIO 는 Career Is Over 란 뜻이다, 라는 자조적인 농담을 어디선가 접한 후로 완전히 기대를 접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위안이 되고 힘이 되는 글 감사합니다.
  4. M님껜 이토록 좋은 조언자가 있다니.. 살짝 부러운걸요^^
    담엔 호박도 의견좀.. (굽신굽신)

    날씨가 많이 풀렸어요~
    요런날 소풍갔어야하는데.. 호박은 아쥬 추운날 소풍갔다
    감기걸릴뻔 했다지요(뒤숭맞아.. ㅋㅋ)
    오늘하루 벚꽃같은 행복이 활짝~ 피시길 바랄께요^^
    봉마니요~★
    • 호박님, 정말 오랫만입니다.
      여행 잘 다녀오셨지요?
      스타가 왕림해주시니 황송합니다. ^^

      전 아예 감기 걸렸다지요.
      몸 건강히 지내세요. ^^
  5. 우연히 지나다가 처음 글을 남깁니다.
    오전부터 이런 좋은 보게 되다니 참 기분이 좋네요.

    향후 저의 경력 관리시 참고 하겠습니다.

    저는 경영보다는 경제학 위주로 공부 예정입니다.
  6. 확실히 IT쪽 ROI 입증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정확히 말해, 힘들다기 보단 모호하죠.

    뭔가 업적을 알리려면 성과산출을 하긴 해야 하는데,
    뜬구름 잡는 식이라 inuit 님 말씀처럼 서로 믿지 못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7.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m님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
  8. inuit님께서 좋은 조언을 주셨으니 제가 따로 할말은 없습니다만, 저는 web application 개발쪽 system engineer였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경영 컨설팅 일을 하고 있지만, 과거에 IT를 좀 경험하니까 요즘처럼 IT 인프라가 중요되는 상황에서 경영을 이해하기가 훨씬 도움이 되더군요.
    유능한 CIO가 되려면 IT는 기본이고 경영(특히 프로세스)과 산업 전반을 반드시 알아야 하죠. 그저 전산담당부서의 장으로 포지셔닝한다면 거기서 stay해버리고 말겁니다. m님, 성공하시길 빕니다.
    (관련글을 트랙백 걸어 봅니다)
    • 말씀처럼, 전산부서장 그 너머를 봐야 하겠지요.

      트랙백 얼렁 가서 보겠습니다. ^^
  9.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맨토를 구할수도 있군요 ㅎㅎ
    좋은 사례를 본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10. 이 토댁도 구체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답니다.
    꿈과 구체적인 행동방향을 정하는 것이 무지 중요하다는것을 이제사 깨달았지 뭐예욤. 에궁..바보!!!..ㅋㅋ

    감기 얼른 나으셔야죵.
    제가 주문에 소홀했나 봅니다.다시 욜심히 주문 걸어드립니당...수리수리마수리~~~~
    • 감기가 오늘 완전 대박입니다. ㅜ.ㅠ
      목소리가 안나오는데 말할 일은 왜 그리 많은지. ㅠ.ㅜ
  11. 와... 저도 이렇게 조언해주시는 선배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 상황도 쫙 적어볼게요. 상담 좀 부탁드립니다 ^^

    'C'자가 붙을려면 말씀하신 것처럼 경영을 알아야겠지요. 오히려 기술 자체에 대한 이해는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약간 관련된 이야기로 Good To Great의 한 챕터가 생각이 나네요. 기술에 종속된 것이 아니라 전략을 위해 기술을 사용하는 회사가 성공한다는 이야기요. 그런 마인드를 가진 CIO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
    • 이구.. 제 선배님이신 쉐아르님께서 무슨.. ^^;

      의미있는 조언 고맙습니다.
      m님이 보면 많이 도움될 이야기로군요. ^^
    • 제가 선배인가요? 전 그 반대인줄 알았는데요... ^^

      그리고 선배 후배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inuit님은 저보다 더 큰 세계를 경험하시고 있는데 그게 더 중요한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나중에 공개 컨설팅 신청하겠습니다 ^^
    • 내공도 외공도 다 두루두루 선배님이십니다.
      그렇게 마음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
  12. 막상 공부를 하면서도 그 모호함은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
    게다가 케이스를 통해 읽는 저 과거의 기록들이 아닌
    실제의 미로속에서야 그 막막함은 비할바 없겠지요.

