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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대전도 잘 봤는데... 삼국지는 어데 갔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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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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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inuit님 한마디에 위시리스트에서 사라지는 적벽대전 ^^
    원작이 대작이면 영화가 성공하기 참 힘든 것 같습니다.
    반지의 제왕을 예외로 하구요.
    언젠간 제대로된 삼국지를 극장에서 보게 될 수 있을지...
    다음을 기약해야겠습니다.
    • 일단 제대로된 삼국지는 다음으로 미루는게 맞구요.
      또 나름대로 전투신등 볼만한건 있습니다.
      삼국지 오리지날을 좋아하면 꼭 안보셔도 되고요. ^^
  2. 하하하하. 이런 짧고 굵은 리뷰가! 하하하.
  3. 적벽대전에 삼국지가 없다...허허. 이 말씀 들으니까 망설여지던 영화가 보고 싶어지네요. 제가 보고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4. 우리들 마음 속에 있는 거죠
  5. '연의'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죠. 상업성을 위해 일부러 저렇게 만들었다고 하던데...orz

    그래도 재밌게 봤습니다.

    저는 '대전'보다 화살 10만개가 더욱 기억에 남더라구요. =)
    • 많은 화살 多箭 말입니까. ^^
      화살신 마저도 공명이 열흘 말미동안 생쇼하는 장면이 없어서 섭섭했습니다.
      게다가 늑장 병사는 뭐랍니까. ^^;;
  6. 1편보다는 낫다는 말들이 있던데..
    와이프랑 한번 보러 가야겠습니다..
  7. 1편을 이미 봐버려서 어쩔수 없이 2편을 봐야겠어요.
    1편 영화비가 너무 아까워지잖아요...^^;;;
    • 1편은 매몰비용입니다만.. ^^;;;
      1편이랑 이어지는 스토리라 나름 재미있게 보실겁니다.
  8. 1편도 안봤는데 더 마음에서 멀어지네요...전 오우삼감독님 영화는 갈수록 기대감이 옅어지는 듯해요...
  9. 똑같은 말을 해도 저한테는 욕하는 사람이 천지던데 여긴 참 훈훈합니다.^
    • 아하하하..
      실례를 무릅쓰고 너무 웃었습니다.
      비유컨대, 송기자님은 연예인이고 저는 일반인이니 그 차이 아니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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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의 정수가 영상화. 적벽은 이제 봤고, 대전은 언제 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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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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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게 그 유명한 2시간짜리 예고편인가요?
  2. 어떻게 보셨나요? ㅋㅋ 그래도 갈수록 호평이 많아서 보러갈까 하고 있는 중인데

    게다가 요즘에 삼국지를 새로 읽고 있는데 마침 적벽대전이 끝났거든요 ㅋㅋ
    • 삼국지 좋아하시는 분은 무조건 보세요. 강추입니다.
      한참 재미있다 마는건 감수하시고. 어차피 내용 궁금해 보는거 아니니 말입니다.

      한가지, 삼국지연의와 스토리가 좀 달라요.
      그래도 쓸만하게 전개됩니다.
      상상하던 장면들을 눈으로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
  3. 바쁘시다는 건 이미 알고 있고, 도대체 영화는 언제 보누? ^^;
    • 하하하 산나님 센스!

      전 영화를 좋아하는데, 영화가 주말 시간 잡아먹는건 싫어합니다.
      주말에 영화 보러 나가면 반나절 우습게 가잖아요.
      그래서 보통 조조나 심야 봅니다.
      하루를 다 쓸 수 있어서 좋아요. ^^
  4. 반지의 제왕 1편 나왔을 때, 자살하려던 사람이 1년만 더 살고 죽자 했다는 농담이 기억납니다. 2편 보고 나서 또 1년만 참자 했다죠? ^^;;

    이 영화도 그렇게 독특한 방법으로 죽을 사람 살리는 영화인가 보죠? 삼국지 팬으로서 또 양조위의 열렬한 팬으로서 꼭 봐야겠습니다 ^^
    • 하하하. 반지의 제왕도 재밌게 보다가 어설프게 끝나는 영화죠.
      그 원조는 스타워즈 아닐까 싶어요.
      스타워즈 기다린 사람은 자살은 커녕 장수했겠죠. ^^

      삼국지+양조위 팬은 꼭 봐야 합니다.
      더불어 주유 팬도.

