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해당하는 글 3건

돌이켜 보면, 예컨대 1994년 쯤까지 올라가보면, 당시 사진 찍는 풍경은 지금과 몹시 다르다.

일단 카메라는 집집마다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사진은 특별한 행사 때 기념으로 그리고 여행가서 몇 장 찍는 것이었다.
길떠났다고 기분 좋아 셔터를 막 누르다보면, 이내 필름이 떨어지고 근처에 필름 파는 곳을 급히 찾아야 했다. 
그렇게 찍은 필름은 동네 현상소에 맡기고 삼일 정도를 기다려야 했다.
사진관 아저씨는, 사람 수대로 뽑을지, 영 망친 사진은 아예 인화하지 말지 등의 옵션을 묻곤 했다.

이렇게 사진 찍는 건이 희귀하다보니, 구매도, 유지하기도 비싼 카메라를 굳이 집집마다 가질 필요는 없었다.
그러다보니, 친한 집끼리 카메라를 빌려 쓰는게 그리 드문 풍경이 아니었다.

요점은, 당시 전문가 아닌 일반인 세상에서의 사진은 예술보다 기록으로의 가치가 더 컸다. 

아마 2000년대 초반 정도부터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고, 난 딱 2000년에 내 첫째 디카를 샀다.
현상 걱정 돈걱정 없이 마구 셔터를 눌러도 되는 그 마법 같은 경제성.
상대적으로 작은 부피라 휴대가 간편해, 더 많은 상황을 찍을 수 있는 편의성.
그렇게 디카는 라이프 로깅의 기초를 마련했다. 
더이상 카메라는 귀한 물건이 아닌 범용재가 되었다. ('내 여섯번째 디카')

그리고.
1990년대 중반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개인 휴대전화.
이쪽도 추억 되새기다보면 끝이 없으니 건너 뛰고..
제조사간, 통화 자체로는 경쟁이 뻔하니 하드웨어 경쟁이 시작되었고
그 성능의 한 축으로 카메라가 자리매김하면서, 이제 폰 카메라의 성능이 디지털 카메라에 못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이젠 라이프로깅은 대상 맥락을 특별한 이벤트에서 일상으로 확장했다.

스가와라 이치고

사진 잘 찍고 싶어 여러 책을 읽었다.

그 덕에, 그냥 흉하지 않게는 찍는 편인데, 요즘은 갈수록 내 사진이 영 마음에 안 든다.
폰 카메라는 그 성능이 갈수록 좋아져 언제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풍족한 환경인데, 내 사진은 답보 상태다.

그래서 이 책을 집었다.

결론은 간단하다.
책은 별로다.
작자의 열성이나 진심 다 좋은데, 뭔가 배우고자 하는 내 목적에는 미흡하다.
원래 기본을 강조하는 책은 도덕책처럼 밋밋함을 잘 이해한다.
아니 그 과정에서 생기는 밋밋함에는 오히려 적극 동의한다.

솔직히 말하겠다.
책에 담긴 스가와라씨의 사진이 전혀 와닿지가 않은 탓이 제일 클지 모르겠다.
뭐 쨍한 느낌으로 모든 챕터의 예시 사진들이 블링블링까지 바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 권을 통틀어 단 한장도 내 마음을 못 움직인 것은 스가와라씨 탓인지, 인쇄 품질 탓인지 아님 내 까탈스러운 눈인지 잘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준거가 되는 '프레임안에서'는 정말 예시 사진 자체가 가르침이고 비전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무튼 옆집 사진관 아저씨의 넋두리 느낌이 짙었던 책이다.
다시 말해, 배울 점은 많지 않아도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오히려 정서적 교감도 있었다.

그리고 딱 하나는 배웠다.
언젠가부터 폰카 셔터 누를 때 구도 잡은 후, 손 흔들리기 전에 잽싸게 셔터 누르는 버릇이 생겼는데 그 점이 영혼 없는 사진의 주범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타이밍을 여유있게 가져가더라도, 파인더 또는 액정의 화면을 들여다 보며 진짜 찍고 싶은 그 순간에 셔터를 누르는게 비법이기도 하다.
포토그래퍼의 그 미묘한 심상은 바로 사진에 투영됨을 수많은 경험으로 느꼈던 바인데, 지금은 그냥 기술적으로, 높아진 화소수의 화력으로 접근한게 죄다.

