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에 해당하는 글 2건

Adam Grant
The Taker
세상 사람은 양극으로 가를 수 있다. 아낌없이 주는 사람 the giver, 그리고 남김없이 뺏는 사람 the taker.  테이커는 범위가 넓다. 일상에서 신경 거스르는 얌체에서, 내 중요한 것을 집요하게 앗아가는 강탈자까지. 아마 잠깐 눈을 멈추고 기억을 떠올리면, 직장, 동창, 이웃 혹은 친척 집단중에서 바로 다섯은 떠오를게다.


The Giver
기버는 바보같다. 호그와트의 후플푸프(Hufflepuff)요, 다이버전트의 에브니게이션 같다. 착하고, 남의 아픔을 못견디고 내가 손해보더라도 남을 위한 헌신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책에서는 나의 input보다 전체의 output이 (+)면 내 개인적으로는 (-)라도 그 일을 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기버는 호구
결국 기버는 테이커의 밥이다. 거절하기 힘든 기버를 마음껏 활용해 테이커는 하루를 쉽게 살고, 1년을 성공하고, 인생에서 앞서 간다. 기버는 슬프고, 힘들며, 지친다.


And the matcher
그래서 대다수는 매처가 된다. 채찍엔 채찍이고, 당근에 당근이다. 실제로 매처는 직업사회에서는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어쩌면 현대사회의 규범이다. 그런데 기억해보자. 이 글 읽는 사람들, 어렸을 때 기버 아니었던가? (테이커는 돈 안되는 내 글을 여기까지와서 읽고 있지 않을듯) 삶을 살며 매처가 되고 테이커로 변신을 하지는 않았는가? 기버로서의  삶은 녹록치 않고 관계에서 생기는 생채기가 딱지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기버 마을을 떠나지는 않았을까. 뭐 삶이 각박해 적응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이주라면 그게 인생이고 그게 인류고 또 역사일게다.


대박은 기버 
실제 조사를 해보면 '성공의 사다리' 가장 아래에 실제 기버가 있다. 늘 착취당하는 그 사람들이다. 사다리의 중간과 위는 매처다. 예상했겠지만 테이커는 더 위쪽에 있다. 그런데, 반전이 있다. 성공의 최정점에는 기버가 있다. 여기서 부조리는 시작된다. 기버로서 사는 것은 인생의 맨 밑으로 가거나 극히 드문 대성공을 거두는데, 적당히 테이커나 매처로 살면 되는걸까. 또는, 내 본성은 기버인데 매처로 각박하게 살면서, 혹시 스스로 불행하지는 않을까.


근대화에 쓸려간 Giving
여기서 한가지 생각할 부분이 있다. '진화론으로 본 종교 그리고 선지자'라는 포스팅에서 밝혔듯, 종교는 법이 존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혈연집단의 크기를 넘어 인류가 협업하게 만든 기막힌 발명품이다. 심지어 정치체제가 나타난 이후에도 종족을 넘는 초집단의 결속과 조화를 이루게 하는 구심 이데올로기다.


맹자와 순자
전통 또한 마찬가지다. 겸손, 봉사, 두레 등 우리가 진부하다고 느끼는 전통과 의식(ritual)은 다 이유가 있다. 기버를 압살하지 않기 위해서다. 결국 성악설과 성선설은 기버로 태어나 매처와 테이커로 변하느냐, 테이커로 태어나 교육을 통해 매처과 기버로 개종하느냐의 접근방식이다. 난 경험상 성선설을 믿는다. 그리고 호모 사피엔스가 호모 에렉투스에서 분화되어 나온 이유가 기버의 DNA 때문이란 점을 망한 내 책에서 밝힌 바 있다.


유재석
당장 우리 곁 모델은 유재석 같다. 그를 직접 겪지 않았지만, 다양한 연예계 증언들이 유재석의 성공요인을 그의 유머재능보다 따뜻한 마음과 인성에 두고 있다. 미국에서도 최상위 성공인은 기버라고 한다.


문제는 미국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그리고 라틴 문화권은 물론, 유럽조차도 테이커의 기회주의는 사회적으로 필터링이 된다. 그게 평판이고 사회적 관계망이다. 하지만 미국은 테이커를 규범화하는 문화다. 한국은 미국을 무섭게 쫓아가는 중이고. 그러나 미국조차도 초기는 달랐다. 산업화 이후 백년간 주로 이런 테이커=위너의 norm이 형성되었다. 수전 케인은 좀 다른 각도에서 이 문제를 다뤘지만, 같은 지점을 향하고 있다.


기버가 테이커를 만날때
결국 책은 기버로서의 삶을 놓치 않아도 된다는 점을 길게길게 주장하고 있다. 단, 기버에게 테이커 사용설명서가 필요하다. 기버가 테이커에게 고스란히 내주기만 해서는 기버의 삶이 어려워지니까.


Giver's golden rule
저자의 공식이다.
For Giver to deal with Taker = 2/3 Matcher + 1/3 Giver
즉, 2/3는 매처로서 행동하며 응징과 거절을 하되, 30%의 관용을 가져가는게 황금비율이라고 한다. 그 외에는 기버가 스스로를 타자화하여 돕는 선에서 균형을 찾으란 조언도 하지만 이 부분까지 가면 궁색해지기 시작한다.


Inuit Points 
책은 가치가 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기버를 세상에 퍼뜨릴 수 있다면 이 책은 정말 큰 일하고 있다. 나는 이렇게 메모를 했다.
"종교가 사라진 시대, 과학이 자리를 메우기 위한 장한 시도"
즐겁게 읽었고 별점은 넷을 줬다. 만점을 못받은 이유는 기버의 실천적 규범에서 용두사미가 되고 있다. 까놓고 말하면 나는 아직도 테이커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책에서는 답을 못 배웠다. 당분간 매처로 스스로를 세뇌하는게 방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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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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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드디어 오셨군요. 한동안 안보이셔서 뭔일(?)있으신지 알았습니다.
    RSS도 안해서 생각날때마다 종종 들렸는데 오늘 딱 새 글이 있어서 반갑네요.