      반면, 유비 팬은 비추. 공명 팬은 오케이.. 뭐 이정도 입니다. ^^;
    • 전 반지의 제왕 원작을 워낙 좋아해서 영화도 즐겁게 봤습니다 ^^

      게다가 전 주유의 팬이기도 하니 정말 즐겁게 볼 것 같습니다. 삼국지연의에 대한 불만중 하나가 나관중이 제갈량을 띄우느라 주유를 너무 불쌍하게 만든겁니다. 저는 KOEI의 삼국지에서도 저는 제갈량보다도 주유를 더 선호합니다 ^^
    • 게다가 주유까지 좋아하시다니.. 딱이군요.
      정사에서는 적벽의 승리는 단연 주유것이라고 하더군요.
      실제 연의에서 보면, 제갈량은 물밑 작업만 했기 때문에 절묘한 팩션이 될듯 해요. ^^
  5. 전 운좋게 시사회로 먼저 볼수 있었는데 기대했던 것 만큼의 만족을 준 영화였네요. 금성무가 재갈량의 역활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는데 영화를 보는 동안 우려가 말끔히 사라지더라구요. 한줄평으로 영화를 함축하는 것. 조금 긴 제 글 보다 오히려 이해가 쉽네요.(^^)
    • 저도 첨에 꾀죄죄한 금성무가 좀 낯설었는데, 진행되면서 좋아졌습니다.

      한줄평.. 타자는 잠깐이지만 생각은 엄청 오래합니다. 쓰고 지우고.
      나름 수련이라 생각하고 써봅니다. ^^
  6. 우리팀 인턴사원이 보고 와서는..이제 적벽대전할 준비가 다 됐다!!그리고 끝났따더니 정말이군요. 푸하하.
    • 하하. 그말도 맞네요.
      적벽대전 준비는 잘 된듯... ^^

      꾸꾸님이 삼국지 좋아하니 엘윙님도 곧 보겠네요.
  7. 저도 어제 보고왔는데... 정말 적벽만 보고 왔네요^^; 대전은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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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 (辨經)

Biz/Review 2007.03.06 21:55
소 잡는 칼로 닭을 잡을 수는 있다.
하지만, 닭 잡는 칼로 소를 잡겠다고 나선다면, 소는 커녕 애꿎은 사람만 잡을 뿐이다. -렁청진

어쩌면 이 말 한마디가 '변경'을 대변한다 하겠습니다.

대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뜻을 세워야 하고, 그에 적합한 사람을 모아야 합니다. 말은 쉽지만 행동은 매우 어렵습니다. 당장 면접을 통해 사람 한명이라도 뽑아본 분은 공감하시리라 믿습니다. 이 사람이 이 일에 적합한가 아닌가. 좀 더 나아가 향후 5년 후, 10년후에 우리 조직에 핵심 인재가 될 것인가. 궁극적으로 나는 이 사람과 비전을 함께 실현할 수 있는가 없는가.

이런 문제들을 매 순간 결정해야 하고, 잘못된 결정은 다양한 부작용을 야기하고 조직의 효율을 저하하거나 목적을 이루지 못하는 방해요소가 되어버립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렁청진 (冷成金)

이름도 이상한 '변경(辨經)'.
굳이 영어로 옮겨보면 'Book of discernment' 정도 되려나요.

'변경'은 위나라 유소가 쓴 '인물지'를 바탕으로 다시 엮은 책이라고 합니다. '인물지'는 識人寶鑑이라는 별칭이 있는 책입니다. 사람을 알아보는 보물책이라니, 귀가 솔깃 하지요? 실제로 '인물지'는 성공한 사람이 혼자만 베갯머리에 두고 읽는 秘書라는 소리도 있다 하네요.

'변경'은 넓디 넓은 중국의, 기나 긴 역사상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던 인물들에 대한 평을 기록한 책입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균질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부가적으로 중국인의 실용적이며 다중적인 성향도 엿볼 수 있습니다.

워낙 많은 인물이 나오다보니, 제갈량, 관우, 유비, 위연, 마속, 사마의 등 삼국지 인물도 제법 있는데, 소설과는 다른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예컨대, 관우는 자존심 때문에 일을 그르친 사람이고, 제갈량은 위임을 못하고 혼자서 일을 처리하다 대업을 이루지 못했다는 평입니다.

전에
신영복 선생의 강의 연작 포스팅에서도 밝혔듯, 가장 발랄하고 활기차게 백가 사상이 만발했던 시대가 바로 춘추전국 시대입니다. '변경' 역시 춘추전국 시대의 다양한 샘플이 가장 빛나는군요.