그 달라진 버릇을 깨닫고는 다시 사진에 온기가 돈다.
사실 그 깨우침 하나만으로 책 값은 뽑았다. 

세상 만인이 포토그래퍼인 시대.
사진 잘 찍는 방법은 조금 신경 써 익혀둘 라이프 스킬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 책은 결코 그 공부의 텍스트는 아니다.
다른 좋은 책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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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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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술적 가르침이 있는 책이라기 보다는 기본 자세를 다룬 책인가 봅니다.
    한 친구가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하면서 오가는 일상과 풍경을 아이폰 카메라에 담는 친구입니다. 똑같은 카메라를 사용하는데도 관심을 갖고 낭만의 눈으로 바라보니 사진이 일취월장 하더군요. 사진은 렌즈를 통해 본 그 사람의 시각인가 봅니다.
  2. 세상에 남자가 배우지 말아야 할 취미에 점점 깊게 다가가시는군요 ^^;;
    전 대학교때 사진동아리여서, 여러가지 기본이라던가 많이 배웠지만, 찍을때는 그냥 대충대충 ^^;;;;;;;
  3. 이누이트님 어디 가셨는지요?? 오랫동안 소식이 없으시네...
  4. 저에게 사진이라는 건 아이의 일상을 담는 게 전부인 것 같아요 요즘. 아! 지마켓 후기올릴 때의 사진도 있네요!ㅋㅋㅋ 저도 사진 참 잘 찍고 싶은데요, 저는 술도 즐겨하지 않는데 어째서 수전증이 그리도 심한지!ㅋㅋㅋ
  5. 다시 글이 올라와서 반가운 마음에 후다닥 읽었습니다. 그런데 뒷북이었어요 -_ㅜ 다시 잠수를 타신듯합니다.
  6. Inuit님께서 많이 바쁘신가봐요. 혹시나 하고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잠수에서 올라오실 날만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
  7. "진짜 찍고 싶은 그 순간에 셔터를 누르는 것" - 정말 중요하지요. 저는 가족들 사진을 찍을 때 뷰파인더로 보며 계속 기다립니다. 표정이 자연스러워질 때를 기다리는 거지요. 처음에는 어색해 해도 그러다 보면 표정이 좀 풀어지거든요 ^^
  8. 안녕하세요. 몇 년만에 티스토리에 접속했다가 한때 자주 들르던 inuit님의 블로그가 생각나서 들렀습니다. 작년 이후로는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으시나보네요. 비록 온라인상이지만 통찰력 있는 글과 인간미가 느껴지는 댓글로 미루어 짐작컨대 지와 덕을 모두 갖춘 분이라 생각하며..^^ 님의 블로그를 조용히 눈팅한 기억이 나네요.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9. 잠수 타던 토댁이 잠시 수면 호흡 중 들렀는데 우째...
    건강하시죠?
secret
아마, 요즘 제 블로그 글의 업데이트 빈도가 현저히 떨어지는데서 제 삶의 분주함을 눈치챈 분도 있겠지요. 연말 지나면 차분할 줄 알았는데, 연초는 또 연초라고 할 일이 많아 요즘 폭풍같이 바쁩니다.

그럼에도 트위터, 페이스북에 업데이트 되는 제 유일한 피드는 사진관련 SNS인 인스타그램(IG; Instagram)입니다.

So casual
우선은 시간이 거의 안든다는게 장점입니다. 그저 아이폰으로 사진하나 찍거나, 저장된 사진 중 하나 골라 적당한 필터 적용하고 올리면 끝입니다. 메뉴도 친구 사진, 인기 사진, 내게 온 소식 딱 세가지 카테고리 뿐입니다. 저 같이 인기 사진도 거들떠 보지 않는 사람에겐 친구들 사진과, 사진에 달린 주고 받은 흔적들 정도만 보면 됩니다. 한번에 5분 이상 걸릴일 별로 없습니다.

Square frame and a few filter
외형적으로는 사진의 프레임이 정사각형입니다. 따라서 왠만한 사진은 반드시 크롭(crop)을 하게 됩니다. 물론 직사각형 사진 그대로 써도 되지만, 아이폰에서만 사용하다보니 시원한 맛을 느끼려면 정사각형으로 잘라내는게 낫습니다. 
특히, 요즘 나오는 현란한 후보정 프로그램과는 비교도 안되는 제한된 기능을 보입니다.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열댓개 필터가 있는데 그조차도 맘에 딱 맞는다고 하기 어렵게 거칠기 그지 없습니다. 