    M님께서도 막상 공부를 시작하시면 지금 생각과는 다른
    많은 고민과 갈림길에서 고민하시게 되겠지요.
    하지만 지금의 꿈이 다음 걸음에서는 디디고 서있는 받침돌이
    되길 저도 기원합니다.

    inut님 감기 조심하시라고 말씀드렸었는데 기어이 감기 걸리셨네요 ^^;;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항상 깊이를 놓치지 않는 폭넓은 글을 읽으며 부끄러움이 앞섭니다.
    역시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네. 고맙습니다.
      덕분에 감기는 슬슬 나아갑니다.

      정말 시간속에 박제된 케이스와 내가 직접 의사결정하는 현실은 많이 다르지요.
      그래서 더 치열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구요.
      곧 중간고사겠네요.
      지치지 않게 지내세요. ^^
  13. 음.. 뒤늦게 댓글을 답니다.

    일전에 미국 한 네트워크 케이블링 업체에 근무하는 CIO를 뵌 적 있습니다. 한국분이시더군요. 그 분의 세미나에서 제가 감명을 깊게 받았는데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 분이 한국 CIO들에게 주는 조언은.
    1. 기업 경영/비즈니스 회의에 꼭 참석해라
    2. 각 현업 부서장들과의 미팅을 먼저 신청해라
    3. 당신 회사의 고객사를 방문해라(고객사 방문을 영업사원의 일로 치부하지 말아라, 당신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은 사장이 아니라 바로 그 고객사다, 그 고객사가 뭘 원하는지 알면 IT 부서가 회사 현업이 요구할 때 대응하는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어떨때는 현업보다 더 먼저 시장을 읽을 수 있다.
    4. 재무재표를 읽을 줄 알아라
    등이었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비슷한 내용이 많은데 혹시 같은 분이신지?
    • 아뇨 그 분 아닌듯 합니다.
      제 생각과 정말 많이 비슷하군요.

      정리하신 내용이 참 좋습니다.
  14. 검색을 통해 들어왔는데~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 ^
secret
황당한 상황을 설정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가 전쟁에 패해서 무슬림 국가가 되었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처음에는 온나라가 완강히 저항할겁니다. 불교, 기독교에 유교까지 연합을 할지도 모릅니다. 당신도 이슬람교가 특별히 싫어서라기보다, 당신 영혼의 자유를 위해, 그리고 본디부터 지닌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저항하고 반동할 것입니다.
적어도 처음 몇년간은 말이지요.


* * *

하지만, 이 상황에서 우리 국민은 무슬림 수뇌부에 유효한 타격을 입히지 못한채 십년이 흘렀습니다. 이젠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당신 회사의 동료중 반은 이미 무슬림으로 개종했습니다. 표면적으로 저항은 하지 않지만 아직 불만이 가득한 당신은 신조를 지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에서 비무슬림에게 부과하는 인두세를 더하면, 개종한 동료가 내는 세금의 두배입니다. 속상합니다. 겨우겨우 노력하면 못낼 돈은 아닙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빠듯해지는 살림탓에, 요즘엔 아예 대놓고 면박을 주는 배우자의 독촉에 얼굴만 벌개집니다. 돈을 더벌어 오지 못하면 엿바꿔 먹지도 못할 기독교에 대한 맹목을 버리고 개종해서 인두세 면제 혜택을 받으라는거지요. 혼자 독야청청해봤자 누가 알아주지도 않고 우리만 손해 아니냐고 다그칩니다.

그러고보니, 당신 상사인 이란 사람 알타프 씨는 매우 멋진 사람입니다. 영민한 비즈니스 감각과 사람에 대한 존중과 예의, 신사답고 여유있는 유머 등 형님으로 모시고 배울점이 많은 사람입니다. 사실 무슬림이라고 해서 친하게 지내지 못할 이유는 무얼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알량한 지조..?