'변경'의 독특한 점은, 제왕과 재상, 장군, 문신 등 무수한 범주의 인물을 다루기 때문에 읽는 이의 처한 상황에 따라 배울점이 각기 다르리라는 점입니다. 저만 하더라도 5년 후에 이 책을 다시 보면 전혀 새롭게 읽게 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점점 제왕의 운신쪽에 관심이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영웅은 시대의 산물입니다.
그래서 각 인물들의 소개에 따라 수많은 이야기가 교차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변경'은 옛날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접하는 이야기 책으로서의 의미도 있습니다. 제 경우 중국 역사에 별 관심이 없어 고사성어에 나온 이야기 이외에는 아는 바가 별로 없었습니다. '변경'은 풍부한 중국의 사례를 담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일례로, 대대로 중국의 강남에서는 시인이 나오고 북방에서는 황제가 나온 사실은 문화적 지리적 배경과 함께 들으면 더욱 그럴싸 하지요. (저자는 인자요산 지자요수와 맥을 이어 설명 합니다.)

총평을 하자면, '변경'은 매우 재미난 이야기 책입니다.
수많은 사례와 인물 샘플이 있어 사람을 보는 안목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자백가 사상 위의 중국이라는 철학적, 지리적 배경하에서 일어났던 일임을 감안할 필요는 있습니다. 특정 인물이 성공했던 전개방식은 특정 시대 배경 위에서 다른 인물들의 reaction schema가 존재하는 경우에 의미 있으니 말이지요.
따라서 철학은 수용하되 방법론은 교조적으로 받아 내리면 안될 것입니다. 마치
19년을 식객노릇하다 왕업을 이룬 진나라 문공을 따르려면 그만큼의 글로벌한 시각이 있어야 함이지, 19년어치의 인내심만으로는 부족한 것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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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책 어딘가에서 본 거 같은데. 생소한 거라 그냥 지나가곤 했습니다만..
    '매우 재미난 이야기 책'이라 하시니.. 제대로 집어들어서 봐야겠습니다. :)
    • 이 책도 특별한 설명 없으면 손이 잘 안가지요.
      특히 두께의 압박은.. ^^;
      (미리 말씀 드리지만, 사람따라 재미없을지도 몰라요. -ㅇ-)
  2. 편집된 기록을 다시 엮은거라면,
    과거 중국의 인물를 바탕으로한 몇몇의 책들처럼 미화적이겠지요.ㅎ
    포스트 읽는 내내 '나는..' 이라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습니다.
    //아! 블로그 방문해 주신것 같더군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 영화 포스트를 비롯해 모든 포스트는 스크랩 가능하지만, 다 긁어 갈순 없습니다.
    북마크식의 링크만 긁어가는 거지요.. 일종에 낚시라고 할까요.. 핫;
  3. 중국의 이야기를 다룬책은 왠지 저에게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삼국지를 볼때도 보다가 머리에 잘 흡수가 되지 않는 느낌이 너무 심각하게 들어서 포기했었다는;;;
    유일하게 재밌게 읽은 중국 책이라면 손자병법 뿐입니다.
    음...
    그만큼 중국에대한 배경지식이 없어 읽기에 좀 어렵지 않을까 하고 덜컥 겁부터 나네요;;;
    • 삼국지가 재미없으셨다면, 이 책은 비추.. -_-;;