Just for myself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느낍니다. 이미 익숙한 사진일지라도 프레임을 다시 잡고, 빛바랜 톤을 입히거나, 컬러를 날려버리고, 컨트래스트를 세게 먹이는 등으로 전혀 새로운 느낌의 샷을 얻습니다.
저는 주로 지금까지 다녀온 세계 도시의 다양한 모습을 올리는데,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정서적 회상을 통해 마음이 따뜻해질 때가 많습니다.

Own theme
사람마다 올리는 주제가 좀 다른데, 어떤 이는 인물사진을 주로 올리고, 어떤 이는 주변 액세서리, 누구는 하늘, 누구는 음식 등으로 특화된 주제를 추구합니다. 그러다보니 서로의 시각을 공유하며 새로운 관점을 얻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세상을 더 찬찬히, 애정있게 보게 됩니다. 

Strange but friendly
이러한 정서적 교감은 네트워크의 순간이동적 속도에 따라 세계 만방에 거침없이 접속됩니다. 그래서, 상파울루의 거리, 세비야의 풍경, 노르웨이의 숲, 샌프란시스코의 표정이 랜덤하게 올라오고 서로 가볍게 흔적 나누며 교감하는 재미도 풍부합니다.

No way out
기술적으로는, 인스타그램이 매우 불편한 시스템이란 점이 큰 특징입니다. 예컨대, 어떤 사람의 IG 아이디를 안다고해서 PC의 웹브라우저로 그 사람의 지나간 사진들을 볼 길이 없습니다. 오직 아이폰으로, 자기가 등록한 친구의 사진만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매우 불편하고, 사용성이 제한된 시스템인데, 이게 사진과 엮이면 다릅니다. 
마음 편한 마찰이지요. 내 사진을 누가 편히 다 꺼내볼 수 있다는 마음이 들면 사진 올리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IG에서는 쌓여있는 사진의 아카이빙(archiving)과 리트리빙(retrieving)에는 전혀 배려를 하지 않기 때문에,오히려 순간에 충실하고 현재를 즐기는 독특한 정서를 만듭니다. 이 점에 있어서는 트위터의 단면을 아주 제대로 맛나게 우려냈습니다.

I like you
심지어 댓글로 교류 나누는 것도 매우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친구가 여럿이면 댓글에 대한 시스템적 피드백을 못 받으면 다시 자기 글 찾아가서 보긴 어렵습니다. 이를 위해 트위터와 유사한 @아이디 멘션은 시스템이 글을 자동으로 푸쉬해주고 모아줍니다. 그런데, 아이디를 직접 타자쳐야 멘션이 전달됩니다. 그러다보니 적극적인 대화가 어렵지요.
반면, 페이스북과 같은 like 버튼이 있습니다. 이 하트모양 버튼으로 타자한자 안치고 많은 교감을 합니다. '사진 잘 봤어요.' '나 다녀갔어요' '힘내고 좋은 하루 보내요.' 참 말없이 수줍게 많은 정서가 오고가는 시스템입니다.

No pursuit for fame
이런 여러 요소를 조합한 결과, 인스타그램은 참 마음 편한 SNS가 됩니다. 친구를 억지로 많이 만들어봤자 아무짝에 쓸모 없습니다. 기껏해야 인기 사진첩(popular)에 올라가기 쉬운 것 이외에는 딱히 유용하지 않은 영향력입니다. 그냥 내가 사진 올리며 혼자 즐겁고, 사진 보는 눈이 비슷해 마음 맞는 사람끼리 눈에 흡족한 장면 서로 나누고 그게 다입니다. 