게다가, 생각해보니 작년 여름에 조카녀석이 중한 병을 앓았을때는 어땠나요. 신장 기증을 받지 못해 온가족이 쩔쩔 맸습니다. 당신이 속한 기독교 공동체에는 아무리 호소를 해도 십원 한장 도움은 커녕 전화 한통의 호의도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신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특히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무슬림으로 자꾸 개종함으로 교세가 위축 일로입니다. 게다가 7년전부터, 교회의 헌금수입에 과세하기 위해 영리/비영리를 불문하고 모든 조직에 동등한 세율을 부과하는 '단일과세법'과, 특정 교세의 지위가 미약해 국민의 종교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황당한 헌법해석에 근거해, 10년 한시로 이슬람교도의 기부금만 소득공제를 시행하는 '교세균형특별법'이 발효되었지요. 비무슬림에 대한 인두세는 설명했었던가요? 이렇게 나날이 교회의 형편이 어려워지니, 교단이 제 앞가림도 어려운 현실임은 모르는 바 아닙니다.
결국 당신 조카의 딱한 소식을 들은 인근 도시의 모스크에서 구역내 무슬림에게 통지를 돌려 3일만에 건강한 신장을 기증해주었습니다. 당신의 여동생과 그 가족이 너무도 고맙다고 바로 무슬림으로 개종했을 때 그들을 한번 쏘아보긴 했지만, 탓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해준 것도 없는 외삼촌이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무엇보다도 이제 곧 차장 승진을 눈앞에 둔 당신입니다.
무슬림 경영진과 이란계 자본으로 이뤄진 이 회사에서 기독교를 유지한채 성장해 나간다는게 가능이나 할까 자꾸 의구심이 생깁니다. 물론, 회사는 성과 인종, 그리고 종교에 의해 직원을 차별하지 않음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일찌감치 무슬림으로 개종했으나, 그와 관계없이 당신이 영혼의 친구처럼 여기는 대학 동기는 계속 권유합니다. 이 세상으로 넘어오라고. 전보다 더욱 아름답다고. 사실 당신이 졸업한 대학 동문들은 대개 무슬림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기에, 당신이 마음만 먹으면 한국계 무슬림 파워 엘리트의 네트워크에 속하게 됩니다.

과연 어찌해야 좋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 * *

자 그리고 또 십년이 지났습니다.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요?

원제: Old World Encounters
사용자 삽입 이미지

Jerry Bentley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소설을 쓰냐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은 인류가 역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겪었던 모습입니다.

위와 유사한 과정을 거쳐 터키에서 출발해 중동 지역 전역에 걸쳐 강력한 이슬람 국가 연합이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베리아 반도는 끈질긴 저항으로 기독 반정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불교는 자신의 근원지인 인도에서조차 마이너리티로 전락했습니다.
조로아스터도 자신의 발원지인 페르시아에서 쫒겨났고, 인도로 넘어가 파르시로 명맥만 유지할 따름입니다.

기독교, 이슬람, 불교 그리고 유교까지 동원하여 종교를 표면으로 내세우고, 그 이면에는 정치라는 의도와 문화라는 추동력이 끊임없이 문명간의 충돌과 혼합 그리고 교류를 이어왔기 때문입니다.


'고대세계의 만남'은 이러한 내용을 위주로 문화교류사를 다룬 독특한 책입니다.
마치 판구조론이라는 관점으로 지질학을 보면 많은 의문이 풀리듯, 역사상 문명의 전개양상에 있어 각 문화가 서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통찰을 얻는 책입니다. 저는 매우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문명간 만남에 의해 생기는 사회적 conversion이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개념이며, 세가지 범주로 나뉩니다.
1. 자발적 제휴: 엘리트 계층이 외부 네트워크를 이용한 도움을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외부 문화를 수용
2. 사회/경제/정치적 압력: 경제적 인센티브나 상벌을 이용해 사회전체를 변환
3. 동화: 소수가 다수에 흡수 통합
+ 절충주의: 현지 문화를 인정하고 타협하여 혼합함.
   (예컨대 불교가 중국에 들어갈 때 노장의 언어로 설명. 열반=무위 등
)

실제로는 위의 프로세스가 서로 배타적이지 않고 조합으로 나타납니다. 위에서 무슬림 대한민국에 대한 상황 전개를 제가 가정한 것도, 몇세기전에 그랬듯 제가 1번과 2번을 조합해 그려본 내용이지요.