      배경지식은 별로 필요 없을듯해요. 알면 더 재미있지만. ^^
  4. 삼국지를 무지좋아하는 우리 꾸꾸에게도 권해봐야겠군요. 꾸꾸도 종종 삼국지의 인물에 대해 총평을 하곤 합니다. 크크. 춘추전국시대라는 독특한 시대적 배경때문에 다양한 인물들이 많이 나온 것 같습니다.요즘 이쪽은 너무 평화로워서 저는 재야에서 은둔하고 있습니다. 후후후.
    • 에륑히메께서는 모든 것을 꾸꾸님과 연관짓는군요, 의외로 순정파인 것 같습니다, 크크큭... 곧 천하를 뒤흔드는 대선이 다가오는데 재야를 벗어나길 권합니다, 전 언제나 재야를 벗어나길 원하는데 아무도 픽업을 안 하는군요... -_-
    • 맞아요. 의외의 모습이지요.
      항상 꾸꾸~ 꾸꾸~ 를 입에 달고 사는 엘윙히메.
      비둘기도 아니고.. ^^;
  5. 유소의 인물지는 사다놓고 아직 읽지 못했는데, 변경과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군요. 진짜, 좋은 정보 주셔서 감솨!!
  6. 중국과 관련 된 책(무협지 말구요!!)을 읽다보면 인물이 너무 많아 몇번이고 뒤로 되돌아가 읽어보게 됩니다.
    ... 등장인물 좀 줄면 좋겠는데...
    읽다만 책들은 책장에 가득한데, 계속 이렇게 좋은책을 권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_=;
  7. 최근 친척분께서 쓰신 시에 대한 서평을 읽고 있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제 구미에 딱 맞는 책을 소개해 주셨군요. 중국, 인물, 역사 제가 좋아하는 부분을 정확히 다 모아놨다고나 할까요. 소개 감사합니다. 꼭 읽어보겠습니다.
    • 오호 광이랑님은 이쪽이 딱 맞으시는군요. 광이랑님의 리뷰가 기대됩니다. 혹시 글쓰시면 잊지말고 트랙백해주세요. ^^
  8. 많이 트래디셔널하지만 사기 열전편을 탐독하며 신기한 기분이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시야가 좁았던 당시의 저에게 열전은 세상 모든 사람들의 인간형 유형화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시의 사람들과 지금의 사람들은 차이가 있다는 걸 깨달았지만 사람을 보는 안목이라는 면에서는 꽤나 많은 도움을 받았던게 사실입니다. 지금 보면 또 다른 기분이더라구요. 새록새록 읽어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비판적이고 분석적이라면 열전과는 다른 느낌일 듯 합니다. 읽어보아야 겠습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 네, 열전이나 인물전은 후세나 문화에 따라 trasferrable한 부분과 isolating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걸 잘 가리는 사람이 잘 배우는 사람 아닐까 생각해요. ^^

      분석 부분은 분명히 '어설프지만' 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음을 확인해주세요. 하하하
  9. 반년동안 읽어서..-_-;;

    두께 압박이 장난 아니죠..;;;
    베고자기는 좋습니다....
    읽으면 자꾸 졸려서 너무나 진도가 안나갔더랩니다 ㅋㅋㅋㅋ
    하지만 그 안의 내용은 강추 강춥니다~~
    • 크하하하.. 두께의 압박을 공감하는 분을 만나니 반갑습니다.
      전 이책을 점심과 저녁식사 이후 짜투리시간에 읽었는데 거의 3개월 걸린듯 합니다. ㅠ.ㅜ
  10. 오랜만에 찾아왔습니다~ 추위는 잘 이겨내셨는지요. 게으름과 일상의 업무가 극치에 달아... ㅠ_ㅠ
    밀린 책을 좀 봐야겠습니다. ^^
    제 남자친구는 이제 초한지의 끝을 내달리고 있다네요.
    다 읽으면 삼국지 다시 읽는다는데 이 책을 소개하면 좋아할 것 같아요. : )
    • 초한지 삼국지 좋아하는 분은 좋아할 확률이 있겠네요.
      하지만, 너무 young 한 분이라면 초한지와 삼국지의 달콤한 세팅을 깨는 이 책이 달갑지 않을지도 몰라요. ^^
      회사 생활 쓴 맛 좀 본사람이면 재미있게 읽겠지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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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검궁인 삼국지 (www.geomsam.com/tt100)

삼국지 같이 유명한 원전은, 그 내용이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대개의 경우 전체의 스토리 라인을 통째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예컨대, 저자거리에서 돼지고기 파는 우락부락한 사내와 시골에서 훈장하던 과묵한 사내가 만나 술을 마시는 지극히 평범한 사건임에도, '바로 장비와 관우가 처음 여기서 만나는구나.' 긴장하고 만남의 디테일에 주목합니다.

그러나 요즘에 제가 삼국지를 보는 입장은 의사결정자라는 측면에서 보게 되더군요.
즉,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는 개념이 아니라, 어떤 한 장면의 snapshot에서 그 상황에 몰입하는 것입니다.