결국, 명성을 쫓을 필요도, 복잡한 생각도 목표도 필요없이 그저 감정과 순간을 충분히 즐기면 그로 족한 시스템이 된 것입니다. 광장에서 혼잣말 하듯 공허한 트위터나, 온통 지인으로 둘러쌓인 빽빽한 관계망의 답답함에서 훌훌 떠나 스스로 침잠하며 정서의 근저를 나누는 속편한 SNS가 필요하신 분이라면, 인스타그램을 한번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1. 현재 아이폰만 앱이 제공됩니다. 물론 무료입니다.
2. 제 IG 아이디는 inuit_k 입니다. 사진 등록하신 분은 거의 맞팔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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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요 블로그 자주 들어와서 글 보고 갔었는데..
    처음 이렇게 글 남깁니다
    어플 다운 받고 팔로우 하겠습니다 ^^

    계속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_신유목민準
  2. 아이폰 처음 사고 사진앱을 계속 모으기 시작할 무렵에 아는 동생이 이거 좋다면서 추천해주더라구요. 전 지금은 이건 그냥 보는 단계입니다;; 아직 가입은 못했어요.ㅋ
    • 한번 써보세요.
      띠용님 사진 보면, 시선도 따뜻하고, 감성이 좋더라고요.
      잘 어울리는 서비스일듯 합니다.
  3. 오 좋아보이네요. 저도 함 써봐야겠습니다.
    매번 푸딩카메라만 썼는데 ㅋㅋ
    감사합니다!
  4. 저는 이 어플을 "눈이 즐거워지는 어플"이라고 소개를 해주곤 합니다.
    저도 연말, 연초 정신이 없는 중에도 인스타그램 만큼은 계속 피딩을 하고 있네요. 정말 매력적인 어플입니다.
  5. 피드 보고 저도 찾아보니 설치해놓고 안쓰고 있던 프로그램이네요 ㅋ
    방금 가입하고 이것저것 세팅해보니 매우 좋네요 +_+
  6. 저도 요즘 인스타그램으로 거의 모든 사진을 찍고는 합니다.
    그나저나 인스타그램에서 친구 추천하는 부분을 못찾겠네요. -_-
    그래서... 아이디 남겨 봅니다. 제아이디는 cryingfog 입니다.~!
    • 사진 공개가 프라이빗으로 되어 있네요.
      일단 제가 찾아서 팔로 신청했습니다.
      퍼블릭으로 풀어 사진 공유를 해도 좋겠지요. ^^
secret
아이에게 사진을 찍게 하는건 의미있는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카메라 앵글을 통해 세상을 보는 훈련은, 매우 독특한 감성과 창의성 훈련입니다.
둘째가 애기일때 장남삼아 카메라를 쥐어줬다가 깜짝 놀란 바 있습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의 시각으로 담아낸 세상은 정말 달랐습니다.
새 카메라가 생긴지라, 아이들에게 제 손때 묻은 카메라를 물려줬고, 아들과 함께 출사를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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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사진 찍기는 초보에 가까운 내공이지만, 그래도 아는만큼은 성심껏 가르치고 싶습니다.
시시콜콜 차근차근 말을 해줍니다. 모든 아비가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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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무조건 셔터를 누르는게 아니라, 마음으로 사물을 보는거야.
마음속으로 네모를 그리고, 그 안에 사물이 담기면 어떨지 상상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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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잡을 때는 왼손이 흔들리지 않게 굳게 쥐고, 오른 손은 부드럽게 셔터를 눌러줘.
반셔터로 초점을 멈추고, 네 숨도 멈추고 가만히..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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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선택한 그 부분이 사진이 되는거야.
모양이 예쁘건 색이 예쁘건 무엇을 찍고 싶은지 먼저 생각해봐.
그리고 나중에 원하는대로 나왔는지 비교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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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규칙적인 모양을 잘 보면 멋진 패턴이 나온단다.
그 중에서 적절히 잘라내는데 핵심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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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는 빛의 예술이라고 한단다.
빛을 잘 다루는게 중요해.
너무 밝아도 너무 어두워도 안돼.
빛이 위에서 내리쬐는지 옆에서 오는지에 따라 느낌이 다 달라.
아이는 제법 신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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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개망초는 나라 망하고 핀 꽃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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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물이 두 종류에요. 앞은 고난이고 뒤는 평화에요.
뭐 그렇게 복잡한 뜻까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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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하늘에 큰 물고기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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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회오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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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여긴 너무 더러워요.
사람들이 깨끗이 썼으면 좋겠어요.

조잘조잘 이야기하며 꽤나 호기심 많은 시선으로 세상을 봅니다.
자주 산책하던 길인데, 카메라 하나만 쥐어주니 땅을 기고 둑을 오르며 새롭게 세상을 봅니다.