역사적으로는 네번의 거대한 문명 교류 시대가 있었습니다.

1. 고대 실크로드 시대 (-2~5c): 처음 동양과 서양이 조우. 전염병으로 실크로드 붕괴.
2. 선교자와 순례자 시대 (6~10c): 불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확산과 세력화.
3. 유목제국의 시대 (11~14c): 투르크와 몽골의 유라시아 지배. 선 페스트로 궤멸.
4. 신세계를 향하여 (15c~): 정화와 무슬림의 원정. 노예무역의 시작 등

지금 시대 각 종교의 형성과정을 통해 영욕과 애증이 문명간의 충돌로 각 민족의 meme에 트라우마로 새겨진 사연들이 많습니다. 자발적이든 강압적이든 개인의 개종과 사회의 conversion은 많은 고통과 정신의 개조, 삭이기 힘든 아쉬움을 수반하게 마련이니까요.

전반적으로 평하면, 제가 미리 책을 사놓고도 해외출장 시 읽으려고 한달을 기다렸던 보람은 있었습니다. CES 다녀오는 비행기에서 아주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집보다는 길위에서, 한국인들 사이보다는 외국인이 어른거리는 자리가 잘 어울리는 책이니까요.
문체는 논문투라 상당히 딱딱합니다만, 번역은 나쁘지 않습니다. 유려하지는 않아도 정확한 쪽입니다. 건조하지만 졸립지 않습니다.


특히, 경영하는 제게는 또 다른 배움이 있습니다.
첫째는 변화관리 (change management)입니다. 문명도 변하는데 기업이 왜 못변하겠습니까. 그리고 그 변화를 이끄는 첫머리는 역사에서 배울 점도 많을겁니다. 예컨대, 첫 변화를 이끄는 엘리트 집단의 선정이나, 변화를 유도하는 인센티브 및 motivation management 그리고 제도 관점의 infra structure에는 시사점이 크지요.
게다가 변화관리를 넘어 두 이질적 집단의 동거인 M&A의 후과정을 리드하는 post M&A도 문화사적 관점을 도입하면 시행착오를 줄이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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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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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35개가 달렸습니다.
  1. 요즘 부쩍 역사에 대한 관심이 새록새록 생기는데
    마침 좋은책인거 같네요,,^-^
  2. 결국은 개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업은 역시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같이 변화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요?

    아직 마래를 많이 생각할 수 있는 나이이기에, 이렇게 빨리 변화하는 시대에 무섭지만 다양하고 새로운 것들이 많이 생겨 두근거리네요 ^^
    만약 제가 저 황당한 설정속 주인공 이라면,
    지금은 자칭 굳건한 크리스찬이라 하지만 바뀔것 같네요ㅋ;
    새로운 변화, 새로운 세상, 새로운 문화 ㅡ 이 편이 제게는 더욱 흥미롭군요,
    제가 아직 많이 젊으므로 변화에대한 기회는 많다고 생각합니다^^
    • '아직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나이이기에' -> 이부분 염장입니다. ㅠ.ㅜ

      제가 아직 젊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인생이 촉박하다는 조급증은 은근히 느끼고 있거든요.

      블로그에서 잠시 보고 온 네구님의 도전정신이 참 멋집니다. 지금처럼 계속 건투를 빕니다. ^^
  3. 흥미로운 이야기네요. 그저 황당하기만 한 얘기가 아니라 인류가 지금껏 껶어왔던 일이라니 말입니다. 지금 우리는 평화로운 시대에 살고 있으니 다행인건가요, 아니면 지금이 오히려 예전보다 더한 격동의 시대지만 단지 인지하지 못하는 걸까요.
    항상 그렇지만 이런 역사 얘기를 들으면, 장구한 역사 앞에 한 인간의 삶이 얼마나 작은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겸손해 집니다.
    멋진 리뷰 잘 봤습니다^^
    • 저도 이 책을 읽으며 그나마 우리는 좀 행복한 편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위의 가상 시나리오를 써볼 생각을 했구요.

      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개종과 conversion은 분명히 진행되는 점이 있습니다. 미국 또는 서구의 사상이란 이름이지요.