서주성 유실사건은 여러모로 생각해 볼 것이 많은 인상 깊은 장면입니다.
유비 무리가 처음으로 서주성이라는 근거를 마련하고 힘을 키우는 도중, 조조의 계략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성을 비우고 원정을 가게 됩니다. 성의 경비에 비중있는 인물을 기용해야 하는데, 마땅한 인재가 없습니다.
관우는 쓸모가 많으므로 원정에 꼭 필요합니다. 아직 장수기 기갈인 유비 진영에서, 게다가 여기 저기 새로 영입된 인물이 많아 무한한 신뢰를 보낼 사람도 딱히 없으니 그나마 장비가 물망에 오릅니다.
하지만 이때의 장비는 훈련교위 출신이라 전투기술은 좀 갖췄으나, 아직 자기 규율(self-discipline)이 없는 열혈 젊은이입니다. 술 먹으면 꼭 사고치고 부하들 패고 난동이지요.

이때 유비가 단지 의동생이라고 장비에게 맘편히 성을 맡길 수 있을까요. 요즘 말로 하면, 객관적으로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초짜 과장 정도에게 회사가 그간 어렵게 모은 잉여자금을 모조리 싸주고 눈앞에 보이지도 않는 해외 지사에 내보내는 경우인데, 이 의사결정이 쉽겠습니까.

유비는 짐짓 말하지요. 장비야 너는 술먹으면 개가 되므로 불가하다.
장비는 펄펄 뜁니다. 자기를 못믿어 준다고. 그리고 애지중지 아끼는 옥잔을 깸으로서 금주의 맹세를 합니다.
어차피 유비, 대안도 없습니다. 저렇게 해보겠다는데 기를 꺾기도 그렇습니다. 그나마 장비 정신 교육은 잘 된 것 같습니다. 기왕 키워야 할 장수, 믿어 보기로 합니다.

이 부분이 현대 경영학에서 말하는 권한 위임(empowerment)의 진수입니다. 권한 위임은 부하의 장단점을 살펴서 강점 위주로 업무의 권한과 책임을 할당 하는 것입니다. 공통의 목표를 갖고 충분히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러나 종종 간과하는 부분은 coaching입니다.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권한 위임을 해도 단점을 커버하지 못하면 큰일을 그르칩니다. 그리고 새로운 권한에 부하는 부담감을 가질 수 있으므로, 상사(leader)는 코칭 프로세스를 병행해야 합니다. 바로 이렇게 장비가 가진 싸움실력과 top management의 신뢰라는 강점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술먹고 자기통제 못하는 단점은 단기간에 보완했던 것입니다.

여기까지만 딱 들으면 아름다운 스토리지만 결과는 쫄딱 망했습니다. 결국 장비는 '딱한잔'의 유혹을 못 뿌리치고 술에 대취한채 여포의 일가 나부랭이를 패버립니다. 얻어 맞은 조모시기가 쪼르르 소패성으로 달려가 여포에게 성이 비었다고 알려주고, 장비는 여포에게 손한번 못쓰고 서주성을 빼앗깁니다. 유비 일당들 장사 밑천 한번에 털어 먹는 순간입니다.

형수일가도 못구하고 그야말로 혈혈단신으로 유비를 찾아온 장비. 그를 마주한 유비.
만감이 교차했을 것입니다. 유비는 죽고 싶다고 펄펄 뛰는 장비를 말립니다. 우리는 한날한시에 죽기로 했잖느냐. 뭐, 기왕 벌어진 일인데 말이라도 따뜻히 해야겠지요. 하지만, 정말 스스로 잘못했다고 뼈저리게 뉘우치는 사람에게 매몰차게 다그치는 것보다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이 얼마나 그 사람을 키우는지 아는 사람은 압니다. 그리고, 야심이 컸던 유비에게는 일개 서주성 보다는 십만 군사를 호령할 수 있는 대장군이 장기적으로 더 필요했을 것입니다.
결국 장비는 후에 홀로 장판교에 서서 조조의 대군을 막아내고, 엄안을 계교로 사로잡는 등, 용맹과 지략을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평생 유비와 함께하며 어엿한 대장군, 관리자로 커 나갑니다.

현실로 돌아와서 회사나 기타 조직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후일의 장비, 관우가 바로 곁에 있는데 우리는 그를 필부 대하듯 하는 것은 아닐까요. 똑같이 몸이 뚱뚱하지만 동탁과 장비를 구별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이 덩지 큰 사내를 동탁이 아닌 장비로 키워낼 수 있을까요.

그림: 검궁인 삼국지 (www.geomsam.com/tt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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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금 제가 가장 크게 고민중인 주제입니다.
    마땅한 인물도 없고...
    일단 한번 맡겨 봤을때 생기는 뒷감당이 두렵기도 하고...

    현지인들에 대한 선입견때문만이 아니라 직접 느낀 경험때문에...
    믿고 맡길 수가 없군요.