카메라가 익숙해지니까 점점 재주를 피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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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흔들린게 아니라 일부러 흔든거에요. 멋있잖아요.
어.. 시간을 표현하거나 속도를 표현할 때 일부러 흔들기도 한단다.
그런데 이거 일부러 그런거 맞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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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하하. 아빠 이거봐요. 웃기죠? 광어가 990원 밖에 안해요.
어. 제법인데.
사진은 사실을 옮긴 것이지만, 네가 보여주고픈 것만 보여줄 수 있으니 이런 장난도 계획하여 만들 수 있는 거지.
이런걸 사진으로 하는 농담이라고 한단다.
안속네. -_-
9900원은 상식이란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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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촛불을 표현한 거에요.
어.. 그래. 멋지네. 이제 슬슬 노을도 지나 밤이지.
밤은 사진찍기에 매우 어려운 시간이란다.
빛이 모자라.
빛을 모으려면 촛점 맞추기가 쉽지 않고.
대신, 카메라라는 기계를 이용하면 눈으로 볼 때와 다른 효과도 난단다.

지금까지의 400픽셀 사진들은 아이의 사진입니다.
누가 멋진 사진 찍나 대결을 벌이기로 했기에, 집에 와서 서로의 사진을 컴퓨터로 옮겼습니다.

아빠의 리벤지 샷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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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비교해봐도 아이가 백배 낫네요.
저는 관습적이고 식상한 구도밖에 없습니다.
고르고 골라도 진부합니다.
내가 졌다, 아들아.
배틀은 아이의 승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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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장난과 순진함이 어울린 흥미진진한 세계였습니다.
아빠는 테크닉보다 더 중요한, 마음으로 보는 세상을 아이에게 배웠습니다.

사실, 삶은 가족이 함께 내딛는 여정이지요.
아이에게 길을 열어주듯, 아이도 듬직한 힘이 되어 줄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순진한 눈망울로 큰 깨우침을 주기도 합니다.
힘들 때나 즐거울 때나, 아이가 원하는 순간 늘 곁에 있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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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오웃..멋진 사진입니다. 센스가 넘치는 아드님이네요.
    제가 남자였다면..아들과 꼭 저런 대화를 해보고 싶군요! 후후후.
    그렇지만 아쉽게도 패쓰!
    • 엄마도 저런 대화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아빠 대화의 특징은, 제멋대로 냅두는 여백의 미... 지요. ^^;;;
  3. 제 아들은 카메라 줬더니 입으로 물던걸요? ^^
    부럽습니다..!!
  4. 두살난 딸아이 손에 디카를 맡겨뒀다가
    여행에서 돌아오는 날 아침, 메모리를 포맷해 버렸다는 ㅠㅠ

    멋진 아빠이신것 같아요 ^^
    행복하세요
  5. 정말 멋진 아버지이신 것 같네요. 저도 기억해 두었다고 꼭 아들이나 딸과 함께 해야겠네요. 특히나 구름을 물고기와 회오리로 표현한 작품은 인상적이네요 :)
  6. 아드님의 사진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
    저도 마음으로 사진을 찍으려 노력해야겠어요.
  7. 저도 카메라를 여러대 바꾸어가며 7년 정도를 디카 사진만..
    찍고 있습니다...물론 취미 수준 입니다. ^- ^);;
    현재는 DSLR 기종을 쓰고 있지만..자동카메라를 사용할때의 그런...기분 좋은 느낌이 없습니다.
    지금 찍는 사진들은 뭔가 빠진..듯한..

    영혼이 없는 사진 같다랄까요?