      역사를 마주하면 태산앞의 호미가 자꾸 생각납니다. 우리가 쉽게 폄하하는 몽골의 100년제국도 사실 마지막을 못본 태평성대의 몽골장군에게는 영원한 제국이었으니까요.

      멋진 댓글 잘 봤습니다. ^^
  4. post M&A도 문화사적 관점을 도입하면 ----> 뭐 그렇게까지 들어갈 필요가 ;;;;;;;;;;;;
    • 필요한거 아닌가요?;;
      m&a 에서 정말 중요한건 post,,
      융합인거 같은데;
      제 짧은 생각이지만요;
    • 언더독님이 생각하고 계시는 뭔가 깊은 뜻이 있을듯 하군요. ^^
    •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니구요. 너무 범위가 넓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 적었습니다. 인류 역사의 흐름과 post-M&A는 크기가 너무 차이가 나서 말이죠.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도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구해서요. 실례되었다면 죄송합니다.
    • 제가 너무 포괄적으로 언급했나 봅니다.
      앞서 말한 문화교류사의 주 내용이 문화와 문화간의 충돌이고, 특히 구성원들이 믿고 있는 가치체계인 종교와 기업문화라는 관점에서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했었습니다.

      요약하면, PMA의 새로운 공식을 발견했다는 뜻이 아니라, 대안적 솔루션을 낼 수 있는 clue라는 생각을 했다는 뜻입니다.
  5. 멋진 책이네요. 꼭 읽고 싶습니다. 멋진 story telling 인상적입니다. 제가 이번 겨울 방학동안 경영 컨설팅에서 인턴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 조건에서 직접 field로 나가 활동하게 되었는데 지금 광고회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놓은 상황이 post M&A입니다. 생각보다 구체적으로 진단하기 힘들고 어떻게 융합과 변화를 이끌지 머리를 많이 싸매고 있었는데 좋은 화두가 되어줄 책인 것 같습니다. inuit님 감사합니다.
    • 이 책을 post M&A의 길잡이로 쓰리라고는 저자도 예상 못했겠지만, 속성상 적용가능한 부분이 있더군요.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훈련일겁니다.

      컨설팅의 방법론을 지나고나면, 관점의 이동과 솔루션 전개의 철학 같은 개인 역량이 중요성을 띄게 될겁니다.
  6. 정말 책을 잘 소개해주셨네요.
    읽고 싶어지는걸요 ^^
  7. 음...필독서 목록에 넣어두었다가 두고두고 읽어야 할 것 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좋은책 소개 감사합니다.^^
  8. 상당히 끌리는 내용이네요 +_+
    요즘 막연히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진실이 있는 그대로의 진실인가 아님 역사가 만들어낸 진실인가?
    그렇다면 어떻게 역사는 진실을 만들어낼까?
    에 대해 조금씩 의문을 품고 있는데, 좋은 책이 될듯합니다.
    • 해피시커님이 고민하시는 주제에 좋은 답을 해줄지는 모르겠어요.
      저자는 학자답게, 중립적이고 회의적으로 사료를 대하는 모습은 보였습니다.
  9. 재밌어 보이는 책이네요 ~_~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10. 상당히 끌리는 내용입니다. 독특한 시각에서 출발한 것들을 은근히 좋아하는데 일반 위시 리스트에 추가해놓겠습니다. ^^ 확실히 진정한 혁신(?)은 전혀 생각지도 않던 분야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출발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11. 이거 정말 재미있겠네요
    저도 기독교인이지만 이런식으로 역사를 바라볼 수도 있겠습니다 ^_^;
    읽어봐야겠군요 ^^ㅋ
    • 음음..
      제가 너무 소설을 써서 오버한 감이 있네요.
      실제 책은 이것과 많이 다르고 딱딱한 논문 투라는 점은 미리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
  12. 글을 쓰신 의도와 다르게(...) 읽으면서 남다른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포스팅을 보면 소재와 내용이 아주 흥미로운 것이 마음에 팍 와닿는데 딱딱한 논문체라고 하시니..
    스키너의 심리상자~ 보면서 좌절했거든요. orz 전 문체에 많이 민감한 사람인가봐요.
    • grace님께 미리 알려드립니다.
      스키너보다 백배쯤 따분하고 재미없습니다. 논문체가 아니고 사실은 논문.. -_-
  13. 동시대의 관점에서 짜맞추기식으로 써서 그런지 역사얘기지만 현대의 사고방식이 물씬 풍기네요. 충돌이 아니라 조화가 키포인트다..뭐 이런점에서는;;; 긁적긁적