    어떻게 해야 닭중에서 학을 구별하고 또 장비를 키울수 있을까요? ㅠ.ㅠ
    • 실제로 경영현장에서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이 아주 많습니다.
      아주 어렵지만, 후일의 효과를 생각하면 과단성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원론 부분은 너무 빤한 소리라서 재미가 없지만, 필요하시면 제가 몇가지 키워드는 드릴 수 있습니다.
      타지에서 힘내고 건승하길 바랍니다. ^^
    • 가르침을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이전부터 경영관련 포스팅을 보면서 기회가 되면 문의와 지도(?^^)를 받고 싶어서 메일을 쓰려고 한 적은 많았습니다만... ㅎㅎ

      어떻게 제가 찾아뵐 수도 없고... 이쪽으로 모실수도 없고...
    • 가르침이라고 말씀하시니 말꺼낸 제가 오히려 부끄럽습니다.
      댓글로 말씀하시기 길거나 곤란하시면, 비밀댓글로 이메일 주소 남겨주세요. 제가 메일 드리겠습니다. ^^
    • 비밀댓글이 모 필요있겠습니까?
      psyk143@gmail.com

      많은 공부가 될 것 같아 기대됩니다.^^
    • 메일 보냈습니다. ^^
  2. 무플방지위원회에서 나올려고 했는데...허걱...^^. 농담이구요....비즈니스적으로 본 '삼국지'책을 inuit님 출판하시면 제가 꼭 살게요^^.
    • '무플종결자' 엘윙히메께서 요즘 야근에 시달리느라 바쁘신 틈에 Psyk님과 outsider님이 무플의 굴욕을 막아주셨군요.
      감사.. ^^;;
  3. 앗 -_-;이럴쑤가 당했따!
    저는 요 글의 제목을 읽고 장비(그야말로 equipment) 관리자 (Admin)을 말하는 줄알았습니다.
  4. 흠... 저와 생각이 약간 비슷하면서 약간 다르네요... 좀 오래된 글이지만, http://koreanjurist.com/index.php?id=171 (작년 9월경에 썼네요...)
    • a77ila님 (KJ님과는 어떻게 다른지요? ^^)의 글 잘 읽었습니다. 삼국지에 깊은 관심을 갖고 계시는 것 같아 반갑습니다.
      서주성을 유비가 의도적으로 놓았다는 가설은 흥미롭습니다. 그런 방향으로도 생각해 필요가 있겠네요.
      하지만, 당시 유비의 상황에서 서주성을 그냥 놓아주고 얻을 실익이 별로 없었다는 점에서 보면, 서주성을 잃은 후에 유비의 태도와 후일 더 큰 영토를 석권하는 것을 놓고 결과론적으로 보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뭐, 정사도 아니고 소설을 놓고 이야기를 진행하자니, 드라마 끝난후 주인공의 의도가 어쨌을까 이야기 하는 것 같아 머쓱하네요. ^^
      아무튼 새롭게 반갑습니다.
  5. 제가 쓰는 아이디는 a77ila이구요 (아마 하이텔시절부터였었던듯...), 제 블로그가 있는 주소를 줄여서 KJ 라고 하구요... (http://koreanjurist.com), 아시다시피 요즘은 오블에도...ㅎㅎ
    한번씩 생각해 보기에 좋은 주제인 것 같더라구요... 삼국지 ㅎㅎ
    • 네.. 기억에 댓글 아이디에도 KJ를 본 듯해서 닉인줄로 착각했습니다. azzila 아니 a77ila는 독특한 것 같습니다. ^^
  6. 검궁인삼국지 2006.10.14 19:51 신고
    검궁인 삼국지에 나오는 삽화로군요. 멋있죠?
  7. 이야기의 뜻을 전달하는 방법에 구수한 고전의 풍미에 곁들인 간간한 현대사의 비유가 일미라 생각됩니다...여러모로 마음을 써주시는 글들이 고맙습니다
  8. 이글이 왜 업그래이드 됐다고 떴을까요..^^..ㅎㅎㅎ

    좋은글 잘읽고 갑니다..ㅎㅎㅎ....
    그런데 글 목록을 보니 뒷글들이 뭐가있을지궁금한.ㅡ.ㅡ;;;;
    • 텍큐 문제입니다.
      예전글 오타만 고쳐도 업데이트되니..
      근데 그덕에 예전글 재미나게 보기도 하니 밉지는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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