    즐거운 부자의 출사 잘 즐겁게 보고 갑니다.
    항상 즐거운 블로깅 하시길 바랍니다.
    • 말씀처럼, 기종의 표현력도 중요하지만, 사진 찍는 사람의 사물 대하는 마음이 사진의 품질에 결정적 요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gglet님도 즐거운 출사, 즐거운 블로깅 하세요. ^^
  8. 물가에서 아들녀석한테 카메라 쥐어줬다 10초만에 풍덩...;;;
    아빠의 욕심이 과했나봅니다 ㅡㅜ
  9. 으흐.. 카피가 최고입니다.
    하늘에 물고기가 있다라..
  10. 참 부러운 광경입니다. 구도가 참 멋집니다. 저희는 부자가 요즘 사진에 게을러져서 ㅡ.ㅡ

    몇년전 큰 아이가 찍은 사진을 제가 속한 사진 동호회에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대부분의 의견이 '카메라 아이에게 넘기세요'였습니다 ㅡ.ㅡ
  11. 가끔씩 카메라를 들고나가 제가 찍은 사진들이 맘에 안드는 이유가 다 있었군요. 사물을 보는 눈이 아이지만 예사롭지 않은 것 같습니다. 카메라를 좋은 것으로 옮겨 타려는 중이었는데 사진에 대해서 반성을 먼저 해야겠습니다;;
  12. 저도 이러한 이유로 아이에게 카메라를 사주려고 합니다. 물론 저렴한 것으로요...

    아이들의 눈으로 보는 사물이 때로는 어른들이 보는 그것보다 멋질때가 있더군요.. :)
    • 그쵸?
      아이에게 맡기는 카메라는 본전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게다가 인화에 드는 비용이 없으니 더욱. ^^;
  13. 저도 아이가 크면 함께 출사를 나가봐야겠어요.
    물론 제 쪽이 좋은 카메라를 써야겠네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14. 정말 아이가 찍은건가요..?ㅠㅠ
  15. 한눈에도 아드님 인상이 이미 영재-^^
    제 아이 6학년쯤엔가 디카를 빌려줬더니 2분 동영상 기능으로 뭘 찍었는데요, 카메라를 들고 온 집안을 뛰어다니면서 이리 돌리고 저리 비틀고 줌 인 아웃 뭐 엄청 번잡스럽게 굴더니 작품명 '파리의 눈' 이라는 걸 보여주더군요. 덕분에 2분동안 파리가 되어보는 색다른 경험을 했더랬습니다...
    아이들의 기발하고 싱싱한 아이디어를 훔쳐올 수 있다면 얼마나 세상 보기가 즐거울까...싶을 때 저도 많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앞은 고난, 뒤는 평화- 의 철학에^^ 반했습니다.
    • 와우.
      안봤지만 상상이 갑니다.
      '파리의 눈'이라.
      정말 훌륭한 단편 비디오이고, 다큐멘터리겠습니다.
      아이의 상상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삶은 더 풍요로울듯 해요.

      Jennife님, 번거로움을 마다 않고 멀리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
  16. 어린 아이가 찍은 사진이라 믿기 힘들만큼 정말 잘 찍었네요. 어른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앵글이 나오는 것은 그 마음의 눈이 그만큼 순수하기 때문이겠죠. 사진을 보며, 부자의 대화를 읽으며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저도 디카를 새로 하나 장만하려고 하는데 지금 쓰던 것은 큰 애에게 물려 줄려구요. 나중에 제 블로그에도 같이 찍은 사진을 한번 올려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늘 좋은 글과 사진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네. 기법을 능가하는건 사물을 대하는 마음 같아요.
      아이가 찍은 사진 올리시면 꼭 트랙백 해주세요.
      저도 가서 감상하고 싶습니다. ^^
  17. 대학때 사진동아리서 배운건 SLR 다루는 법이랑 노출잡는법....

    마음으로 바라보는 법은 사진을 찍으면서 스스로 익혀야 했던 기억이 나네요

    사진이 너무 멋집니다. 마음으로 찍은사진은 정말 멋지군요 ^^;;
  18. 좋은 사진,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훈훈합니다. 감동입니다.^^
    • 아. harris님.
      오랫만이네요. 반갑습니다.
      처음 인사 드리나? -_-
      암튼 ITtrend RSS로 잘 보고 있답니다. 고맙습니다.
  19. 정말 아이가 찍은 사진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잘 찍었네요. 뭐랄까 순수한 붓터치를 보는 느낌입니다.^^
  20. 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 2008.08.21 16:11 신고
    정말아이가찍은사진이라고 보기 힘들정도로 잘 찍었네요.
    뭐랄까 순수한 봇터치를 보는 느낌입니다.
  21. 아드님의 사진 실력을 보니..아마도 그 특기를 살려주심이..
    그냥 취미라기 보다는 창의성이 더 돋보여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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