    보다가 중간에 던져버렸습니다. 딱딱해요..딱딱해;;;
    • 아무래도 경고문을 달걸 그랬나봐요.
      첫머리에 소설을 써 놓아서 재미없는 논문을 무척 재미있는듯 오도하고 있는 기분입니다. -_-

      (혹시라도 저 땜에 책사서 중간에 포기하셨다면 손해배상 청구하세요. 햄양님. ㅠ.ㅜ)
    • 숙면유도용으로 좋습니다 ^^

      책도 리뷰만큼만 재밌게쓰지라고 하면서 봤었슈.
    • 크헉.. 숙면유도 나왔습니다. ㅠ.ㅜ

      그저 지송지송하단 말밖에. 앞으로는 자중하겠슈..
  14. Inuit님의 탁월한 이해-해석-재구성... 그리고 재밌게 풀어주기 능력을 봤습니다 ^^

    다른 이야기지만...

    인류의 역사... 그리고 자연의 역사를 생각하면 제가 아는 것이 얼마나 적은가라는 생각에 괜히 의기소침할 때가 있습니다. 뭐를 해도 별 의미 없는 것 같기도 하구요. 죽어서든 어떻게든... 그 모든 궁금증에 답을 얻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혹시 그런 방법이 하나도 없다면, 그만큼 억울한게 없을 것 같습니다 ㅡ.ㅡ
    • 낱개의 지식보다는 '메타지식'이 관건아닐까 생각합니다.
      나이들면서 지식을 쌓는법, 갈무리하는 법, 지식간을 엮는 법.. 이런 쪽으로 발전을 하면, 아마도 말씀하신 방법론에 갈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secret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 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 남을 것이다.
-톤유쿠크의 유훈

저번 포스팅에서 몽골주식회사의 설립과 융성까지의 핵심성공요인(KSF)을 뽑아보았습니다.

기업의 평균존속기간이 15년이 채 안되는 요즘입니다.
몽골제국은 150년을 존속한 후, 그룹이 해체되고 HQ는 변방으로 쫒겨났습니다. 3류 국가로 전락하여 역사의 뒷길로 사라진 것이지요. 이중 한 계열사가 바로 무굴제국(비르발 포스팅의 무대)입니다.

책(1편 참조)을 통해 몽골주식회사의 쇠퇴요인을 꼽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후계자 분쟁
영속하는 기업의 성장 단계에서 거쳐야할 일종의 성인식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것이 CEO 세대교체입니다.
통상적으로 말을 갈아탈 때가 가장 위험한 때인데, 창업세대의 경험과 유대는 흩어지고 신참 driver가 운전하기에는 너무나 delicate하고 거대한 조직이 되어버린 경우에는 몰락의 길을 걸을 수 있는 것입니다.
창업은 쉬우나 수성이 어렵다고 하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가 포함되어 있지요.
몽골도 초기 지도부의 사후에 구심점을 잃고 종족간, 세력간 갈등을 겪으며 분열의 길을 걷게 됩니다.

Techno Hegemony의 상실
첨단 기술로 흥한자, 첨단 기술에 의해 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계를 풍미했던 일본의 워크맨과 브라운관 TV가 한국의 MP3P와 평판 TV에 일격을 맞듯이 말입니다.
등자, 몽골 활, 반월도와 공성무기 등으로 중국과 유럽을 유린했던 몽골은 머스킷(musket)의 등장으로 급속히 위축되었다고 합니다. 일종의 미니 대포인 머스킷 자체가 쓸모있는 무기는 아닌데, 몽골의 경우 말을 쏘거나 (주로) 놀라게 하여 핵심역량인 기동력을 바로 무력화 시킬 수 있었기에 타격이 컸던 것입니다.