    다독하는 스탈이 아니어서 일단 믿고보는 이누이트 추천책으로 주로 독서를 즐기고 있답니다.ㅎㅎ

    건강하시길~
  2. 불로그 접으신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북리뷰와 좋은 글 다시 읽을 수 있게되서 기쁘네요...
secret

이상수

(부제) 제왕학의 고전에서 배우는 리더의 조건

한비자는 여러 모로 마키아벨리를 많이 닮았습니다. 품었던 꿈에 비해, 억울할 정도로 후세에 남은 오명이 크다는 점, 음험한 술수의 모사꾼으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정갈히 궁구하는 학자라는 점이나, 평생 권력을 바랐지만 끝내 갖지 못했다는 부분까지 말입니다.

한비자는 특히 동양에서 논란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법가의 태두로서 지방의 왕에서 대륙의 황제로 나아가는 길은 시스템 화에 있다고 주창하여 진시황을 도와 실제 통일을 이룹니다. 하지만, 통일 중국의 통치이념으로서는 법가가 아닌 유가의 가르침이 채택됨에 따라 토사구팽의 신세가 되지요. 그래서 마치 난세의 법가, 치세의 유가라는 이분법적 포지셔닝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저자는 다른 맥락으로 한비자를 읽습니다. 즉, 친구의 시기로 제 몸은 구하지 못했지만, 한비자의 가르침은 비전되어 제왕학으로 자리잡았다는 포인트입니다.

즉, 충성을 강조하는 유가는 신하의 윤리이고, 충성과 무관하게 결과로서의 통솔을 강조하는 법가는 제왕의 규범이라는 논리입니다. 이를 내법외유(內法外儒)라 합니다. 겉으로는 유가를 부르짖지만 속은 옹골찬 법가라는 뜻입니다. 이 부분은 놀랄리만치 마키아벨리의 논리와 닮았습니다. 

마키아벨리나 한비자는 사람의 착취나 모사 따위에는 애당초 흥미가 없습니다. 그들의 관심은 난세를 평정하여 평화를 강제할 수 있는 권력과 결과로서의 안정일 뿐입니다. 그를 위해 강한 수단을 사용해도 좋다는 구조론이지 성악적 인간형은 결코 아니란 뜻입니다.

이런 지향성은 한비자의 이형거형(以刑去刑)으로 나타납니다. 강한 형벌이 있으면 스스로 죄를 짓지 않아 형벌을 사용할 일을 없도록 만든다는 뜻입니다. 어찌보면 순환논리이지만, 닿지 못할 이상적 도덕에 인간을 팽개쳐두는 유가나 아예 눈돌려버리는 도가와는 다른 실용성과 현실성만큼은 인정해줄만 합니다. 특히, 자신의 학문에 대한 정의가 신선합니다. 
'매우 뛰어난 황제는 그 스스로도 나라를 잘 이끌어 갈 수 있다. 하지만 평범한 군주가 나라를 더 잘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 의미가 크지 않겠는가?'

한비자를 중심으로, 그에게 영향을 미쳤던 스승 순자와 노자를 비롯해 다양한 고대 중국의 이야기가 많아 지루하지 않게 잘 읽히는 책입니다.

그러나, 통치술을 배우자면 시대적 이격이, 리더십을 배우자면 시스템적 괴리가 돋아 보일 것입니다. 다시말해 책 읽고 당장 배워 써먹을 지혜는 별로 없습니다. 다만, 고전을 현실로 새겨 곱씹어 되새기는 과정에서 배울 부분은 많겠지요. 특히, 실패한 구조주의자가 아니라 실용적 시스템 사고를 했던 한비자란 점을 염두에 둔다면 그 배움의 효과는 책 읽는 시간이 아깝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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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니베스트 2011.06.28 09:12 신고
    '한비자'를 '한비야'로 읽고 context를 계속 이해를 못하고 있었다는.
    한 글자의 오류가 전체 문맥을 어지럽히는구욤.
    @.@
  2. 안녕하세요 2011.09.20 09:07 신고
    한비는 2천년 전 사람이고 니콜로마키아벨리는 4백년 전 사람인데 한비가 마키아벨리를 닮다니요?ㅋㅋ
  3. 안녕하세요님은 전 시대 사람이 어찌 후 시대 사람을 닮을 수 있느냐 라고 말씀하시는 것일테지만, 글쓴이분이 말씀하신, 당대 철학가들이 주장한 사상과 그 철학은 시대를 아울러 논박되는 것이기에 시대와 상관없이 닮았다는 말씀을 하신 것 같습니다.
  4. 리뷰 쓸 자격이 안계신분...댓글들을 보니 실망이오..
  5. 한비자법가 2012.12.31 23:11 신고
    내용중에 한비자가 진시황을 도와 통일 중국을 이루고, 이후엔 통치사상으로 유가가 사용해 토사구팽 되었다는 내용이 있더군요. 내용이 맞지 않는 것 같아요. 분서갱유 사건이 대표적인 진시황제의 사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살벌한 법으로 통치했던 진시황은 비판적인 유가를 싫어했습니다. 이 때 재상으로 있던 이사도 순자의 문하였고 생전에 자신이 유가라고 하였지만 사후에 법가로 분류될 만큼 법가로서의 활동이 두드러졌던 인물입니다.
    • 통일과정은 법가가 이뤘으되 전국시대를 지난 통일중국의 이념으로 법가가 자리잡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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