정체성의 상실
징기스칸이 죽기전 이런 경고를 했다고 합니다.
"내 자손들이 비단옷을 입고 벽돌집에 사는날, 내 제국이 망할 것이다."
결국 후대의 몽골 지도자는 정착문명에 동화되어 스스로의 유목적 수렵성을 거세하고 핵심역량의 급속한 약화를 초래합니다.
징기스칸의 경고는 슬픈 예언이 된 셈이지요.

통제 지분(Control Share)의 상실
갓 창업한 기업의 고민중 하나가 지분통제입니다. 창업 공신의 공로를 생각하면 과감히 지분을 넘겨 참여의식을 높이고 재정적 안정성을 부여하는 것이 좋지요. 하지만 지배구조의 차원에서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제 주위 벤처들은 10인 10색의 결론을 가지고 있지만 안좋게 끝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몽골주식회사 역시, 창업공신에게 막대한 땅을 나눠주고, 심지어 예속민과 대상들까지 무한한 축재를 허용하다보니 막상 대칸은 대주주로서의 지분이 거의 없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결국 통수권을 잃고 상징적으로
남아 군림하나 통치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각지의 반란에 무일푼으로 낙향하게 됩니다.


사실 제가 이책을 읽었던 이유는 바로 이부분 때문이었습니다.
몽골의 강성요인은 여러기회를 통해 접했지만, 정작 그들이 왜 망했는지, 그로부터 배울점이 무엇인지가 궁금했던 것입니다.

그 답은, 왜 몽골제국이 인류 역사상 그리도 짧은 기간만 강성했다 사라졌는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정주문명은 그 오랜 역사를 통해 검증되고 벼려온 시스템을 갖고 있었습니다.
유목문명은 그 시스템의 허점을 날카롭게 공략해 한번은 이길 수 있었지만 영구히 이기기는 힘들었습니다.

쉽게 예를 들면, 중국이나 우리나라 같이 정착하여 문명을 발생시킨 나라는 장기판에 비유를 하곤 합니다. 각자의 역할(role)이 정해져 있고 질서가 중요시 됩니다.
같은 비유체계 하에서 유목민은 바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모든 돌의 역할이 미리 정해지지 않았고, 위력은 돌과 돌간의 관계에서 나오는 것이지요.

결국 시스템화란, 전투 이외의 생활과 문명에 질서를 부여하는 측면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규범화를 수반하게 되며 이는 부수적으로 기동성의 희생을 가져오게 됩니다.
위에 말한 네가지 쇠퇴 요인은 책의 저자의 견해인데, 제 견해는 네가지 요인이 사후적인 것일 뿐이지 근원은 한가지라고 봅니다.
그것은 질주하며 세를 불린 집단이 멈춰서서 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모멘텀을 잃게 되고 그 모멘텀 관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입니다. 이는 경영학적으로 말하면 한계생산성 봉착후, 변화관리에 실패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만일,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이 있었다면 국가는 구심점을 찾아내서라도 하나의 비전을 공유하고 분쟁의 소지가 줄였을 테고, 핵심 인재들에게 메이저 지분을 준 상태라도 공통의 목표를 위해 노력을 하여 반란이 생길 틈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정착문명을 밀착 통제하기 위해 내정에 신경쓰다가 동화되지도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창업때가 더 힘들면 힘들었지 용이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가능에 가까운 통제력과 집중력을 보였던 것에서 한발도 진보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징기스칸의 사례를 통해 배운점이자, 이제 막 성공해서 숨을 돌린 벤처기업에 제가 드리고 싶은 키워드는 두가지입니다.

비전 그리고 혁신.

이 매출에도 도움이 안돼 보이는 두가지 키워드의 관리가 결국 영속하려는 기업의 phase shifting에 핵심적인 연결고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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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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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속적인 성장-_-;;음..저도 지금 알고 있는것만 갖고 살 생각을 버려야겠네요. 책도 읽어보려고 노력하는데 잘 안되네요. 읽다가 잠들어 버립니다. -_-게임을 고만해야하는데. 크크.
  2. 대체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몽골의 쇠퇴에 결정적 요인으로서 물자의 흐름의 통제도 많은 영향이 있지요, 사실상 원제국은 쿠빌라이가 대칸에 오름으로써, 정치적으로는 다른 칸국과 독립된 상태였습니다. 다만 각 칸국 들이 원 제국내에 경제적인 이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각지의 물자가 원할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물자의 유통이 어느순간 통제가 되버렸습니다. 이 시기에 이르러 원제국은 쇠퇴하게 되지요. 제가 읽은 책에서는 이러한 물자 유통의 통제가 흑사병 때문이라고 보고 있더군요.
    • 네 그런 요인도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 대그룹(대제국)의 몰락의 이유중 물자 유통의 통제또한 원인이였겠지만, 비전을 가지고 혁신을 거듭한 점은 역사에 드문, 장기간의 지배라 할수 있습니다.

      다만 작은 고을에서 시작된 비전 / 혁신이 대제국을 이루었을때 또다른 비전과 혁신이 준비되지 않아 쇠퇴했다고 저는생각이 되는군요.
    • 네 대제국에 걸맞는 비전과 혁신이 필요합니다. ^^
  3. 하지만 역으로, 저렇게 미증유의 거대기업이 무려 한 세기 동안이나 독점체제를 유지했단 게 오히려 놀라운 일일 수도 있겠지요. 이후 세계를 주름잡은 제국이란 것들도 대항해시대 전까지는 다 몽골의 직, 간접영향 하에서 만들어진 것이었고 말입니다. (다시 말해 '단기몰락'은 아닐 수도)
    • 네 그렇습니다.
      그래도 저런 거대 기업이 그대로 더 오래 지속될 수는 없었는가의 관점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4. 밥상 머리에 모여 정답게 이야기 하던 모습도 시간이 지나면 남남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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겅호!

Biz/Review 2005.08.21 16:29

Ken Blanchard

처음 이책에 대해 들었을땐 제목이 차이니즈 풍이라서 큰 관심을 갖지 않았었고, 나중에 내가 멋대로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안 후에도 별로 손에 잡히지는 않던 책이었다.

막상 읽어보니 꽤 잘 쓴 책이다.

내가 늘 고민하는 변화관리 (change management)에 관한 내용이라서 눈에 확 들어온 탓도 있지만, 구조적인 관점에서도 칭찬할 만하다.

보통 경영학적 소재를 비유적 프레임으로 포장해서 만든 책이 많지만, 하나의 유행처럼 우격다짐으로 얽어 만든 책들이 많아서 마뜩치 않았던 점이 많았다. 딜리트도 그랬고 레밍 딜레마도 그랬고, 하고자 하는 내용은 잘 이해가 갔고 그런 비유체계를 사용하는 것도 수긍은 하겠지만, 핵심과 표현이 물과 기름마냥 떠도는 점이 마음에 걸렸었다.

지금까지 본 중에 가장 완벽했던 책을 꼽자면 단연 'The Goal'이다. 난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소설로 녹여 흥미진진하게 첨단 논제속에 흠뻑 빠져 사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도 그만한 수작이다. 제품수명주기에 따른 마케팅 기법을 이솝의 우화같은 이야기로 쉽고 재미나게 풀어 놓았다.

겅호!도 변화관리에 관해서 수작의 타이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처음에 습관처럼 먼저 훓는 제목에서 다람쥐니 비버, 기러기를 발견하고는 '또 우화군' 하던 반복적 낭패감이 책을 읽고 나서 사라져 버렸다. 잘 구성된 내러티브와 적절한 비유로 큰 무리 없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잘 전달했다.

실제 내용을 보면, 또 다른 찬사를 보낼만 하다.

'밥먹으면 배부르다'라는 평범한 교훈의 책이 너무 많고 이 책의 내용도 그런 범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현업에서 이 분야에 대해 늘 고민을 하는 내 경험으로 말하자면, 변화관리의 지극히 미묘한 체계를 잘 이해한 상태에서 조직의 누가 읽더라도 가장 쉽게 전달되도록 구성해 놓은 점이 탁월하다고 볼 수 있다.

복잡한 이야기를 요점 위주로 함축적인 전달을 하다보니 반론의 여지가 있는 작은 흠들이 없을 수는 없으나, 정색을 한 반론이 나온다면 삶속에서 깊이 고민하지 않은 백면서생의 탁상공론일 소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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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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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개 말씀은 늘 배울점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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